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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차(1/17) : 빈에 가는 열차 연착하다.

새벽 4시에 눈이 떠진다. 열차 안은 고요하다. 모두 깊은 잠에 빠진듯하다. 혼자 있는 열차 어제 충전하다 만 것 다시 충전이나 하자. 충전기를 꽂아 놓고 한참 있다 보니 파란 불이 들어 왔다. 충전이 다 끝났다. 일어나 충전기를 빼어 가방 안에 넣고 다시 침대 안으로 들어간다. 실내가 건조해서 코가 막힌다. 난방을 줄였는지 좀 추워 진 것 같다. 엎치락 뒤치락 하며 선 잠을 잔다. 얼마나 갔을까. 기차가 멈춘 것 같다. 시계를 보니 새벽 6시 이제나 저제나 출발을 하나 기다려도 출발할 낌새가 없다. 턱 수염이 재미있는 승무원이 돌아 다닌다. 나는 붙잡아 놓고 물어 보았다. 영어를 못한다. 손바닥에 그림을 그리며 설명한다. 잠깐 기다리라고 하고 메모장을 갔다 주니 기차를 그린다. 그리고 맨 앞에 기차를 X표를 한다. 기관차가 고장이 나서 못 간다는 내용이다. 한 2시간 정도 연착 한단다. 아무도 큰 소리로 항의하는 사람이 없다. 그냥 승무원 실에 가서 조용히 묻고 가곤 한다. 아침이 되느냐고 하니 된단다. 아침을 커피와 같이 시켜 먹고 나니 아침 해가 뜬다. 이국 멀리 와서 기차까지 연착이라니 참 여러 가지 경험한다. 좀 있다가 시계를 보니 9시 40분 도착예정이 8시 5분이니 상당히 연착되고 있다. 안내방송도 없다.

기차가 출발하니 독어로 안내 방송을 한다. 승무원이 종이를 하나 갔다 준다. 연착에 대한 보상에 관한 용지다. 나는 기재사항을 적고 승무원에게 물어보니 내려 역에 있는 Information에 가란다. 열차가 빈에 3시간이나 늦게 도착한다. 한국 아저씨가 와서 민박이 있단다. 알았다고 하고 역 안으로 들어가 Information에 연착 용지를 보여주니 종이 하나를 주더니 아래층으로 내려가란다. 무척 불친절하다. 아니 Information이 저렇게 불친절할 수가. 스위스 철도 매표소 직원과는 천지 차이다. 아래층에 내려가서 또 한 참을 기다리어 문의하니 나가서 접수 시키란다. 향 후에 우편으로 보내 준단다. 시간도 없다. 그냥 가자.

오늘 빈을 다 돌아 야 하는데 오전을 다 이렇게 보냈으니 시간이 촉박하다. 내일은 아침 일찍 짤스부르크로 가야 한다. 아저씨에게 잠깐 기다리라고 하고 인포메이션에서 나오니 아저씨가 없다. 시간이 없는데 숙소 찾느니 빨리 민박 집에 가서 짐 풀고 시내 구경을 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민박집으로 간다. 역에서 가까웠다. 집에 가서 짐을 내려놓고 면도하고 세수하고 빨리 빈 시내로 나간다.

시간이 없으니 민박집 아저씨에게 물어 보았던 벨베데르 먼저 가자 차표를 사고 버스를 파고 10번째 내리라고 해서 손으로 정차하는 곳을 센다. 10번째다. 내리니 바로 궁전이 서있다. 들어가니 조그만 했다. 걸어서 궁전을 지나니 무척 큰 정원이 나왔다. 아 이게 진짜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월요일이라 사람은 별로 없고 외국이 몇 명 조깅하는 사람 몇 명이 전부다. 궁전을 한 바퀴 돌아 보고 돌아보는 시간도 만만치 않다. 바쁜 걸음으로 거의 한 바퀴를 도는데 날씨가 차다. 스위스와는 많이 차이가 난다. 분수의 물도 다 꽁꽁 얼어 있다. 추워 옷에 달린 모자를 쓴다. 좀 낫다. 비둘기들은 발도 안 시러운가?


이제 쉰부른 궁전으로 가자. 지하철을 이용해야지. 지하철을 타고 쉰부른 궁전으로 향한다. 지하철이 우리나라와 비슷하다. 지하철 지도 만 있으면 탈 수 있다. 지하철에 걸려 있는 지도를 보고 위치를 파악한 다음 지하철을 탄다. 지하철이 칸마다 연결 통로가 없다 분리가 되어 있다. 불이 나도 한 량만 타겠지. 의자는 쿠션으로 되어 있다. 우리나라 지하철은 사람을 많이 태우기 위하여 의자가 창문으로 배치되어 있으나 이 곳 유럽은 우리나라 기차 같이 마주보고 앉게 되어 있다. 노약자 석은 있지만 우리나라같이 잘 지켜 지는 것 같지는 않다. 평일 오후라 그런지 사람은 별로 없다. 쉰부른 궁전이 다음 역이다. 내릴 준비를 해야지. 지하철이 서고 나는 열차에서 내린다. 이정표 대로 가니 공원이 나온다. 어 이 공원인가 이상하다. 공원을 본의 아니게 산책하다. 마침 사책을 나온 노 부부가 있어 물어보니 영어를 못하신다. 책을 보여주니 아주 천천히 독어로 설명해 주신다. 독어는 모르지만 손짓만 보아도 알 수 있을 것 같다. 길 건너 가면 있다는 내용인 듯 하다. 손가락에 의한 바디랭귀지의 위력 대단하다. 몸을 쓰지 않고 말로만 한다면 어림도 없다. 궁 안으로 들어가니 궁전이 모두 노란 금색이다. 베레데르에서 보았듯이 이 것이 전부가 아니겠지 하고 큰 궁전을 돌아 가니 이 번에는 생각 했던 대로 큰 정원이 나온다. 정원이라기 보다는 큰 공원이라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무척 크다. 양 옆으로 나무가 질서 정연하게 심어져 있고 궁전 정면은 화단으로 가꾸어져 있다. 겨울이라 꽃 같은 화려한 것이 없어 좀 겨울 냄새가 나지만 꽃이 피는 계절에는 무척 아름다울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저 멀리 언덕 위에 또 다른 그리스 신전양식의 건물이 있는데 그 이름이 글로리테란다. 거기까지 꽤 멀다. 역시 바쁜 걸음으로 걸어서 올라가니 호수가 있고 역시 호수 물은 꽁꽁 얼어 있다. 얼음 위에 비둘기들이 앉아 있고 비둘기들은 춥지도 않나. 발도 안 시리나?

따뜻한 햇볕아래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겨울의 오후를 즐기고 있다.

쉰부른 궁전에 있는 사람은 크게 3가지로 분류가 된다. 첫 째는 관광객, 둘째는 조깅하는 사람, 셋째는 할아버지 할머니들 이렇게.


워낙 궁이 커서 조깅하는 데만도 한 바퀴를 다 돌려면 시간이 꽤 걸리겠다. 이 곳 궁의 개념은 큰 궁전 하나 그리고 부속 건물 몇 개 그리고 궁전 앞에 매우 큰 정원 단순하게 한 눈에 볼 수 있는 대 규모 정원을 크게 강조 한 것 같다. 큰 정원 좌우로는 나무로 조경을 잘 해 놓았다. 구석구석 볼 것들이 많은데 시간상 다 보지는 못하고 이제 시내로 들어 가야 한다.

춥기는 춥다. 분수가 다 얼어 동상이 불쌍하다.


서둘러 빠져 나와 빈 시내로 들어간다. 이제 어느 정도 여행에 적응되어 가나 아니면 유럽이 나를 적응시키나 이제는 그리 많이 불편하지 않다. 말이 안 통하면 안 통하는 대로 길을 모르면 묻고 처음보다는 많이 나아 진 것을 느낀다. 오후 3시가 다 되었다. 이곳은 동쪽에 위치하여 해가 빨리 진다. 시청을 지키는 경찰이 Booth에 들어가 있다. 추우니 할 수 없겠지. 거수 경례 흉내를 내니 밖으로 나온다. 시청 위치를 물으니 친절하게 지도를 보며 설명해 준다. 이곳은 시청 뒤 쪽이다. 그래서 내가 혼란을 일으켰나 보다. 자세히 설명을 듣고 고맙다는 인사를 독일어로 하고 나니 다시 바로 Booth로 들어간다. 이 추운 날씨에 밖에 나오기 싫겠지. 날씨가 쌀쌀하다. 스위스에서 잃어버린 목도리 생각이 간절하다. 시청 앞이다. 공사가 한창이다. 무슨 공사인가 하고 봤더니 스케이트장 공사이다. 밀라노에서 보고 이 곳 시청 앞에서 보고 우리나라 시청 앞의 스케이트장 생각이 난다. 그런데 공사가 좀 크다. 스케이트장을 다시 크게 만드나 보다. 스케이트로 시청 앞 도로를 따라 한 바퀴 돌 수 있는 구조로 보인다. 시청사는 뾰족한 구조인 고딕 양식으로 되어 있다. 시청사를 지나 궁정극장, 국회의사당, 그리고 자연사 박물관 미술사 박물관을 가야 하는데 미술사 박물관은 월요일은 휴관이라고 알고 있어 자연사 박물관만 들어간다. 입구에서 걸어 들어가니 큰 공룡의 뼈가 나를 반긴다.


한 바퀴 돌아 보고 나와 오페라 극장으로 간다. 유럽의 구시가 들이 그리 크지 않다. 거의 다 모여 있어 중요한 것들은 빨리 볼 수 있다. 샤갈 전을 열고 있다. 샤갈전을 가고 싶었는데 일단 포기하자. 구궁전을 한 바퀴 돌고 나니 해가 넘어가 어둑어둑해 진다.5시 인데도 날씨가 추워 사람들의 발걸음이 총총걸음이다. 서둘러 숙소로 돌아 가자.

민박집 아저씨가 사람들을 많이 데려 왔다. 아는 얼굴이 있다. 로마 민박집에 같은 방에 있었던 학생이다. 반갑게 인사하고 어디 갔다 오느냐고 물으니 체코 프라하에서 온단다. 체코는 물가가 싼데 이 곳은 비싸단다. 나는 스위스보다는 싸다고 이야기 해주고 저녁식사를 하고 야경을 보러 가려고 민박집 주인 아저씨에게 말하니 도나우 강을 가려고 물어 보니 야경이 좋은 데가 있단다. 우리 방에 연인이 한 쌍이 있다. 여자는 러시아에서 8개월 전부터 러시아어를 공부하고 있고 남자는 XX역 근처에 있는 회사에 다닌단다. 어느 회사인지는 더 이상 못 물어 보겠다. 혹시 난처해 지면 안되니까.

지하철을 타고 가니 높은 탑이 하나 보인다. 아래층에서 올라 가는데 5유로란다. 우리 일행 5명은 표를 사서 탑에 올라간다. 크게 볼 거리는 없다.


괜히 올라 왔다고 서울 탑보다 못하다고 불평하고 빈의 야경과 도나우 강을 보고 내려온다.

길에는 차들이 많지 않다. 이 정도는 돼야지. 서울은 차가 너무 많다. 여기에는 교통방송이 필요 없을 것이다. 교통방송이 있을 필요가 없다. 매일 차가 원활히 소통된다는 얘기만 해야 하니 누가 듣겠는가. 우리 서울에는 인구도 많고 차도 무척 많다. 오스트리아도 전체 인구가 800만이 안 된다. 서울보다 훨씬 적은 인구다.

도나우 강에 비친 야경을 이야기 한 것인데 민박집 아저씨가 빈 야경인 줄 알고 잘 못 가리켜 주셨다. 내려와 보니 올라 갈 때 사진을 찍어 놓고 사기를 바라고 있다. 살 이유가 없어 안 산다. 그런데 그 주위에 비엔나 유엔사무소가 있다. 초 현대 건물이다. 그 유엔 사무소 무척 크다. 어떻게 가야 할 지 모르겠다. 하여튼 그냥 밖으로 나갈 수 있는 곳으로 가보자. 우리 5명은 이 곳 저 곳 기웃기웃 하며 걷는다. 가다 보니 길이 막혀 있고 또 가다 보니 작은 골목길도 나온다. 옆에는 아파트 같은 건물이 서 있다.

조용한 카페가 나온다. 이제 거의 다 온 것 같다. 지하철 철길이 보인다. 조금만 가면 된다. 도나우 강가의 밤 거리를 거닐고 싶었는데 밤도 깊어오고 날씨도 춥고 걷기도 많히 걸어 그냥 숙소로 돌아가기로 하고 지하철 역을 찾는다. 한 바퀴 도니 지하철역이 나와 지하철역으로 들어간다. 날씨가 춥다. 스위스는 따뜻했는데 이 곳 빈은 춥다. 그것도 밤이 되니 더 추워진다. 다시 숙소로 돌아 온다. 간단히 씻고 방바닥에 있는 매트리스에 몸을 눕힌다. 내일 일찍 일어나야지 짤스부르크 가려면. 이 것으로 오늘 일정 마무리다. 나머지 빈은 다음에 다시 와서 봐야지. 많은 부분들을 남겨 놓고.

Posted by 날으는종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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