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아침
친구가 부시럭거린다.
"몇시야"
"응 4시"
친구 : "날씨 좋아 어제 밤에 달이 떴어"
밖에 나가 보니 운무가 심하다.
일출 보기는 다 틀린 것 같다.
날씨가 쾌청하고 별이 보이면 아침 일직 일출을 보러 떠나기로 했는데
안개가 많이 끼어
일출은 포기하고 아침 식사나 하고 떠나자.
취사장에는 이른 새벽이라 사람이 없다.
배낭에서 버너 꺼내고
코펠꺼내고
불 붙히고 물 끓이고
아침 일찍 식사를 하고 가져온 오뎅을 데워 먹고
오뎅국물에 라면도 끓이고
출출하던 배가 불러온다,
집에서는 아침 일찍 아침을 먹을 때는 밥맛이 별로 없어 조금만 먹고 출근하는데
산장에서 먹는 아침은 왠 지 일찍 먹어도 참 맛있다.
배 부르고 이제 또 길을 떠난다.
오늘은 그 아름답다는 남덕유산을 넘어 영각사로 간다.
운무가 가득하다.
우의를 입고
배낭이 이슬에 젖으면 안되니까 배낭커버를 하고
우리 9명은 꼭두새벽에 길을 떠난다.
지금 시간이 5:55
출정을 앞두고 사진을 한 장 찍고
출발이다.
6월이라 날은 훤하다.
해가 엄청 길다.
운무를 헤치고 산길을 걷는다.
등산로에는 가지가지 다양한 풀들이 자라고 있다.
등산로 옆에 있는 고본
꼭 심마니가 산삼을 발견한 듯 즐거워하며
고본과 함께하는 덕유산 산행
고본이 있어 더 재미있다.
한 가지 일만 하는 것 보다 또 다른 일 재미있는 일을 같이 하는 즐거움
조금만 여유를 갖고 옆을 보면 재미있는 일들이 참 많다.
그냥 산에서 등산을 하는 것도 재미있지만
등산하며 이렇게 길가에 아무렇지도 않게 자라고 있는 고본을 만날 때
우리는 그 산행의 재미가 배가 된다는 사실.
그것이 여유다. 삶에 여유
바쁘고 힘들고 시간에 좇기는 삶
그래도 여유를 갖고 옆을 보라
이생의 등산길의 옆에 있는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잡초들을 자세히 보라
분명히 그 안에는 보석이 있으리니.
그 보삭은 경제적으로 보탬이 되나기 보다는 우리에게 즐거움과 행복과
아름다움을 선사 할 것이다.
이런 것이 재미아니겠는가?
재미 ?
“두려워할 필요가 없어. 남들은 남들대로, 나는 나대로 살아가면 되는 거야.
여기는 원래 재미있는 곳이란다. 우리는 남들한테 이기거나 지려고 태어난 게 아니야.
내 몫만큼 즐겁게 살려고 온 것이지.” - [재미]라는 책 중에서
여기서 잠간
고본
고본이라는 이름은 약초의 밑동이 벼가 마른 것과 비슷하다고 하여 마를 고(藁),
뿌리 본(本)이라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이 약은 특이한 향기가 있고 약성은 맵고 따듯하다.[辛溫]
발산작용을 하여 감기로 인한 두통, 발열, 해수, 가래, 콧물 등에 사용하며,
사지마비 관절통에 사용하며 특히 정수리의 두통에 효험이 있다.
약리작용으로 고본의 정유(essential oil)가 진정, 진통, 해열, 항염증 작용이 있고
장관 및 자궁평활근을 억제시키며 백선균에 강한 억제작용이 있다.
고본은 고르지 않게 갈라진 긴 원주형이고 뿌리 윗부분에는 줄기의 일부가 남아 있다.
바깥면이 밝은 갈색이고 질이 단단하며 꺾은 면의 중심부에 황색점이 있는 것이 좋다.
고본은 고발, 지신(地新), 울향(蔚香), 산채(山?), 미경(微莖), 귀경(鬼卿)이라고도 한다.
두산백과사전에서
오늘의 산행은 또 특별한 그 무엇이 있다.
그래서 인생이 즐거운 것 아니겠는가?
매일 똑같은 일상
여유를 가지면 길옆에 있는 이렇게 재미있는 일들이 있는데.
그 보다 더 많은 즐거움이 과연 있을까?
이런 것이 재미이지.
벌깨덩굴
- 다음 편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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