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편
복사해 온 지도에 이끼폭포가 표시되어 있다.
이끼폭포 ?
인터넷에서 보던 그 신비로운 이끼폭포인가?
어디일까?
가도 가도 나올 것 같은 데
어디인지 모르겠다.
이끼폭포가 있기는 한 거야?
한 참을 내려갔는데
지도를 보니 대충 여기 쯤일 것 같다.
그래 한 번 들어가 보자.
조금 올라가니 사람들이 내려온다.
그냥 물었는데 대답하는 것을 보니
여기가 맞는 가 보다.
"여기서 얼마나 걸려요?"
"한 한 시간 정도 걸려요."
"한 시간 걸린데 갔다 올까 말까?"
"갔다 옵시다"
자 올라가자.
계곡을 가로질러 리본이 보인다.
저기로 가면 된다.
계곡을 건너는 순간
바위가 미끌
물에 빠졌다.
카메라도 같이
일어나 카메라를 켜 보니
작동을 하지 않는다.
산신령은
나에게 이끼폭포를 카메라에 담는 것을 허락하지
않으시나 보다.
바위에 앉아 신발에 들어간 물을 빼고
다시 신발을 신고
올라가니
오른 쪽에 깍아지른 바위가 나온다.
멋있다.
그 바위를 지나니 물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이끼폭포다.
[같이 간 참이슬님 작품 - 작품속 사진 본인]
정말로 신비롭다.
이런 곳에 저런 신비로운 폭포가 있다니
머리를 한 대 맞은 기분이다.
멍하다.
그냥 제자리에 서서 굳어 버린다.
카메라가 없으니 카메라에 담을 수도 없고
그냥 머리 속에 담아가야 한다.
깍아 지른 바위에 있는 이끼
그 이끼 사이로 가늘게
떨어지는 물줄기
그리고 물줄기가 떨어질 때 나는 물소리
모든 것이 조화롭다.
사진에서 보던 것 보다 신비롭다.
갔다와서 인터넷에서 찾아 보았으나
그 신비로움의 1/10 도 느낄 수가 없다.
우리는 우리 둘은
이 지구상에 우리가 상상 했던
것 보다 더 신비로운 곳에 와 있다.
우리 말고는 아무도 없다.
시간은 흐르고 이제 내려가야 한다.
아쉬운 이끼폭포를 뒤로 하고
우리는 하산한다.
영원히 잘 보존 되어야 할 텐데.
잘 보전 되겠지.
내려오면서도 그 이끼폭포의 흥분은 가라앉지 않는다.
비록 카메라에 담지는 못해지만
그래도 좋다.
- 9편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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