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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편에 이어 -



팔봉산에 가면 한 시가 다 될테고
산행이 몇시간이 걸릴 지도 모르겠다.

기사 아저씨에게 막차 시간을 물어보니
저녁 5시 라고 한다.
그러면 4시간 이내에 내려와야 한다.

가다보니 렉스턴을 길가에 대 놓고
나물을 뜯고 있는 부부가 보였다.
운전기사 : "저 사람들 참 좋겠어요"
"나는 부인과 같이 밖을 나간 본 적이 별로 없는데"
"매일 돈 벌다 보니. 시간이 없어요"
부러우신가 보다.

가다보니 비발디 파크가 보인다.
스키장 눈인지 아직 하얀 물체가 조금 남아있다.
이제 비발디에도 봄은 오는 가보다.

나 : "아저씨 팔봉산이 어떤 산이예요"
버스기사 : "글쎄 등산로가 있는 것 같은네 나도 잘 몰라요"
"바빠서 놀러 다닐 시간도 없어요"
"한 때는 관광버스 운전도 했었는데"
나 : "그럼 전국 방방곡곡 안가본데가 없이 많이 다녀보셨겠내요?"
버스기사 : "그럼요. 그런데 한 군데도 제대로 본 곳이 없어요."
"기사들이 관광객 내려 놓고는 잠 자기 바빠요"
"그리고 다시 올라 오지요"
차를 몰고 가다 동네 아저씨와 수인사를 한다.
운전기사 : "이런데 펜션을 만들어 돈이나 되겠어요?"
"겨울에는 스키장이 가까이 있어 좀 되겠지만"
"그래도 돈이 되니 이렇게 많이 생기겠죠?"
"퇴직하고 연금이나 먹고 살 만큼 나오면 좋을 텐데"

이제 나이가 많이 드신 탓인지
미래에 대한 걱정 많으신가보다.





팔봉산에 내렸다.
그리고 산 밑에 흐르는 홍천강
산 주위를 강이 흐르고 있다.
강위에 있는 산.

봉우리가 여덟이라고 팔봉산이라고.
강으로 분리가 되어 강 안에 있는 산이라
그리 크지는 않아 보인다.
여름에 피서지로는 최고의 장소인 것 같다.
차가 많이 밀리겠지.

주차장 관리하는 아저씨에게
산에 올라가는 길을 물어보니
오던길로 다시 가면 있다고 한다.




등산로 입구에 도착
지갑을 확인하니
천원짜리 몇장하고 오천원짜리 한장.
이크 나갈 차비도 안된다.
할수없지.
매표소에서
나 : "아저씨 미안한데요. 돈이 갑자기 떨어져서
수표밖에 없거든요."
매표소 아저씨가 아무 말 없이 거슬러 주신다.
고마우시기도 하지.

등산로 입구에서 표를 내니
"8봉은 공사 중으로 통제가 되니
7봉과 8봉 사이 깃로 하산하세요"
"예"
12:50 팔봉산 등산 시작
처음에는 일단 산으로 올라 가야 하므로
가파르다.
등산객도 많지 않다.
비탈진 산을 올라 가니 1봉이 나온다.




이제 여기서 부터 7봉까지
봉우리를 하나씩 넘어가야 하나보다.




봉우리에 앉아 있으니
아래에 있던 사람이 나를 쳐다본다.
나 : "무슨 일이 있으세요?"
등산객 : "혹시 어디 근무하지 않으셨어요?"
나 : "그런데요"
등산객 : "저도 그 곳에 근무 했었는데,
혹시 이름이 어떻게 됩니까?"
나 : "예 저는 XXX인데요"
등산객 : 예 저는 XXX입니다"
나 : "아 이제 생각이 납니다"
"오래간 만입니다"
악수를 하고 그동안 있었던
이런 얘기 저런 예기를 하고 다시 등산 시작.


참 옛날이 이야기다.
이런 곳에서 옛 직장에서 같이 일했던
옛직장동료를 만나다니 감회가 새롭다.





누구든지 모든 첫 경험은 잊혀지지가 않는 법이다.
첫직장에 대한 생각들이
갑자기 뇌리를 스쳐간다.

그동안 잊고 있었던 까마득한 옛 기억들

무서운 것도 없었고

내가 제일 인것만 같았던 철부지 시절들

그런한 시간들이 이제 제법 많이 흘렀다.

"루루루루 세월이 가네

루루루루 젊음도 가네"

갑자기 옛날 노래가 생각난다.

"젊음도 곧 가겠지

머물수 없는 시절 시절 시절들"

머물 지 않고 간 시절들

대학교 졸업하고 들어가 첫 직장
그 때 연수가 10주 (2개월 반)
연수원에서 먹여주고 재워 주고
10주 동안을 합숙 생활
아마 우리나라 기업체 중에서 제일 긴 연수일 것이다.

가다가 만나 이야기 하고 가다
또 멀어져 가고 가다 또 만나고



- 제 3편에 계속 -

Posted by 날으는종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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