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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차(1/19) : 인스부르크에서 눈만 보다.

오늘은 인스부르크에서 놀다 가는 날이다. 아침에 일찍 유스에서 일어 난다. 6명 정원에 2명이 잤다. 내가 자고 싶은 침대에서. 쾌적하고 좋다. 어제 밤에는 추워 침대 위층에 있는 모포까지 내려 덮고 잤다. 이곳 유럽은 대체로 실내에서 춥게 산다. 우리나라는 무척 더운데. 룸메이트는 어제 Pub에서 술을 먹고 늦게 들어온 탓인 지 아직 안 일어 난다. 나는 오늘 일찍 일어나 이 곳 인스를 보고 오후에 뮌헨으로 가야 한다. 유스에서 아침을 간단히 먹고 역에 온다. 유스 옆에 있는 주유소 슈퍼에서 먹을 것 좀 사올 걸 후회한다. 주유소 슈퍼가 무척 싸던데. 하펠레칼슈비츠로 가는 버스를 물으니 다음에 오는 4번 차를 타란다. 기다리고 있으니 앞에 있는 빨간 차도 간단다. 알고 보니 그 아저씨는 뒤에 서있는 버스 운전 기사다. 앞 차를 타고 얼마나 가면 되냐고 물어보니 위를 가리킨다. 위에 다음 정차할 곳이 Display 된다. 이 곳 인스부르크 교통시스템은 무척 잘 발달되어 있다. 파사에서도 이런 시스템이 있었으면 그 고생은 안 했을 텐데. 산에 올라 가는 정류장에서 내려 표를 끊는다. Up and Down이 21.8 유로란다. 어제 왕복 버스표 사고 오늘 왕복 버스표사고 산에 올라가는 표 사고. 책을 꺼내 읽어 보니 인스부르크 카드라는 것이 있는데 그 것 하나만 사면 24시간이 해결된단다. 그러나 이미 늦었다. 오픈 북이라도 100점을 못 맞는다. 책에 다 있는데 조금만 집중해서 읽어 보면 되는 데. 그게 한 박자씩 꼭 늦는다. 감점이다. 어제 저녁부터 눈이 내렸고 오늘 날씨도 별로 안 좋다. 올라 갈까 망설이다가. 올라 가면 좋아 지겠지라는 한 가닥 희망을 안고 그냥 올라 가기로 한다. 올라가는 사람이 없다. 나 혼자다. 처음에는 등산 열차로 올라가야 하는데 조금 기다리란다. 대합실에서 조금 기다리니 무슨 작업인가를 하더니 타란다. 타고 보니 건축 자재를 싫었다. 앞 창문이 열려있다. 미안한 지 앞 창문을 닫으려 하지만 자재가 길어 닫히지가 않는다. 나를 보고 씩 웃더니 창문을 열어 놓으면 이 곳은 경치가 좋아 사진 찍기 좋단다. 사실 유리창에서 찍는 것보다 유리창없이 사진 찍는 것이 훨씬 좋다. 아저씨에게 좋다고 그냥 열어 놓고 올라가자고 하니 좋아한다. 그런데 춥기는 춥다. 창문을 통해 사진을 찍는다.

중간 지점에 올라 갔다. 여기부터는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야 한다. 마을이 무척 예쁘다. 밤새 눈이 내려 더더욱 예쁘다. 설경에 반해 하염없이 마을 경치를 쳐다본다. 좀 쉬었다 케이블카를 타자. 초등학생 둘이 지나간다. 학교 긑나고 가나. 아니 방학일 텐데.


케이블카를 타고 산 정상에 오른다. 케이블카에는 나하고 보더 2명이 있다. 이 춥고 안 좋은 날씨에 보드를 타다니 대단하다. 어제 같은 방을 사용했던 웃음이 이상한 애가 생각이 났다. 올라가며 보니 슬로프가 환상적이다. 중간에 한번 쉬고 다시 정상으로 케이블카는 오른다. 눈이 무척 많이 온다. 그리고 밖에 날씨가 무척 춥다. 오늘은 날씨가 안 도와 준다. 드디어 정산에 도착 했다. 밖에 나가니 가만히 서있을 수가 없다. 눈보라가 몰아치고. 눈보라가 휘날리는 바람찬 흥남부두에 그때도 이러했을까. 나의 산행을 시샘이라도 하듯이 하늘이 심술이다. 가시거리도 얼마 안 된다. 꼭 희말라야 정상을 정복하는 영화의 한 장면 같다. 여기는 에베레스트 여기는 에베레스트 베이스 캠프 나와라. 기상이 악화가 된다.

바람은 씽씽 불고 눈은 펑펑 내리고 눈에 덮여 길은 보이지 않고 자세히 보니 나 말고 또 한 사람이 더 있다. 조난을 당했나.


여기서부터 걸어서 정상까지 가는 길이 보인다. 날씨가 좋으면 등산을 할 수 있는데 오늘은 불가능하다. 등산은 다음으로 미루자. 다음에 꼭 오면 그때는 꼭 정상을 밟아 보리라. 루체른에서 같이 묵었던 인도인의 추천 코스인데 아쉽다. 여기 애들은 모두 보드다. 젊은 애들이니. 그리고 이 극한 날씨에도 보드를 탄다. 인터라켄은 거의 다 스키였었는데. 사진을 찍는다. 너무 추워 배터리가 빨리 소모된다. 벌써 빨간 불이 들어 온다. 그래도 아랑 곳 하지 않고 계속 찍는다. 앞에 보이는 외국인 아저씨도 그냥 여기저기 왔다 갔다 한다. Ks 맟동안을 눈 길을 헤메다가 철저한 본전 정신 다시 대합실로 돌아온다. 그 아저씨도 와 있다. 그 아저씨는 캠코더로 촬영하러 왔다 보다. 그의 손에는 캠코더가 들려 있다. 바가 출줄하여 아침에 산 빵을 먹고 있으려니 케이블카가 출발한다. 보드를 갖고 있는 4명의 애들이 케이블카를 타러 나간다. 빵을 얼른 먹고 나가려니 이미 출발 했단다. 남은 빵이나 먹어야지. 먹고 나니 속이 든든하다. 내려오면서 눈 덮인 나무나 찍고 내려온다.

이제 시내 구경이나 하고 뮌헨으로 가야지. 산에서 상당히 많은 시간을 머물렀었다. 인스부르크에서 유명하다는 스와로브스키 유리세공 상점에 들어간다. 영롱한 유리 조각품들이 진열되어 있다. 한국인 상점 직원이 나를 보더니 한국인인 것을 금방 알아본다. 내가 한국인이라고 써있나. 집사람 줄 목걸이를 하나 고른다. 인스부르크에서 유명하다는 황금지붕을 보고 시내를 배회한다. 그리 크지 않은 시내 아기자기하다. 사람 사는 모습이 정겹다. 이 곳에서 동계올림픽이 열리고 있다고 후에 들었는데 인스부르크에서는 전혀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줄을 몰랐다. 그런 분위기가 하나도 나지 않았다. 그냥 올림픽은 올림픽을 하는 사람들이 하는 스포츠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인가. 별로 신경을 안 쓰는 모양이다. 우리나라에서 동계올림픽이 만약에 평창에서 열린다면 평창은 환영하느라고 부산 할 텐데. 이렇게 조용하다니. 인스부르크 역에 도착하니 사람들이 체스를 두고 있다. 광장에서 하는 체스가 그런대로 멋스럽다. 사람들이 죽 서서 구경을 한다. 누가 이길까. 승부는 별로 신경 쓰지 않는 운치다. 을지로3가 역에 할아버지들이 죽 앉아서 장기 두는 모습이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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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38분 인스발 뮌헨행 열차에 오른다. 16:28분 도착 예정. 1등석은 또 맨 끝이다. 한참을 걸어 겨우 탄다. 편하게 가는 대신 조금 탈 때 고생하라는 의미인지 서민을 위하여 2등석을 앞에 배치 해 놓았는지는 모르겠다. 옃차에 타니 쿠셋용 장치가 가능한 칸이다. 4인실 쿠셋 가능 칸. 위에 침대 설치 장비가 있다. 내 칸에는 나 혼자이다. 여행 정리나 해야지. 준비해온 과자도 먹으며.

16:00 독일 경찰이 와서 여권을 보자고 한다. 입국 심사인가 보다. 여권을 주니 지금까지 와는 분위기가 다르다. 돋보기까지 꺼내 자세히 본다. 자식들 대충 봐라. 니 들은 왜 그리 까다롭니. 전화도 하고 난리다. 서로 자기들끼리 독일어로 뭐라 하고 한 20분을 여권을 갖고 씨름하더니 내릴 때가 가까워 지니 주고 간다. 치사한 놈들.

기차는 Ostbahnhof(동역)역에 도착한다. 도착 예정시간보다 2분 일찍 16:26분에 도착한다. 독일은 시간은 잘 맞춘다. 오스트리아는 연착을 많이 하던데. 장님 코끼리 만지기. 하나만 보고 전부를 판단하는. 어디에 가서 짐을 풀까 고민이 된다. 역에 크게 도미토리 광고가 붙어 있다. 저기나 갈까 하다가. 책에 워낙 인기가 좋아 사전예약이 필수라고 적혀 있는 CVJM에 가기로 결정한다. 뮌헨 지도를 얻으려고 인포메이션을 찾아보니 없다. 아직 문을 닫을 시간은 아니고 밖을 나오니 인포가 보인다. 처음 모르는 도시에 가면 무엇보다도 먼저 인포에 들려라. 자유 여행 법칙이다. 인포에 들어가 줄을 섰다가 내 차례가 되어 지도를 하나 받고 내가 갈 곳을 물으니 자세히 설명해 준다. 오른 쪽에 있는 거리가 그거리란다. 찾기 쉬울 것 같다. 터벅터벅 가다 다시 왼쪽으로 꺽으니 간판이 눈에 들어 온다. 이제는 방 있느냐고 전화로 물어 보지도 않고 무작정 간다. 항상 있었으니까. 비수기라 이런 면에서는 참 좋다. 어디를 가든 항상 방은 나를 기다리고 있다. 나이를 물어 본다.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보면 모르냐. 내가 27살로 보이냐.

가만히 못 들은 척하고 있자 다시 물어본다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또 묻는다. 이 걸 확 26살 이라고 확 해버려 신경질 나는데. 그래도 체통이 있지.

27살 보다 많아요

27살 위라고 얘기하니 알았단다. 여기는 27살을 기준으로 그보다 나이가 많으면 요금을 더 받는다. 방을 이틀을 달라니까 하루 밖에 없단다. 이런 그럼 내일은 나는 어쩌란 말이냐. 또 숙소를 알아보러 돌아 다녀야 한단 말인가. 아침에 다시 와 보란다. 혹시 예약하고 안 오는 손님이 있을 수 있으니까. 알았다고 하고 방 키를 받아 방에 들어간다. 방에 가보니 아무도 없다. 아직 낮이니까. 일단 짐을 캐비닛에 넣어 놓고 방을 잠근 후 Reception에 키를 맞기고 시내 구경을 하러 나간다. Reception에 마리엔느광장 가는 길을 물으니 지도를 보더니 쉽게 설명해 준다. 여기서 가깝다. 짐을 내려 놓으니 홀가분하다. 알려준 대로 가니 칼츠광장이 나온다. 여기에도 스케이트 장이 있다. 재미있게 스케이트를 타고 있다. 시내에 스케이트 장을 만드는 것이 유행인가 보다. 밀라노,빈,그리고 여기 뮌헨.

여기 칼츠 광장부터 마리엔느광장 까지는 차가 못 다닌다. 사람만이 다닐 수 있다. 길 옆에는 상점들로 가득하다. 날씨가 차다. 옆을 보니 C&A 백화전이 있다. 백화점이나 들어가 보자. 물건 값이 싸다. 40% -50% 세일이다. 불경기인가 보다. 에스카레이터로 올라가 보니 목도리를 판다. 4유로다. 와 싸다. 옆을 보니 10유로다. 10유로 짜리가 더 좋아 보인다. 하나 샀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인가. 여행 다 끝나고 추울 때는 목도리 없어 고생하고 그래도 사자. 오늘하고 내일은 따뜻하게 할 수 있으니. 그리고 한국에 돌아가서도. 한국도 추우니. 목도리를 사서 밖에 나와 하니 무척 따뜻하다. 잘 샀나 보다. 그래도 비산 것을 산 건데. 30유로가 넘는 것 세일해서 10유로에. 교회에서 나와 노래를 부른다. 즐겁다. 사람들이 서서 구경한다. 여기 저기 상점들을 들어갔다 나왔다 하다 보니 밤 8시가 가까워 온다. 문 닫는다고 못 들어오게한다. 8시가 넘으니 사람들이 길거리에서 많이 없어진다. 약속이나 한 듯이. 그 많던 사람들이 썰물처럼 빠진다. 이 곳은 날씨가 추우니 모자를 하나씩 쓰고 다니다. 나도 살까 고민하다 안 산다. 시청사 주위를 돌아 보다 시끄러운 곳이 있어 가보니 사람들이 술집 가득 맥주를 마시고 있다. 안에서만 미시는 것이 아니고 밖에 까지 나와서 마시고 있다.

저녁은 Subway 샌드위치로 간단히 해결하고 주위를 한 바퀴 돌아 본다. 고딕양식의 시청사등을 한 바퀴 돌고 다시 숙소로 돌아온다. Reception에 키를 달라고 하니 이미 갖고 갔단다. 방에 들어와 보니 한 사람이 와 있다. 어디서 왔느냐고 물으니 남아프리카에서 왔단다. 그 머나 먼데서 오다니. 그런데 얘는 무척 왜소하고 수줍음을 많이 탄다. 오늘 저녁에 호프브로이하우스에 갔다 왔단다. 나도 오늘 찾다가 못 찾은 곳이다. 지도를 펴 놓고 물어보니 방에 불이 안 들어와 잘 안 보인다. 방에 있는 세면대에 불이 환하여 세면대에서 가리켜 준다. 마리엔느광장에서 좌측 아래로 가깝다. 내일은 꼭 찾아서 가봐야지. 맥주 맛이 그렇게 좋다던데. 한 번 맛이나 봐야지. 3인용 침대 오늘은 2명이 자나 보다. 아직 손님이 둘 뿐이다. 간단히 그 친구도 오늘 까지만 방을 계산했다고 한다. 내일은 방이 없다고 해서. 내일 아침 다시 물어 봐야지. 오늘은 이만 잠이나 자자. 이제 여행도 정식 하루 전. 여행은 내일이 마지막이다. 내일의 마지막 여행을 위하여.

Posted by 날으는종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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