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많다던 단풍은 다 어디 갔을까 ? -
아래에서 공사하는 소리기 난다.
지난 여름 수해로 파괴된 계단 작업을 하고 있다.
용접을 하고
계단을 놓고
분주하다.
등산객들이 한 마디씩한다.
"평일날 작업하지 왜 휴일날 작업하느냐?"
"공사하다 사고나면 당신 잘못이다"
"언제 작업이 끝나느냐?"
"돈은 얼마나 받느냐?"
시시콜콜한 질문들
다 받아들인다.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질문들을 쏟아낸다.
작업 반장도 무척 피곤 하겠다.
그 많은 사람들의 질문을 다 받아 주어야 하니.
짜쯩 섞인 질문도 있고
수고한다는 이야기 하는 사람도 있지만.
옆에 조그만 등산로를
임시로 만들어 놓았는데
그 길이 좁아 줄을 서 기다린다.
가까스로 병목에서 밖으로 탈출
내려간다.
조금 내려가니
올라 오는 살이 있다.
아까 계단 공사현장에서
작업반장에게 뭐라 한사람이
이 번에는 산을 올라가는 사람에게
말한다.
"오늘 내로 어케 올라간다냐
조금 올라가면 전쟁터여 전쟁터
불꽃이 튀고
굉장해 부려"
기를 팍팍 죽인다.
단풍은 이미 다 지고
말라 비틀어진 잎들만 몇 개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다.
발아래로는
기기묘묘한 바위들만 보인다.
한참을 내려오니
단풍이 보이기 시작한다.
대청에서 단풍을 못보고
온 탓에
조그만 단풍에도 감격해 한다.
중간 중간 단풍나무에는 등산객들이
여지없이 모여 있다.
설악의 단풍을 보려고
여기까지 온사람들
단풍나무 하나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다.
설악산 단풍 구경을 갔다 왔다는
증명을 하여야 하기에.
중간 중간 계속 정체가 된다.
정체되면
두리번 두리번
뭐 좋은 경치 없나하고
- 제 11편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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