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리를 스쳐지나가는
이런 저런 생각들
풀들이 욱 자라고 등산객들의 출입이 별로 없어
풀잎이 다리를 스친다.
느낌이 시원하다.
나는 몸에 열이 많은 지
5월 부터는 등산용 반바지를 입어야 한다.
산을 넘는다.
지도에는 1408봉이 있는데
그냥 지나쳤는 지 보이질 않는다.
잘못 표기 되었거나
아니면 이정표가 없거나
금방 나올 것 같은 대승령
가도가도 끝이 없다.
산이 하나 나온다.
저 산을 넘으면 될까?
산을 넘는다.
다시 이어지는 능선길
얼마나 더 가야 되나?
서산으로 해가 넘어간다.
오르락 내리락
얼마를 갔을까.
오른 쪽 위에 쉬어가는 곳이 있고
이정표가 있다.
도대체 여기가 어디일까?
올라가 보니
여기가 그 기다리던 대승령
대승령에서 잠시 쉬고
남은 보온병 물로 커피 한 잔 타 먹고
해는 서산에 뉘역뉘역 넘어간다.
아직 길은 보이나
조금 있으면 어두워 아무것도 안 보일 것 같다.
하늘에는 반달이 나와 서북능선의 밤을 밝힌다.
보름달이면 환하게 등산길이 보일 텐데
반달이고 날씨가 흐려
달의 모습만하고 있다.
이제 하산만 남았다.
헤드랜턴을 켜서 머리에 묶고
장수대로 내려간다.
길은 평탄하다.
여기서도 지도상으로는 한시간 40분 거리
두시간 이상 잡아야 한다.
내려가며 해는 지고
사방이 컴컴하다.
나무도 새들도 모도 잠들어 사방이 조용하다.
해가 지면 잠을 자는 자연의 이치
우리 인간들도 해가지면 잠을 자야 하는데
전기를 만들어 밤새도록 일을 한다.
초저녁에는 TV앞에 모여있고
불을 켜고 일을 하고
밤새도록 거리에는 차들이 다니고
어디에선가는 밤을 새우는 사람들도 있고
- 6 편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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