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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룡 탄생 65주년,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들
‘오늘, 지금!’의 자기실현으로 빚은 마키아벨리안 무예 철학
보스니아에 세워지는 이소룡 동상

올해 홍콩에서는 11월27일 이소룡 탄생 65주년을 맞아 높이 2m 정도의 이소룡 동상이 세워진다고 한다. 그런데 이보다 앞서 이소룡 동상을 세우겠다고 발표한 도시가 있다. 뜻밖에도 민족·종교 갈등이 끊이지 않는 보스니아의 모스타르시다. 모스타르시 시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이소룡이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와 간디를 제치고 보스니아의 모든 민족으로부터 환영받는 동시에 민족간의 연대를 상징하기에 적절한 인물로 뽑혔기 때문이라고 한다. 모스타르 시민은 이소룡을 우정과 고귀함, 정의의 상징으로 믿는다는 것이다.

이는 이소룡이라는 인물이 전세계적으로 얼마나 폭넓게, 그리고 얼마나 촘촘하게 강인한 인상을 남겼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특히 서구인에게 각인된 그의 이미지는 너무도 강렬해 그들의 동양에 대한 인식에서 그가 차지하는 비중은 경제대국 일본의 위상을 능가한다고 한다.

유행은 대략 20년마다 되풀이된다고 한다. 아마도 대중문화의 주소비층인 10대가 30대가 되면 여유 있는 경제력을 바탕으로 20년 전의 자기 모습을 반추하며 10대 때 양껏 누리지 못했던 유행을 다시 소비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소룡 영화를 극장에서 본 세대라면 이소룡이라는 아이콘은, 아직 삶의 때가 타지 않았던 그들 자신의 젊은 날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연관성을 가질 것이다.

이소룡의 주먹에 나가떨어지던 엑스트라로 출발해 홍콩 무술영화의 2세대가 된 성룡과 홍금보는 물론이려니와 자신의 모든 영화는 이소룡에 대한 오마주라고 스스럼없이 밝히는 주성치, 그리고 ‘말죽거리 잔혹사’의 유하, 이소룡 흉내 내기를 즐기는 코미디언 이경규, 하다못해 술만 먹으면 이소룡의 괴조음 ‘아비오…’를 외치며 동네를 떠들썩하게 하는 평범한 아저씨들까지, 그 어떤 모습이더라도 이소룡은 젊음과 도전의 상징으로 각 개인의 사적인 영역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것은 이미 한 세대가 지나간 그의 빛바랜 영상을 보는 새로운 세대 역시 이전 세대와 별반 다르지 않게 이소룡을 소비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이소룡이라는 유행의 주기는 점점 촘촘해지고 있다. 이쯤 되면 그것은 이제 유행이 아니다. 영원히 변치 않는 고전이다. 젊음과 도전, 그리고 강인함과 정의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과 추구가 사라지지 않는 한 이소룡, 그는 영원할 것이다.

(끝)




Posted by 날으는종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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