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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차(1/17) : 빈에 가는 열차 연착하다.

새벽 4시에 눈이 떠진다. 열차 안은 고요하다. 모두 깊은 잠에 빠진듯하다. 혼자 있는 열차 어제 충전하다 만 것 다시 충전이나 하자. 충전기를 꽂아 놓고 한참 있다 보니 파란 불이 들어 왔다. 충전이 다 끝났다. 일어나 충전기를 빼어 가방 안에 넣고 다시 침대 안으로 들어간다. 실내가 건조해서 코가 막힌다. 난방을 줄였는지 좀 추워 진 것 같다. 엎치락 뒤치락 하며 선 잠을 잔다. 얼마나 갔을까. 기차가 멈춘 것 같다. 시계를 보니 새벽 6시 이제나 저제나 출발을 하나 기다려도 출발할 낌새가 없다. 턱 수염이 재미있는 승무원이 돌아 다닌다. 나는 붙잡아 놓고 물어 보았다. 영어를 못한다. 손바닥에 그림을 그리며 설명한다. 잠깐 기다리라고 하고 메모장을 갔다 주니 기차를 그린다. 그리고 맨 앞에 기차를 X표를 한다. 기관차가 고장이 나서 못 간다는 내용이다. 한 2시간 정도 연착 한단다. 아무도 큰 소리로 항의하는 사람이 없다. 그냥 승무원 실에 가서 조용히 묻고 가곤 한다. 아침이 되느냐고 하니 된단다. 아침을 커피와 같이 시켜 먹고 나니 아침 해가 뜬다. 이국 멀리 와서 기차까지 연착이라니 참 여러 가지 경험한다. 좀 있다가 시계를 보니 9시 40분 도착예정이 8시 5분이니 상당히 연착되고 있다. 안내방송도 없다.

기차가 출발하니 독어로 안내 방송을 한다. 승무원이 종이를 하나 갔다 준다. 연착에 대한 보상에 관한 용지다. 나는 기재사항을 적고 승무원에게 물어보니 내려 역에 있는 Information에 가란다. 열차가 빈에 3시간이나 늦게 도착한다. 한국 아저씨가 와서 민박이 있단다. 알았다고 하고 역 안으로 들어가 Information에 연착 용지를 보여주니 종이 하나를 주더니 아래층으로 내려가란다. 무척 불친절하다. 아니 Information이 저렇게 불친절할 수가. 스위스 철도 매표소 직원과는 천지 차이다. 아래층에 내려가서 또 한 참을 기다리어 문의하니 나가서 접수 시키란다. 향 후에 우편으로 보내 준단다. 시간도 없다. 그냥 가자.

오늘 빈을 다 돌아 야 하는데 오전을 다 이렇게 보냈으니 시간이 촉박하다. 내일은 아침 일찍 짤스부르크로 가야 한다. 아저씨에게 잠깐 기다리라고 하고 인포메이션에서 나오니 아저씨가 없다. 시간이 없는데 숙소 찾느니 빨리 민박 집에 가서 짐 풀고 시내 구경을 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민박집으로 간다. 역에서 가까웠다. 집에 가서 짐을 내려놓고 면도하고 세수하고 빨리 빈 시내로 나간다.

시간이 없으니 민박집 아저씨에게 물어 보았던 벨베데르 먼저 가자 차표를 사고 버스를 파고 10번째 내리라고 해서 손으로 정차하는 곳을 센다. 10번째다. 내리니 바로 궁전이 서있다. 들어가니 조그만 했다. 걸어서 궁전을 지나니 무척 큰 정원이 나왔다. 아 이게 진짜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월요일이라 사람은 별로 없고 외국이 몇 명 조깅하는 사람 몇 명이 전부다. 궁전을 한 바퀴 돌아 보고 돌아보는 시간도 만만치 않다. 바쁜 걸음으로 거의 한 바퀴를 도는데 날씨가 차다. 스위스와는 많이 차이가 난다. 분수의 물도 다 꽁꽁 얼어 있다. 추워 옷에 달린 모자를 쓴다. 좀 낫다. 비둘기들은 발도 안 시러운가?


이제 쉰부른 궁전으로 가자. 지하철을 이용해야지. 지하철을 타고 쉰부른 궁전으로 향한다. 지하철이 우리나라와 비슷하다. 지하철 지도 만 있으면 탈 수 있다. 지하철에 걸려 있는 지도를 보고 위치를 파악한 다음 지하철을 탄다. 지하철이 칸마다 연결 통로가 없다 분리가 되어 있다. 불이 나도 한 량만 타겠지. 의자는 쿠션으로 되어 있다. 우리나라 지하철은 사람을 많이 태우기 위하여 의자가 창문으로 배치되어 있으나 이 곳 유럽은 우리나라 기차 같이 마주보고 앉게 되어 있다. 노약자 석은 있지만 우리나라같이 잘 지켜 지는 것 같지는 않다. 평일 오후라 그런지 사람은 별로 없다. 쉰부른 궁전이 다음 역이다. 내릴 준비를 해야지. 지하철이 서고 나는 열차에서 내린다. 이정표 대로 가니 공원이 나온다. 어 이 공원인가 이상하다. 공원을 본의 아니게 산책하다. 마침 사책을 나온 노 부부가 있어 물어보니 영어를 못하신다. 책을 보여주니 아주 천천히 독어로 설명해 주신다. 독어는 모르지만 손짓만 보아도 알 수 있을 것 같다. 길 건너 가면 있다는 내용인 듯 하다. 손가락에 의한 바디랭귀지의 위력 대단하다. 몸을 쓰지 않고 말로만 한다면 어림도 없다. 궁 안으로 들어가니 궁전이 모두 노란 금색이다. 베레데르에서 보았듯이 이 것이 전부가 아니겠지 하고 큰 궁전을 돌아 가니 이 번에는 생각 했던 대로 큰 정원이 나온다. 정원이라기 보다는 큰 공원이라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무척 크다. 양 옆으로 나무가 질서 정연하게 심어져 있고 궁전 정면은 화단으로 가꾸어져 있다. 겨울이라 꽃 같은 화려한 것이 없어 좀 겨울 냄새가 나지만 꽃이 피는 계절에는 무척 아름다울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저 멀리 언덕 위에 또 다른 그리스 신전양식의 건물이 있는데 그 이름이 글로리테란다. 거기까지 꽤 멀다. 역시 바쁜 걸음으로 걸어서 올라가니 호수가 있고 역시 호수 물은 꽁꽁 얼어 있다. 얼음 위에 비둘기들이 앉아 있고 비둘기들은 춥지도 않나. 발도 안 시리나?

따뜻한 햇볕아래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겨울의 오후를 즐기고 있다.

쉰부른 궁전에 있는 사람은 크게 3가지로 분류가 된다. 첫 째는 관광객, 둘째는 조깅하는 사람, 셋째는 할아버지 할머니들 이렇게.


워낙 궁이 커서 조깅하는 데만도 한 바퀴를 다 돌려면 시간이 꽤 걸리겠다. 이 곳 궁의 개념은 큰 궁전 하나 그리고 부속 건물 몇 개 그리고 궁전 앞에 매우 큰 정원 단순하게 한 눈에 볼 수 있는 대 규모 정원을 크게 강조 한 것 같다. 큰 정원 좌우로는 나무로 조경을 잘 해 놓았다. 구석구석 볼 것들이 많은데 시간상 다 보지는 못하고 이제 시내로 들어 가야 한다.

춥기는 춥다. 분수가 다 얼어 동상이 불쌍하다.


서둘러 빠져 나와 빈 시내로 들어간다. 이제 어느 정도 여행에 적응되어 가나 아니면 유럽이 나를 적응시키나 이제는 그리 많이 불편하지 않다. 말이 안 통하면 안 통하는 대로 길을 모르면 묻고 처음보다는 많이 나아 진 것을 느낀다. 오후 3시가 다 되었다. 이곳은 동쪽에 위치하여 해가 빨리 진다. 시청을 지키는 경찰이 Booth에 들어가 있다. 추우니 할 수 없겠지. 거수 경례 흉내를 내니 밖으로 나온다. 시청 위치를 물으니 친절하게 지도를 보며 설명해 준다. 이곳은 시청 뒤 쪽이다. 그래서 내가 혼란을 일으켰나 보다. 자세히 설명을 듣고 고맙다는 인사를 독일어로 하고 나니 다시 바로 Booth로 들어간다. 이 추운 날씨에 밖에 나오기 싫겠지. 날씨가 쌀쌀하다. 스위스에서 잃어버린 목도리 생각이 간절하다. 시청 앞이다. 공사가 한창이다. 무슨 공사인가 하고 봤더니 스케이트장 공사이다. 밀라노에서 보고 이 곳 시청 앞에서 보고 우리나라 시청 앞의 스케이트장 생각이 난다. 그런데 공사가 좀 크다. 스케이트장을 다시 크게 만드나 보다. 스케이트로 시청 앞 도로를 따라 한 바퀴 돌 수 있는 구조로 보인다. 시청사는 뾰족한 구조인 고딕 양식으로 되어 있다. 시청사를 지나 궁정극장, 국회의사당, 그리고 자연사 박물관 미술사 박물관을 가야 하는데 미술사 박물관은 월요일은 휴관이라고 알고 있어 자연사 박물관만 들어간다. 입구에서 걸어 들어가니 큰 공룡의 뼈가 나를 반긴다.


한 바퀴 돌아 보고 나와 오페라 극장으로 간다. 유럽의 구시가 들이 그리 크지 않다. 거의 다 모여 있어 중요한 것들은 빨리 볼 수 있다. 샤갈 전을 열고 있다. 샤갈전을 가고 싶었는데 일단 포기하자. 구궁전을 한 바퀴 돌고 나니 해가 넘어가 어둑어둑해 진다.5시 인데도 날씨가 추워 사람들의 발걸음이 총총걸음이다. 서둘러 숙소로 돌아 가자.

민박집 아저씨가 사람들을 많이 데려 왔다. 아는 얼굴이 있다. 로마 민박집에 같은 방에 있었던 학생이다. 반갑게 인사하고 어디 갔다 오느냐고 물으니 체코 프라하에서 온단다. 체코는 물가가 싼데 이 곳은 비싸단다. 나는 스위스보다는 싸다고 이야기 해주고 저녁식사를 하고 야경을 보러 가려고 민박집 주인 아저씨에게 말하니 도나우 강을 가려고 물어 보니 야경이 좋은 데가 있단다. 우리 방에 연인이 한 쌍이 있다. 여자는 러시아에서 8개월 전부터 러시아어를 공부하고 있고 남자는 XX역 근처에 있는 회사에 다닌단다. 어느 회사인지는 더 이상 못 물어 보겠다. 혹시 난처해 지면 안되니까.

지하철을 타고 가니 높은 탑이 하나 보인다. 아래층에서 올라 가는데 5유로란다. 우리 일행 5명은 표를 사서 탑에 올라간다. 크게 볼 거리는 없다.


괜히 올라 왔다고 서울 탑보다 못하다고 불평하고 빈의 야경과 도나우 강을 보고 내려온다.

길에는 차들이 많지 않다. 이 정도는 돼야지. 서울은 차가 너무 많다. 여기에는 교통방송이 필요 없을 것이다. 교통방송이 있을 필요가 없다. 매일 차가 원활히 소통된다는 얘기만 해야 하니 누가 듣겠는가. 우리 서울에는 인구도 많고 차도 무척 많다. 오스트리아도 전체 인구가 800만이 안 된다. 서울보다 훨씬 적은 인구다.

도나우 강에 비친 야경을 이야기 한 것인데 민박집 아저씨가 빈 야경인 줄 알고 잘 못 가리켜 주셨다. 내려와 보니 올라 갈 때 사진을 찍어 놓고 사기를 바라고 있다. 살 이유가 없어 안 산다. 그런데 그 주위에 비엔나 유엔사무소가 있다. 초 현대 건물이다. 그 유엔 사무소 무척 크다. 어떻게 가야 할 지 모르겠다. 하여튼 그냥 밖으로 나갈 수 있는 곳으로 가보자. 우리 5명은 이 곳 저 곳 기웃기웃 하며 걷는다. 가다 보니 길이 막혀 있고 또 가다 보니 작은 골목길도 나온다. 옆에는 아파트 같은 건물이 서 있다.

조용한 카페가 나온다. 이제 거의 다 온 것 같다. 지하철 철길이 보인다. 조금만 가면 된다. 도나우 강가의 밤 거리를 거닐고 싶었는데 밤도 깊어오고 날씨도 춥고 걷기도 많히 걸어 그냥 숙소로 돌아가기로 하고 지하철 역을 찾는다. 한 바퀴 도니 지하철역이 나와 지하철역으로 들어간다. 날씨가 춥다. 스위스는 따뜻했는데 이 곳 빈은 춥다. 그것도 밤이 되니 더 추워진다. 다시 숙소로 돌아 온다. 간단히 씻고 방바닥에 있는 매트리스에 몸을 눕힌다. 내일 일찍 일어나야지 짤스부르크 가려면. 이 것으로 오늘 일정 마무리다. 나머지 빈은 다음에 다시 와서 봐야지. 많은 부분들을 남겨 놓고.

Posted by 날으는종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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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차(1/18) : 무척 친절한 인스부르크 아주머니.

이제 여행도 얼마 안 남았다. 내일하고 모레 2일 남았다. 처음에는 막막 하더니 시간이 너무 빨리 간다. 아침 일찍 일어나 역에 가서 오늘이 며칠인지 물어 본다. 18일 맞는 단다. 빵으로 간단히 아침식사를 하고 07시 출발 짤스부르크 행 1등석에 오른다. 직장인 들이 탄다. 유럽의 아침 열차 1등석에서 피렌체에서 이미 본 풍경이다. 내 옆 좌석에는 젊은 여자와 나이 많은 회사원이 업무 미팅을 하고 있다. 젊은 여자가 고객인가 보다. 자세와 분위기를 보니 대충 감이 온다. 남자가 열심히 무언가를 설명을 한다. 여자는 열심히 듣고 간간히 질문을 한다.

승무원이 올 때가 된 것 같은 데 혹시 피렌체에서 탔을 때 같이 돈을 더 내야 하는 것은 아닌 지. 얼마 후 승무원이 와서 표를 보자고 한다. 표를 보여 주었더니 오늘 날짜에 스탬프를 찍어 주고 고맙다고 하고 간다. 이제 유레일 패스도 2일 남았다. 지금 계산해 보면 5일 이면 적당한데 6일을 선택하여 하루가 많다. 원래는 독일을 거점으로 그 주위 두 개 도시를 갔다 오려고 했는데 오늘 인스부르크에서 하루를 자면 내일 독일로 가는 데는 구태여 패스를 사용 하지 않아도 되는 구간이다. 오늘 짤스부르크를 보고 내일 인스부르크를 보고 열차로 내일 저녁에 독일로 들어간다. 대충 이런 계획이다. 기차는 짤스부르크로 향한다. 현재시간 08:20분 앞으로 1시간 반이 남았다. 기차 좌석 탁자 밑에 230V 콘센트가 있다. 다음에 타면 배터리 충전해야지. 기차가 09시 48분에 짤스부르크 역에 도착 예정이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그런지 피곤함이 밀려온다. 잠시 의자에 눈을 붙이고 나니 짤스부르크에 도착한다. 눈을 비비고 일어나 내려서 코인라커를 찾아 짐을 넣고 동전을 넣으려 보니 2유로 스위스에 반도 안 된다. 스위스는 4-5유로였었는데. 먼저 사운드 오브 뮤직 촬영지인 미라벨 정원에 간다. 국내 여행 책자에 자세히 가는 방법이 있어 쉽게 찾아 갈 수 있었는데 그냥 지도 보고 다른 길로 해서 간다. 책에는 두 번째 터널에서 좌 회전해서 똑바로 가면 된다고 나와 있다.


미라벨 정원

사운드 오브 뮤직하고 도시하고 생각을 연결하는 것이 그리 쉽지는 않다. 영화를 다시 보고 올 걸 하는 생각이다. 오래 전에 보아 더 그런지도 모르겠다. 여하튼 어렴픗이 생각이 난다. 먼 기억을 되살려. 옆에는 유럽 여행객이 와서 가이드가 열심히 설명을 한다. 학생들도 여럿 와서 보고. 우리나라 관광객은 없다. 어렸을 때 일이다. 길 옆 벽에 사운드 오브 뮤직이라는 영화 포스터가 붙어 있었다. 친구들과 가면서 저런 영화는 재미 없어 그냥 보여 주어도 안 본다고 친구들과 얘기 한 것 이 생각이 난다. 어렸을 때는 그런 영화는 여자 애들이나 보는 영화이고 남자들은 싸우는 영화를 보아야 한다고 생각 했었으니까. 특히 반공 영화에 공산당을 무찌르는 장면에서 박수치고 영화보고 나오면 괜히 힘이 생기는 것 같고. 아니면 중국영화 칼 싸움하는 영화를 보아야 영화를 본 것 같고. 그리고 그 후 언제인지는 모르지만 우연히 사운드 오브 뮤직을 보게 되었는데 큰 감동을 받았다. 그 아름다운 음악들. 오스트리아의 아름다운 자연. 그래서 이 곳에 오게 된 것이다.

영화의 위력은 대단하다. 그 오래 되었는데도 사람들이 기억을 하고 영화의 배경이 되었던 곳을 이렇게 찾으니. 호엔짤스부르크성에 가려고 가다 보니 길을 잘 못 든 것 같다. 물어 보니 오던 길로 다시 가야 한단다. 가리켜준 대로 다시 되돌아 와 가까스로 올라가는 길을 찾고 올라간다. 사람들도 여럿 올라간다. 등산열차도 있는데 다 그냥 걸어 올라간다. 들어가는 문이 있다. 사람들이 들어간다. 그래서 표 파는 아저씨에게 그냥 올라가도 되느냐고 손짓 하였더니 안 된단다. 표를 사서 올라 가란다. 매표소에서 표를 사고 올라 가니 성안으로 들어간다. 성은 아름답거나 예쁘지는 않지만 투박한 멋이 있다. 중앙에는 펌프가 있고 옛날에 사용한 것 같다. 가다 보니 중앙에 옛날 대포가 시내 방향으로 조준되어 있다. 옛날 전쟁 시 사용한 것 같은 데 이 대포 몇 개 가지고 적을 물리 칠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이 곳 저 곳을 왔다 갔다 하다 보니 멀티비전 이라는 방이 있어 들어 가보니 사름은 없고 빔 프로젝트만 짤스부르크 관광안내를 하고 있다. 관광객을 위함이겠지. 위층에는 박물관이 있다. 돈을 받는다. 특별히 들어 갈 필요를 안 느껴 안 들어간다. 곳곳에 암벽을 깎아 만든 흔적이 보인다.

사운드 오브 뮤직에 나온 헬브른 궁전에 가려고 지도를 보니 얼마 안 먼 것 같다. 조금 가다 보니 배가 고파 온다. 코너에 가까이 가니 스낵이 있고 안에 사람이 많다. 가만히 보니 KEBAP이라고 간판에 되어 있다. 줄을 서 있다. 나도 호기심에 들어가 같이 줄을 선다. 줄을 서있다 나갔다 다시 들와 줄을 서 있으니 주인이 나에게 무엇을 주문 하겠냐고 물어 본다. 내가 들어 왔던 것을 기억하고 뒤에서 줄을 서 있는데도 나에게 먼저 물어 본다. 같은 유색 인종이라고 나에게 잘 대해 주는 것인가. 메뉴 판을 보고 맨 위에 있는 것을 주문한다. 그리고 콜라 하나 KEBAP이 2.8 유로 콜라가 1.8 유로 합이 4.6 유로 비싸지 않다. 이 안에는 남녀노소 다 있다. 나도 같이 그들에 끼어 먹는다. 맛있다. 어떤 할머니는 와인과 같이 먹는다. 무척 잘 팔린다. 동네 애들도 와서 사 먹는다.


배를 채웠으니 다시 헬부른 궁전이나 가 볼까. 한 참을 걸었는데 보이지가 않는다. 지나가는 대학생에게 물어 보니 차를 타고 가야 한단다. 일단 포기하고 그 학생이 가리켜 준 곳으로 가다 보니 짤스부르크 대학이 나온다. 방학이라 조용하다. 가끔씩 학생들이 보인다. 저멀리에는 알프스가 산 꼭대기가 하얗게 서있다 참 경치가 좋은 대학이다. 건물들도 높은 건물이 없다.

[
[ 대학 앞에서 본 알프스 ]

대학 캠퍼스를 지나 다시 짤스부르크 시내로 들어온다.

짤스부르크는 모짜르트가 태어난 곳이란다. 가는 곳마다 모짜르트 사진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음악이 아닌 쵸코렛 선전에서 모짜르트가 쵸코렛 광고 모델로 다시 태어 난 것을 보니 재미있다. 모짜르트가 먹던 쵸코렛이라는 상품이 되어 어느 가게를 가도 다 있다. 모짜르트와 쵸코렛. 쵸코렛 같이 달콤한 음악을 모짜르트는 만든 것인가?

짤스부르크야 이제 어느 정도 지리를 아니 자유롭다. 여행이란 처음엔 도착하여 막막하다가 조금 돌아 다니면 익숙해지고 익숙해 지려하면 떠나야 한다. 이제 짤스부르크도 떠나야 한다. 화장실이 필요하여 화장실을 찾으니 콘테이너 박스에 화장실이라고 적혀 있다. 여기는 덜 깨끗하겠지 하고 들어가니 역보다 더 깨끗하다. 나오며 돈 통이 있어 주머니에 있는 동전을 하나 넣고 간다. 90년 초 미국 갔던 생각이 난다. 약 14년 전 출장 갔었으니까 승용차를 rent하여 태평양을 보려고 캘리포니아를 벗어나 바닷가로 나 왔다. 그 큰 길이 시원하게 포장이 되어 있고 차들도 별로 없고 해안은 조용하기만 하고 중간 쯤에 차를 세워 놓고 태평양을 바라보며 구경하다. 화장실이 가고 싶어 옆을 보니 간이 화장실이 있어 들어가며 우리나라 생각만 하고 우리나라 같으면 완전히 동 떨어진 곳에 사람도 별로 오지 않는 곳에 위치한 간이 화장실 들어가기가 겁나는 그런 화장실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들어가 보니 이 건 너무 깨끗한 것이 아닌가. 그리고 두루마리 화장지도 가지런히 걸려 있고. 내가 선진국이라는 곳에 가서 겪은 문화 충격이었다. 그 때 생각이 났다. 우리나라도 지금은 많이 좋아졌지만 그래도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시내 슈퍼가 싸다. 슈퍼에 들려 먹을 것 좀 산다. 여행 도중에 배고프면 안되니까. 비상식량은 준비한다. 요구르트, 빵, 쵸코렛, 음료수 배낭이 무겁다. 너무 많이 샀나.이 것 저 것 몇 개 사면 배낭이 적어 꽉 찬다. 오는 길에 보니 한국인 3명이 가고 있다. 남자 2명에 여자 한 명. 나이가 꽤 들어 보인다. 여행이 재미있는 모양이다. 물론 재미있겠지.

역에 도착하여 기차 시간을 메모하고 있으려니 아까 봤던 사람들이 와서 도착 시간표를 보고 열차시간이 없다고 한다. 내가 그 쪽은 도착이고 옆 에 있는 시간표가 출발이라고 알려준다. 나도 이제 유럽에 익숙해 지나보다. 처음에 나도 당황했었으니까. 뮌헨을 간단다. 나보다 일찍 떠난다. 내 열차는 또 연착을 한다. 20분 늦는다고 시간표에 나온다. 밖이 춥다. 짐을 찾고 갈 곳을 찾으니 대합실이 보인다. 대합실에는 2명 있다. 내가 들어가고 조금 있으니 꽉 찬다. 기차 기다리다 연착되니 다 들어와 기다리나 보다. 드디어 기차가 도착한다. 기차에 올라 아침에 보아 놓았던 자리에 콘센트가 있는 자리에 앉아 디지털카메라 배터리를 충전한다. 이 심심하다. 사 온 요구르트를 먹으니 맛이 이상하다. 빵도 맛이 이상하다. 무언가 향료를 넣었는데 내 입 맛에 안 맞는다. 반 먹고 버린다. 옆 자리를 보니 노트북을 켜 놓고 무언가 열심히 일을 하고 있다. 그리고 내 옆 자리 창가에 앉은 사람은 아주 사무실을 차렸다. 그 큰 탁자에 문서를 하나 가득 벌려 놓고 무언가를 열심히 작성 하고 있다. 계속 근무 중이다. 어느 곳에서든 자기의 맡은 바 임무를 충실히 하는 인간들.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하는 인간들. 정시에 퇴근하고 밖에서 자기 일을 하는 인간들.

이제 인스부르크다. 원래 일정에는 여기서 자는 것이 없었는데 그 인도인의 추천으로 오게 되었다. 안 그랬으면 지금쯤 독일에 가 있을 텐데. 예정은 16:31분에 도착하기로 되어 있는데 20분 연착하여 16:51분에 도착한다. 인스에 내려 유스에 가기 위해 표를 사려고 차표 파는 기계에서 이것 저것 아무리 만져도 기계가 작동을 안 한다. 이것 저것 만지다 화면을 만지니 드디어 기계가 작동한다. 터치 스크린이다. 쓰여 있는 말이 무슨 말인지 도통 모르겠다. 영어를 누르니 그래도 알 것 같다. 성인 1회 1.6 유로 책에는 1.5 유로 최근 조사를 안 한 것 같다. 내일 것까지 차표 두 장을 산다. 인스부르크 이 번에는 책에 잘 안 나와 있다. 오픈 북이 어렵다. 유스호스텔에 가려면 길 건너라고 쓰여 있는데 길 건너 물어보니 술 냄새가 나는 아저씨가 자세히 가리켜 준다. 길을 몇 번 건너 다시 한번 물어 가까스로 찾는다. 길을 건너기는 건넜다. 책이 맞는 건가? 정류장에서 어떤 아줌마가 옆에 있어 다시 한 번 물어보니 맞는단다. 객지에서는 물어 보는 것이 최고다. 말이 안 통하면 책을 펴서 보여주던지 글을 써 보여주면 된다. 버스가 와 버스를 타고 표를 찍으니 기계가 고장이 났다. 아까 그 아주머니가 친절하게도 내 표를 버스 앞에 있는 곳에 까지 가서 직접 표를 Check하고 주신다. 마침 자리가 나서 배낭이 무거워 자리에 앉으니 따라 앉으신다. 한 참을 가니 다음 정차 하면 내려야 한단다. 그리고는 직접 출입문까지 가서 벨을 눌러 준다. 아니 이렇게 친절한 아줌마가 있다니 여행객에 대한 최고의 배려. 고맙다고 정중히 인사하고 내린다. 내려서 반대편을 보니 유스가 보였다.


길을 건너 유스호스텔에 들어가 방을 배정 받고 키를 받아 방을 찾는다. 처음에는 방을 잘 못 찾아 들어가니 침대가 다 찼다. 다시 나와 방 번호를 확인 해 보니 내 방이 아니다. 숙소가 무척 크다. 오른쪽 건물로 들어가니 내 방이 나온다. 방에 들어가니 대학생으로 보이는 젊은이가 혼자 있다. 어디서 왔느냐고 하니까 오스트리아 사람이란다. 스키 타러 왔단다. 맥주를 한 잔 해 기분이 좋은 지 킥킥거리는 웃음 소리가 특이하다. 말끝마다 웃는다. 혼자 스키 타러 와 친구도 사귀고 하나 보다. 라디오를 켜 놓아 물어보니 크리스마스 선물 받았단다. 연필꽂이 라디오다. 통의 한 쪽 면이 라디오다. 칙칙 거리며 팝송이 흘러 나온다. 상당히 호의적이다. 지금까지 다니면서 나를 경계하는 것을 보지 못하였다. 모두들 상당히 호의적이다. 같은 여행자들끼리의 서로를 위하는 마음에서일까? 우리도 산에 힘들게 산행을 하다 오가는 사람을 만나면 서로 즐겁게 인사하는 뭐 그런 것이라고 할까. 잠시 Pub에 술 마시러 간단다. 같이 가자고 하여 나는 샤워하고 할 일이 있어 못 간다고 하니 혼자 나가며 라디오를 듣겠냐고 한다. 오래간 만에 들어보는 라디오 소리라 듣고 싶어 그냥 켜 놓으라고 하니. 자신의 다른 짐만 정리 해 놓고 밖으로 나간다. 예의 바른 청년이다. 이제 이방에는 나 혼자 밖에 없다. 6인용 도미토리에 2명이 잔다. 그것도 같이 있던 애는 술 마시러 나가고 나 혼자. 갑자기 라디오에서 오래간 만에 들어보는 음악이 나온다. 내가 어렸을 때 듣던 음악인데.

노래 제목은 Song Sung Blue 가수는 Neil Diamond 노래다.

Song Sung Blue ( Neil Diamond )

Song sung blue
Everybody knows one
Song sung blue
Every garden grows one

Me and you are subject to the blues now and then
But when you take the blues and make a song
You sing them out again
Sing them out again

- 이하 생략 -

그 조그만 라디오에서 음악이 칙칙 거리면서 잘도 나온다. 그 옛날 조그만 라디오를 갖고 밤 늦게 음악을 듣던 생각이 난다. 형님이 사다 주신 큰 모노 녹음기가 신기하여 밤 늦게 잠도 자지 않고 내 방에서 팝송을 녹음하여 듣던 생각이 난다. 지금은 MP3가 있어 듣고 싶은 노래는 언제든지 들을 수 있지만. 그 당시만 해도 생각도 상상 할 수 없었지. 요즈음 젊은 애들이 음반을 사지 않는 이유는 MP3보다는 핸드폰 때문이란다. 부모에게 용돈을 받아 옛날에는 음반이나 테이프를 샀었는데 요즈음은 그 돈이 전부 핸드폰 요금으로 나간단다. 그래서 음반 살 돈이 없어 음반을 못 산단다. 어느 정도 일리는 있는 말이다.

샤워를 하고 유스 호스텔이 큰 것 같으니 한 번 돌아 볼까. 1층에는 빨래를 할 수 있는 세탁기 음식을 해 먹을 수 있는 조리대, TV 시청실, 세미나 실 등 꽤 넓다. 사람도 별로 없다. 세미나 실에는 학생으로 보이는 몇 명의 중학교 정도의 학생들이 분임토의를 하고 있다. 그 옆 방 TV 시청각 실은 비었다. 밖을 나가니 조용했다. 가끔 차만 지나가고 내 방 학생이 간다고 간 Pub을 찾아 보니 없다. 어디로 간 걸까. 눈이 내린다. 날씨가 안 좋다. 내일은 개여야 할 텐데. 다시 숙소로 들어오니 대학생으로 학생들이 로비에 모여 이야기하며 놀고 있다. 그런데 실내에서 담배를 피운다. 이 곳 유럽에는 담배는 상당히 자유롭다. 아무 곳이나 그냥 피운다. 우리나라는 공공장소에서는 담배를 안 피우는데. 옛날에는 아무데서나 담배 피웠었다. 시내버스 안에서도 피우고 기차에서도 피우고 공항에서도 피우고. 사무실에서도 피우고 하루는 사무실에서 담배를 못 피우게 한 적이 있었다. 그 다음 날 출근하니 사무실 공기가 깨끗해 갑자기 안개가 걷힌 것 같았다. 눈이 좋아진 것 같고. 그 때는 어떻게 살았는지. 방으로 돌아와 메모 수첩을 갖고 TV 시청각 실로 가서 그 동안 지나온 일정을 정리한다. 꼭 연수 들어온 기분이다. 아무도 없는 방에서 혼자 조용히 정리를 하고 있으니 여유도 생기고 좋다. 많은 생각들이 뇌리를 스치고 지나간다. 모처럼 만에 느껴보는 밤의 한가로움이다. 이 분위기를 혼자 즐기자. 어느 정도 정리가 된다. 그냥 밤을 새워 이 곳에서 무엇인가를 적고 싶다. 그러나 내일을 위하여 들어 가서 자야지. 내방에 들어가니 나 혼자다. 한참을 자다 보니 인기척 소리가 난다. 그 애가 들어 오나 보다.

Posted by 날으는종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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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차(1/19) : 인스부르크에서 눈만 보다.

오늘은 인스부르크에서 놀다 가는 날이다. 아침에 일찍 유스에서 일어 난다. 6명 정원에 2명이 잤다. 내가 자고 싶은 침대에서. 쾌적하고 좋다. 어제 밤에는 추워 침대 위층에 있는 모포까지 내려 덮고 잤다. 이곳 유럽은 대체로 실내에서 춥게 산다. 우리나라는 무척 더운데. 룸메이트는 어제 Pub에서 술을 먹고 늦게 들어온 탓인 지 아직 안 일어 난다. 나는 오늘 일찍 일어나 이 곳 인스를 보고 오후에 뮌헨으로 가야 한다. 유스에서 아침을 간단히 먹고 역에 온다. 유스 옆에 있는 주유소 슈퍼에서 먹을 것 좀 사올 걸 후회한다. 주유소 슈퍼가 무척 싸던데. 하펠레칼슈비츠로 가는 버스를 물으니 다음에 오는 4번 차를 타란다. 기다리고 있으니 앞에 있는 빨간 차도 간단다. 알고 보니 그 아저씨는 뒤에 서있는 버스 운전 기사다. 앞 차를 타고 얼마나 가면 되냐고 물어보니 위를 가리킨다. 위에 다음 정차할 곳이 Display 된다. 이 곳 인스부르크 교통시스템은 무척 잘 발달되어 있다. 파사에서도 이런 시스템이 있었으면 그 고생은 안 했을 텐데. 산에 올라 가는 정류장에서 내려 표를 끊는다. Up and Down이 21.8 유로란다. 어제 왕복 버스표 사고 오늘 왕복 버스표사고 산에 올라가는 표 사고. 책을 꺼내 읽어 보니 인스부르크 카드라는 것이 있는데 그 것 하나만 사면 24시간이 해결된단다. 그러나 이미 늦었다. 오픈 북이라도 100점을 못 맞는다. 책에 다 있는데 조금만 집중해서 읽어 보면 되는 데. 그게 한 박자씩 꼭 늦는다. 감점이다. 어제 저녁부터 눈이 내렸고 오늘 날씨도 별로 안 좋다. 올라 갈까 망설이다가. 올라 가면 좋아 지겠지라는 한 가닥 희망을 안고 그냥 올라 가기로 한다. 올라가는 사람이 없다. 나 혼자다. 처음에는 등산 열차로 올라가야 하는데 조금 기다리란다. 대합실에서 조금 기다리니 무슨 작업인가를 하더니 타란다. 타고 보니 건축 자재를 싫었다. 앞 창문이 열려있다. 미안한 지 앞 창문을 닫으려 하지만 자재가 길어 닫히지가 않는다. 나를 보고 씩 웃더니 창문을 열어 놓으면 이 곳은 경치가 좋아 사진 찍기 좋단다. 사실 유리창에서 찍는 것보다 유리창없이 사진 찍는 것이 훨씬 좋다. 아저씨에게 좋다고 그냥 열어 놓고 올라가자고 하니 좋아한다. 그런데 춥기는 춥다. 창문을 통해 사진을 찍는다.

중간 지점에 올라 갔다. 여기부터는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야 한다. 마을이 무척 예쁘다. 밤새 눈이 내려 더더욱 예쁘다. 설경에 반해 하염없이 마을 경치를 쳐다본다. 좀 쉬었다 케이블카를 타자. 초등학생 둘이 지나간다. 학교 긑나고 가나. 아니 방학일 텐데.


케이블카를 타고 산 정상에 오른다. 케이블카에는 나하고 보더 2명이 있다. 이 춥고 안 좋은 날씨에 보드를 타다니 대단하다. 어제 같은 방을 사용했던 웃음이 이상한 애가 생각이 났다. 올라가며 보니 슬로프가 환상적이다. 중간에 한번 쉬고 다시 정상으로 케이블카는 오른다. 눈이 무척 많이 온다. 그리고 밖에 날씨가 무척 춥다. 오늘은 날씨가 안 도와 준다. 드디어 정산에 도착 했다. 밖에 나가니 가만히 서있을 수가 없다. 눈보라가 몰아치고. 눈보라가 휘날리는 바람찬 흥남부두에 그때도 이러했을까. 나의 산행을 시샘이라도 하듯이 하늘이 심술이다. 가시거리도 얼마 안 된다. 꼭 희말라야 정상을 정복하는 영화의 한 장면 같다. 여기는 에베레스트 여기는 에베레스트 베이스 캠프 나와라. 기상이 악화가 된다.

바람은 씽씽 불고 눈은 펑펑 내리고 눈에 덮여 길은 보이지 않고 자세히 보니 나 말고 또 한 사람이 더 있다. 조난을 당했나.


여기서부터 걸어서 정상까지 가는 길이 보인다. 날씨가 좋으면 등산을 할 수 있는데 오늘은 불가능하다. 등산은 다음으로 미루자. 다음에 꼭 오면 그때는 꼭 정상을 밟아 보리라. 루체른에서 같이 묵었던 인도인의 추천 코스인데 아쉽다. 여기 애들은 모두 보드다. 젊은 애들이니. 그리고 이 극한 날씨에도 보드를 탄다. 인터라켄은 거의 다 스키였었는데. 사진을 찍는다. 너무 추워 배터리가 빨리 소모된다. 벌써 빨간 불이 들어 온다. 그래도 아랑 곳 하지 않고 계속 찍는다. 앞에 보이는 외국인 아저씨도 그냥 여기저기 왔다 갔다 한다. Ks 맟동안을 눈 길을 헤메다가 철저한 본전 정신 다시 대합실로 돌아온다. 그 아저씨도 와 있다. 그 아저씨는 캠코더로 촬영하러 왔다 보다. 그의 손에는 캠코더가 들려 있다. 바가 출줄하여 아침에 산 빵을 먹고 있으려니 케이블카가 출발한다. 보드를 갖고 있는 4명의 애들이 케이블카를 타러 나간다. 빵을 얼른 먹고 나가려니 이미 출발 했단다. 남은 빵이나 먹어야지. 먹고 나니 속이 든든하다. 내려오면서 눈 덮인 나무나 찍고 내려온다.

이제 시내 구경이나 하고 뮌헨으로 가야지. 산에서 상당히 많은 시간을 머물렀었다. 인스부르크에서 유명하다는 스와로브스키 유리세공 상점에 들어간다. 영롱한 유리 조각품들이 진열되어 있다. 한국인 상점 직원이 나를 보더니 한국인인 것을 금방 알아본다. 내가 한국인이라고 써있나. 집사람 줄 목걸이를 하나 고른다. 인스부르크에서 유명하다는 황금지붕을 보고 시내를 배회한다. 그리 크지 않은 시내 아기자기하다. 사람 사는 모습이 정겹다. 이 곳에서 동계올림픽이 열리고 있다고 후에 들었는데 인스부르크에서는 전혀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줄을 몰랐다. 그런 분위기가 하나도 나지 않았다. 그냥 올림픽은 올림픽을 하는 사람들이 하는 스포츠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인가. 별로 신경을 안 쓰는 모양이다. 우리나라에서 동계올림픽이 만약에 평창에서 열린다면 평창은 환영하느라고 부산 할 텐데. 이렇게 조용하다니. 인스부르크 역에 도착하니 사람들이 체스를 두고 있다. 광장에서 하는 체스가 그런대로 멋스럽다. 사람들이 죽 서서 구경을 한다. 누가 이길까. 승부는 별로 신경 쓰지 않는 운치다. 을지로3가 역에 할아버지들이 죽 앉아서 장기 두는 모습이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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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38분 인스발 뮌헨행 열차에 오른다. 16:28분 도착 예정. 1등석은 또 맨 끝이다. 한참을 걸어 겨우 탄다. 편하게 가는 대신 조금 탈 때 고생하라는 의미인지 서민을 위하여 2등석을 앞에 배치 해 놓았는지는 모르겠다. 옃차에 타니 쿠셋용 장치가 가능한 칸이다. 4인실 쿠셋 가능 칸. 위에 침대 설치 장비가 있다. 내 칸에는 나 혼자이다. 여행 정리나 해야지. 준비해온 과자도 먹으며.

16:00 독일 경찰이 와서 여권을 보자고 한다. 입국 심사인가 보다. 여권을 주니 지금까지 와는 분위기가 다르다. 돋보기까지 꺼내 자세히 본다. 자식들 대충 봐라. 니 들은 왜 그리 까다롭니. 전화도 하고 난리다. 서로 자기들끼리 독일어로 뭐라 하고 한 20분을 여권을 갖고 씨름하더니 내릴 때가 가까워 지니 주고 간다. 치사한 놈들.

기차는 Ostbahnhof(동역)역에 도착한다. 도착 예정시간보다 2분 일찍 16:26분에 도착한다. 독일은 시간은 잘 맞춘다. 오스트리아는 연착을 많이 하던데. 장님 코끼리 만지기. 하나만 보고 전부를 판단하는. 어디에 가서 짐을 풀까 고민이 된다. 역에 크게 도미토리 광고가 붙어 있다. 저기나 갈까 하다가. 책에 워낙 인기가 좋아 사전예약이 필수라고 적혀 있는 CVJM에 가기로 결정한다. 뮌헨 지도를 얻으려고 인포메이션을 찾아보니 없다. 아직 문을 닫을 시간은 아니고 밖을 나오니 인포가 보인다. 처음 모르는 도시에 가면 무엇보다도 먼저 인포에 들려라. 자유 여행 법칙이다. 인포에 들어가 줄을 섰다가 내 차례가 되어 지도를 하나 받고 내가 갈 곳을 물으니 자세히 설명해 준다. 오른 쪽에 있는 거리가 그거리란다. 찾기 쉬울 것 같다. 터벅터벅 가다 다시 왼쪽으로 꺽으니 간판이 눈에 들어 온다. 이제는 방 있느냐고 전화로 물어 보지도 않고 무작정 간다. 항상 있었으니까. 비수기라 이런 면에서는 참 좋다. 어디를 가든 항상 방은 나를 기다리고 있다. 나이를 물어 본다.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보면 모르냐. 내가 27살로 보이냐.

가만히 못 들은 척하고 있자 다시 물어본다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또 묻는다. 이 걸 확 26살 이라고 확 해버려 신경질 나는데. 그래도 체통이 있지.

27살 보다 많아요

27살 위라고 얘기하니 알았단다. 여기는 27살을 기준으로 그보다 나이가 많으면 요금을 더 받는다. 방을 이틀을 달라니까 하루 밖에 없단다. 이런 그럼 내일은 나는 어쩌란 말이냐. 또 숙소를 알아보러 돌아 다녀야 한단 말인가. 아침에 다시 와 보란다. 혹시 예약하고 안 오는 손님이 있을 수 있으니까. 알았다고 하고 방 키를 받아 방에 들어간다. 방에 가보니 아무도 없다. 아직 낮이니까. 일단 짐을 캐비닛에 넣어 놓고 방을 잠근 후 Reception에 키를 맞기고 시내 구경을 하러 나간다. Reception에 마리엔느광장 가는 길을 물으니 지도를 보더니 쉽게 설명해 준다. 여기서 가깝다. 짐을 내려 놓으니 홀가분하다. 알려준 대로 가니 칼츠광장이 나온다. 여기에도 스케이트 장이 있다. 재미있게 스케이트를 타고 있다. 시내에 스케이트 장을 만드는 것이 유행인가 보다. 밀라노,빈,그리고 여기 뮌헨.

여기 칼츠 광장부터 마리엔느광장 까지는 차가 못 다닌다. 사람만이 다닐 수 있다. 길 옆에는 상점들로 가득하다. 날씨가 차다. 옆을 보니 C&A 백화전이 있다. 백화점이나 들어가 보자. 물건 값이 싸다. 40% -50% 세일이다. 불경기인가 보다. 에스카레이터로 올라가 보니 목도리를 판다. 4유로다. 와 싸다. 옆을 보니 10유로다. 10유로 짜리가 더 좋아 보인다. 하나 샀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인가. 여행 다 끝나고 추울 때는 목도리 없어 고생하고 그래도 사자. 오늘하고 내일은 따뜻하게 할 수 있으니. 그리고 한국에 돌아가서도. 한국도 추우니. 목도리를 사서 밖에 나와 하니 무척 따뜻하다. 잘 샀나 보다. 그래도 비산 것을 산 건데. 30유로가 넘는 것 세일해서 10유로에. 교회에서 나와 노래를 부른다. 즐겁다. 사람들이 서서 구경한다. 여기 저기 상점들을 들어갔다 나왔다 하다 보니 밤 8시가 가까워 온다. 문 닫는다고 못 들어오게한다. 8시가 넘으니 사람들이 길거리에서 많이 없어진다. 약속이나 한 듯이. 그 많던 사람들이 썰물처럼 빠진다. 이 곳은 날씨가 추우니 모자를 하나씩 쓰고 다니다. 나도 살까 고민하다 안 산다. 시청사 주위를 돌아 보다 시끄러운 곳이 있어 가보니 사람들이 술집 가득 맥주를 마시고 있다. 안에서만 미시는 것이 아니고 밖에 까지 나와서 마시고 있다.

저녁은 Subway 샌드위치로 간단히 해결하고 주위를 한 바퀴 돌아 본다. 고딕양식의 시청사등을 한 바퀴 돌고 다시 숙소로 돌아온다. Reception에 키를 달라고 하니 이미 갖고 갔단다. 방에 들어와 보니 한 사람이 와 있다. 어디서 왔느냐고 물으니 남아프리카에서 왔단다. 그 머나 먼데서 오다니. 그런데 얘는 무척 왜소하고 수줍음을 많이 탄다. 오늘 저녁에 호프브로이하우스에 갔다 왔단다. 나도 오늘 찾다가 못 찾은 곳이다. 지도를 펴 놓고 물어보니 방에 불이 안 들어와 잘 안 보인다. 방에 있는 세면대에 불이 환하여 세면대에서 가리켜 준다. 마리엔느광장에서 좌측 아래로 가깝다. 내일은 꼭 찾아서 가봐야지. 맥주 맛이 그렇게 좋다던데. 한 번 맛이나 봐야지. 3인용 침대 오늘은 2명이 자나 보다. 아직 손님이 둘 뿐이다. 간단히 그 친구도 오늘 까지만 방을 계산했다고 한다. 내일은 방이 없다고 해서. 내일 아침 다시 물어 봐야지. 오늘은 이만 잠이나 자자. 이제 여행도 정식 하루 전. 여행은 내일이 마지막이다. 내일의 마지막 여행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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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차(1/20) : 맥주는 혼자 마시는 것이 아니야.

오늘이 여행 마지막 날이다. 이제 몸 좀 풀리고 어느 정도 여행 익숙해 지려니 벌써 끝나나 보다. 오늘 일정은 그 유명하다는 퓌센을 갔다 와서 저녁에 호프브로이 맥주 집에 가서 맥주를 한 잔 먹는 것이다. 아침 7시에 기상 간단히 샤워를 하고 짐을 챙겼다. 그 남아공 학생도 일어났다.

어제 다 예약되어 방이 없다고 내일 취소 된 것이 있을 지 모르니 와 보라고 해서 식당에서 간단히 빵과 주스를 먹고 Reception으로 간다.

오늘은 방 있어요

예 있는데 방을 다른 방으로 바꾸어도 되겠습니까?

예 상관없어요. 그런데 지금 있던 방은 안 돼나요

이미 예약되어 있어요.

3인 실인데 3인이 다 들어가도 괜찮겠어요

상관 없어요

그럼 208호로 가세요. 아침 10시 이후에 들어 가세요

지금 나가야 하는데, 방에 짐을 갔다 놓으면 안되나요?

지금 손님이 자고 있어 안돼요. 짐은 뒤에 있는 사무실에 보관하세요

알았습니다.

뒤에 있는 사무실에 가니 이 호텔 우편물 같은 것들이 있다. 배낭을 구석에 갔다 놓고 나는 호텔을 빠져 나간다.

퓌센역에 도착하여 내리니 거의 전부 한국 애 들이다. 중학생들도 있고 대학생도 있고 가족도 있고. 퓌센역에서 성에 가는 버스를 타려고 기다리니 어떤 사람이 와서 어디 가느냐고 묻는다. 나는 놀라 혹시 여기도 택시 호객 행위를 하는 것이 아닌가 하고 왜 그러시냐고 물어 보니 저기 서 있는 버스가 Castle가는 버스란다. 그 사람은 외국 관광객을 보고 도와주려고 호의적으로 나에게 접근 했던 것인데 나는 엉뚱한 생각을 했었다. 그 아저씨에게 미안하다. 버스를 타니 왕복표를 끊겠냐고 묻는다. 왕복표를 끊어 버스를 탄다. 조금 뒤 퓌센을 빠져나가 우리의 시골 마을 같은 길을 달려 얼마 안 가니 성이 나온다. 내려서 보니 성에 들어가는 입장권을 파는 매표소가 있다. 매표소에서 표 파는 직원이 묻는다.

사진을 가리키며

노이슈반슈타인성만 보시겠습니까. 아니면 2개 성을 다 보시겠습니까.

여기까지 온 것 2개 다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2개 다 보겠습니다.

여기는 성이 2개가 있다. 입구에 하나 그리고 조금 걸어 들어가면 있고, 또 하나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노이슈반성은 한 참 걸어 들어가서 있는 성이다.

2개를 다 보겠다고 하니

17유로입니다

20 유로입니다

거스름돈 3유롤 받고 표를 두 장 받는다. 성까지 다니는 버스가 있다고 하던데 오늘은 없다. 겨울이라 그런지. 대신 올라가는 마차가 있다. 얼마인지는 모르지만 빠르지는 않을 것 같아 그냥 걸어간다. 같이 내렸던 중학생들이 마차를 타고 올라간다.


카네기 생각이 난다. 기자가 카네기한테 묻는다.

당신은 검소한데 당신 아들은 왜 검소하지 않습니까?

나는 가난한 아버지를 둔 평범한 사람이지만 내 아들 놈은 부자 아빠를 둔 행운아지 않소

나는 마차 보다 빨리 성에 도착한다. 도착해 보니 사람들이 문안에 앞에 많이 있다. 여기가 다인가 하고 있는데 한국에서 온 학생들이 표를 Check하고 안으로 들어간다. 영어 설명이라고 되어 있다. 나도 들어가려고 내 표를 넣으니 내 표는 작동을 안 한다. 어차피 나는 표를 샀으니까. 그냥 들어가자. 관리하는 직원도 내 표를 보더니 들여보내 준다. 마지막으로 성안에 들어가니 문을 닫힌다. 다음 시간에 문을 여는 가 보다. 이 성은 바이에른 왕국의 왕인 루드비히 2세가 바그너를 좋아해서 바그너의 오페라인 로엔그린 의 백조에서 영감을 얻어 성을 지었다고 한다. 17년 동안 만들었는데 완공 후 3개월 뒤 추방되어 호수에 몸을 던져 자살했다고 책에 나와 있다. 바그너의 로엔그린하면 유명한 곡이 결혼식 신부입장 할 때 피아노 치는 곡이다. 로엔그린 3막에 나오는 엘자 공주와 백조의 기사 로엔그린이 결혼할 때 나오는 음악이다. 그런데 로엔그린 오페라에서는 둘이 끝내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비극으로 끝난다. 슬픈 사랑 이야기지. 그런 곡을 결혼식에 사용하다니. 아이러니하다.

그 것은 결혼 한 사람 집들이 가서 부르는 사랑해 노래도 비슷하다. 가사의 내용을 보면 당신이 떠나고 난 후 나는 눈물을 흘렸다. 멀리 떠나버린 못 잊을 님이여. 결혼하고 둘 중에 하나가 떠나라는 말인지 결혼 한 다음 떠나 간 여자를 못 잊어 밤마다 보고 싶어 눈물을 흘리라는 것인지 모르겠다. 둘이 결 혼 했으면 헤어지지 말고 잘 살아야지. 떠나기는 왜 떠나 그리고 떠났으면 그 만이지 눈물은 왜 흘려..

안내원이 영어로 설명한다. 옛 고어들도 나오고 미술에 대한 전문용어들도 나와 듣는데 한계가 있다. 대충 들으면 되지 하고 내부 가이드를 따라 성안을 한 바퀴 돈다. 사진 촬영 금지. 일본인들은 무선 통역 설명기를 귀에 대고 들으며 다른 안내원을 따라 다닌다. 우리도 한글 설명기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곳 곳에 백조 조각 들이 많이 보인다. 한 바퀴 돌며 설명을 다 듣고 다시 성 밖으로 나온다.


이제 비가 부슬부슬 내린다. 여행이 끝나가니 날씨가 안 좋다. 다행히 많은 비는 아니라 우산이 없어도 맞을 만 하다. 빨리 내려가 호엔슈방가우성을 가야지 열심히 내려가 호엔성으로 간다. 이 번에도 또 내 표만 인식을 못한다. 다시 그냥 통과 하고 표를 보여주니 들어가란다. 이번에는 독일어로 설명을 한다. 도저히 못 알아 듣겠다. 그냥 듣는 것은 포기하고 미술품들을 감상이나 하자. 알지도 못하는 것 어떻게 번역하려고 끙끙거리며 영어를 듣는 것보다 아예 포기하니 마음이 더 편하다. 영어로 했으면 낑낑거리며 하나라도 듣기 위하여 신경을 곤두세우며 스트레스 받으며 안 들리는 나의 귀를 탓 했을 텐데. 스트레스에 가장 좋은 방법은 포기인 것 같다. 옛날에 사용하던 방패를 보았다. 방패에도 겉에 무늬를 정교하게 넣었다. 아니 싸움을 하는 방패에 까지. 포켓볼 당구 대도 있다. 이 성안에서 당구 게임까지. 피아노도 있었고. 아이와 같이 온 독일인 아이가 떠든다. 아이를 조용히 시킨다. 조용해 진다. 또 시끄럽게 하면 아빠가 쉿 하고 조용히 시킨다. 그림이 무척 선명하다. 스테인드그라스도 상당히 선명하고. 아가가 또 떠든다. 아가를 내려 혼 낸다. 또 조용해 진다. 그리고 전쟁하는 그림이 거의 다다. 전쟁에서 이기고 돌아오면 영웅이니까. 그 놈의 전쟁은 인류가 시작되면서 발생하여 지금까지 하고 있으니. 전쟁에 이기면 영웅, 지면 역적. 매우 평화로운 분위기의 그림이다. 평화로운 때에 그린 것 같다. 벽에는 콘센트도 설치되어 있고 사람의 손길이 갈 만한 문 기둥이나 벽들은 유리로 막아 놓았다. 관광객이 만져 더럽게 되는 것을 막기 위함이겠지. 들리지도 않는 독일어 설명을 듣고 나와 빨리 열차를 타면 뮌헨 주위에 있는 호수까지 다녀 올 수 있을 것 같아 부지런히 버스를 타고 역으로 내려왔다.

현재 시간 14:00 기차가 있나 보자. 확인해 보니 2시경에 있는 기차는 없다. 다음 기차는 15:08분 한 시간이나 남았다. 호수 가는 것은 포기하자. 배가 출출 하다. 빵이나 하나 먹어야지. 역에 빵을 파는 것 같아 들어가니 건달 같은 애들 몇 명이 술을 마시고 있다. 빵 있느냐고 물으니 반대편 문을 가리킨다. 그 문으로 나가니 대합실이다. 속았다. 자식들.

시간이 있으니 시내나 들어가 보자 좀 가다 보니 빵집이 나타난다. 들어가니 한 사람이 빵을 시키고 있다. 맛있어 보인다. 나도 그 빵을 달라고 하니 빵 가운데 큼지막한 고기를 넣어 준다. 고기도 맛있다. 큰 빵과 그사이 있는 고기를 같이 먹으니 배가 부르다. 여기 퓌센 시내라고 하지만 조그맣다. 우리나라 읍 정도. 시내가 깨끗하고 아직 눈이 길옆에 쌓여 있고 건물은 색깔이 다 틀리다. 일부러 그렇게 짓는 것 같다.



슈퍼에 들어가니 가격이 생각보다 싸다. 현지인의 생활하는 모습을 이렇게 보는 것도 재미있다. 작은 물건을 하나 샀다. 계산을 하고 나와 동일한 다른 제품으로 교체하려고 계산대에서

이 것을 다른 것으로 바꾸고 싶은데요

계산대 뒤에 가서 처리하세요

이미 산 제품과 바꾸고 싶은 제품 두 개를 갖고 뒤로 갔다.

이 것을 이 것으로 바꿔 주세요

동일한 물건이라 그냥 바꿔주면 되는데 영수증에 이름을 쓰란다. 이름을 쓰니 기 판매한 물건을 판매 취소를 한다. 영수증까지 회수하고 새로운 물건으로 다시 바코드로 입력하고 영수증을 재 발행한다. 되게 복잡하다. 그냥 바꿔 주고 전에 물건을 제자리에 갖다 놓으면 될 텐데. 매뉴얼에 있는 그대로 운영한다. 슈퍼인데. 이렇게 하면 재고가 정말로 정확하겠다. 전산 시스템에서 정확한 정보를 보관하고 정확한 정보를 주겠지. 아주 좋은 사용자다.

시간이 되어 다시 역으로 돌아와 15:04분 뮌헨행 열차를 탄다.

밖에 비가 온다. 겨울 비다. 눈이 안 오고 비가 온다는 것은 그만큼 춥지 않다는 증거다. 열차에 바람소리가 크게 들린다. 열차의 차창은 비로 뿌옇다.

뮌헨도착 17시가 지났다. 뮌헨의 마지막 밤이며 이 번 여행의 마지막 밤이다.

마지막으로 어디를 갈까. 여행 안내책자를 보니 슈바빙이란 곳이 나와있다.

슈바빙이나 갔다 오자. 원래는 좀 일찍 도착하여 근교 호수에 갔다 오려고 계획했었다.

2시 열차를 타려고 열심히 내려와 보니 오후 세시 열차만 있다. 그 전 열차는 오후 1시에 출발하고 없다.

퓌센의 작은 도시에서 한 시간을 기다리다 타고 온 것이다.

슈바빙에 가자 그러면 어떻게 가야 하나. 책을 보고 열차 노선도를 보고 3호선이나 6호선이 중앙역에서는 없다. 일단 S Bahn을 타고 Kalts Plazt에서 갈아타고 간다. 지하철 표 하나를 자동판매기에서 뽑아. 지하철을 탄다. 이 곳 독일의 지하철은 깨끗하다.



[ 이탈리아 로마 지하철] [독일 뮌헨 지하철]

일단 책에 나온 대로 내리라는 곳에서 내려 슈바빙이 어디냐고 물어보니 이곳이 모두 슈바빙이란다. 이 곳 전체가 슈바빙이라. 책에는 커다란 모형 같은 것이 하나 있던데. 밖을 나가봐도 안 보인다. 겨울비만 내리고 있다. 비가 계속 와서 일단 조금 거리를 걷다 다시 지하철역으로 내려온다. 슈퍼가 있어 들어가 구경한다. 이곳은 물가가 그리 비싼 편은 아니다. 한 바퀴 돌아 본 다음 다시 제일 번화가인 마리엔광장으로 지하철로 간다. 쇼핑센터에 어제 보아놓은 배낭이 있다. 좋은 것 같다. 65 유로를 주고 하나 산다. 이제 등산도 다니고 운동 좀 하려고. 25리터짜리 이름있는 상표이다. 갖고 있는 짐을 넣고 등에 매니 가뿐하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배낭이 비었으니 가뿐 할 수 밖에.

이 곳 주위에 그 유명한 호프브로이하우스 맥주 집이 있다고 어제 같은 방에 있던 SouthAfrica에서 온 청년으로부터 들었다. 마리엔 광장에서 좌측으로 조금 내려가면 될 것 같아 조금 내려가니 금방 나온다. 어제는 여기까지 안 오고 마리엔광장의 좌우에서 찾았었다. 역시 정보란 알고 있어야 하고 모를 때는 물어보는 것이 최고이다. 아는 길도 물어가라라는 우리나라의 속담 정말로 가슴에 와 닿는다. 찾았으니 들어가 봐야지 문을 들어섰다. 왁자지껄하다. 굉장히 소란스럽다. 우리나라 맥주 집 하고 시끄럽기는 매 한가지다. 자리가 있나 하고 한 바퀴 돌아보니 자리가 없다. 가운데는 밴드가 연주 할 수 있는 무대가 있다. 한국 사람도 간간히 보인다. 한 바퀴 돌아 옆 방으로 가니 그곳은 아직 사람이 안 앉아 있다. 종업원에게 여기에 앉아도 되냐고 물으니 앉아도 된단다. 앉아서 맥주나 한 잔하고 가자고 생각하고 앉는다. 한참 있다가 주문을 받으러 온다. 나이가 꽤 들어 보이고 마르고 키가 크지 않은 분이다. 술을 잘 못하니 작은 것 500cc로 시키고 보니 남들은 1000cc를 먹는다. 소시지를 물어보니 소시지 있는 메뉴를 펼쳐 보여준다. 안주 싼 것을 주문하니 그 안주는 안 좋단다. 그럼 추천을 하라고 하니 5.8유로 가격의 소시지를 추천한다. 추천하는 것으로 주문한다. 저녁도 안 먹었으니 저녁도 같이 할 겸해서, 맥주를 갖고 온다. 긴 잔이다, 우리나라 일반적인 500cc 맥주 잔이 아니다. 조금 맛을 봤다. 맛 있었다. 그런데 혼자 먹고 있자니 좀 그렇다. 술은 같이 먹어야 하는 건데.


내 옆의 자리에는 독일 청년들 7명이 들어온다. 스킨헤드도 둘이나 있다. 탁자 두 개를 합친다. 그리고 내 자리에서 의자를 하나 갖고 가겠단다. 갖고 가라고 했다. 저희들끼리 재미있게 먹고 마시고 떠든다. 그들이 먹고 마시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한국에서 온 학생이 주위를 한 바퀴 돌아보고 간다. 혼자 왔으면 같이 합석 하자고 할 걸. 생각하고 돌아보니 벌써 없어졌다. 안주가 나왔다. 소시지 하나에 감자 으깬 것 이게 다다. 한 반정도 맥주를 혼자 홀짝이며 마시고 있는데 다시 그 학생이 나타난다. 얼른 가서 혼자이면 같이 앉아 마시자고 했다. 흔쾌히 같이 앉는다. 사람이 앞에 하나 더 있으니, 그리고 같은 말을 쓰는 사람이 있으니 분위기가 확 바뀐다. 혹시 그 학생은 불편하지 않았을까. 여행 중이란다. 호텔 팩으로 유럽여행 중이란다. 여행한지는 얼마 되지 않았고 설날 전에 들어갈 예정이란다. 이 맥주 집에 한국 사람도 많다. 내가 앉아 있는 복도 반대편 테이블에 여자 2명 그 옆에 남자 둘 도 한국 애들이다. 8시 반이 넘으니 이 홀도 가득 찬다.

사람이 갑자기 많아지니 종업원이 주문을 받으러 올 생각도 않는다. 물어보면 잠깐 기다리란다. 한 20분 상을 기다리니 그제서야 주문을 받으러 아까 그 아저씨가 온다. 추가 주문을 하고 기다린다. 술이 먼저 나온다. 소시지가 또 한참 있다 나온다. 주문한 것이 아니다. 내가 주문 했던 것과 다른 것을 주문했는데 내가 주문 했던 것과 똑 같은 것을 가져다 준다. 종업원을 다시 물러 확인하니 잘 못 갖고 왔단다. 새로 주문 한 소시지를 다시 갖다 준다. 둘이 여행담을 이야기 하며 술을 먹고 보니 밤 10시가 다 되었다. 이 홀은 9시가 넘어 빠지기 시작하여 이제 거의 손님이 없다. 계산을 하겠다고 하니 소위 말하는 더치페이 알아서 다 계산해 준다. 아까 독일 애들 계산 하는 것 봐 놓았었다. 7명을 종업원이 혼자 다 계산해 주는 것을 보니 참 신기하다. 자기들이 돈을 모아 한꺼번에 내는 것이 아니고 종업원이 와서 일일이 다 계산해주고 개인적으로 돈도 받는다. 우리 테이블도 오더니 당연히 따로따로 계산한다. 내가 먹은 것은 10 유로가 조금 안 된다. 10유로를 주니 몇 센트를 거슬러 준다. 그리고 내 앞 학생 계산. 정확하다. 계산하고 중앙 홀로 나오니 이곳은 아까와 똑같다. 자리가 꽉 차 있고 왁자지껄하다. 중앙에 있는 밴드는 오 쏠레미오를 연주한다.


지하철을 타고 중앙역에 내린다. 그 청년은 4YOU 에 머문단다. 어제 갈까 하고 망설였던 곳이다. 역에서 가깝단다. 나는 반대편이다. 여행 잘 다니라고 인사를 하고 내 숙소로 돌아온다. 숙소가 어제는 202호 이었는데 방이 예약되어 없다고 해서 오늘 아침에 다시 얘기해서 208호로 바꾼 방이다. 208호 방 키를 물어보니 이미 갖고 갔단다. 짐 넣어 놓는 사무실에서 배낭을 찾아 방으로 갔다. 어제 같은 방을 사용 했던 그 남아공 백인 애가 있다. 반가워 오늘 잘 갔다 왔느냐고 물으니 잘 갔다 왔단다. 3인 실에 3인이 꽉 찼다. 또 한 명은 일본 애 같다. 방에 들어 오더니 남아프리카 애에게 뭐라고 하더니 자기 침대에 들어가 바로 눕는다. 방은 완전히 개판이다. 코펠에 옷에 아무렇게나 널려 있다. 자기 혼자 쓰는 방인 것처럼. 얼마나 이 곳에 머물렀는지 가관이다. 여기가 자기 안방인가? 아니면 자기 자취방 인가? 이런 놈은 안 내보내나.

그건 그렇고 나도 내일 일찍 출발해야 하니까 지금 짐을 다 싸 놓아야 한다. 아까 사온 배낭에다 짐을 옮겨 담았다.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그 동양인이 돌아 눕는다.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나지만 그래도 할 수 없다. 11시도 안되었고 나도 준비를 해야 하니까. 짐을 대충 정리하고 Reception(접수창구)에 가서 내일 아침 공항 가는 교통편을 문의 한다. 여기서 얼마나 걸리고 무슨 차를 타야 하는지. 갑자기 컴퓨터 있는 곳에 가서 컴퓨터 앞에 앉는다. 몇 시까지 가야 하냐고 물어본다. 아침 8시 반 전 까지는 가야하고 8시 전에는 여기서 출발하고 싶다고. 한 참을 컴퓨터를 두드리더니 종이 한 장을 프린트해서 뽑아온다. 출발시간과 도착시간이 자세히 적혀있다. 07:43, 07:44, 08:03분 이렇게 3개의 지하철 시간표다. 참 시스템이 잘되어 있다. 고맙다고 하고 다시 방으로 돌아온다. 지하철은 S Bahn으로 유레일 패스가 있으면 무료다. 공항 가는 다른 방법은 공항버스다. 공항버스는 9유로다. 내일 일은 내일 결정하자. 잠을 청한다.

Posted by 날으는종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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