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편 -
7/14일
무릎이 안아프다.
참 신기하다.
어제 까지도 아팠는데
오늘은 신기하게도 아무렇지도 않다.
그건 그렇고
오늘은 날씨가 흐리지만
비는 안온다.
점심을 같이 지리산에 갈 나의 등산 파트너와 먹고
가까운 여행사에서 가 발권
내일 제발 비만 오지 말았으면 하는 바램.
일 끝내고
집에 가서 대충 배낭 정리 하고
752번 시내버스를 타고 용산역으로 출발.
용산역이다.
일단 입석표 먼저 취소하고
시간이 많이 남았다.
조용한 2층에 올라가 잠시 쉬자.
어디론가 떠나는 사람들
저 사람들의 가슴속에는
각 자 다른 생각을 하고 있겠지.
부모 만나러 가는 사람.
서울이 싫어 내려가는 사람.
돈 벌러 가는 사람.
수 많은 상념과 회한들
저 사람들의 진솔한 삶을 이야기로 풀어내면
무척 재미있을 텐데.
때로는 슬프고.
역에 앉아서 저 사람들과 세상 이야기 하는 것은 어떨까.
옆에서는 자식 얘기
뒤에서는 돈얘기
또 다른 곳에서는 부동산 얘기
무료한 시간을 때우려고
말없이 TV 보는 사람들.
웃는 장면이 나와도 도무지 웃지를 않는다.
뭐가 그리 심각한지.
세상의 모든 번뇌를 혼자 다 갖고 있는 듯
용산역 신역사.
새로 지은 건물이라 무척 깨끗하다.
조금 있으면 나도 이 어두운 밤
그들과 같이 같은 기차를 타고
남도를 향하여
소리없이
신역사를 떠나야 한다.
그건 그렇고
나의 이번 지리산등산의 의미는
첫째 : 그 동안 무릎이 아펐는데 이 번이 그 시험이다.
만약 산행 도중 아프면 도중에 돌아와야 하고
이제는 앞으로 힘든 산행은 포기하여야 한다.
두째 : 무릎이 괜찮으면 세석까지의 체력 테스트다.
작년에 갔을 때는 운동 부족이라 힘들었다.
그래서 작년부터 지금까지 부지런히 산에 등산을 다녔다.
얼마나 효과가 있는 지 테스트다.
배낭을 짊어진 등산객들이 보인다.
아마도 같은 열차를 탈 사람들로 생각된다.
하나 둘 모여든다.
끼리끼리 모여 재미있어 한다.
그렇지 놀러 가는데 즐거울 수 밖에.
15분전 등산객들이 입장한다.
나도 배낭을 메고 입장
아직 기차는 오지 않아 기다린다.
등산객들이 많이 보인다.
내일 비가 온다는데
그래도 우리같이 가는 사람들이 많다.
무궁화 열차가 도착
승차
의외로 사람들이 많다.
서서가는 사람들도 많고
수원에서 일행이 타고
복도를 중심으로 양쪽이 앉아 가야 한다.
조금이라도 쉬기 위해
잠을 청한다.
오늘 밤 조금 눈을 붙여야 한다.
내일 하루 종일 걸어야 하니까.
의자에 앉아 이리저리 자세를
바꿔가며 잠이 오락가락한다.
얼마를 졸았는지
"다음 정차역은 구례구"
안내 방송을 한다.
등산객들이 일어나 준비를 한다.
나도 선반에서 배낭을 꺼내
내릴 준비를 하고 대기.
열차가 선다.
등산객들이 많이 내린다.
역 앞에는 택시 기사들이 성삼재까지 갈 사람을
모으고 있다.
"1인당 만원, 4명에 3만원"
아직 밖은 깜깜하다.
구례구 시내버스가 기다리고 있다.
등산객을 위하여 특별히 준비한 버스다.
버스를 타고
구례 시외버스 정류장까지 간다.
정류장에서 간단히 아침을 해결하고
다시 탑승
등산객이 꽉 찬다. 모처럼 타보는 만원 버스다.
등산객들이 많아
버스 2대가 성삼재로 향한다.
기사아저씨가 안내 방송을 한다.
"성삼재까지는 97개의 커브를 돌아야 합니다.
버스에 등산객이 많이 타 힘이 딸립니다.
그래서 에어콘을 끄겠습니다.
창문을 열고 가시기 바랍니다"
창문을 여니 상쾌한 바람이 버스 안으로 들어온다.
모든 세속의 상념이 새벽의 차가운 바람에 날려 사라진다.
이제 또다른 세상으로 들어간다.
시간의 경계를 넘어.
나를 태운 버스는 어두운 산길을 꼬불꼬불 잘도 오른다.
버스는 성삼재를 향하여 달린다.
등산객이 많아 입석으로 가는 사람들도 많다.
아직 밖은 캄캄하다.
밖에 서있는 나무가지가 우리를 환영하는 듯
우리가 탄 버스의 유리창을 때린다.
앞에 갑자기 불빛이 보인다.
성삼재다.
아직 어두운데다
안개가 자욱해 앞이 잘 보이지 않는다.
성삼재 05:00
성삼재 도착한다.
자 이제부터 등산이다.
신발끈을 고쳐 매고
배낭 끈을 조절하고
출발
- 제 5편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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