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 천왕봉 8편 ] - 저렇게 짙푸른 소의 물 빛은 누가 만들었을까 ?

- 제 8편 -

일단 가내소 폭포에 가서 사진을 찍기로 하고
속보로.

내려가다 보니
오층폭포가 나온다.
잠깐 내려가 허둥지둥 사진을 찍고
다시 하산.

어 한신 폭포는 표지판이 없다.
우리가 못 보았나?
내려가자.
가내소 폭포가 나온다.
이 폭포는 무슨 일이 있어도 들어가서 봐야 한다.
등산로에서 옆 길로 들어가니
장엄한 폭포 물줄기가 시커먼 소로 떨어진다.
얼마나 깊은지 소의 색이 무척 어둡다.
폭포를 찍어야지.

이 폭포를 보러 이 곳 한신계곡으로 왔는데.
엎드려 직고
쪼그려 찍고
서서 찍고

"인터넷에서 본 그 글은 어떻게 그렇게 잘 썻을까요?"
"그러게요"
"나는 그런 감정을 못 느끼겠는데"

전문 작가들은 뭔가 특별한 감정을 가진 것일까
아니면 절차탁마를 한 것일까.

글을 쓰는 전문자가인지는 모르지만
인터넷에 올라온 산행기중의 일 부분이다.

"폭포를 대하면 가슴이 벌렁거리기 시작하고
어떤 시각화된 전설같은 것이라도
있을 것 같은 마음이 되는 것은
산과 관련된 모든 경관중에서
폭포야 말로 산수경관의 꽃이기 때문일 것이다.

폭포앞에서 감성이 위기적 심리상태속에서
파괴와 생성의 열락적 순간을
경험하게 한다는 것은
그곳이 동적인 것과 정적인 것의
가장 조화로운 합일점이기 때문이리라."

나는 저 떨어지는 폭포를 보고 나의 감정을
정확히 표시하기 힘든다.

시간이 빠르게 흐른다.
짐 정리하여 출발
발걸음을 재촉한다.

자연의 소리를 들어 보아요.

무슨 소리가 나는 지 열어 보자.

열어보니

아무 것도 없다.

자연은 인공적인 소리가 나지 않는다.

그냥 들리는 이 소리가 자연의 소리이다.

뭐 이런 뜻인가?

앞에 매표소가 보인다.

매표소 직원 : "어디서 내려오시는 거예요"
나 : "세석에서 내려오는 거예요"
매표소 직원 : "내려오시면서 몸 불편해 하기는 사람 못 봤어요"
나 : "예 그런 사람 없던 데요"
매표소 직원 : "어디로 올라가셨어요?"
나 : "백무동으로 올라 갔었어요"
매표소 직원 : "아 그러세요"
나 : "서울가는 버스는 몇시에 있나요?"
매표소 직원 : "6시가 막차예요"

조난등 등산객의 안전을 위하여 확인하는 것이다.
올라갈 때도 신상을 기록하고 올라갔었고
워낙 험하고 높은 산이라
산에 누가 올라 가 있나 확인하여야 하니까.

주차장이다.
차표를 끊자.
"차표 있어요?"
"예 어디까지 가세요?"
"동서울이요"

표 끊어 줄 생각은 하지도 않고
휴대폰만 받고 있다.
손님을 세워 놓고
TV에서는 코미디를 하고 있다.
"이건 아니잖아. 이건 아니잖아"

진짜 이건 아니다.
"빨리 표 끊어 줘요"
짜증 섞인 목소리로 재촉을 하니
휴대폰을 귀에 어깨로 고정을 시키고
표를 끊어 준다.
서비스 정신하고는

주차장 옆에 있는 상점의

평상에서
남아 있는 김밥을 다 먹고

이런 여행이

사람도 별로 없고 조용한

시간이 느리게 가는 것 같은

조용히 그리고 차분히

나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이런 여행

도시의 분주함이 없는

자연의 푸근함이 있는

이런 여행

나는 지리산의 한모서리에서

서울가는 막차를 기다린다.

얼마 후면 또 복잡대는 서울 한 복판에

또 나는 집으로 바쁜 걸음을 옮기고 있겠지.

바람소리

산새소리

풀벌레소리

계곡의 물소리

아쉽지만

자연의 소리를 뒤로 하고

나는 서울로 향한다.

서있는 버스에 탑승
이제 서울로 간다.
18:00 출발
피곤하다.
서울 도착
22:00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