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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다녀와서

여행을 갔다 온 후에 정리하는 시간이 더 많이 걸리는 것 같다. 더 힘 든다. 옛날에 해외 1주일 출장 다녀오면 2주 동안 출장 정리하여 리포트를 쓰던 하던 생각이 난다. 다니며 틈틈이 메모해 놓고 정리 하였지만 그래도 다시 옮기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다. 주로 기차를 타고 정리를 하였다. 정리하기 가장 좋은 시간이고 차창 가를 보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일단 차를 타면 같은 자리에 2-3시간을 무조건 있어야 하니. 참 좋은 억압이다. 차창 가에 스쳐지나 가는 경치만큼 나의 머리 속에도 지나온 과거들이 같은 속도로 스쳐지나 간다. 그래서 그런지 나는 여행 할 때 차 타고 가는 시간이 매우 좋다. 어떤 때는 헝클어 져있는 생각들도 정리가 되고. 그런데 승용차를 운전해 가면 그런 맛이 없어 싫다. 그런 면에서 유럽여행은 기차를 많이 탈 수 있어 참 좋은 것 같다.

여행이란 참 좋은 것이다. 여행의 목적이란 무엇인가. 보고 싶은 것들을 보는 것 예를 들어 콜로세움을 보고 싶었는데 실제 보는 것. 나는 그 것보다 여행의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사진으로 보면 얼마든지 더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러나 그 여행의 과정들은 어느 곳에서도 보거나 어느 누구도 나에게 줄 수는 없다. 나는 그 여행의 과정들은 즐긴다. 비록 보려고 했던 것을 못 보면 어떠한가. 다음에 다시 가서 보면 되지. 다시 못 가변 안 보면 되고. 그리고 나는 여행을 가기 전보다 갔다 와서 더 많은 공부를 하게 된다. 그리고 최근에 문명의 이기인 디지털 카메라의 발달로 너무나 많은 사진들을 담아 올 수 있다. 이 번에도 총 2600장 정도의 사진을 찍었다. 필름 카메라이면 상상도 못할 량이다. 30장짜리 필름 약 90통에 해당되는 량이다. 물론 잘 안 나온 사진도 많지만. 사진을 보면서 그 때 다닌 곳을 생각해 보는 것도 재미있다. 그냥 머리로 생각하는 것보다 더 선명하게 기억을 되 살릴 수 있다.

떠나기 전에 겨울 여행에 대하여 많이 불안했었다. 그런데 겨울여행의 좋은 점이 무척 많다.

첫째 : 숙소 예약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전화하고 확인하고 했으나 여행 중반으로 오면서는 확인도 하지 않았다. 그냥 가면 방이 있으니까. 비수기 여행의 이점이다. 그 것은 여행 스케줄을 자유롭게 만든다. 일정을 마음대로 변형 시켜도 된다. 가고 싶으면 가고 싫으면 가지 말고. 그러나 성수기 때 숙소가 다 예약되어 있으면 일정의 변형은 불가능하다. 숙소와 숙소 사이에서만 가능하고 모든 일정이 예약에 따라 움직이게 된다.

둘째 : 겨울에는 땀이 나지 않는다. 춥기 때문에 걸으면 운동이 되어 춥지도 않고 몸에 딱 맞는다. 옷을 갈아 입을 필요도 없고 티 하나면 대충 버틸 수 있다.

셋째 : 낮이 짧아 무리하지 않게 된다. 이 것은 단점이 될 수 도 있지만 긴 여행에 젊음이 따라 주지 않는다면 여행시간을 짧게 할 필요가 있다. 겨울은 그 것을 자연스럽게 해 준다. 여행을 무리하지 않게 조절이 된다. 그리고 야경을 좀더 일찍 불 수 있다. 해가 빨리 떨어지니.

넷째 : 이름있는 곳에 들어 갈 때 줄을 적게 서도 된다. 비수기 이기 때문에 관광객이 적어 많은 줄을 서지 않아 시간이 무척 절약된다.

겨울 여행의 나쁜 점

첫째: 아름다운 꽃과 푸르른 나무를 볼 수 없다. 항상 앙상한 나무 가지, 단풍이 이미 떨어진. 추워서 입은 짙은 색 계열의 옷들

둘째: 장점이면서 단점인 저녁시간이 너무 짧다는 것. 하루를 좀 길게 쓰려고 하여도 불가능하다. 해가 일찍 넘어가 하루의 일정이 짧아지니.

셋째: 추운 북쪽 지방의 여행이 어렵다. 영하 10도 아래로 내려가면 솔직히 밖에 나가 걸어 다니기가 싫다. 즐거운 여행에서 싫어하는 것을 하게 되기 때문에.

혼자 하는 여행이 좋은 점.

첫째: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둘이 하게 되면 둘이 이야기를 하기 때문에 혼자 생각을 많이 못한다.

둘째: 일정을 자유롭게 변경 가능하다. 가고 싶으면 가고, 쉬고 싶으면 쉬고, 자고 싶으면 자고 말 그대로 자유롭다. 내가 가기 싫어 안 간다는 데 누가 뭐라 할 것인가.

셋째: 처음 보는 사람과 빨리 친해 진다. 혼자 처음 오는 사람도 마음이 열린 사태 이기 때문에 빨리 친해진다.

혼자 하는 여행이 나쁜 점.

첫째: 심심하다. 때로는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말 할 사람이 없다. 재수 좋아 새로운 사람을 만난다면 몰라도.

둘째: 짐이 있을 때 짐을 봐 줄 사람이 없다. 그렇다고 그냥 아무데나 놔두고 다닐 수도 없고 아무리 힘들어도 갖고 다녀야 한다.

셋째: 아프거나 불의의 사고를 당하였을 때 사고 처리가 힘들어진다. 누군가 옆에 있으면 그 누군가가 보험이 되는데. 혼자 하는 여행은 절대로 아프거나 사고가 생기면 안 된다. 그런데 그 것을 누가 알겠는가.

이제 여행을 갖다 온지도 한 달 이상이 지나간다. 아직도 그때의 일들이 머리 속에 생생히 남아 있다. 그리고 시간 날 때 마다 틈틈이 내가 다녔던 곳을 공부한다. 그 공부가 재미있다. 많이 몰랐던 것들을 비로소 알게 된다.

지금부터 또 다른 여행을 준비한다. 다음에는 가족을 데리고 보다 넓은 세상을 아이들에게 보여 주어야지.
Posted by 날으는종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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