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신년 일출을 보러 소백산으로 가자고
그런데 소백산 무척 춥단다.
단단히 준비를 하라고
라디오에서 1월 1일 무척 추워진다고
이런
가지 말까?
그래도 약속을 했으니 가야지.
2008.12.31
회사에서 종무식을 하고
간단히 맥주와 피자를 먹고
집으로와 신년 일출 산행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잠실역으로
친구들 2009 신년 해보러 가는 5명이 잠실 롯데에
모인다.
친구의 승합차는 가는 2009년의 서울을 뒤로 하고
남쪽으로 달린다.
넓은 차 안
누워 자도 편하다.
움직이는 호텔
한참을 자고 나니 단양
도로가 밀릴 줄 알았는데
국도로 와 빨리 내려왔다.
시간이 너무 남는다고 아우성
좀 더 천천히 내려왔으면
좀 더 많이 잘 수 있었을 텐데.
처음 보이는 야식집
발 디딜 틈이 없다.
그럼 다른 야식집을 찾아보자.
추운 겨울 밤 벌써부터
날씨는 온 몸을 에린다.
불켜진 음식점이 안보인다.
불을 켜 놓은 음식점이 하나 보인다.
안에는 손님도 없고
걍 들어가자.
가까운 음식점으로 고고.
두부찌게 하나 먹고
시간을 대충 쥑이고
소백산으로
아 밖의 날씨는 장난이 아니다.
서울 영하 10도를 기록한다고
네시가 넘어 소백산 주차장에 도착
자 올라가자.
소백산 관리 사무소
관리사무소에서 제공하는
따뜻한 난로에 몸을 녹이고
뜨거운 커피를 먹으니
추웠던 몸이 풀린다.
아직 밖은 캄캄하다.
머리에 랜턴을 달고
본격적으로 산을 오른다.
길은 등산길이 아니고
차가 다니는 찻길이다.
눈이 쌓여있다.
뽀드득 뽀드득
눈 밟는 소리
참 오랜만에 들어보는 소리
정겹다.
계곡은 바람이 불지 않는다.
그런대로 걸을 만 하다.
손이 시려온다.
장비 교체
집에서 가져온 스키장갑으로 교체한다.
손이 따뜻하다.
이제 살것 같다.
발도 조금씩 시려오는데
그래도 그냥 버틸만하다.
먼동이 튼다.
해 뜰시간이 멀마 안남았다는 이야기다.
능선이다.
이제 조금만 가면 비로봉
능선을 올라서니
갑자기
바람이 나의 몸을 때린다.
엄청난 충격
정신이 혼미하다.
아무 생각이 나지 않는다.
태어나서 이렇게 추운 곳은 처음와 봤다.
영하 40-50도의 체감온도.
배낭에 따뜻한 옷이 있는데
스키바지와 오리털 파카
꺼내어 입어야 하는데
도저히 그 이상의 생각을 할 수 없다.
일단 비로봉에 가서 생각해 보자.
엄청난 추위와 싸우며 앞으로 나아간다.
능선의 칼바람
10분만 그냥 서있으면
바로 얼어 버릴 것만 같다.
너무 추워 뇌까지 얼어버리는 이런 상황
어떻게 설명을 하여애 할까.
설명이 안된다.
능선 칼바람은
바지속을 사정없이 뚫고 들어와
다리를 마비시킨다.
아마 에베레스트 정상도 이러할까?
필사의 진격
비로봉까지 가자.
비로봉
산 정상이라 그런지 바람이 장난이 아니다.
일단 옷 부터 꺼내 입자.
스키장갑 때문에 배낭의 쟈크가 열리지 않는다.
배낭을 열려고 장갑을 벗으니
바로 손이 얼어 온다.
이크 빨리 배낭을 열고 다시
손은 스키 장갑안으로
난 지금 소백산 정상에 와있을 뿐이고
발은 꽁꽁 시려 얼어 있을 뿐이고
손도 얼어 있을 뿐이고
온몸이 얼어오고 있을 뿐이고
아 신이시여
몸이 제대로 만릉 듣지 않는다.
바지 하나 입는 것도 쉽지 않다.
대리에 대충 꼬이고
허리띠 대충 채우고
상의 오리털 파카 입고
이제 좀 버틸만 하다.
친구가
비닐 텐트를 꺼내 치고 있다.
바람이 워낙 많이 부니
비닐 안으로 들어가기도 만만치 않다.
비닐안으로 들어가 코펠을 꺼내 불을 붙이고
손을 녹이니 좀 살 것 같다.
너무 추워 가지고 온 술을 꺼낸다. 알콜이 조금 들어가면 추위를 조금 잊을까 해서
추워 손이 떨려 잔을 들 수가 없다.
두 잔을 마셨는데
평소같으면 취기가 올라올만도 한데
아무렇지도 않다.
추위는 취기마저도 열려버린다.
갑자기
밖이 웅성 거린다.
해가뜨려나
해보러 나간다.
친구는 춥다고 비닐 안에 있고
동쪽하늘에 장엄한 해가 떠오른다.
저 해를 보러 이 추운 곳까지.
올해 한 해를 맞는 저 해
저 해가 떠올랐다.
2009년이 이제 시작되었다.
새로운 해에 대한
이 느낌
추운 겨울 소백산 정상에서 맞는 이
느낌
이제 해가 다 떳다.
해를 봤다.
2009년 떠오르는 해를 봤다.
- 2편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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