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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과 구름이 나누는 이야기: 지리산 설악산 편

저자
이장복 지음
출판사
명당 | 2012-08-27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여행가 이장복의 『바람과 구름이 나누는 이야기 - 지리산 설악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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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편 -



낙엽을 살살 걷어보니 앞면이 하늘을 보고 있다.

이건 운명이다. 하늘의 계시다. 아니 부처님의 뜻이다.

이제부터 우리는 종주다.


산악대장에게 우리는 여기서 내장사로 간다고 이야기 하고

이제부터 우리 둘은 내장사로 간다.

내장사로 가는 길


아 그 얼마나 꿈꿔 왔던 길인가?

원래는 내장사에서 백양사로 가려고 했었는데

20년이라는 세월이 지나고 방향이 바뀌었다. 백양사에서 내장사로 

방향은 바뀌었지만 그래도 그 길이 그 길이다.

아마 이번에 못 갔으면 또 다시 20년을 기다려야 할 것 같은

생각했던 대로 백양사에서 내장사 가는 길은 한적하고 멋있다.

아 이런 한적한 길을 원하지 않았던가.

서울의 복잡대던 곳을 벗어 나고픈 욕망은 이런 한적한 길을 갈망한다.



다시 오르고 다시 내려가고

이제 마지막 오르막이다.

이 봉우리만 넘으면 이제 내리막이다.

내리막이 좋은 때는 산에서 밖에 없다.

인생의 내리막은 원하지 않는 일이다.

거의 내려왔다.





내장산의 서래봉이 저녁 햇빛을 받아 빛나고 있다.

젊었을 때 기억이 불현듯 뇌리를 스치며 지나간다.

아부 오래전 가을 야간열차를 타고 정읍역으로 와서

아침을 가다리며 역에서 새벽을 보내고 아침 첫차를 타고

내장사에 기타메고 휴대용 전축들고 들어와  서래봉까지 올라갔던 추억

그 무거운 것 들고 올라가느라 무척 힘들었던 기억

그리고 서래봉 정산에서 찍은 사진은 무척 잘 나왔었는데

지금은 어디론가 사라져 찾을 수가 없다.





한참을 가파른 길을 내려가니

계곡에 나온다 계곡물이 흐르고 있다.

계곡을 보면 지친 발을 위해 계곡물에 발을 담궈야 한다.

잠시 배낭을 나려 놓고 계곡에 들어간다.

물이 무척 차다. 잠시를 버티질 못하겠다.

물이 차가워 발이 아프다.

다시 등산화 고쳐 신고 내장사로 내려간다.

내장사 대웅전은 얼마전 화재로 전소되어 그 형채가 없어진고

부속 건물들만 남아있다.




[사진 : 내장사 단풍]]


단풍은 절정은 아니다. 아마 다음주가 절정이 될 듯

그래도 많이 붉게 물들어 있다.


 

내장사에서 주차장으로 나가는 셔틀 버스가 있다.

이 버스를 타면 빨리 나갈 수 있다고

아 그런데 기다리는 줄이 무척 길다.

여기서 기다리다가는 6시까지만 버스가 운행되기 때문에

여기까지 못탄다고 그냥 걸어가느 편이 낫다고 한다.

그래 걸어가자. 

단풍 구경도 할 겸

우리는 단풍을 따라 걷는다. 단풍도 우리를 따라 간다.




[ 사진 : 내장사 길]


거의 다 왔다..

정읍 나가는 버스를 타자.

아니 또 기다리는 줄

어디가 끝이야 ?

큰 건물을 한 바퀴 돌아 끝이 보인다.

대충 계산해 보니 5대는 지나가야 탈 것 같다.

버스는 도로가 막혀 들어올 줄을 모르고 하염없이 시간만

가까스로 4대 째에 버스를 탄다.


그런데 누군가 뒤에 바닥에 앉아 있다.

예절 좀 지키지.

버스는 우리를 태우고 정읍의 밤 속으로 달린다.

정읍 7시 40분

8시 14분 KTX예매 저녁 먹을 시간이 있다.

감자탕을 간단히 먹고 KTX 탐승

KTX라 의외로 빨리 서울 도착


이렇게 또 한해의 단풍은 저물어간다.




Posted by 날으는종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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