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룡 탄생 65주년,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들 |
‘오늘, 지금!’의 자기실현으로 빚은 마키아벨리안 무예 철학 |
도교의 일원론과 음양사상, 그리고 선불교, 명상철학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정리된 그의 철학은 그가 남긴 방대한 어록 곳곳에 남아 있다. 또한 영화 ‘빠삐용’의 주인공으로 유명한 스티브 매퀸의 회상은 이소룡이 무엇을 위해 짧은 삶을 불태웠는지 잘 말해준다. “나는 이소룡이 우리의 일상생활에 대해 탁월한 견해를 보여준 철학자였다고 생각한다. 그는 무엇보다 ‘나, 이소룡은 누구인가?’를 탐구하는 데 몰두했다. 그리고 앎을 통해 새로운 지식으로 자신을 확장하려 했다. 이소룡과 나는 이 문제에 대해 장시간 토론하는 것을 즐겼는데 그는 언제나 다음과 같은 말로 정리하곤 했다. ‘당신이 그 어떤 삶을 산다고 해도 당신 자신에 대해서 알지 못한다면 결코 인생의 그 어떤 달콤함도 맛보지 못할 것이다.’ 나는 오늘날 인생을 살아가며 이처럼 명확한 지침을 알지 못한다.” 실제로 이길 수 있는 싸움기술 그의 철학에서 육체는 자신을 표현하기 위한 아주 효과적인 도구였고 그가 창시한 절권도는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실전무술로 이소룡 철학을 충실하게 구현한 것이다. 사실 이소룡의 절권도는 마키아벨리의 정치철학에 비유할 수 있다. 마키아벨리가 정치라는 것이 덕성과 윤리, 도덕만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속임수와 폭력 그리고 권모술수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듯이 이소룡의 절권도는 무예의 기량이 형식적인 훈련방식이나 정신수련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낭심 잡아뜯기’나 ‘눈 찌르기’처럼 치졸해 보이기는 하지만 실제로 이길 수 있는 싸움기술에 있다고 말한다. 이처럼 이소룡은 무술의 목적이 결국 상대를 최대한 빨리 제압하는 것이라는 것을 에둘러 말하지 않는다. 이것이 이소룡 무술의 인기비결이기도 하다. 모든 정치인이 자신은 마키아벨리주의자가 아니라고 극구 부인하면서도 그의 ‘군주론’에서 많은 것을 수혈하듯이 무도인들도 일정한 틀이 없는 절권도를 외면하면서도 속으로는 이소룡의 실전 파괴력을 흠모하는 것이다. 한편 이소룡은 자신의 철학적 깨달음과 무예기술을 타인에게 전달하는 데도 탁월한 재능을 보였다. 그가 남긴 수많은 철학 아포리즘은 화려한 미사여구 없이 진리의 핵심을 정확하게 제시하며,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스스로의 방식으로 생각을 진전시키게 자극한다. 주로 아포리즘이란 방식으로 자신의 철학을 남긴 것은 ‘거짓 스승은 화려한 말을 쓴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또한 이소룡은 여타의 신비주의적인 무도인들과는 달리 자신의 수련방법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다른 사람에게 가르치고 나누는 것을 즐겼다. 얼마 전 이소룡과 함께 영화에 출연했던 황인식 선생이 자신의 앉아돌려차기, 발 막기 기술 등을 이소룡이 금방 자신의 것으로 소화해냈다는 일화를 소개하며 이소룡을 가리켜 ‘카피머신’이라고 했다는 인터뷰 기사가 있는데, 이것은 가르침을 받고 또 가르침을 주는 방식에 대한 이소룡의 유연한 사고를 반영하는 것이다. 그는 자신보다 나은 장점을 가진 사람을 만나면 그 누구라도 스승으로 모시고 배울 자세가 돼 있었으며 자신이 아는 것을 남에게 나눠주는 데에도 한치의 망설임이 없었다. 이렇듯 자신의 삶을 자신의 팔이 닿지 않는 저 너머로 단 한순간도 떼어놓지 않던 그의 젊은 죽음은 우리에게 무엇을 말해줄까. 그것은 놀랍게도 삶에 대한 상실감과 허망함이 아닌 ‘자신감’과 ‘희망’이다. 이소룡은 다른 누군가의 삶과 나의 삶을 비교하거나 다른 누군가의 도구로서 살기엔 인생은 너무도 짧으며, 내 스스로의 의지와 자신감으로 살 때 그 인생은 영원토록 영광스러운 것임을 그의 온 삶과 온 죽음으로 웅변한다. 그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나는 죽음의 의미가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죽음이 두렵지는 않다. 나는 내 삶을 살아갈 것이고 멈추지 않을 것이며 전진할 것이다. 비록 내가 품은 모든 야망을 이루지 못한 채 언젠가 죽는다 해도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결국 나는 내 모든 성의와 능력을 다 바쳐 내가 원하는 것을 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인생에서 무엇을 더 바라겠는가!”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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