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을 먹고
이제 산에서 먹을 것을 다 먹었다.
하산만 남았다.
룰루 랄라
하산이다.
여기에 내려가다 보면 샘터가 있었는데
샘터가 보이지 않는다.
얼마나 내려가야지?
한 참을 내려가니
샘터가 나온다.
주초에 비가 와 물이 풍부하다.
작년에는 물이 참 적었었는데.
물 한 모금 목을 적시고
다시 하산.
또 엄청난 경사다.
작년에 올라왔던
바로 그 길
그 때는 날씨도 많이 무더웠었다.
땀을 비오듯이 흘리며 올라갔던 기억들
오늘은 그 오르막을 내려간다.
워낙 경사가 심해
내려가는 것도 만만치 않다.
거의 내려왔다.
금강굴 올라가는 길
금강굴이고 뭐고 힘든다.
작년에 봤으면 됐지
그냥 내려가자.
비선대 앞의 암벽
로프를 타고 오르고 있다.
"하루에 몇 번이나 올라가요?"
"사람마다 틀려요"
"그러면 아저씨같은 경우에는요?"
"저는 세번 정도 올라 가요. 초보자는 한 번 정도 올라 가지요"
"자주 와요?"
"자주 못와요. 자주 왔다가 마누라한테 쫓겨나요"
비선대
아 목마르다.
동동주나 한잔 마시고 가자.
묵 시키고 전 시키고
동동주 옹기는 왜 이리도 작은지
네 잔 따르면 없다.
목을 추기고 다시 출발
이제부터는 평탄한 길이다.
내설악 국립공원
콘도에 짐을 풀고
저녁을 먹으러 택시를 타고 두부집으로
맛있는 두부 전골과 소주, 백세주를 먹고
다시 숙소로
한참의 시간이 지나고 잠자리에 든다.
2008년 6월 8일
그렇게 또 하룻밤이 지나고
우리는 즐거웠던 2박3일의 기나긴 여정을 정리하고
서울로 향한다.
차창으로 설악의 풍경이 스쳐지나간다.
내려 다시 오르고 싶어진다.
두촌 휴게소
우리가 가는 방향에 이정표가 있어 보니
가리산 가는 길이 보인다.
올 봄에 왔던 기억들
가리산의 추억이 떠오른다.
비가 차창을 때린다.
많이 오는 비는 아니지만
우리가 내려 오니 비가 온다.
이 번 산행도 참 운 좋은 산행이었다.
운 좋게 잠자리도 따뜻한 곳에서 자고
날씨도 그리 덮지 않았고
서울이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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