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제법 앞이 보인다.
나무도 보이고 하늘도 보이고, 하늘에 구름만 가득.
한 20분 쯤 걸으니
구름이 조금 없어지며 아침 해가 비춘다. 일출이다.
그래도 일출은 보는 구나
이 태양이 오늘 계속 지리산을 비출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사진 : 일출]
이제 날이 밝았다.
혼자 터벅 터벅 걷다 보니 어떤 아저씨가 바위에 쓰러져 있다.
배낭을 맨채로
가만히 보니 정신은 있는 것 같다.
힘들어 그냥 누워 있는 것 같다.
나도 저렇게 되면 어떡하지
내 걱정이 앞선다.
[사진 : 피아골 삼거리]
파이골 삼거리 06:50 도착
피아골 내려가는 길이다.
피아골 계곡 무척 멋있는데.
피아골의 단풍
거의 핓빛으로 물들었다는 표현을 쓴다.
그 옛날 빨치산의 죽음으로
그 놈의 이념이 뭔지
[사진 : 임걸령 샘터]
임걸령 샘터 07:00 도착
이제 날이 제법 많이 훤해졌다.
[사진 : 무덤]
임걸령 샘터에서 삼도봉 거의 다 가서 무덤이 하나 있다.
누구의 무덤인지 는 몰라도
그리고 왜 이 곳에 묻혀있는지도 몰라도
이 높은 곳에 홀로 묻혀있다.
과연 누구일까?
산을 좋아하는 사람이면
우리나라 최고의 명당자리가 아닐까?
지리산 꼭대기에 자리잡고 누워있으니
[사진 : 삼도봉]
08:00 삼도봉 도착
아직까지는 그런대로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다.
삼도봉에서 잠깐 쉬고
옆에 반야봉이 보인다.
지리산 오 때 마다 항상 그냥 지나치는 반야봉
반야봉에는 언제쯤 올라 갈 수 있을까?
반야봉이 구름에 덮여 점점 안보인다.
[사진 : 반야봉]
반야봉이 구름으로 덮여간다.
내가 사진을 찍는 것을 보더니.
단체사진을 찍어 달란다.
단체는 무슨 단체 달랑 2명이서.
나 아마츄어인데
내가 혼자 사진을 찍고 있으니까
내가 사진 작가로 착각 했는 지
어찌 되었든 한 장 찍어주면 되지
못 찍는 사진이지만 구도를 잡아
한 장 찰칵
한 장을 찍어 주니 고맙다고 오이를 하나 준다,
자 이제 많이 쉬었으니 다시 출발
저 능선을 따라 가야 한다.
앞으로 갈길이 멀다.
무사히 갈 수 있을까?
구름이다.
자욱하다.
저 구름을 뚫고 가야한다.
험난한 등반길이 예상된다.
그렇지만 아직까지는 걸을 만 하다.
어제까지 만해도 숨막히는 서울 한 복판에 있었는데
지하철에 시달리고, 만원 버스에 시달리고.
가는 곳 마다 사람에 치고
오늘 이 곳에 있다니
다른세상에 온 것 같은느낌
내가 왜 이곳에 있게 되었는지 잘 모르겠다.
꼭 4차원 세계에 온 기분이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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