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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차(1/20) : 맥주는 혼자 마시는 것이 아니야.

오늘이 여행 마지막 날이다. 이제 몸 좀 풀리고 어느 정도 여행 익숙해 지려니 벌써 끝나나 보다. 오늘 일정은 그 유명하다는 퓌센을 갔다 와서 저녁에 호프브로이 맥주 집에 가서 맥주를 한 잔 먹는 것이다. 아침 7시에 기상 간단히 샤워를 하고 짐을 챙겼다. 그 남아공 학생도 일어났다.

어제 다 예약되어 방이 없다고 내일 취소 된 것이 있을 지 모르니 와 보라고 해서 식당에서 간단히 빵과 주스를 먹고 Reception으로 간다.

오늘은 방 있어요

예 있는데 방을 다른 방으로 바꾸어도 되겠습니까?

예 상관없어요. 그런데 지금 있던 방은 안 돼나요

이미 예약되어 있어요.

3인 실인데 3인이 다 들어가도 괜찮겠어요

상관 없어요

그럼 208호로 가세요. 아침 10시 이후에 들어 가세요

지금 나가야 하는데, 방에 짐을 갔다 놓으면 안되나요?

지금 손님이 자고 있어 안돼요. 짐은 뒤에 있는 사무실에 보관하세요

알았습니다.

뒤에 있는 사무실에 가니 이 호텔 우편물 같은 것들이 있다. 배낭을 구석에 갔다 놓고 나는 호텔을 빠져 나간다.

퓌센역에 도착하여 내리니 거의 전부 한국 애 들이다. 중학생들도 있고 대학생도 있고 가족도 있고. 퓌센역에서 성에 가는 버스를 타려고 기다리니 어떤 사람이 와서 어디 가느냐고 묻는다. 나는 놀라 혹시 여기도 택시 호객 행위를 하는 것이 아닌가 하고 왜 그러시냐고 물어 보니 저기 서 있는 버스가 Castle가는 버스란다. 그 사람은 외국 관광객을 보고 도와주려고 호의적으로 나에게 접근 했던 것인데 나는 엉뚱한 생각을 했었다. 그 아저씨에게 미안하다. 버스를 타니 왕복표를 끊겠냐고 묻는다. 왕복표를 끊어 버스를 탄다. 조금 뒤 퓌센을 빠져나가 우리의 시골 마을 같은 길을 달려 얼마 안 가니 성이 나온다. 내려서 보니 성에 들어가는 입장권을 파는 매표소가 있다. 매표소에서 표 파는 직원이 묻는다.

사진을 가리키며

노이슈반슈타인성만 보시겠습니까. 아니면 2개 성을 다 보시겠습니까.

여기까지 온 것 2개 다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2개 다 보겠습니다.

여기는 성이 2개가 있다. 입구에 하나 그리고 조금 걸어 들어가면 있고, 또 하나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노이슈반성은 한 참 걸어 들어가서 있는 성이다.

2개를 다 보겠다고 하니

17유로입니다

20 유로입니다

거스름돈 3유롤 받고 표를 두 장 받는다. 성까지 다니는 버스가 있다고 하던데 오늘은 없다. 겨울이라 그런지. 대신 올라가는 마차가 있다. 얼마인지는 모르지만 빠르지는 않을 것 같아 그냥 걸어간다. 같이 내렸던 중학생들이 마차를 타고 올라간다.


카네기 생각이 난다. 기자가 카네기한테 묻는다.

당신은 검소한데 당신 아들은 왜 검소하지 않습니까?

나는 가난한 아버지를 둔 평범한 사람이지만 내 아들 놈은 부자 아빠를 둔 행운아지 않소

나는 마차 보다 빨리 성에 도착한다. 도착해 보니 사람들이 문안에 앞에 많이 있다. 여기가 다인가 하고 있는데 한국에서 온 학생들이 표를 Check하고 안으로 들어간다. 영어 설명이라고 되어 있다. 나도 들어가려고 내 표를 넣으니 내 표는 작동을 안 한다. 어차피 나는 표를 샀으니까. 그냥 들어가자. 관리하는 직원도 내 표를 보더니 들여보내 준다. 마지막으로 성안에 들어가니 문을 닫힌다. 다음 시간에 문을 여는 가 보다. 이 성은 바이에른 왕국의 왕인 루드비히 2세가 바그너를 좋아해서 바그너의 오페라인 로엔그린 의 백조에서 영감을 얻어 성을 지었다고 한다. 17년 동안 만들었는데 완공 후 3개월 뒤 추방되어 호수에 몸을 던져 자살했다고 책에 나와 있다. 바그너의 로엔그린하면 유명한 곡이 결혼식 신부입장 할 때 피아노 치는 곡이다. 로엔그린 3막에 나오는 엘자 공주와 백조의 기사 로엔그린이 결혼할 때 나오는 음악이다. 그런데 로엔그린 오페라에서는 둘이 끝내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비극으로 끝난다. 슬픈 사랑 이야기지. 그런 곡을 결혼식에 사용하다니. 아이러니하다.

그 것은 결혼 한 사람 집들이 가서 부르는 사랑해 노래도 비슷하다. 가사의 내용을 보면 당신이 떠나고 난 후 나는 눈물을 흘렸다. 멀리 떠나버린 못 잊을 님이여. 결혼하고 둘 중에 하나가 떠나라는 말인지 결혼 한 다음 떠나 간 여자를 못 잊어 밤마다 보고 싶어 눈물을 흘리라는 것인지 모르겠다. 둘이 결 혼 했으면 헤어지지 말고 잘 살아야지. 떠나기는 왜 떠나 그리고 떠났으면 그 만이지 눈물은 왜 흘려..

안내원이 영어로 설명한다. 옛 고어들도 나오고 미술에 대한 전문용어들도 나와 듣는데 한계가 있다. 대충 들으면 되지 하고 내부 가이드를 따라 성안을 한 바퀴 돈다. 사진 촬영 금지. 일본인들은 무선 통역 설명기를 귀에 대고 들으며 다른 안내원을 따라 다닌다. 우리도 한글 설명기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곳 곳에 백조 조각 들이 많이 보인다. 한 바퀴 돌며 설명을 다 듣고 다시 성 밖으로 나온다.


이제 비가 부슬부슬 내린다. 여행이 끝나가니 날씨가 안 좋다. 다행히 많은 비는 아니라 우산이 없어도 맞을 만 하다. 빨리 내려가 호엔슈방가우성을 가야지 열심히 내려가 호엔성으로 간다. 이 번에도 또 내 표만 인식을 못한다. 다시 그냥 통과 하고 표를 보여주니 들어가란다. 이번에는 독일어로 설명을 한다. 도저히 못 알아 듣겠다. 그냥 듣는 것은 포기하고 미술품들을 감상이나 하자. 알지도 못하는 것 어떻게 번역하려고 끙끙거리며 영어를 듣는 것보다 아예 포기하니 마음이 더 편하다. 영어로 했으면 낑낑거리며 하나라도 듣기 위하여 신경을 곤두세우며 스트레스 받으며 안 들리는 나의 귀를 탓 했을 텐데. 스트레스에 가장 좋은 방법은 포기인 것 같다. 옛날에 사용하던 방패를 보았다. 방패에도 겉에 무늬를 정교하게 넣었다. 아니 싸움을 하는 방패에 까지. 포켓볼 당구 대도 있다. 이 성안에서 당구 게임까지. 피아노도 있었고. 아이와 같이 온 독일인 아이가 떠든다. 아이를 조용히 시킨다. 조용해 진다. 또 시끄럽게 하면 아빠가 쉿 하고 조용히 시킨다. 그림이 무척 선명하다. 스테인드그라스도 상당히 선명하고. 아가가 또 떠든다. 아가를 내려 혼 낸다. 또 조용해 진다. 그리고 전쟁하는 그림이 거의 다다. 전쟁에서 이기고 돌아오면 영웅이니까. 그 놈의 전쟁은 인류가 시작되면서 발생하여 지금까지 하고 있으니. 전쟁에 이기면 영웅, 지면 역적. 매우 평화로운 분위기의 그림이다. 평화로운 때에 그린 것 같다. 벽에는 콘센트도 설치되어 있고 사람의 손길이 갈 만한 문 기둥이나 벽들은 유리로 막아 놓았다. 관광객이 만져 더럽게 되는 것을 막기 위함이겠지. 들리지도 않는 독일어 설명을 듣고 나와 빨리 열차를 타면 뮌헨 주위에 있는 호수까지 다녀 올 수 있을 것 같아 부지런히 버스를 타고 역으로 내려왔다.

현재 시간 14:00 기차가 있나 보자. 확인해 보니 2시경에 있는 기차는 없다. 다음 기차는 15:08분 한 시간이나 남았다. 호수 가는 것은 포기하자. 배가 출출 하다. 빵이나 하나 먹어야지. 역에 빵을 파는 것 같아 들어가니 건달 같은 애들 몇 명이 술을 마시고 있다. 빵 있느냐고 물으니 반대편 문을 가리킨다. 그 문으로 나가니 대합실이다. 속았다. 자식들.

시간이 있으니 시내나 들어가 보자 좀 가다 보니 빵집이 나타난다. 들어가니 한 사람이 빵을 시키고 있다. 맛있어 보인다. 나도 그 빵을 달라고 하니 빵 가운데 큼지막한 고기를 넣어 준다. 고기도 맛있다. 큰 빵과 그사이 있는 고기를 같이 먹으니 배가 부르다. 여기 퓌센 시내라고 하지만 조그맣다. 우리나라 읍 정도. 시내가 깨끗하고 아직 눈이 길옆에 쌓여 있고 건물은 색깔이 다 틀리다. 일부러 그렇게 짓는 것 같다.



슈퍼에 들어가니 가격이 생각보다 싸다. 현지인의 생활하는 모습을 이렇게 보는 것도 재미있다. 작은 물건을 하나 샀다. 계산을 하고 나와 동일한 다른 제품으로 교체하려고 계산대에서

이 것을 다른 것으로 바꾸고 싶은데요

계산대 뒤에 가서 처리하세요

이미 산 제품과 바꾸고 싶은 제품 두 개를 갖고 뒤로 갔다.

이 것을 이 것으로 바꿔 주세요

동일한 물건이라 그냥 바꿔주면 되는데 영수증에 이름을 쓰란다. 이름을 쓰니 기 판매한 물건을 판매 취소를 한다. 영수증까지 회수하고 새로운 물건으로 다시 바코드로 입력하고 영수증을 재 발행한다. 되게 복잡하다. 그냥 바꿔 주고 전에 물건을 제자리에 갖다 놓으면 될 텐데. 매뉴얼에 있는 그대로 운영한다. 슈퍼인데. 이렇게 하면 재고가 정말로 정확하겠다. 전산 시스템에서 정확한 정보를 보관하고 정확한 정보를 주겠지. 아주 좋은 사용자다.

시간이 되어 다시 역으로 돌아와 15:04분 뮌헨행 열차를 탄다.

밖에 비가 온다. 겨울 비다. 눈이 안 오고 비가 온다는 것은 그만큼 춥지 않다는 증거다. 열차에 바람소리가 크게 들린다. 열차의 차창은 비로 뿌옇다.

뮌헨도착 17시가 지났다. 뮌헨의 마지막 밤이며 이 번 여행의 마지막 밤이다.

마지막으로 어디를 갈까. 여행 안내책자를 보니 슈바빙이란 곳이 나와있다.

슈바빙이나 갔다 오자. 원래는 좀 일찍 도착하여 근교 호수에 갔다 오려고 계획했었다.

2시 열차를 타려고 열심히 내려와 보니 오후 세시 열차만 있다. 그 전 열차는 오후 1시에 출발하고 없다.

퓌센의 작은 도시에서 한 시간을 기다리다 타고 온 것이다.

슈바빙에 가자 그러면 어떻게 가야 하나. 책을 보고 열차 노선도를 보고 3호선이나 6호선이 중앙역에서는 없다. 일단 S Bahn을 타고 Kalts Plazt에서 갈아타고 간다. 지하철 표 하나를 자동판매기에서 뽑아. 지하철을 탄다. 이 곳 독일의 지하철은 깨끗하다.



[ 이탈리아 로마 지하철] [독일 뮌헨 지하철]

일단 책에 나온 대로 내리라는 곳에서 내려 슈바빙이 어디냐고 물어보니 이곳이 모두 슈바빙이란다. 이 곳 전체가 슈바빙이라. 책에는 커다란 모형 같은 것이 하나 있던데. 밖을 나가봐도 안 보인다. 겨울비만 내리고 있다. 비가 계속 와서 일단 조금 거리를 걷다 다시 지하철역으로 내려온다. 슈퍼가 있어 들어가 구경한다. 이곳은 물가가 그리 비싼 편은 아니다. 한 바퀴 돌아 본 다음 다시 제일 번화가인 마리엔광장으로 지하철로 간다. 쇼핑센터에 어제 보아놓은 배낭이 있다. 좋은 것 같다. 65 유로를 주고 하나 산다. 이제 등산도 다니고 운동 좀 하려고. 25리터짜리 이름있는 상표이다. 갖고 있는 짐을 넣고 등에 매니 가뿐하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배낭이 비었으니 가뿐 할 수 밖에.

이 곳 주위에 그 유명한 호프브로이하우스 맥주 집이 있다고 어제 같은 방에 있던 SouthAfrica에서 온 청년으로부터 들었다. 마리엔 광장에서 좌측으로 조금 내려가면 될 것 같아 조금 내려가니 금방 나온다. 어제는 여기까지 안 오고 마리엔광장의 좌우에서 찾았었다. 역시 정보란 알고 있어야 하고 모를 때는 물어보는 것이 최고이다. 아는 길도 물어가라라는 우리나라의 속담 정말로 가슴에 와 닿는다. 찾았으니 들어가 봐야지 문을 들어섰다. 왁자지껄하다. 굉장히 소란스럽다. 우리나라 맥주 집 하고 시끄럽기는 매 한가지다. 자리가 있나 하고 한 바퀴 돌아보니 자리가 없다. 가운데는 밴드가 연주 할 수 있는 무대가 있다. 한국 사람도 간간히 보인다. 한 바퀴 돌아 옆 방으로 가니 그곳은 아직 사람이 안 앉아 있다. 종업원에게 여기에 앉아도 되냐고 물으니 앉아도 된단다. 앉아서 맥주나 한 잔하고 가자고 생각하고 앉는다. 한참 있다가 주문을 받으러 온다. 나이가 꽤 들어 보이고 마르고 키가 크지 않은 분이다. 술을 잘 못하니 작은 것 500cc로 시키고 보니 남들은 1000cc를 먹는다. 소시지를 물어보니 소시지 있는 메뉴를 펼쳐 보여준다. 안주 싼 것을 주문하니 그 안주는 안 좋단다. 그럼 추천을 하라고 하니 5.8유로 가격의 소시지를 추천한다. 추천하는 것으로 주문한다. 저녁도 안 먹었으니 저녁도 같이 할 겸해서, 맥주를 갖고 온다. 긴 잔이다, 우리나라 일반적인 500cc 맥주 잔이 아니다. 조금 맛을 봤다. 맛 있었다. 그런데 혼자 먹고 있자니 좀 그렇다. 술은 같이 먹어야 하는 건데.


내 옆의 자리에는 독일 청년들 7명이 들어온다. 스킨헤드도 둘이나 있다. 탁자 두 개를 합친다. 그리고 내 자리에서 의자를 하나 갖고 가겠단다. 갖고 가라고 했다. 저희들끼리 재미있게 먹고 마시고 떠든다. 그들이 먹고 마시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한국에서 온 학생이 주위를 한 바퀴 돌아보고 간다. 혼자 왔으면 같이 합석 하자고 할 걸. 생각하고 돌아보니 벌써 없어졌다. 안주가 나왔다. 소시지 하나에 감자 으깬 것 이게 다다. 한 반정도 맥주를 혼자 홀짝이며 마시고 있는데 다시 그 학생이 나타난다. 얼른 가서 혼자이면 같이 앉아 마시자고 했다. 흔쾌히 같이 앉는다. 사람이 앞에 하나 더 있으니, 그리고 같은 말을 쓰는 사람이 있으니 분위기가 확 바뀐다. 혹시 그 학생은 불편하지 않았을까. 여행 중이란다. 호텔 팩으로 유럽여행 중이란다. 여행한지는 얼마 되지 않았고 설날 전에 들어갈 예정이란다. 이 맥주 집에 한국 사람도 많다. 내가 앉아 있는 복도 반대편 테이블에 여자 2명 그 옆에 남자 둘 도 한국 애들이다. 8시 반이 넘으니 이 홀도 가득 찬다.

사람이 갑자기 많아지니 종업원이 주문을 받으러 올 생각도 않는다. 물어보면 잠깐 기다리란다. 한 20분 상을 기다리니 그제서야 주문을 받으러 아까 그 아저씨가 온다. 추가 주문을 하고 기다린다. 술이 먼저 나온다. 소시지가 또 한참 있다 나온다. 주문한 것이 아니다. 내가 주문 했던 것과 다른 것을 주문했는데 내가 주문 했던 것과 똑 같은 것을 가져다 준다. 종업원을 다시 물러 확인하니 잘 못 갖고 왔단다. 새로 주문 한 소시지를 다시 갖다 준다. 둘이 여행담을 이야기 하며 술을 먹고 보니 밤 10시가 다 되었다. 이 홀은 9시가 넘어 빠지기 시작하여 이제 거의 손님이 없다. 계산을 하겠다고 하니 소위 말하는 더치페이 알아서 다 계산해 준다. 아까 독일 애들 계산 하는 것 봐 놓았었다. 7명을 종업원이 혼자 다 계산해 주는 것을 보니 참 신기하다. 자기들이 돈을 모아 한꺼번에 내는 것이 아니고 종업원이 와서 일일이 다 계산해주고 개인적으로 돈도 받는다. 우리 테이블도 오더니 당연히 따로따로 계산한다. 내가 먹은 것은 10 유로가 조금 안 된다. 10유로를 주니 몇 센트를 거슬러 준다. 그리고 내 앞 학생 계산. 정확하다. 계산하고 중앙 홀로 나오니 이곳은 아까와 똑같다. 자리가 꽉 차 있고 왁자지껄하다. 중앙에 있는 밴드는 오 쏠레미오를 연주한다.


지하철을 타고 중앙역에 내린다. 그 청년은 4YOU 에 머문단다. 어제 갈까 하고 망설였던 곳이다. 역에서 가깝단다. 나는 반대편이다. 여행 잘 다니라고 인사를 하고 내 숙소로 돌아온다. 숙소가 어제는 202호 이었는데 방이 예약되어 없다고 해서 오늘 아침에 다시 얘기해서 208호로 바꾼 방이다. 208호 방 키를 물어보니 이미 갖고 갔단다. 짐 넣어 놓는 사무실에서 배낭을 찾아 방으로 갔다. 어제 같은 방을 사용 했던 그 남아공 백인 애가 있다. 반가워 오늘 잘 갔다 왔느냐고 물으니 잘 갔다 왔단다. 3인 실에 3인이 꽉 찼다. 또 한 명은 일본 애 같다. 방에 들어 오더니 남아프리카 애에게 뭐라고 하더니 자기 침대에 들어가 바로 눕는다. 방은 완전히 개판이다. 코펠에 옷에 아무렇게나 널려 있다. 자기 혼자 쓰는 방인 것처럼. 얼마나 이 곳에 머물렀는지 가관이다. 여기가 자기 안방인가? 아니면 자기 자취방 인가? 이런 놈은 안 내보내나.

그건 그렇고 나도 내일 일찍 출발해야 하니까 지금 짐을 다 싸 놓아야 한다. 아까 사온 배낭에다 짐을 옮겨 담았다.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그 동양인이 돌아 눕는다.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나지만 그래도 할 수 없다. 11시도 안되었고 나도 준비를 해야 하니까. 짐을 대충 정리하고 Reception(접수창구)에 가서 내일 아침 공항 가는 교통편을 문의 한다. 여기서 얼마나 걸리고 무슨 차를 타야 하는지. 갑자기 컴퓨터 있는 곳에 가서 컴퓨터 앞에 앉는다. 몇 시까지 가야 하냐고 물어본다. 아침 8시 반 전 까지는 가야하고 8시 전에는 여기서 출발하고 싶다고. 한 참을 컴퓨터를 두드리더니 종이 한 장을 프린트해서 뽑아온다. 출발시간과 도착시간이 자세히 적혀있다. 07:43, 07:44, 08:03분 이렇게 3개의 지하철 시간표다. 참 시스템이 잘되어 있다. 고맙다고 하고 다시 방으로 돌아온다. 지하철은 S Bahn으로 유레일 패스가 있으면 무료다. 공항 가는 다른 방법은 공항버스다. 공항버스는 9유로다. 내일 일은 내일 결정하자. 잠을 청한다.

Posted by 날으는종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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