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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기전

과연 혼자 유럽은 여행 할 수 있을까. 회사에서 출장은 여러 번 다녀 보았지만 출장과 여행은 다르다. 출장은 회사에서 숙소를 예약해 놓고 거의 그 곳에서만 먹고 자면서 회사 일을 본다. 회사 일을 잘 할 수 있게 아주 편하게 모든 것이 구성되어 있다. 회사 일 이외의 일로 불편하면 회사에 손해이니까. 즉 출장의 목적은 회사 일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 여행은 다르다. 먹고 자는 것도 하나의 목적이다. 가이드가 있는 여행이라면 몰라도 혼자 하는 여행은 모든 것이 다 생소하다.

내 나이도 결코 적은 나이가 아니다. 그리고 가족도 있다. 모두 남겨 놓고 홀로 떠날 수 있을까. 그 동안 책도 보고 여행기도 읽어 보았지만 40대 넘어 혼자 떠났다는 여행기는 못 보았다. 3-4명이 같이 떠난 여행기는 보았지만.

언어의 장벽을 넘을 수 있을까. 영어야 기본영어 정도는 하지만 영어를 사용하지 않는 곳에 있어 과연 어떻게 의사소통을 하여야 할까. 자신감을 얻었던 것은 95년 프랑스 파리 출장 갔을 때 경험이다. 파리에는 불어만 하고 영어를 못하는 나라라 의사소통이 언어로 안되었다. 그러나 바디 랭귀지로 거의 해결을 할 수 있었다. 루브르 박물관 가려고 하면 지도에 있는 루브르 박물관을 손으로 가리키면 기차표도 주고 가는 길도 다 손짓으로 가리켜 주어 찾아가는 데 어려움이 없었던 기억이 났다. 그 때 그랬었다. 해외여행은 언어가 안 통해도 다 된다고. 닥치면 다 할 수 있다. 외국인 들이 우리나라 여행할 때 우리나라 말을 알아서 여행하는가?

제일 애매 한 것이 무엇을 볼 것인 가다. 이번 여행은 최대한 그 내들의 생활 속으로 많이 들어가 보려고 하였다. 어려운 일이지만 그래도 가능하면.

Posted by 날으는종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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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7일 유럽여행 D -11 일

내일 철수. 그 기나긴 프로젝트가 언제 끝날 줄 모르던 프로젝트가 끝났단다. 그 동안 이 프로젝트 끝나면 유럽여행이나 가야지 하고 생각했으나 언제 끝날 지 몰라 계획도 못 세우고 그냥 세월만 가고 있었고 아무 준비도 안 되어 있는 상태이다. 갑자기 철수 명령이 떨어지니 이제 유럽을 가도 되는 건지, 표는 있는지 어떻게 가야 되는 지 깜깜하다.

일단 여행사 전화번호나 찾아 놓자. 여행사 전화 번호 몇 개를 찾아 놓았다. KLM 항공 75만원, 영국 항공 80만원

일정을 어떻게 정하지. 일단 겨울이고 추우니 이태리를 위주로 따뜻한 남쪽나라를 우선보고 북으로 올라가며 많이 안 올라 가는 것으로 일단 정하자. 이것 저것 확인하니 로마로 들어가서 독일의 남쪽인 뮌헨으로 나오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준비를 조금 해야 하니 다음 주 말에 출발하고 2주 있다 그 다 다음 주 토요일에 도착하여 일요일 하루는 쉬는 것으로 정했다. 날짜를 보니 7일(금요일) 출발 21일(토요일) 도착이다. 이제 10일 남았다. 유럽 10일 작전.

12/28일 유럽여행 D-10일

아침에 출근하여 전화 번호를 다시 확인하여 본 다음 차례로 전화를 걸었다.

유럽 로마로 7일 출발 비행기 표 있습니까

그때는 없는데요. 10일 이후에 있습니다.

안되겠는데요.

다른 여행사에 전화를 걸었다.

여행사죠

7일 출발하는 로마행 비행기표 있나요

없는데요

1월 첫 주에 비행기표가 없으면 출발하기 힘든다. 휴가를 빨리 내야 한다. 시간이 지나면 상황이 어려워 질 수 있다. 새로운 일이 생기면 일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너무 촉박하게 비행기 표를 구하는 것 같다. 표가 없으면 출발을 못하지. 그냥 1주일 휴가 내서 집에나 있어야지 별 수 없지.

다음 여행사에 전화를 했다.

1월 7일 로마가는 영국항공 비행기표 있어요

영국항공 없고 에어프랑스는 한 자리 있는데요.

얼마예요

85만원 이예요. 예약해 드릴까요?

. 예약해 주세요. 언제쯤 찾으로 가면 될까요.

목요일까지는 오셔야 해요

알았습니다.

일단 비행기표는 확보가 되었다. 다른 것은 이제부터 하나씩 준비를 해야 한다. 1월 10일 교육이 있다. 미리 받아야지. 교육 담당자에게 전화를 하여 교육을 미리 받을 수 있느냐고 물어보니 가능하단다. 그래서 교육을 29일(수),30일(목) 받기로 일정을 변경 했다. 교육은 해결이 되었고. 일정은 어떻게 세울까.

일단 로마에서 4일, 나폴리에서 1박, 야간열차 쿠셋에서 1박, 피렌체에서 1박, 인터라켄에서 1박, 루체른에서 1박, 야간열차 쿠셋에서 1박, 비엔나에서 1박, 짤스부르크에서 1박,뮌헨에서 3박, 이렇게 대충 일정을 잡았다.

유레일 패스 4개국 몇회권을 귾어야 할까. 5일이면 충분 할 것 같다.

1일 : 나폴리 -> 베네치아

: 베네치아 -> 밀라노

2일 : 밀라노 -> 인터라켄

3 일: 루체른 -> 뮌헨

4 일: 뮌헨 -> 퓌센

5 일 : 뮌헨 -> 짤스부르크

오늘은 대충 이 정도로 하고 정리

12/29일(수요일) 유럽여행 D-9일

오늘은 교육이 있는 날이다. 아침 일찍 일어나 비행기표를 끊을 때 혹시 여권이 필요 할까 해서 여권을 꺼내 보니 여권 기간이 지났다. 2004년 10월까지로 되어 있다. 아찔했다. 바빠서 여권도 확인을 안 해보고 지나쳤던 것이다. 여권이 없으면 여행이고 뭐고 없다. 오늘 일단 여권 재발급 신청이나 해야겠다. 오전 교육을 받고 점심시간을 이용하여 본사에 들렸다. 여권 발급을 위하여 새로운 여권 발급신청을 했다. 약 1주일 걸린다고 한다. 오늘 들어가면 목요일 접수하여 다음주 목요일 발급이 된단다. 다음 주 금요일 출발이니 하루의 여유도 없다. 조금이라도 잘못되면 여행이고 뭐고 없다. 여권신청을 하고 나니 전화가 온다. 교육 담당자가 어디냐고 묻는다. 본사라고 하니 교육에 빨리 참석해 달란다. 허둥지둥 와서 교육을 받는다.

교육을 끝마치고 여행사에 전화를 걸었다. 저녁 7시까지는 근무를 한다고 한다. 대충 약도를 설명 듣고 비행기표를 찾으로 갔다. 강남에 전철을 내려 가까이 가서 찾아보아도 없다. 다시 전화를 하여 건물을 찾아 들어가서 표를 끊는다. 도착일 변경이 안 된단다. 그리고 출발 전에 표를 물릴 경우에는 수수료를 많이 부과한다는 설명을 듣고 표를 구매한다. 요즈음은 비행기표에 공항 이용료까지 다 포함되어 계산되어 나온다. 비행기는 85반원인데 약 세금하고 공항이용료까지 합하여 약 10만원이 더 나온다. 카드로 계산하고 표를 확보 했다. 이제 떠나는 일만 남았다. 그 동안 생각만 갖고 있었던 것이 이제 정말로 현실로 나타난다. 생각했던 일이 현실로 나타난다. 지금까지는 일이 순조롭게 잘 풀리고 있다. 오늘 저녁에는 집들이가 있다. 같이 프로젝트를 하던 사람이다. 표를 수중에 넣고 집들이에 가서 저녁을 먹고 집에 돌아왔다.

내일은 유레일 패스를 구매하여야 한다. 인터넷에서 유레일 패스 파는 여행사 전화번호를 적어 놓고 몇 개국을 여행 할 지를 생각했다. 일단 이태리, 스위스, 오스트리아, 독일 이렇게 4개국을 여행하면 될 것 같았다. 유레일패스도 인접 4개국 5일하고 6일이 있다. 5일을 할까, 6일을 할까 고민이 된다. 일단 5일을 생각하고 오늘도 정리

12/30일(목) 유럽여행 D-8일

오늘은 유레일 패스를 구매해야 한다. 교육을 마치고 여행사에 전화를 걸어 약도를 확인하고 도착하여 유레일 패스를 끊는다. 며칠을 끊어야 할지 아직도 결정을 못하였다. 인터라켄에서 루체른까지 얼마냐고 물으니 1등석이 4만원 정도 한다고 한다. 그러면 그냥 6일짜리를 사겠다고 하고 6일짜리를 구매한다.

.

12/31일(금) 유럽여행 D-7일

아침에 유스호스텔 증이나 하나 만들 요량으로 시내나 나가보자. 광화문에 있는 유스호스텔 한국 지부에 들려 호스텔증을 하나 만들고(외국에 호스텔에 묵지 않으면 크게 필요 없다. 호스텔은 좀 떨어진 곳에 있고 어떤 호스텔은 호스텔증을 요구하지도 않는다.)

인터넷을 아무리 뒤져도 단편적인 정보는 있어도 원하는 모든 정보는 없다. 여행관련 책자를 하나 사야겠다. 외국서적으로 론리플레닛이 좋다고 한다. 그런데 올해 2005년 봄에 개정판이 나온다고 한다. 지금 있는 판은 2-3년전에 만들어진 책이라고 하고 일단 가까운 교보문고로 갔다. 론리플레닛도 보고 한국책도 보았다. 론리플래닛은 좋기는 한데 아무리 쉬운 영어라도 독해를 하여야 하고 글씨도 작고 그림도 없고 책값도 비싸다. 조금만 젊었어도 론리를 사겠는데 이제는 가독력이 우수한 한국 책을 사기로 맘을 먹고 한국 책 중에서 인터넷에서 추천한 자신만만을 보니 별로인 거 같고 유럽100배를 보니 눈에 잘 들어와 100배를 산다.

책을 산 후 바지를 사려고 명동에 나가니 매점을 못 찾겠다. 옛날에 있었는데 지금은 없어 졌는지 하여간 없다. 그런데 명동 입구에 추운 날씨에 줄을 좍 서 있는 게 아닌가. 하도 신기하여 뭐하나 하고 봤더니 매운 꼬치를 팔고 있었다. 내가 명동에 2년 동안을 근무를 해 보았어도 이런 광경은 처음이다. 거리 포장마차에 긴 줄을 서서 매운 고치를 먹는 모습이란.

책을 사 갖고 집에 와 공부를 시작하니 옛날 시험 공부하던 생각이 난다. 중요한 것 요약해 놓고 실전에서 서 먹어야 할 것 암기하고. 어렵다. 공부도 다 때가 있는 법인데. 중요한 것 머리 속에 집어 넣으려니 잘 안 된다. 중요한 석 수첩에 적어 놓고 책에 잘 표기가 안 되어 있는 숙소는 인터넷을 찾아 약도를 그려 놓고. 숙소가 가장 문제이다. 낮이야 그냥 시내를 돌아 다니면 되는데 밤에는 자야 하니까. 어디서 자야 되는가가 제일 걱정이다.

출장 시에는 좋은 호텔에서 출장자들 하고 여럿이서 같이 생활하여 별로 신경 쓸 필요가 없어서 좋았는데. 혼자 하려니 장난이 아니다. 필요 할 것 같아 민박집도 몇 군데 알아 놓고. 열심이다. 최근에 이렇게 밤 늦게 까지 열심인적이 없었는데. 하여튼 공부는 열싱히 한다.

1/1 일(토) 유럽여행 D-6일

인터넷에서 외교통상부에서 여권신청 처리 조회 화면이 있어서 조회하여 보았더니 처리중이라고 나온다. 정상적으로 처리되고 있구나. 인터넷이 좋긴 좋은 거야.

1/2 일(일) 유럽여행 D-5일

하루 종일 책과 씨름 하다. 어디를 갈 것인가. 기간은 정해져 있고 유레일 패스 타는 횟수고 정해져 있고 최적의 여행 일정을 짜야 한다.

1/3 일(월) 유럽여행 D-4일

오늘 인터넷으로 다시 여권 처리 현황을 조회하여 보니 접수된 사실이 없다고 나온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 잘 처리 되고 있다고 하더니 이게 왠 헛소리인가. 인터넷 게시판에 질문을 적어 놓고 여행사에 문의하니 접수 되었고 잘 처리 중일 거라고 한다. 해당 구청에 문의 하니 답변을 잘 못한다.

1/4 일(화) 유럽여행 D-3일

오후에 전화가 왔다. 외교통상부란다. 어제 게시판에 글을 올리지 않았냐고 물어본다. 맞는다고 하니 시스템 개편작업으로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동작을 하지 않았단다. 하필이면 이때 그런 일이. 오늘 처리 완료 되었고 내일이면 받아 볼 수 있을 거란다. 이제 여권도 해결되었다.

1/5 일(수) 유럽여행 D-2일

여행사에서 전화가 왔다. 여권이 나왔다고 오늘 오후쯤 회사에 가서 찾아가라고.

오후에 회사에 가서 여권을 찾아옴.

1/6 일(목) 유럽여행 D-1일

전 날이다. 오른쪽 어금니가 아픈 것 같다. 이거 아프면 안 되는데 그 동안 이를 알아봐서 안다. 이가 아프면 모든 일이 하기 싫고 의욕도 떨어지고. 여행이 고역이 될 것은 뻔한 일이고 아파서 신음소리에 옆에 자는 사람까지도 피해를 줄 것이고. 진통제를 하나를 샀다. 퇴근하며 마트에 들려 여행에 필요한 조그만 손전등과 자물통을 사고 초췌한 모습을 보이면 안 되기 때문에 머리에 바르는 젤을 하나 샀다. 로션은 작은 것이 없어 그냥 와서 동네 화장품가게에서 스킨하고 로션 작은 것을 하나씩 샀다.

구름 위의 만찬’, 기내식(機內食)은 항공여행의 즐거움 중 하나다. 기내식은 먹지 않으면 손해다. 항공료에 식대가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한 끼 값은 일반석 1만5000원, 비즈니스석 4만원, 일등석 7만원 정도다. 재료값보다 조리·포장·운송비용이 더 많이 든다.

1919년 런던~파리 정기노선에 샌드위치·과일·초콜릿을 종이상자에 담아 제공한 게 효시(嚆矢)로 알려져 있다. 초기 항공기는 주방시설 없이 중간 기착지 공항식당에서 식사를 냈으나 비행기 몸집이 커지면서 기내식 시설이 장착됐다.

생선·닭고기·쇠고기가 흔하지만 종류는 100가지가 넘는다. 김밥·샌드위치에 쇠고기를 뺀 힌두식, 돼지고기·알코올을 제거한 이슬람식, 철저히 밀봉돼 나오는 유대인용 코셔밀(kosher meal), 아기용 이유식, 어린이용 햄버거·스파게티·피자·자장면 등 다양하다. 채식주의자를 위해 육류를 뺀 것도 있고, 복날엔 삼계탕, 일등석엔 궁중정찬까지 나온다. 예약 때나 탑승 하루 전에 주문하면 색다른 기내식을 맛볼 수 있다.

기내식은 ‘패스트푸드’에 가깝다. 미리 조리해 기내에서 데워 내오기 때문. 기내 기압이 지상보다 20% 정도 낮고 공기가 건조해 뱃속 가스가 많이 차는 데다, 장거리 비행이 주는 운동 부족이 소화장애를 유발하기 때문에 흡수가 잘 되는 저칼로리 식품으로 구성하는 것도 특징이다.

국내 항공사 기내식 중 최고 인기는 비빔밥. 외국인들에게도 단연 인기 톱이다. 대한항공이 1991년 도입한 비빔밥은 2002년 8월 1000만식을 돌파했다.

한국인들이 가장 아쉬워하는 것은 된장국과 김치다. 냄새 때문에 외국인 승객들이 꺼려해 아직 못 들이고 있다. 언젠가 기내에서 홍어나 청국장을 맘 놓고 먹을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Posted by 날으는종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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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차(1/7) 이 늦은 밤에 어데 가서 자야 하지.

서울 출발이다. 인천 국제공항으로


인천공항이다. 귀여운 외국 아가가 있다.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로 갈까?커서한국을 기억할 수 있을까?

어려서 부터 부모와 같이 여행을 하는 아이들


인천 국제 공항. 이제출국이다.


잠시 후 파리 드골 공항에 도착한다. 예정시간보다 상당히 늦었다. 여기서 로마로 가는 비행기로 갈아타야 한다. 시간이 촉박하다. 약 20분 남아 있다. 공항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고 어디가 타는 게이트 인지도 모르겠다. 일단 승무원에게 물어보았다. 아래 층에 차가 대기하고 있단다. 내려 가서 타면 갈아타는 곳까지 데려다 줄 것이라는 이야기다. 비행기에서 내려 물어서 공항 이동 버스에 탔다. 한참을 가서 에어 프랑스라고 적혀 있는 곳에 내려 비행기 타는 곳을 물어 뛴다. 첫날부터 일이 꼬인다. 조금 가다 보니 입국 심사인가보다 여권을 보자고 한다. 여권을 보여주니 한 번 펴 보고 그냥 가란다. 유럽은 입국심사가 간단하다. 미국은 도장 찍고 왜 왔냐는 둥 언제까지 있을 거냐는 둥 어디서 잘 거냐는 둥 쓸데 없는 것 많이도 물어보고 큰 도장하나 꽉 찍어 주는데 유럽은 여권 사진과 사람 얼굴 정도만 확인하면 그냥 통과이다. 도장도 안 찍어 준다.

비행기 탑승을 위하여 짐을 레이저 검색 대에 통과 시킨다. 바뻐 죽겠는데 그래도 할 것은 다한다. 그네들이야 내가 바쁘던 말던 알 바 아니니까. 앞에 가는 한국 사람들도 로마 가는 것 같다. 그 사람들을 따라가며 중간 중간에 직원에게 물어 확인하고 탑승 게이트에 거의 다 왔다. 그 근처에 있는 게이트에 사람이 탑승하는 것 같아 물어보니 암스테르담 간단다. 그 많은 게이트에 다 물어 볼 수도 없고 해서 두리번거리고 있는데 마침 직원이 지나간다. 그래 물어보자. 비행기 표를 보여 주며 물어보니 자기가 갖고 있는 문서를 찾더니 탑승 게이트를 알려 준다. 거의 출발 시간이 다되어 로마로 가는 에어프랑스 비행기에 오른다. 이제 살았구나 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앉아 항공사 잡지를 뒤적이고 있으려니 식사를 하란다. 빵과 간단한 식사다. 비행기 까지는 내가 고객이고 나를 보호해 주어야 할 의무가 있다. 기내에서 주는 것 내 비행기표에 다 포함되어 있는 것이니 먹어야지 하며 다 먹는다. 이제 비행기에서 내리면 나는 나 혼자다. 로마 다빈치 공항에 내렸다.

11시가 넘는다. 많은 시간이 지체 되었다. Subway가 어디냐고 물으니 무슨 얘기인지 모른다. 옆에 있던 아가씨가 알아채고 Metro라고 이야기하며 아래로 내려 가란다. 기차 타는 곳을 가까스로 찾아가니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디. 사람들이 죽 서서 로마에 들어 가는 표를 사고 있다. 다빈치 공항에서 테르미니역까지는 유레일패스가 있으면 무료라고 책에 있어 표 파는 아저씨에게 물어 본다. 영어를 잘 못한다. 내 유레일 패스를 한 참을 보더니 그냥 타란다. 거의 막차인 듯싶다. 기차를 타고 테르미니역에 도착하였다. 이제 로마에 들어왔구나 하는 안도감도 순간 밤 12시가 가까워 오는 시간에 숙소도 예약되지 않았고 로마 하면 그 동안 들어 왔던 이야기로는 집시가 많아 소매치기도 많고 조금만 방심하면 짐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는 이야기들이 생각난다. 역에서 서성거리는 사람들이 곱게 보이지는 않는다. 일단 잔뜩 긴장하고 이제는 묵을 곳을 찾아야 한다. 책에 있던 가장 가까운 곳에 먼저 가보자. 다행히 수첩에 약도를 그려왔다. 약도를 보고 찾아 가니 쉽게 찾을 수 가 있었다. 엘리베이터를 타야지. 이 곳은 엘리베이터 구조가 우리네 것과는 다르다. 겉에 문이 하나 있고 안에 또 엘리베이터 문이 있다. 엘리베이터가 서면 겉에 있는 문을 열고 타야 한다. 엘리베이터가 낡았지만 작동은 잘한다. 엘리베이터 안에 같이 탄 사람이 있어 엘리베이터가 섰는데 나는 한국 생각만 하고 문이 열리려니 하고 있으려니 옆에 같이 탔던 사람이 문을 열어 준다. 처음이라 모든 것이 생소하다. 내려 바로 Reception에 가서

예약을 하지 않았고 방이 있습니까?

도미토리는 없고 싱글만 있습니다.

싱글은 얼마입니까?

싱글은 40유로 입니다.

이 마당에 싱글이면 어떻고 아니면 어쩔 것인가?

그나마 싱글이라도 있는 것이 다행이지

예 하루만 주세요. 카드 됩니까?

카드는 안 되는 데요. 현금만 됩니다.

처음부터 무언가 틀어지고 있다. 카드를 쓸 작정으로 현금을 얼마 안 갖고 왔는데 첫날부터 피 같은 현금을 써야 하니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 현금만 된다니 어쩌겠나?

방 하나 주세요

그 종업원이 Korea를 잘 안단다. 혼다 뭐라고 한다. 아 현대라고 하니 맞는 단다. 그리고 또 아는 회사가 있단다. 삼성이라고 하니 삼성 말고 다른 회사란다. 그래서 대우라고 하니 맞는단다. 그리고는 방 하나를 배정 해 준다. 방안에는 침대와 옷장 그리고 TV 한대만 있다. 종업원은 나에게 화장실과 샤워실 사용 요령을 자세히 설명해준다. 화장실 하나는 고장이란다. 그래서 샤워만 할 수 있단다. 또 다른 하나는 정상이고. 첫 날 샤워를 하는데 비누가 잘 안 풀린다. 물이 안 좋다는 증거이다. 서울에는 비누거품이 잘 나는데 비누칠을 한 것 같지가 않다. 간단히 샤워를 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비행기에서의 피로 탓인지 바로 깊은 잠에 빠진다.

Posted by 날으는종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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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차 (1/8) 로마 병정에게 삥 뜯기다.

낯선 타향 이국 멀리 와서 긴장한 탓인지 아침 일찍 눈이 떠진다. 시계를 보니 아침 6시 너무 이르다 엎치락뒤치락 하다가 아침 7가 넘어 대충 씻고 준비하고 8시쯤 호텔을 나선다. 아침을 제공하는지 안 하는 지 몰라 그냥 나간다. 다시 로마의 테르미니역이다.


터미널의 어원이 테르미니가 아닌가 하고 생각한다. 스펠링이 비슷하다. TERMINI 와 TERMINAL. 이 쪽 환경에 적응 하기 위하여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을 왔다 갔다 한다. 아침 일찍 기차를 타고 어디론가 떠나는 사람들이 분주히 발걸음을 재촉한다. 시간이 있는 사람들은 역에 있는 빵집에서 빵을 사가지고 커피와 같이 맛있게 먹는다. 나도 그네들 사이에서 같이 빵과 오렌지 주스를 시켜 조그만 탁자에 앉아 먹는다. 생각보다 빵이 부드럽고 맛이 있다. 빵을 먹고 로마 지도를 얻기 위하여 인포메이션 센터에 가보니 아직 문을 안 열었다. 인터넷에서 본 기억으로는 맥도날드에 좋은 지도가 있다는 정보를 알고 맥도날드를 기웃거려 보지만 원하는 지도는 없다.

인포메이션 문 열 때까지 역을 구경하다 보니 시간이 다 되었다. 2시간이나 기다리어 인포메이션에 가서 지도 같은 것을 하나 갖고 역 직원에게 콜로세움가는 길을 물으니 역 직원이 이 지도가 아니란다. 그리고는 자기가 들어가서 로마 여행을 위한 자세한 지도를 가지고 나와서 설명한다. 여기서 가깝단다. 10분이면 간단다. 당신이야 여기 사니 잘 알겠지만 나는 처음이라 잘 모른다. 말로 설명한다. 잘 모르겠다고 다시 물으니 볼펜으로 죽 가는 길을 표시해 준다. 지도를 들고 역을 나왔다. 배낭을 메고 평소에 체력은 자신이 있어 이 정도는 괜찮겠지 하고 역을 나와 보니 거리 이름도 안보이고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다. 길거리에 서서 한참을 서성거리니 거리 이름이 눈에 들어온다. 건물 벽에 거리 이름이 붙어 있다.

지도에 있는 길을 따라 가다 보니 흰 건물이 나온다. 이름이 비또리오 에마뉴엘레 2세 기념관을 지나 가다 보니 고대 로마병정 옷을 입은 사람이 있다. 사진을 찍어도 되냐고 물으니 찍으란다. 친절한 것이 맘에 걸렸으나 사진을 촬영하니 돈을 내란다. 아니 무슨 돈 모델 값이라고 5유로를 보여주며 내란다.


잘 못 걸렸다. 기분은 안 좋았으나 그냥 주고 다음에는 절대로 그런 사람은 안 찍겠다고 마음속으로 다짐하고 지하에 발굴 중인 옛날 로마의 모습이 있어 사진을 찍고 있으니까. 일본인이 와서 아는 척을 한다. 사진을 찍어 달란다. 사진을 찍어주고 나도 한 장 찍어 달라고 해서 나도 내 모습이 담긴 사진을 한 장 찍고 앞에 보이는 콜로세움으로 향한다. 그림으로만 보던 콜로세움이 나의 눈앞에 서 있으니 그 감회 또한 새롭다. 내가 진정 로마에 와 있는 것이 맞긴 맞는 것인가? 콜로세움에 들어 가려 하니 입장료를 내란다. 표지판에 10유로라고 쓰여있다.

신용카드 됩니까?

현금만 됩니다

, 한 장 주세요

10유로를 주고 사서 콜로세움에 들어간다. 그 크기가 대단하다. 아래 운동장이었던 곳은 지금은 운동장 아래 방들이 돌출되어 보인다. 한쪽은 운동장 같이 조금 막아 놓았다. 지하에는 옛날에 검투사들이 대기하고 맹수들이 검투를 위하여 대기하는 장소란다.

이 경기장은 로마시대 가장 위대하고 웅장한 사적으로 손꼽을 수 있는 곳으로 검투사들의 격투시험장으로 또한 맹수들의 사냥 시합장으로 사용되었다. 로마 제정기 때에는 로마 시민의 오락시설로서, 장내에 물을 채워 넣고 전투를 하는 모의 해전, 생명을 내건 검투사들의 싸움인 검투사의 격투, 맹수와 인간과의 사투와 맹수들끼리의 싸움 등이 시행된 처참하고 잔혹한 게임이 벌어지곤 했다고 한다. 그 후 300년 이상이나 처참한 사투가 되풀이되다가 405년 오노리우스 황제가 격투기를 폐지함으로써 피비린내 나는 역사가 막을 내렸다고 한다. 현재는 통로와 방의 칸막이가 노출되어 있다

그리고 나와 팔란티노에 들어간다. 아침에 로마병정에게 속은 것이 분해 표 받는 직원이 없는 틈을 타서 몰래 입장한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팔란티노는 콜로세움 입장표에 같이 포함되어 있단다. 괜히 그것도 모르고 어차피 다 포함되어 있는데 복수한다고. 복수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닌가 보다. 사함도 별로 없고 조용한 팔란티노. 로마시대 황제와 귀족의 거주지역이었던 만큼 조용하고 쾌적하다. 시간이 멈춰진 것 같다.

깜삐똘리오 광장으로 간다. 영어의 수도 Capital의 어원이 여기란다.

깜삐똘리오 광장에 결혼식을 끝내고 나온 사람들이 서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 토요일이라 결혼을 하나보다. 결혼식을 못 본 것이 아쉽다.


깜삐똘리아 광장에는 청동상이 하나 세워져 있다. 이 청동상이 오현제의 마지막을 장식한 황제이고 철인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마르크스 아우렐리우스 황제란다.. 우리가 학교에서 배웠던 바로 그 명상록이라는 책을 남긴 황제이다. 이 황제의 기마상이 가장 훌륭한 기마상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 기마상이 깜삐똘리아 광장에 있는 데는 그 사연이 있다. 원래는 로마에 그 당시에 22점의 기마상이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4세기경 기독교가 로마에서 종교로 인정되고 기독교가 국교로 자리잡고 나서 기독교는 단일신이므로 기독교 이외의 것들은 모두 파괴하였다고 한다. 그 때 로마에 있던 22점의 기마상들도 모두 파괴되었는데 그 중에서 유독 이 한 점의 기마상만 파괴되지 않고 후 대에 우리가 볼 수 있는 유일한 기마상이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파괴하지 않은 이유가 기마상을 파괴하던 기독교인 중 하나가 이 기마상이 기독교를 공인한 최초의 황제인 콘스탄티누스로 잘 못 알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자기 자신의 위대함이 자기 청동 기마상을 살린 것이 아니고 다른 황제의 기독교와의 관계에 의하여 위대한 한 동상이 사라지지 않고 보존된 것이다. 그 당시 기독교들만 아니었으면 지금 우리는 더 많은 작품들은 감상 할 수 있었는데 아쉬운 점이 많다.


그리고 이 깜삐똘리아광장은 미켈란젤로가 설계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 동상도 미켈란젤로가 이 곳으로 옮겼다고 한다. 예전에 89년 처음 미국에 갔을 때 호텔에서 TV를 보는데 마이클엔젤로라고 나와 누구냐고 했더니 미켈란젤로라고 해서 아 미켈란젤로가 영어로는 마이클엔젤로 구나 했던 기억이 난다.

여하튼 팔란티노와 베니치아 광장까지 갔다가 다시 콜로세움으로 나오니 배가 무척 고프다. 어디 멀리 가서 먹기도 뭐하고 가까운 음식점을 찾으니 없다. 대충 이태리 포장마차에서 먹자고 생각하고 포장마차로 간다. 이 네 들 포장마차는 허가를 받고 하는지 그 형태가 다 똑같다. 아마 체인에서 일괄적으로 관리하고 보내는 것 같다. 그 곳에 가서 보니 피자가 보였다. 피자 반 쪽과 물 한 병을 산다. 피자 4유로, 물 2유로 너무 비싸다. 다 먹고 나니 다시 힘이 난다. 역시 사람은 배가 불러야 해. 다 먹고 서성거리다가 다른 포장마차에 가격을 보니 물 1.5, 피자 3.5 앗 바가지다.

관광객이라고 바가지까지 오늘은 첫날이고 이태리에 대한 인상도 별로이다. 진실의 입에 갔다. 사람들이 사진 찍기 위하여 줄을 좍 서있다. 역시 영화의 힘은 위대하다. 로마의 휴일이라는 영화의 힘이라고 할까. 1953년 작 흑백영화 이태리에서 로마를 홍보하기 위하여 만들었다고 하지. 그게 히트가 되어 진실의 입에서 손을 입에 넣어야 하고, 스페인 광장에서는 앉아 아이스크림을 먹어야 해. 그 로마의 휴일이란 영화에서 오드리햅번이 예쁘기는 예뻤지. 여행 첫날 관광을 마감하고 지친 몸을 이끌고 다시 테르미니 역에 도착한다. 옛날의 체력만 믿고 배낭을 메고 시내에 나갔던 것이 잘못 되었다. 어제 로마에서 숙소를 제대로 잡았으면 숙소에 보관하고 둘러보았을 텐데 숙소에 방도 없었고 가격도 만만치 않아 그냥 나온 것이다. 그래도 역에 짐을 보관하였으면 되었을 텐데 그것 마저 도 무시하고 무리하게 짐을 지고 다녔으니 다리에 근육이 뭉쳤다. 몸도 피곤하고 한인 민박에 가면 심적으로 그래도 좀 편할 테니 민박에 가서 일단 휴식을 취하기로 하고 올 때 준비해 온 민박집에 전화를 한다. 그런데 구입한 공중전화 카드가 말을 안 듣는다. 새로 산 건데. 옆에 있는 다른 공중전화에 다시 가 넣어도 또 똑같다. 내가 잘못 샀나. 하고 있으려니 어떤 아저씨가 지나가다 와서 공중전화 카드의 모서리를 잘라준다. 이태리는 공중전화 카드를 사면 옆을 부러뜨려 잘라내고 사용하여야 한다. 그 카드를 다시 공중전화에 넣으니 전화가 걸린다. 여보세요. 상대편에서 한국어로 여보세요 한다. 하루가 지났지만 그래도 반갑다. 아줌마 목소리 27번 플랫폼 앞에서 기다리란다. 한참을 기다려도 보이지가 않는다. 터미널 밖을 나갔다 들어왔다 몇 번을 왔다 갔다. 한 참을 기다리니 어떤 아줌마가 온다. 한 참을 기다렸냐고 물어온다. 2군데가 있단다. 다행히 만나서 민박집에 도착. 역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다. 걸어서 5분 약 3블럭 정도 떨어진 가까운 거리다.

이탈리아 집들은 일단 문을 열고 들어가면 집안에 정원이 있고 그리고 위층에 가정집이 있다. 우리나라 같이 담으로 정원이 둘러 있는 형태가 아니고 완전히 외부와는 폐쇄된 그들만의 공간이다. 큰 대문을 들어서 2층에 올라가니 민박집이 나타난다. 침대 2층을 사용하란다. 일단 짐을 풀고 침대에 올라가 좀 쉰다. 오늘 쓴 돈을 계산하니 어제 호텔 40 + 아침 2.4 + 점심 6 + 콜로세움 10 = 58.4 이대로 가다간 가져온 300유로 1주일도 안되어 거덜난다. 큰일이다. 카드로 현금서비스가 안되면 어떡하지 걱정이 태산 같다. 현금 서비스 안되면 완전 국제 미아 신세가 된다. 현금을 더 가져 올 걸 하는 후회가 앞선다.

조금 있으니 저녁을 먹으라고 한다. 주방에 가서 저녁을 먹고 야경을 구경하러 가기 위하여 밖으로 나간다. 일단 역에 들려 기차표가 신용카드가 되는지 확인하니 신용카드가 된단다. 지하에 ATM 있어 국내 은행카드 (비자나 마스터 아님)현금카드를 넣으니 작동을 안하고 에러 메시지를 내놓는다. 그래서 현금 카드 대신 마스터카드로 하니 작동을 한다. 급한 대로 200 유로를 더 찾아 지갑에 충전을 한다. 그래서 현금 500유로가 된다. 낮에 보았던 콜로세움에 다시 가보았다. 야경이 멋있다고 했었는데 불이 많이 꺼져 있어서 그리 멋있어 보이지는 않는다. 다리가 무척 힘 든다. 역시 여행은 체력이다. 다음 여행시에는 헬스라도 하여 체력을 키우고 와야겠다. 체력이 국력이고 체력이 여행의 필수 조건이다.

더 이상 걷기가 힘들어 민박집으로 들어오고 있는데 건널목에서 어떤 유럽인이 말을 건다. 지도를 펴 놓고 자기 숙소에 어떻게 가냐고 난들 뭐 알겠냐 만은 그래도 낮에 조금 돌아다녔다고 같이 지도를 보고 찾아 주었다. 그런데 어디서 왔느냐고 묻는 것이 아닌가. Korea에서 왔다고 하니 저는 포르투갈에서 출장 왔단다. 목적이 길 찾는 것이 아니었다. 리스본은 공기가 좋은데 여기는 매연이 심하단다. 리스본에 꼭 한 번 놀러 오란다. 무척 좋단다. 한국이라고 하니까 남이냐 북이냐를 물어본다. 외국인들은 KOREA에 대하여 남 북으로 갈려 있는 것이 제일 먼저 생각나나 보다. 외국인들에게는 남보다 북이 더 유명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남이라고 하니 자기가 알고 있는 북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폐쇄적이고 고립되고 등등. 우리는 통일이 우리의 소원이라고 말하고 한참을 길에서 서로 이야기를 한다. 자기는 음악을 무척 좋아한단다. 학교시절에 그룹사운드에도 있었단다. First 기타를 쳤다나. 하여튼 통신 업무로 이태리에 출장을 왔는데 휴일이라 잠시 로마에서 관광을 하고 내일 피렌체로 간단다. 그리고 자기 호텔에 가서 맥주 한 잔을 하자고 한다. 처음에는 하려고 생각하고 같이 가다가 오늘 낮에 있었던 일도 생각나고 민박집에 일찍 들어가야 할 것 같아 정중히 사양하고 혼자 보낸다. 같이 가서 맥주 한 잔하고 이야기도 하려고 했던 것 같은데 마지막에 내가 내 숙소로 돌아가야겠다고 하니 허탈해 하는 모습이다. 30분 동안 같이 술 한잔 하려고 정성을 들였는데. 하도 이태리에는 좋지 않은 사람이 많다고 해서 겁도 났고. 그런데 그 포르투갈 사람은 진짜 출장 온 사람일까? 맞겠지 설마 거짓말을 했을라고, 그런데 왜 동양인인 나에게 접근했을까? 같이 가서 맥주나 한 잔 해보는 건데. 여하튼 그 포르투갈 사람을 보내고 숙소로 돌아왔다.

숙소에서는 여행자들을 위한 맥주 파티가 벌어져 있었다. 다양한 사람들이다. 과반수를 차지하는 대학생들, 수능 끝나고 누나랑 같이 온 학생, 그리고 직장에 사표 내고 놀러 온 사람 등 다양한 사람들이다. 다 저마다의 개성을 갖고 있다. 여럿이 모여 밤 12시까지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다 잠을 잔다. 저녁 먹고 바로 출발한 사람이 있었다. 이 곳이 너무 좋아 1주일을 있었단다. 그 사람의 여행은 특이했다. 일단 목적지를 확인하는 작업의 반복, 로마를 하루에 다 돌았단다. 예를 들어 콜로세움이 거기 있고 있는 것을 눈으로 확인하면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외는 아무것도 없다. 그 사람의 독특한 여행 방식이겠지. 아직 다리는 근육은 안 풀렸다. 다리가 아프다. 내일의 여행이 걱정이 된다.

여기서 잠깐 오드리햅번의 로마의 휴일 당시 모습과 할머니 오드리 모습



Posted by 날으는종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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