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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의 기억을 되살리려니 기억이 나질 않는다.
마침 마을 창고에서 나오시는 할머니가 보여
할머니에게
"옛날 자계초등학교가 어디예요"

라고 물으니


"저기 앞에 보이는 것이 자계초등학교야"
하신다.


차를 몰고 학교 안으로 들어가려다보니
폐교가 되었도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것 같다.

[자계예술촌]

글쎄 자계예술촌이라 무엇하는 곳인가?


들어가니

옛날 운동장에 무대 같은 것을 만들어 놓았고

한 쪽 구석에는 꽂감을 말리고 있다.



학교에는 아무도 없는지 사람의 기척이 나지 않는다.
가을 일요일 너무나도 조용한 정적이 흐르는 학교


여기가 내가 태어난 곳이다.
우리 아버님이 초등학교 초대 교장선생님으로
초임으로 부임하시여 학교를 처음으로 만드시고
나를 마지막으로 낳았다고 한다.


그리고 세살때 나는 아버님을 따라 이사를 하였고
그리고는 그 곳을 다시 가기 힘들었다.


워낙 먼 곳이고 그리고 교통도 안좋았고
그리고 여기에 올 이유가 없었으니까.



학교 뒤로는 냇물이 흐른다.
무척 깨끗하다.


오염이 될 수가 없는 곳이니까?
옛날이나 지금이나 달라진 것이 없는 곳
아니
예날보다 사는 사람이 적어진 곳.


문명이라고는 전기가 들어 온다는 것
그리고 TV가 나온다는 것이 전부


그 험한 고개를 넘어 왔으니


처음 학교를 세울 때

교실이 부족해서
위에 보이는 느티나무 밑에서

공부를 하였다고

지금 생각해 보면 무척 낭만스러워 보인다.


학교에서 나와
마을을 기웃거리다 마침 아까 그 할머니가 보여
말을 붙여보려고 가까이 가서


"할머니 꽂감 좀 살 수 없어요"
"지금 꽂감 말리고 있는데 아직 다 안 말랐어"
꽂감은 없고 여기에 있는 홍시나 먹어봐
홍시 하나를 드니 여러 개를 집어 주며 많이 먹으란다.
산골 촌의 인심이란 이런 거 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할머니 그런데 옛날 OOO교장 선생님이 아세요"
"그럼 알다 마다."
"그때 그 교장선생님 아들이 여기서 태어난 것도 아세요"
"그럼 잘 알지. 그 아들이 자네인가"
"예 맞아요. 아 벌써 시간이 이렇게 흘렀구나
그 때 학교에 있던 OO라고 여기 아직 사는데 알아"
"예? 아직 여기에 살고있다고요"
"그럼 따라와 봐"
10년전에 왔을 때 뵈었는데 오늘 그 집을 찾으려다 못 찾고 있었다.

할머니가 친절하게도 그 집을 가리쳐 주신다.
그 분은 아버님이 처음 학교에 부임가셨을 때 거의 같은 시기에 오신
교육 행정 공무원이었다.

그 분 댁이 새로 집을 지어 옛날 집의 모습이 아니라 못찾았나보다.
한참 동안을 옛날이야기를 들었다.
이제는 정년 퇴직해서 읍으로 나갔다가
재미가 없어 다시 이 곳으로 들어 오셨다고

노후를 참 잘 보내고 계신다.

물 좋고 산 좋은 전혀 오염되지 않은 시골에서.


이 곳은 6.25 전재 때 너무 산속 마을이라 피난을 많이 왔었다고 한다.
한 참 사람이 많을 때는 700-800 명까지도 되었다고.


지금은 살고 있는 세대가 37세대라고 한다.

가구당 3명씩 하면 약 100명 정도
모두 도시로 이사가고.

덕분에 점심을 간단히 해곃하고 (맛있는 라면에 밥)
다시 돌아가야 하기에 인사를 하고
나와 동네 어른들을 만나 간단한 소개와 인사를 시키고
내가 태어났던 나의 고향을 뒤로 하고
승용차의 핸들을 돌린다.


마음이 편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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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태어난 곳


그러나


나는 잘 모르는 곳


산 높고


물 좋고


공기 좋고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곳



언제나 이 곳에


와 보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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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계예술촌 인터넷 홈페이지가 있다.

http://www.jagyeart.net/ 자계예술촌

http://www.sangol.or.kr/index.html 산골공연예술찬치


2002년 3월 충북 영동 용화면 자계리에 “자계예술촌”개관했다고 한다.

어떤 공연을 하는지,

언제 하는 지도 모른다.

단지 내가 아는 것은

내가 태어난 집에서 나도 모르게 지금 이러한 공연을 하고 있다는 것

- 끝 -

Posted by 날으는종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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