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야 오늘은 쓸쓸히
정동에 나가 봤어
정동에서 덕수궁 돌담길로 말이야.
그런데 날씨가 참 쌀쌀하다.
이 나무가
520년 나이를 먹은 회화나무라고 하지
둘레만 4m가 넘는다고 해
이제 나이를 많이 먹어서인지
쇠기둥으로 버티고 있어.
세월의 흐름을 보여주고 있는 회화나무.
조선시대 서울을 지금까지 보고 있는 회화나무야.
회화나무 너는 알겠지.
지금까지의 변화의 속도를
그러나 말없이 묵묵히 서있구나.
늙은 몸을 쇠기둥에 의지한 채
앞에
난타 전용극장이 보인다.
난타 공연을 하는 바로 그 극장이야.
사물놀이 리듬을 소재로 드라마화한 Performance
한 번 보았는데 흥이 나지.
시간있으면 한 번 봐. 재미있어.
우리만의 흥이 아닌 세계적인 흥이 되어야 할텐데.
아프리카의 리듬은 세계적으로 유행이 되는데
왜 우리의 흥겨운 리듬은 세계화가 힘들까?
우리의 리듬은 외국인에게는 어려운가?
우리나라의 리듬도 재미있는 데.
내가 우리나라 사람이라 그런가?
안으로 들어가니
눈에 띄는 건물이 하나 있어
그 건물을 들어가려니
전경이 앞을 가로 막는 거야.
"어디가세요"
"아 저 건물 사진 좀 찍으려고요"
옆에는 전경들이 많이 서있었지.
미 대사관을 지키는 모양이야.
언덕위에 르네상스풍의 건물이 보이는 거야.
"아 저 건물이 뭐 예요?"
"저 건물은 구 러시아 공사관 건물입니다"
이 건물이 구러시아 공사관이래.
언덕위에 쓸쓸히 서있는
이 건물이 아관이래. 어디서 들어본 것 같지.
그래
아관파천의 그 아관이다.
슬픈 역사를 갖고 있는 곳
나라는 힘이 있어야 해.
이제는 힘이 곧 정의가 되었어.
전경에게 물었지
"그런데 왜 들어가면 안되나요 ?"
"아 그런 것은 아니고 이 옆에 통제 구역이 있어서요"
삼엄하게 경계를 서고 있는 거야.
여기가 정동길이야.
날씨가 스산해서인지 사람이 없어.
정동극장안인데.
입구에 있는 전통찻집토담이 있어.
예스럽게 입구를 꾸며놓았단다.
들어가니 대형 벽화가 나를 반기고 있지.
나오면 서울시립미술관 들어가는 길이 보여.
전화 부스
이제는 모양만 전화기인 전화박스가 보이지.
이쁘게 만들어 놓았는데 사용하는 사람이 있어야 말이지
그냥 전시품으로 생각하면 더 좋을 것 같아.
예술품으로 말이야.
서울시립미술관 매표소
미술관 답게 매표소도 특색있게 꾸며 놓았네.
입구에 들어서니
100 Yeras - 100 Chairs
전시회를 하고 있어.
미국의 대표적인 팝 아티스트인
Robert Indiana 개인전이라고.
팝아트
단어와 숫자 등으로 일산적인 이미지를
작품화 한다고
처음 보이는 단어가 LOVE
그리고 단순한 숫자 8 7 6
미국 최고의 팝 아티스트라고 해.
글쎄 팝아트?
팝아티스트?
우리 주위에 있는 기호로 작품을 만든다.
현대 미술 작품세계에 통하는 독창성
우리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스스로의 독창성을 갖고 그 것을 인정 받으면
되는데
스스로의 독창성도 갖기 힘들고
설령 독창성을 갖고 있다 손 치더라고
그 독창성을 누가 알아 주어야 말이지
그 것도 쉽지는 않은 일이야 그렇지?
이해하기 어려운 현대에서 말이야
불확실성의 시대가 맞기는 맞는 것 같아.
나도 흉내를 내보까?
아무도 안 알아주어도.
매듭
누가 저 매듭을 풀겠는가.
우리들의 마음속에 있는 매듭은
누가 또 풀어 주겠는가?
자신의 마듬은 자신이 풀어야 하는가.
아니면 매듭을 묶은 사람이 풀어주어야 하는가?
복잡한 문제다.
우리들 마음속에 매듭이 없다면 좋겠지만.
시시껄렁하지?
덕수궁 돌담길에 있는 포장마차
사람이 없어서인지 더 쓸쓸히 느껴져.
언제 시간있으면 저기서 소주나 한 잔 하자.
다시 돌아 올라오니
아까 보았던 그 건물에
무엇인가가 한다고 붙어 있네.
이화여고 100주년 기념관에서
"인생은 아름다워"라는 연극이 열리는 모양이다.
그래 인생은 아름다운거야.
우리는 우리의 아름다운 인생을 아름답게
만들 의무가 있는 거야.
인생은 아름다운 거니까.
작은 카페다.
A little Provence
오늘은 일요일이라 그런지 문을 닫았어.
문을 닫은 카페가 더 운치가 있어 보이는
것은 왜 일까.
그렇다고 영업을 하지 말라는 얘기는 아니고.
그냥 운치가 있다는 말이지.
친구야
잠시 시간을 내어 정동길을 둘러 보았어.
이제 집에 들어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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