[영남알프스 10편] - 청명한 날씨가 나의 발길을 가볍게 한다
- 청명한 날씨가 나의 발길을 가볍게 한다.. -
그러나 힘든 것은 마찮가지다.
정상으로 가는 길은 이리도 험하고 힘든 것인가?
한 참을 올라 갔는데도
계속 돌 길은 계속된다.
너른 바위가 나와 잠깐 앉아 휴식
아 좋다.
우측으로는 보이는 절벽이 멋있다.
조금 쉬었으니 다시 출발
낑낑 거리며 배낭을 짊어지고
이 배낭의 무게가 나의 인생의 무게인가?
무엇인가 나를 짓누르는 듯한 중압감.
나의 살아온 생
나를 바라보고 있는 나의 가족들
오르고 오르니
어느새 능선
왼쪽으로는 가지산 (능동산을 거쳐 어제 왔던 가지산을 가는 길이다)
오른쪽으로 천황산
천황산 1.4 Km
가지산 이정표 위에 누군가 모자를 걸어 놓았다.
모자를 걸어 놓고 쉬다가 그냥 간 듯하다.
누구 모자인지 찾아 줄 수도 없고
다음에 오면 찾을 수 있겠지.
우측으로 발길을 돌린다.
능선 산길이 좋다.
하늘은 맑고 높기만 하다.
이렇게 청명한 날에 산에 오를 수 있다니
큰 행운이다.
가슴이 탁 트인다.
이런 맛이 있기에 우리는 그 험난한 산길을 오르나 보다.
산을 오를 때는 내가 왜 이 고생을 하나 하고 다시는
산에 오지 말아야지 하고 생각하지만
막상 산 위에 오르면 언제 그랬냐는 듯
그 동안의 힘든 것이 다 잊혀진다.
인간에게 잊을 수 있게 만든 신에게 감사하자.
중간 중간 전망 좋은 곳이 있다.
잠시 쉬고
해발 1,000 m 이상에서 걷는 산길 무어라 표현을 하여야 하나.
나의 어휘가 부족함을 한탄하며
아 이 모든 것을 글로 표현할 수 있는 기술을 갖고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잡목을 벗어나니
앞에 산이 하나 손에 잡힐 듯하다.
억새 밭이 눈앞에 펼쳐져 있다.
가파르지 않다.
걷는 기분이 좋다.
알프스라는 말의 뜻을 이해 할 수 있을 것 같다.
- 11 편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