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산 : 서울만 막히는 곳이 아니라 이 곳도 길이 막힌다.
다시 중청 대피소로
중청도 역시 바람이 세게 분다.
사람들은 바람을 피해
옹기 종기 앉아 아침을 해결하고 있다.
우리도 앉을 자리를 찾으나
좋은 자리 바람을 막아주는
자리는 없다.
할 수 없지
바람은 있어도
햇볕이 있는 곳으로
정하고
자리 피고 앉아
준비해 온 아침 식사시작
아 춥다.
가져온 담요로 몸을 두르고
담요 참 잘 가져왔다.
딱 한 번 사용하기 위하여
그러나 그 역할을 톡톡히 한
나의 따뜻한 온기를 지켜준 담요
배가 부르다.
다시 일어나
가자.
왼 편에 울산바위가 보인다.
이제부터는 하산길이다.
천천히 내려가면 된다.
그런데
같이 간 일행인 참이슬님의
무릎이 안 좋단다.
큰일이다.
무릎이 안좋으면
내리막길이 너무 힘들을 텐데.
천천히 내려가자.
소청가는 길로 해서
하산
등산객들이 무척 많다.
북한산을 옮겨 놓은 듯
사람들이 서있다.
병목현상이다.
병들이 서운해 하겠다.
안 좋은 현상에 자기 이름을 붙이니.
커피병 같은
목이 넓은 병들은 억울해 할 꺼고.
사람들이 병속에서
병 밖으로 나오려고
서서 기다리고 있다.
병을 깨고 나오지 못한다.
병목으로 나와야 한다.
우리의 갇혀진 병을 깨고
새로운 세상으로 나와야 하는데
사람들은 쉽사리 자기의 병을 깨지 못한다.
그리고 좁은 병목으로 나오지도 못한다.
그냥 병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 제 10 편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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