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까지 비가 온다고 한다.
그럼 등산은
비가 와도 산은 그대로 있다.
산이 있으면 올라가면 된다.
내일은 토요일
모레 일요일 체육대회가 열리는 날
체육대회 전일 행사로
서울 등산 모임이 충북으로 나들이 등산을 한다.
내일 아침 8시 군자역에서 친구 차를 타고 가기로
회사 일이 꼬인다.
일요일 출근해야 한다.
그럼 토요일은
일단 토요일은 쉬기로 하고 내려가자.
금요일 저녁 토요일 쉬기 위하여 좀 늦게 일한다.
밤 12시가 넘는다.
빨리 집에 가서 잠을 자야 할텐데.
점점 밤은 깊어진다.
2시가 넘어 회사를 나간다.
오늘따라 택시도 없다.
20분을 간신히 기다려 가까스로 택시를 잡아 집에와
빨리 잠자리에 든다.
아침 휴대폰 알람이 곤히 잠든 나를 깨운다.
조금만 더 잤으면
아니 그냥 일어나자.
조금만 참으면 된다.
우리가 사는 일들이 조금의 힘듦을 참으면
또다른 세상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데
그 조금을 참는 것이 무척 힘든다.
그 조금의 참음이 우리에게 주는 댓가는 참 크다.
즐거움이 기다리고 있다.
바로 그런 것이 인생이 아닐까?
조금씩 가다리고 참고하며 살아가는 것
아침을 먹고 지하철을 탄다.
종로에서 5호선으로 갈아타고
군자역으로
이크
군자역 5번 출구가 공사로 막혀있다.
6번 출구로 해서 모퉁이를 돈다.
토요일 아침 또다른 등산 동호회 버스가 기다리고
등산 동호회 회원들이 속속 몰려든다.
아저씨들의 놀이문화의 한계가 만들어낸 등산모임.
하지만 지금의 젊은이들의 놀이 문화는 참 다양하다.
선진국으로 갈 수록 넓어지는 다양성의 문화
우리 일행 6명도 모두 모이고
우리의 차도 출발한다.
비는 차창을 때린다.
우리의 등산을 환영하듯이
꾸벅꾸벅 졸다 보니 어느듯 괴산에 도착
고향 친구들이 먼저 와 우리를 반긴다.
비는 끊임 없이 아니 하염없이 내린다.
비가 와도 산은 변함이 없이 그자리에 있으니
우리는 그 산에 오른다.
우의를 입고
우산을 들고
이제 비가 아무리 와도 끄떡 없다.
처음길은 완만한 오솔길
그 길을 따라 비를 맞으며 걷는다.
비맞는 느낌
깊은 산속에서 장마비를 맞는 그 느낌
도시에서 맞는 비와는 또 다르 느낌
오는 비를 피하지 않고 온몸으로 그 오는 비를 맞이하고 있다.
산과 내가 하나가 되고
또 비와 내가 하나가 된다.
비가 올때는 만물이 소생한다고 한다.
목마른 대지에 비를 내린다.
무언가 살아 끔틀거리는 그 느낌
나의 몸에도 숲의 그 많은 에너지가 들어와 꿈틀거리는 그 느낌
신선하다.
몸도 마음도 신선해 진다.
뜨거운 태양도 없다.
아 이 시원함
이제 산을 따라 오른다.
본격적인 등산의 시작
등산로 주변의 풀들이 물이 오른다.
비에 젖은 흙의 향기
비에 젖은 풀들의 향기
나는 이러한 산속의 비의 향기가 좋다.
비의 향기가 나의 몸속으로 파고들어온다.
중간 쉬어가는 전망대
앞산의 정상에 구름이 걸려있다.
저런 산위에 걸쳐있는 구름을 볼 때마다
저 구름속으로 들어가고 싶은 충동
내가 올라가는 이 산 정상도 구름이 걸려있겠지.
계단을 따라 올라가니 드디어 정상
이 정상에는 우리밖에 없다.
우리만이 이 시간에 도명산의 정상에 있다.
비는 입고 있는 우의를 때린다.
기념사진을 찍고
정상의 기쁨을 누리고 싶지만
우리는 이제 내려가야 한다.
아쉽지만 그래도
비오는 정상을 내려간다.
오던길로 다시 하산
비가 제법 온 듯 올라올 때는 물이 없던 등산로가
빗물이 제법 많이 흘러 내린다.
물을 피해 하산한다.
카메라는 빗물에 습기가 껴
사진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
우산을 쓰고 사진을 찍으려니 또 카메라가 흔들리고
왔던 평탄한 길을 걸으며 다시 출발지점에 도착
이렇게 우중 산행은 끝이 난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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