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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차(1/18) : 무척 친절한 인스부르크 아주머니.

이제 여행도 얼마 안 남았다. 내일하고 모레 2일 남았다. 처음에는 막막 하더니 시간이 너무 빨리 간다. 아침 일찍 일어나 역에 가서 오늘이 며칠인지 물어 본다. 18일 맞는 단다. 빵으로 간단히 아침식사를 하고 07시 출발 짤스부르크 행 1등석에 오른다. 직장인 들이 탄다. 유럽의 아침 열차 1등석에서 피렌체에서 이미 본 풍경이다. 내 옆 좌석에는 젊은 여자와 나이 많은 회사원이 업무 미팅을 하고 있다. 젊은 여자가 고객인가 보다. 자세와 분위기를 보니 대충 감이 온다. 남자가 열심히 무언가를 설명을 한다. 여자는 열심히 듣고 간간히 질문을 한다.

승무원이 올 때가 된 것 같은 데 혹시 피렌체에서 탔을 때 같이 돈을 더 내야 하는 것은 아닌 지. 얼마 후 승무원이 와서 표를 보자고 한다. 표를 보여 주었더니 오늘 날짜에 스탬프를 찍어 주고 고맙다고 하고 간다. 이제 유레일 패스도 2일 남았다. 지금 계산해 보면 5일 이면 적당한데 6일을 선택하여 하루가 많다. 원래는 독일을 거점으로 그 주위 두 개 도시를 갔다 오려고 했는데 오늘 인스부르크에서 하루를 자면 내일 독일로 가는 데는 구태여 패스를 사용 하지 않아도 되는 구간이다. 오늘 짤스부르크를 보고 내일 인스부르크를 보고 열차로 내일 저녁에 독일로 들어간다. 대충 이런 계획이다. 기차는 짤스부르크로 향한다. 현재시간 08:20분 앞으로 1시간 반이 남았다. 기차 좌석 탁자 밑에 230V 콘센트가 있다. 다음에 타면 배터리 충전해야지. 기차가 09시 48분에 짤스부르크 역에 도착 예정이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그런지 피곤함이 밀려온다. 잠시 의자에 눈을 붙이고 나니 짤스부르크에 도착한다. 눈을 비비고 일어나 내려서 코인라커를 찾아 짐을 넣고 동전을 넣으려 보니 2유로 스위스에 반도 안 된다. 스위스는 4-5유로였었는데. 먼저 사운드 오브 뮤직 촬영지인 미라벨 정원에 간다. 국내 여행 책자에 자세히 가는 방법이 있어 쉽게 찾아 갈 수 있었는데 그냥 지도 보고 다른 길로 해서 간다. 책에는 두 번째 터널에서 좌 회전해서 똑바로 가면 된다고 나와 있다.


미라벨 정원

사운드 오브 뮤직하고 도시하고 생각을 연결하는 것이 그리 쉽지는 않다. 영화를 다시 보고 올 걸 하는 생각이다. 오래 전에 보아 더 그런지도 모르겠다. 여하튼 어렴픗이 생각이 난다. 먼 기억을 되살려. 옆에는 유럽 여행객이 와서 가이드가 열심히 설명을 한다. 학생들도 여럿 와서 보고. 우리나라 관광객은 없다. 어렸을 때 일이다. 길 옆 벽에 사운드 오브 뮤직이라는 영화 포스터가 붙어 있었다. 친구들과 가면서 저런 영화는 재미 없어 그냥 보여 주어도 안 본다고 친구들과 얘기 한 것 이 생각이 난다. 어렸을 때는 그런 영화는 여자 애들이나 보는 영화이고 남자들은 싸우는 영화를 보아야 한다고 생각 했었으니까. 특히 반공 영화에 공산당을 무찌르는 장면에서 박수치고 영화보고 나오면 괜히 힘이 생기는 것 같고. 아니면 중국영화 칼 싸움하는 영화를 보아야 영화를 본 것 같고. 그리고 그 후 언제인지는 모르지만 우연히 사운드 오브 뮤직을 보게 되었는데 큰 감동을 받았다. 그 아름다운 음악들. 오스트리아의 아름다운 자연. 그래서 이 곳에 오게 된 것이다.

영화의 위력은 대단하다. 그 오래 되었는데도 사람들이 기억을 하고 영화의 배경이 되었던 곳을 이렇게 찾으니. 호엔짤스부르크성에 가려고 가다 보니 길을 잘 못 든 것 같다. 물어 보니 오던 길로 다시 가야 한단다. 가리켜준 대로 다시 되돌아 와 가까스로 올라가는 길을 찾고 올라간다. 사람들도 여럿 올라간다. 등산열차도 있는데 다 그냥 걸어 올라간다. 들어가는 문이 있다. 사람들이 들어간다. 그래서 표 파는 아저씨에게 그냥 올라가도 되느냐고 손짓 하였더니 안 된단다. 표를 사서 올라 가란다. 매표소에서 표를 사고 올라 가니 성안으로 들어간다. 성은 아름답거나 예쁘지는 않지만 투박한 멋이 있다. 중앙에는 펌프가 있고 옛날에 사용한 것 같다. 가다 보니 중앙에 옛날 대포가 시내 방향으로 조준되어 있다. 옛날 전쟁 시 사용한 것 같은 데 이 대포 몇 개 가지고 적을 물리 칠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이 곳 저 곳을 왔다 갔다 하다 보니 멀티비전 이라는 방이 있어 들어 가보니 사름은 없고 빔 프로젝트만 짤스부르크 관광안내를 하고 있다. 관광객을 위함이겠지. 위층에는 박물관이 있다. 돈을 받는다. 특별히 들어 갈 필요를 안 느껴 안 들어간다. 곳곳에 암벽을 깎아 만든 흔적이 보인다.

사운드 오브 뮤직에 나온 헬브른 궁전에 가려고 지도를 보니 얼마 안 먼 것 같다. 조금 가다 보니 배가 고파 온다. 코너에 가까이 가니 스낵이 있고 안에 사람이 많다. 가만히 보니 KEBAP이라고 간판에 되어 있다. 줄을 서 있다. 나도 호기심에 들어가 같이 줄을 선다. 줄을 서있다 나갔다 다시 들와 줄을 서 있으니 주인이 나에게 무엇을 주문 하겠냐고 물어 본다. 내가 들어 왔던 것을 기억하고 뒤에서 줄을 서 있는데도 나에게 먼저 물어 본다. 같은 유색 인종이라고 나에게 잘 대해 주는 것인가. 메뉴 판을 보고 맨 위에 있는 것을 주문한다. 그리고 콜라 하나 KEBAP이 2.8 유로 콜라가 1.8 유로 합이 4.6 유로 비싸지 않다. 이 안에는 남녀노소 다 있다. 나도 같이 그들에 끼어 먹는다. 맛있다. 어떤 할머니는 와인과 같이 먹는다. 무척 잘 팔린다. 동네 애들도 와서 사 먹는다.


배를 채웠으니 다시 헬부른 궁전이나 가 볼까. 한 참을 걸었는데 보이지가 않는다. 지나가는 대학생에게 물어 보니 차를 타고 가야 한단다. 일단 포기하고 그 학생이 가리켜 준 곳으로 가다 보니 짤스부르크 대학이 나온다. 방학이라 조용하다. 가끔씩 학생들이 보인다. 저멀리에는 알프스가 산 꼭대기가 하얗게 서있다 참 경치가 좋은 대학이다. 건물들도 높은 건물이 없다.

[
[ 대학 앞에서 본 알프스 ]

대학 캠퍼스를 지나 다시 짤스부르크 시내로 들어온다.

짤스부르크는 모짜르트가 태어난 곳이란다. 가는 곳마다 모짜르트 사진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음악이 아닌 쵸코렛 선전에서 모짜르트가 쵸코렛 광고 모델로 다시 태어 난 것을 보니 재미있다. 모짜르트가 먹던 쵸코렛이라는 상품이 되어 어느 가게를 가도 다 있다. 모짜르트와 쵸코렛. 쵸코렛 같이 달콤한 음악을 모짜르트는 만든 것인가?

짤스부르크야 이제 어느 정도 지리를 아니 자유롭다. 여행이란 처음엔 도착하여 막막하다가 조금 돌아 다니면 익숙해지고 익숙해 지려하면 떠나야 한다. 이제 짤스부르크도 떠나야 한다. 화장실이 필요하여 화장실을 찾으니 콘테이너 박스에 화장실이라고 적혀 있다. 여기는 덜 깨끗하겠지 하고 들어가니 역보다 더 깨끗하다. 나오며 돈 통이 있어 주머니에 있는 동전을 하나 넣고 간다. 90년 초 미국 갔던 생각이 난다. 약 14년 전 출장 갔었으니까 승용차를 rent하여 태평양을 보려고 캘리포니아를 벗어나 바닷가로 나 왔다. 그 큰 길이 시원하게 포장이 되어 있고 차들도 별로 없고 해안은 조용하기만 하고 중간 쯤에 차를 세워 놓고 태평양을 바라보며 구경하다. 화장실이 가고 싶어 옆을 보니 간이 화장실이 있어 들어가며 우리나라 생각만 하고 우리나라 같으면 완전히 동 떨어진 곳에 사람도 별로 오지 않는 곳에 위치한 간이 화장실 들어가기가 겁나는 그런 화장실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들어가 보니 이 건 너무 깨끗한 것이 아닌가. 그리고 두루마리 화장지도 가지런히 걸려 있고. 내가 선진국이라는 곳에 가서 겪은 문화 충격이었다. 그 때 생각이 났다. 우리나라도 지금은 많이 좋아졌지만 그래도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시내 슈퍼가 싸다. 슈퍼에 들려 먹을 것 좀 산다. 여행 도중에 배고프면 안되니까. 비상식량은 준비한다. 요구르트, 빵, 쵸코렛, 음료수 배낭이 무겁다. 너무 많이 샀나.이 것 저 것 몇 개 사면 배낭이 적어 꽉 찬다. 오는 길에 보니 한국인 3명이 가고 있다. 남자 2명에 여자 한 명. 나이가 꽤 들어 보인다. 여행이 재미있는 모양이다. 물론 재미있겠지.

역에 도착하여 기차 시간을 메모하고 있으려니 아까 봤던 사람들이 와서 도착 시간표를 보고 열차시간이 없다고 한다. 내가 그 쪽은 도착이고 옆 에 있는 시간표가 출발이라고 알려준다. 나도 이제 유럽에 익숙해 지나보다. 처음에 나도 당황했었으니까. 뮌헨을 간단다. 나보다 일찍 떠난다. 내 열차는 또 연착을 한다. 20분 늦는다고 시간표에 나온다. 밖이 춥다. 짐을 찾고 갈 곳을 찾으니 대합실이 보인다. 대합실에는 2명 있다. 내가 들어가고 조금 있으니 꽉 찬다. 기차 기다리다 연착되니 다 들어와 기다리나 보다. 드디어 기차가 도착한다. 기차에 올라 아침에 보아 놓았던 자리에 콘센트가 있는 자리에 앉아 디지털카메라 배터리를 충전한다. 이 심심하다. 사 온 요구르트를 먹으니 맛이 이상하다. 빵도 맛이 이상하다. 무언가 향료를 넣었는데 내 입 맛에 안 맞는다. 반 먹고 버린다. 옆 자리를 보니 노트북을 켜 놓고 무언가 열심히 일을 하고 있다. 그리고 내 옆 자리 창가에 앉은 사람은 아주 사무실을 차렸다. 그 큰 탁자에 문서를 하나 가득 벌려 놓고 무언가를 열심히 작성 하고 있다. 계속 근무 중이다. 어느 곳에서든 자기의 맡은 바 임무를 충실히 하는 인간들.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하는 인간들. 정시에 퇴근하고 밖에서 자기 일을 하는 인간들.

이제 인스부르크다. 원래 일정에는 여기서 자는 것이 없었는데 그 인도인의 추천으로 오게 되었다. 안 그랬으면 지금쯤 독일에 가 있을 텐데. 예정은 16:31분에 도착하기로 되어 있는데 20분 연착하여 16:51분에 도착한다. 인스에 내려 유스에 가기 위해 표를 사려고 차표 파는 기계에서 이것 저것 아무리 만져도 기계가 작동을 안 한다. 이것 저것 만지다 화면을 만지니 드디어 기계가 작동한다. 터치 스크린이다. 쓰여 있는 말이 무슨 말인지 도통 모르겠다. 영어를 누르니 그래도 알 것 같다. 성인 1회 1.6 유로 책에는 1.5 유로 최근 조사를 안 한 것 같다. 내일 것까지 차표 두 장을 산다. 인스부르크 이 번에는 책에 잘 안 나와 있다. 오픈 북이 어렵다. 유스호스텔에 가려면 길 건너라고 쓰여 있는데 길 건너 물어보니 술 냄새가 나는 아저씨가 자세히 가리켜 준다. 길을 몇 번 건너 다시 한번 물어 가까스로 찾는다. 길을 건너기는 건넜다. 책이 맞는 건가? 정류장에서 어떤 아줌마가 옆에 있어 다시 한 번 물어보니 맞는단다. 객지에서는 물어 보는 것이 최고다. 말이 안 통하면 책을 펴서 보여주던지 글을 써 보여주면 된다. 버스가 와 버스를 타고 표를 찍으니 기계가 고장이 났다. 아까 그 아주머니가 친절하게도 내 표를 버스 앞에 있는 곳에 까지 가서 직접 표를 Check하고 주신다. 마침 자리가 나서 배낭이 무거워 자리에 앉으니 따라 앉으신다. 한 참을 가니 다음 정차 하면 내려야 한단다. 그리고는 직접 출입문까지 가서 벨을 눌러 준다. 아니 이렇게 친절한 아줌마가 있다니 여행객에 대한 최고의 배려. 고맙다고 정중히 인사하고 내린다. 내려서 반대편을 보니 유스가 보였다.


길을 건너 유스호스텔에 들어가 방을 배정 받고 키를 받아 방을 찾는다. 처음에는 방을 잘 못 찾아 들어가니 침대가 다 찼다. 다시 나와 방 번호를 확인 해 보니 내 방이 아니다. 숙소가 무척 크다. 오른쪽 건물로 들어가니 내 방이 나온다. 방에 들어가니 대학생으로 보이는 젊은이가 혼자 있다. 어디서 왔느냐고 하니까 오스트리아 사람이란다. 스키 타러 왔단다. 맥주를 한 잔 해 기분이 좋은 지 킥킥거리는 웃음 소리가 특이하다. 말끝마다 웃는다. 혼자 스키 타러 와 친구도 사귀고 하나 보다. 라디오를 켜 놓아 물어보니 크리스마스 선물 받았단다. 연필꽂이 라디오다. 통의 한 쪽 면이 라디오다. 칙칙 거리며 팝송이 흘러 나온다. 상당히 호의적이다. 지금까지 다니면서 나를 경계하는 것을 보지 못하였다. 모두들 상당히 호의적이다. 같은 여행자들끼리의 서로를 위하는 마음에서일까? 우리도 산에 힘들게 산행을 하다 오가는 사람을 만나면 서로 즐겁게 인사하는 뭐 그런 것이라고 할까. 잠시 Pub에 술 마시러 간단다. 같이 가자고 하여 나는 샤워하고 할 일이 있어 못 간다고 하니 혼자 나가며 라디오를 듣겠냐고 한다. 오래간 만에 들어보는 라디오 소리라 듣고 싶어 그냥 켜 놓으라고 하니. 자신의 다른 짐만 정리 해 놓고 밖으로 나간다. 예의 바른 청년이다. 이제 이방에는 나 혼자 밖에 없다. 6인용 도미토리에 2명이 잔다. 그것도 같이 있던 애는 술 마시러 나가고 나 혼자. 갑자기 라디오에서 오래간 만에 들어보는 음악이 나온다. 내가 어렸을 때 듣던 음악인데.

노래 제목은 Song Sung Blue 가수는 Neil Diamond 노래다.

Song Sung Blue ( Neil Diamond )

Song sung blue
Everybody knows one
Song sung blue
Every garden grows one

Me and you are subject to the blues now and then
But when you take the blues and make a song
You sing them out again
Sing them out again

- 이하 생략 -

그 조그만 라디오에서 음악이 칙칙 거리면서 잘도 나온다. 그 옛날 조그만 라디오를 갖고 밤 늦게 음악을 듣던 생각이 난다. 형님이 사다 주신 큰 모노 녹음기가 신기하여 밤 늦게 잠도 자지 않고 내 방에서 팝송을 녹음하여 듣던 생각이 난다. 지금은 MP3가 있어 듣고 싶은 노래는 언제든지 들을 수 있지만. 그 당시만 해도 생각도 상상 할 수 없었지. 요즈음 젊은 애들이 음반을 사지 않는 이유는 MP3보다는 핸드폰 때문이란다. 부모에게 용돈을 받아 옛날에는 음반이나 테이프를 샀었는데 요즈음은 그 돈이 전부 핸드폰 요금으로 나간단다. 그래서 음반 살 돈이 없어 음반을 못 산단다. 어느 정도 일리는 있는 말이다.

샤워를 하고 유스 호스텔이 큰 것 같으니 한 번 돌아 볼까. 1층에는 빨래를 할 수 있는 세탁기 음식을 해 먹을 수 있는 조리대, TV 시청실, 세미나 실 등 꽤 넓다. 사람도 별로 없다. 세미나 실에는 학생으로 보이는 몇 명의 중학교 정도의 학생들이 분임토의를 하고 있다. 그 옆 방 TV 시청각 실은 비었다. 밖을 나가니 조용했다. 가끔 차만 지나가고 내 방 학생이 간다고 간 Pub을 찾아 보니 없다. 어디로 간 걸까. 눈이 내린다. 날씨가 안 좋다. 내일은 개여야 할 텐데. 다시 숙소로 들어오니 대학생으로 학생들이 로비에 모여 이야기하며 놀고 있다. 그런데 실내에서 담배를 피운다. 이 곳 유럽에는 담배는 상당히 자유롭다. 아무 곳이나 그냥 피운다. 우리나라는 공공장소에서는 담배를 안 피우는데. 옛날에는 아무데서나 담배 피웠었다. 시내버스 안에서도 피우고 기차에서도 피우고 공항에서도 피우고. 사무실에서도 피우고 하루는 사무실에서 담배를 못 피우게 한 적이 있었다. 그 다음 날 출근하니 사무실 공기가 깨끗해 갑자기 안개가 걷힌 것 같았다. 눈이 좋아진 것 같고. 그 때는 어떻게 살았는지. 방으로 돌아와 메모 수첩을 갖고 TV 시청각 실로 가서 그 동안 지나온 일정을 정리한다. 꼭 연수 들어온 기분이다. 아무도 없는 방에서 혼자 조용히 정리를 하고 있으니 여유도 생기고 좋다. 많은 생각들이 뇌리를 스치고 지나간다. 모처럼 만에 느껴보는 밤의 한가로움이다. 이 분위기를 혼자 즐기자. 어느 정도 정리가 된다. 그냥 밤을 새워 이 곳에서 무엇인가를 적고 싶다. 그러나 내일을 위하여 들어 가서 자야지. 내방에 들어가니 나 혼자다. 한참을 자다 보니 인기척 소리가 난다. 그 애가 들어 오나 보다.

Posted by 날으는종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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