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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차(1/19) : 인스부르크에서 눈만 보다.

오늘은 인스부르크에서 놀다 가는 날이다. 아침에 일찍 유스에서 일어 난다. 6명 정원에 2명이 잤다. 내가 자고 싶은 침대에서. 쾌적하고 좋다. 어제 밤에는 추워 침대 위층에 있는 모포까지 내려 덮고 잤다. 이곳 유럽은 대체로 실내에서 춥게 산다. 우리나라는 무척 더운데. 룸메이트는 어제 Pub에서 술을 먹고 늦게 들어온 탓인 지 아직 안 일어 난다. 나는 오늘 일찍 일어나 이 곳 인스를 보고 오후에 뮌헨으로 가야 한다. 유스에서 아침을 간단히 먹고 역에 온다. 유스 옆에 있는 주유소 슈퍼에서 먹을 것 좀 사올 걸 후회한다. 주유소 슈퍼가 무척 싸던데. 하펠레칼슈비츠로 가는 버스를 물으니 다음에 오는 4번 차를 타란다. 기다리고 있으니 앞에 있는 빨간 차도 간단다. 알고 보니 그 아저씨는 뒤에 서있는 버스 운전 기사다. 앞 차를 타고 얼마나 가면 되냐고 물어보니 위를 가리킨다. 위에 다음 정차할 곳이 Display 된다. 이 곳 인스부르크 교통시스템은 무척 잘 발달되어 있다. 파사에서도 이런 시스템이 있었으면 그 고생은 안 했을 텐데. 산에 올라 가는 정류장에서 내려 표를 끊는다. Up and Down이 21.8 유로란다. 어제 왕복 버스표 사고 오늘 왕복 버스표사고 산에 올라가는 표 사고. 책을 꺼내 읽어 보니 인스부르크 카드라는 것이 있는데 그 것 하나만 사면 24시간이 해결된단다. 그러나 이미 늦었다. 오픈 북이라도 100점을 못 맞는다. 책에 다 있는데 조금만 집중해서 읽어 보면 되는 데. 그게 한 박자씩 꼭 늦는다. 감점이다. 어제 저녁부터 눈이 내렸고 오늘 날씨도 별로 안 좋다. 올라 갈까 망설이다가. 올라 가면 좋아 지겠지라는 한 가닥 희망을 안고 그냥 올라 가기로 한다. 올라가는 사람이 없다. 나 혼자다. 처음에는 등산 열차로 올라가야 하는데 조금 기다리란다. 대합실에서 조금 기다리니 무슨 작업인가를 하더니 타란다. 타고 보니 건축 자재를 싫었다. 앞 창문이 열려있다. 미안한 지 앞 창문을 닫으려 하지만 자재가 길어 닫히지가 않는다. 나를 보고 씩 웃더니 창문을 열어 놓으면 이 곳은 경치가 좋아 사진 찍기 좋단다. 사실 유리창에서 찍는 것보다 유리창없이 사진 찍는 것이 훨씬 좋다. 아저씨에게 좋다고 그냥 열어 놓고 올라가자고 하니 좋아한다. 그런데 춥기는 춥다. 창문을 통해 사진을 찍는다.

중간 지점에 올라 갔다. 여기부터는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야 한다. 마을이 무척 예쁘다. 밤새 눈이 내려 더더욱 예쁘다. 설경에 반해 하염없이 마을 경치를 쳐다본다. 좀 쉬었다 케이블카를 타자. 초등학생 둘이 지나간다. 학교 긑나고 가나. 아니 방학일 텐데.


케이블카를 타고 산 정상에 오른다. 케이블카에는 나하고 보더 2명이 있다. 이 춥고 안 좋은 날씨에 보드를 타다니 대단하다. 어제 같은 방을 사용했던 웃음이 이상한 애가 생각이 났다. 올라가며 보니 슬로프가 환상적이다. 중간에 한번 쉬고 다시 정상으로 케이블카는 오른다. 눈이 무척 많이 온다. 그리고 밖에 날씨가 무척 춥다. 오늘은 날씨가 안 도와 준다. 드디어 정산에 도착 했다. 밖에 나가니 가만히 서있을 수가 없다. 눈보라가 몰아치고. 눈보라가 휘날리는 바람찬 흥남부두에 그때도 이러했을까. 나의 산행을 시샘이라도 하듯이 하늘이 심술이다. 가시거리도 얼마 안 된다. 꼭 희말라야 정상을 정복하는 영화의 한 장면 같다. 여기는 에베레스트 여기는 에베레스트 베이스 캠프 나와라. 기상이 악화가 된다.

바람은 씽씽 불고 눈은 펑펑 내리고 눈에 덮여 길은 보이지 않고 자세히 보니 나 말고 또 한 사람이 더 있다. 조난을 당했나.


여기서부터 걸어서 정상까지 가는 길이 보인다. 날씨가 좋으면 등산을 할 수 있는데 오늘은 불가능하다. 등산은 다음으로 미루자. 다음에 꼭 오면 그때는 꼭 정상을 밟아 보리라. 루체른에서 같이 묵었던 인도인의 추천 코스인데 아쉽다. 여기 애들은 모두 보드다. 젊은 애들이니. 그리고 이 극한 날씨에도 보드를 탄다. 인터라켄은 거의 다 스키였었는데. 사진을 찍는다. 너무 추워 배터리가 빨리 소모된다. 벌써 빨간 불이 들어 온다. 그래도 아랑 곳 하지 않고 계속 찍는다. 앞에 보이는 외국인 아저씨도 그냥 여기저기 왔다 갔다 한다. Ks 맟동안을 눈 길을 헤메다가 철저한 본전 정신 다시 대합실로 돌아온다. 그 아저씨도 와 있다. 그 아저씨는 캠코더로 촬영하러 왔다 보다. 그의 손에는 캠코더가 들려 있다. 바가 출줄하여 아침에 산 빵을 먹고 있으려니 케이블카가 출발한다. 보드를 갖고 있는 4명의 애들이 케이블카를 타러 나간다. 빵을 얼른 먹고 나가려니 이미 출발 했단다. 남은 빵이나 먹어야지. 먹고 나니 속이 든든하다. 내려오면서 눈 덮인 나무나 찍고 내려온다.

이제 시내 구경이나 하고 뮌헨으로 가야지. 산에서 상당히 많은 시간을 머물렀었다. 인스부르크에서 유명하다는 스와로브스키 유리세공 상점에 들어간다. 영롱한 유리 조각품들이 진열되어 있다. 한국인 상점 직원이 나를 보더니 한국인인 것을 금방 알아본다. 내가 한국인이라고 써있나. 집사람 줄 목걸이를 하나 고른다. 인스부르크에서 유명하다는 황금지붕을 보고 시내를 배회한다. 그리 크지 않은 시내 아기자기하다. 사람 사는 모습이 정겹다. 이 곳에서 동계올림픽이 열리고 있다고 후에 들었는데 인스부르크에서는 전혀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줄을 몰랐다. 그런 분위기가 하나도 나지 않았다. 그냥 올림픽은 올림픽을 하는 사람들이 하는 스포츠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인가. 별로 신경을 안 쓰는 모양이다. 우리나라에서 동계올림픽이 만약에 평창에서 열린다면 평창은 환영하느라고 부산 할 텐데. 이렇게 조용하다니. 인스부르크 역에 도착하니 사람들이 체스를 두고 있다. 광장에서 하는 체스가 그런대로 멋스럽다. 사람들이 죽 서서 구경을 한다. 누가 이길까. 승부는 별로 신경 쓰지 않는 운치다. 을지로3가 역에 할아버지들이 죽 앉아서 장기 두는 모습이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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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38분 인스발 뮌헨행 열차에 오른다. 16:28분 도착 예정. 1등석은 또 맨 끝이다. 한참을 걸어 겨우 탄다. 편하게 가는 대신 조금 탈 때 고생하라는 의미인지 서민을 위하여 2등석을 앞에 배치 해 놓았는지는 모르겠다. 옃차에 타니 쿠셋용 장치가 가능한 칸이다. 4인실 쿠셋 가능 칸. 위에 침대 설치 장비가 있다. 내 칸에는 나 혼자이다. 여행 정리나 해야지. 준비해온 과자도 먹으며.

16:00 독일 경찰이 와서 여권을 보자고 한다. 입국 심사인가 보다. 여권을 주니 지금까지 와는 분위기가 다르다. 돋보기까지 꺼내 자세히 본다. 자식들 대충 봐라. 니 들은 왜 그리 까다롭니. 전화도 하고 난리다. 서로 자기들끼리 독일어로 뭐라 하고 한 20분을 여권을 갖고 씨름하더니 내릴 때가 가까워 지니 주고 간다. 치사한 놈들.

기차는 Ostbahnhof(동역)역에 도착한다. 도착 예정시간보다 2분 일찍 16:26분에 도착한다. 독일은 시간은 잘 맞춘다. 오스트리아는 연착을 많이 하던데. 장님 코끼리 만지기. 하나만 보고 전부를 판단하는. 어디에 가서 짐을 풀까 고민이 된다. 역에 크게 도미토리 광고가 붙어 있다. 저기나 갈까 하다가. 책에 워낙 인기가 좋아 사전예약이 필수라고 적혀 있는 CVJM에 가기로 결정한다. 뮌헨 지도를 얻으려고 인포메이션을 찾아보니 없다. 아직 문을 닫을 시간은 아니고 밖을 나오니 인포가 보인다. 처음 모르는 도시에 가면 무엇보다도 먼저 인포에 들려라. 자유 여행 법칙이다. 인포에 들어가 줄을 섰다가 내 차례가 되어 지도를 하나 받고 내가 갈 곳을 물으니 자세히 설명해 준다. 오른 쪽에 있는 거리가 그거리란다. 찾기 쉬울 것 같다. 터벅터벅 가다 다시 왼쪽으로 꺽으니 간판이 눈에 들어 온다. 이제는 방 있느냐고 전화로 물어 보지도 않고 무작정 간다. 항상 있었으니까. 비수기라 이런 면에서는 참 좋다. 어디를 가든 항상 방은 나를 기다리고 있다. 나이를 물어 본다.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보면 모르냐. 내가 27살로 보이냐.

가만히 못 들은 척하고 있자 다시 물어본다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또 묻는다. 이 걸 확 26살 이라고 확 해버려 신경질 나는데. 그래도 체통이 있지.

27살 보다 많아요

27살 위라고 얘기하니 알았단다. 여기는 27살을 기준으로 그보다 나이가 많으면 요금을 더 받는다. 방을 이틀을 달라니까 하루 밖에 없단다. 이런 그럼 내일은 나는 어쩌란 말이냐. 또 숙소를 알아보러 돌아 다녀야 한단 말인가. 아침에 다시 와 보란다. 혹시 예약하고 안 오는 손님이 있을 수 있으니까. 알았다고 하고 방 키를 받아 방에 들어간다. 방에 가보니 아무도 없다. 아직 낮이니까. 일단 짐을 캐비닛에 넣어 놓고 방을 잠근 후 Reception에 키를 맞기고 시내 구경을 하러 나간다. Reception에 마리엔느광장 가는 길을 물으니 지도를 보더니 쉽게 설명해 준다. 여기서 가깝다. 짐을 내려 놓으니 홀가분하다. 알려준 대로 가니 칼츠광장이 나온다. 여기에도 스케이트 장이 있다. 재미있게 스케이트를 타고 있다. 시내에 스케이트 장을 만드는 것이 유행인가 보다. 밀라노,빈,그리고 여기 뮌헨.

여기 칼츠 광장부터 마리엔느광장 까지는 차가 못 다닌다. 사람만이 다닐 수 있다. 길 옆에는 상점들로 가득하다. 날씨가 차다. 옆을 보니 C&A 백화전이 있다. 백화점이나 들어가 보자. 물건 값이 싸다. 40% -50% 세일이다. 불경기인가 보다. 에스카레이터로 올라가 보니 목도리를 판다. 4유로다. 와 싸다. 옆을 보니 10유로다. 10유로 짜리가 더 좋아 보인다. 하나 샀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인가. 여행 다 끝나고 추울 때는 목도리 없어 고생하고 그래도 사자. 오늘하고 내일은 따뜻하게 할 수 있으니. 그리고 한국에 돌아가서도. 한국도 추우니. 목도리를 사서 밖에 나와 하니 무척 따뜻하다. 잘 샀나 보다. 그래도 비산 것을 산 건데. 30유로가 넘는 것 세일해서 10유로에. 교회에서 나와 노래를 부른다. 즐겁다. 사람들이 서서 구경한다. 여기 저기 상점들을 들어갔다 나왔다 하다 보니 밤 8시가 가까워 온다. 문 닫는다고 못 들어오게한다. 8시가 넘으니 사람들이 길거리에서 많이 없어진다. 약속이나 한 듯이. 그 많던 사람들이 썰물처럼 빠진다. 이 곳은 날씨가 추우니 모자를 하나씩 쓰고 다니다. 나도 살까 고민하다 안 산다. 시청사 주위를 돌아 보다 시끄러운 곳이 있어 가보니 사람들이 술집 가득 맥주를 마시고 있다. 안에서만 미시는 것이 아니고 밖에 까지 나와서 마시고 있다.

저녁은 Subway 샌드위치로 간단히 해결하고 주위를 한 바퀴 돌아 본다. 고딕양식의 시청사등을 한 바퀴 돌고 다시 숙소로 돌아온다. Reception에 키를 달라고 하니 이미 갖고 갔단다. 방에 들어와 보니 한 사람이 와 있다. 어디서 왔느냐고 물으니 남아프리카에서 왔단다. 그 머나 먼데서 오다니. 그런데 얘는 무척 왜소하고 수줍음을 많이 탄다. 오늘 저녁에 호프브로이하우스에 갔다 왔단다. 나도 오늘 찾다가 못 찾은 곳이다. 지도를 펴 놓고 물어보니 방에 불이 안 들어와 잘 안 보인다. 방에 있는 세면대에 불이 환하여 세면대에서 가리켜 준다. 마리엔느광장에서 좌측 아래로 가깝다. 내일은 꼭 찾아서 가봐야지. 맥주 맛이 그렇게 좋다던데. 한 번 맛이나 봐야지. 3인용 침대 오늘은 2명이 자나 보다. 아직 손님이 둘 뿐이다. 간단히 그 친구도 오늘 까지만 방을 계산했다고 한다. 내일은 방이 없다고 해서. 내일 아침 다시 물어 봐야지. 오늘은 이만 잠이나 자자. 이제 여행도 정식 하루 전. 여행은 내일이 마지막이다. 내일의 마지막 여행을 위하여.

Posted by 날으는종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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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차(1/20) : 맥주는 혼자 마시는 것이 아니야.

오늘이 여행 마지막 날이다. 이제 몸 좀 풀리고 어느 정도 여행 익숙해 지려니 벌써 끝나나 보다. 오늘 일정은 그 유명하다는 퓌센을 갔다 와서 저녁에 호프브로이 맥주 집에 가서 맥주를 한 잔 먹는 것이다. 아침 7시에 기상 간단히 샤워를 하고 짐을 챙겼다. 그 남아공 학생도 일어났다.

어제 다 예약되어 방이 없다고 내일 취소 된 것이 있을 지 모르니 와 보라고 해서 식당에서 간단히 빵과 주스를 먹고 Reception으로 간다.

오늘은 방 있어요

예 있는데 방을 다른 방으로 바꾸어도 되겠습니까?

예 상관없어요. 그런데 지금 있던 방은 안 돼나요

이미 예약되어 있어요.

3인 실인데 3인이 다 들어가도 괜찮겠어요

상관 없어요

그럼 208호로 가세요. 아침 10시 이후에 들어 가세요

지금 나가야 하는데, 방에 짐을 갔다 놓으면 안되나요?

지금 손님이 자고 있어 안돼요. 짐은 뒤에 있는 사무실에 보관하세요

알았습니다.

뒤에 있는 사무실에 가니 이 호텔 우편물 같은 것들이 있다. 배낭을 구석에 갔다 놓고 나는 호텔을 빠져 나간다.

퓌센역에 도착하여 내리니 거의 전부 한국 애 들이다. 중학생들도 있고 대학생도 있고 가족도 있고. 퓌센역에서 성에 가는 버스를 타려고 기다리니 어떤 사람이 와서 어디 가느냐고 묻는다. 나는 놀라 혹시 여기도 택시 호객 행위를 하는 것이 아닌가 하고 왜 그러시냐고 물어 보니 저기 서 있는 버스가 Castle가는 버스란다. 그 사람은 외국 관광객을 보고 도와주려고 호의적으로 나에게 접근 했던 것인데 나는 엉뚱한 생각을 했었다. 그 아저씨에게 미안하다. 버스를 타니 왕복표를 끊겠냐고 묻는다. 왕복표를 끊어 버스를 탄다. 조금 뒤 퓌센을 빠져나가 우리의 시골 마을 같은 길을 달려 얼마 안 가니 성이 나온다. 내려서 보니 성에 들어가는 입장권을 파는 매표소가 있다. 매표소에서 표 파는 직원이 묻는다.

사진을 가리키며

노이슈반슈타인성만 보시겠습니까. 아니면 2개 성을 다 보시겠습니까.

여기까지 온 것 2개 다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2개 다 보겠습니다.

여기는 성이 2개가 있다. 입구에 하나 그리고 조금 걸어 들어가면 있고, 또 하나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노이슈반성은 한 참 걸어 들어가서 있는 성이다.

2개를 다 보겠다고 하니

17유로입니다

20 유로입니다

거스름돈 3유롤 받고 표를 두 장 받는다. 성까지 다니는 버스가 있다고 하던데 오늘은 없다. 겨울이라 그런지. 대신 올라가는 마차가 있다. 얼마인지는 모르지만 빠르지는 않을 것 같아 그냥 걸어간다. 같이 내렸던 중학생들이 마차를 타고 올라간다.


카네기 생각이 난다. 기자가 카네기한테 묻는다.

당신은 검소한데 당신 아들은 왜 검소하지 않습니까?

나는 가난한 아버지를 둔 평범한 사람이지만 내 아들 놈은 부자 아빠를 둔 행운아지 않소

나는 마차 보다 빨리 성에 도착한다. 도착해 보니 사람들이 문안에 앞에 많이 있다. 여기가 다인가 하고 있는데 한국에서 온 학생들이 표를 Check하고 안으로 들어간다. 영어 설명이라고 되어 있다. 나도 들어가려고 내 표를 넣으니 내 표는 작동을 안 한다. 어차피 나는 표를 샀으니까. 그냥 들어가자. 관리하는 직원도 내 표를 보더니 들여보내 준다. 마지막으로 성안에 들어가니 문을 닫힌다. 다음 시간에 문을 여는 가 보다. 이 성은 바이에른 왕국의 왕인 루드비히 2세가 바그너를 좋아해서 바그너의 오페라인 로엔그린 의 백조에서 영감을 얻어 성을 지었다고 한다. 17년 동안 만들었는데 완공 후 3개월 뒤 추방되어 호수에 몸을 던져 자살했다고 책에 나와 있다. 바그너의 로엔그린하면 유명한 곡이 결혼식 신부입장 할 때 피아노 치는 곡이다. 로엔그린 3막에 나오는 엘자 공주와 백조의 기사 로엔그린이 결혼할 때 나오는 음악이다. 그런데 로엔그린 오페라에서는 둘이 끝내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비극으로 끝난다. 슬픈 사랑 이야기지. 그런 곡을 결혼식에 사용하다니. 아이러니하다.

그 것은 결혼 한 사람 집들이 가서 부르는 사랑해 노래도 비슷하다. 가사의 내용을 보면 당신이 떠나고 난 후 나는 눈물을 흘렸다. 멀리 떠나버린 못 잊을 님이여. 결혼하고 둘 중에 하나가 떠나라는 말인지 결혼 한 다음 떠나 간 여자를 못 잊어 밤마다 보고 싶어 눈물을 흘리라는 것인지 모르겠다. 둘이 결 혼 했으면 헤어지지 말고 잘 살아야지. 떠나기는 왜 떠나 그리고 떠났으면 그 만이지 눈물은 왜 흘려..

안내원이 영어로 설명한다. 옛 고어들도 나오고 미술에 대한 전문용어들도 나와 듣는데 한계가 있다. 대충 들으면 되지 하고 내부 가이드를 따라 성안을 한 바퀴 돈다. 사진 촬영 금지. 일본인들은 무선 통역 설명기를 귀에 대고 들으며 다른 안내원을 따라 다닌다. 우리도 한글 설명기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곳 곳에 백조 조각 들이 많이 보인다. 한 바퀴 돌며 설명을 다 듣고 다시 성 밖으로 나온다.


이제 비가 부슬부슬 내린다. 여행이 끝나가니 날씨가 안 좋다. 다행히 많은 비는 아니라 우산이 없어도 맞을 만 하다. 빨리 내려가 호엔슈방가우성을 가야지 열심히 내려가 호엔성으로 간다. 이 번에도 또 내 표만 인식을 못한다. 다시 그냥 통과 하고 표를 보여주니 들어가란다. 이번에는 독일어로 설명을 한다. 도저히 못 알아 듣겠다. 그냥 듣는 것은 포기하고 미술품들을 감상이나 하자. 알지도 못하는 것 어떻게 번역하려고 끙끙거리며 영어를 듣는 것보다 아예 포기하니 마음이 더 편하다. 영어로 했으면 낑낑거리며 하나라도 듣기 위하여 신경을 곤두세우며 스트레스 받으며 안 들리는 나의 귀를 탓 했을 텐데. 스트레스에 가장 좋은 방법은 포기인 것 같다. 옛날에 사용하던 방패를 보았다. 방패에도 겉에 무늬를 정교하게 넣었다. 아니 싸움을 하는 방패에 까지. 포켓볼 당구 대도 있다. 이 성안에서 당구 게임까지. 피아노도 있었고. 아이와 같이 온 독일인 아이가 떠든다. 아이를 조용히 시킨다. 조용해 진다. 또 시끄럽게 하면 아빠가 쉿 하고 조용히 시킨다. 그림이 무척 선명하다. 스테인드그라스도 상당히 선명하고. 아가가 또 떠든다. 아가를 내려 혼 낸다. 또 조용해 진다. 그리고 전쟁하는 그림이 거의 다다. 전쟁에서 이기고 돌아오면 영웅이니까. 그 놈의 전쟁은 인류가 시작되면서 발생하여 지금까지 하고 있으니. 전쟁에 이기면 영웅, 지면 역적. 매우 평화로운 분위기의 그림이다. 평화로운 때에 그린 것 같다. 벽에는 콘센트도 설치되어 있고 사람의 손길이 갈 만한 문 기둥이나 벽들은 유리로 막아 놓았다. 관광객이 만져 더럽게 되는 것을 막기 위함이겠지. 들리지도 않는 독일어 설명을 듣고 나와 빨리 열차를 타면 뮌헨 주위에 있는 호수까지 다녀 올 수 있을 것 같아 부지런히 버스를 타고 역으로 내려왔다.

현재 시간 14:00 기차가 있나 보자. 확인해 보니 2시경에 있는 기차는 없다. 다음 기차는 15:08분 한 시간이나 남았다. 호수 가는 것은 포기하자. 배가 출출 하다. 빵이나 하나 먹어야지. 역에 빵을 파는 것 같아 들어가니 건달 같은 애들 몇 명이 술을 마시고 있다. 빵 있느냐고 물으니 반대편 문을 가리킨다. 그 문으로 나가니 대합실이다. 속았다. 자식들.

시간이 있으니 시내나 들어가 보자 좀 가다 보니 빵집이 나타난다. 들어가니 한 사람이 빵을 시키고 있다. 맛있어 보인다. 나도 그 빵을 달라고 하니 빵 가운데 큼지막한 고기를 넣어 준다. 고기도 맛있다. 큰 빵과 그사이 있는 고기를 같이 먹으니 배가 부르다. 여기 퓌센 시내라고 하지만 조그맣다. 우리나라 읍 정도. 시내가 깨끗하고 아직 눈이 길옆에 쌓여 있고 건물은 색깔이 다 틀리다. 일부러 그렇게 짓는 것 같다.



슈퍼에 들어가니 가격이 생각보다 싸다. 현지인의 생활하는 모습을 이렇게 보는 것도 재미있다. 작은 물건을 하나 샀다. 계산을 하고 나와 동일한 다른 제품으로 교체하려고 계산대에서

이 것을 다른 것으로 바꾸고 싶은데요

계산대 뒤에 가서 처리하세요

이미 산 제품과 바꾸고 싶은 제품 두 개를 갖고 뒤로 갔다.

이 것을 이 것으로 바꿔 주세요

동일한 물건이라 그냥 바꿔주면 되는데 영수증에 이름을 쓰란다. 이름을 쓰니 기 판매한 물건을 판매 취소를 한다. 영수증까지 회수하고 새로운 물건으로 다시 바코드로 입력하고 영수증을 재 발행한다. 되게 복잡하다. 그냥 바꿔 주고 전에 물건을 제자리에 갖다 놓으면 될 텐데. 매뉴얼에 있는 그대로 운영한다. 슈퍼인데. 이렇게 하면 재고가 정말로 정확하겠다. 전산 시스템에서 정확한 정보를 보관하고 정확한 정보를 주겠지. 아주 좋은 사용자다.

시간이 되어 다시 역으로 돌아와 15:04분 뮌헨행 열차를 탄다.

밖에 비가 온다. 겨울 비다. 눈이 안 오고 비가 온다는 것은 그만큼 춥지 않다는 증거다. 열차에 바람소리가 크게 들린다. 열차의 차창은 비로 뿌옇다.

뮌헨도착 17시가 지났다. 뮌헨의 마지막 밤이며 이 번 여행의 마지막 밤이다.

마지막으로 어디를 갈까. 여행 안내책자를 보니 슈바빙이란 곳이 나와있다.

슈바빙이나 갔다 오자. 원래는 좀 일찍 도착하여 근교 호수에 갔다 오려고 계획했었다.

2시 열차를 타려고 열심히 내려와 보니 오후 세시 열차만 있다. 그 전 열차는 오후 1시에 출발하고 없다.

퓌센의 작은 도시에서 한 시간을 기다리다 타고 온 것이다.

슈바빙에 가자 그러면 어떻게 가야 하나. 책을 보고 열차 노선도를 보고 3호선이나 6호선이 중앙역에서는 없다. 일단 S Bahn을 타고 Kalts Plazt에서 갈아타고 간다. 지하철 표 하나를 자동판매기에서 뽑아. 지하철을 탄다. 이 곳 독일의 지하철은 깨끗하다.



[ 이탈리아 로마 지하철] [독일 뮌헨 지하철]

일단 책에 나온 대로 내리라는 곳에서 내려 슈바빙이 어디냐고 물어보니 이곳이 모두 슈바빙이란다. 이 곳 전체가 슈바빙이라. 책에는 커다란 모형 같은 것이 하나 있던데. 밖을 나가봐도 안 보인다. 겨울비만 내리고 있다. 비가 계속 와서 일단 조금 거리를 걷다 다시 지하철역으로 내려온다. 슈퍼가 있어 들어가 구경한다. 이곳은 물가가 그리 비싼 편은 아니다. 한 바퀴 돌아 본 다음 다시 제일 번화가인 마리엔광장으로 지하철로 간다. 쇼핑센터에 어제 보아놓은 배낭이 있다. 좋은 것 같다. 65 유로를 주고 하나 산다. 이제 등산도 다니고 운동 좀 하려고. 25리터짜리 이름있는 상표이다. 갖고 있는 짐을 넣고 등에 매니 가뿐하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배낭이 비었으니 가뿐 할 수 밖에.

이 곳 주위에 그 유명한 호프브로이하우스 맥주 집이 있다고 어제 같은 방에 있던 SouthAfrica에서 온 청년으로부터 들었다. 마리엔 광장에서 좌측으로 조금 내려가면 될 것 같아 조금 내려가니 금방 나온다. 어제는 여기까지 안 오고 마리엔광장의 좌우에서 찾았었다. 역시 정보란 알고 있어야 하고 모를 때는 물어보는 것이 최고이다. 아는 길도 물어가라라는 우리나라의 속담 정말로 가슴에 와 닿는다. 찾았으니 들어가 봐야지 문을 들어섰다. 왁자지껄하다. 굉장히 소란스럽다. 우리나라 맥주 집 하고 시끄럽기는 매 한가지다. 자리가 있나 하고 한 바퀴 돌아보니 자리가 없다. 가운데는 밴드가 연주 할 수 있는 무대가 있다. 한국 사람도 간간히 보인다. 한 바퀴 돌아 옆 방으로 가니 그곳은 아직 사람이 안 앉아 있다. 종업원에게 여기에 앉아도 되냐고 물으니 앉아도 된단다. 앉아서 맥주나 한 잔하고 가자고 생각하고 앉는다. 한참 있다가 주문을 받으러 온다. 나이가 꽤 들어 보이고 마르고 키가 크지 않은 분이다. 술을 잘 못하니 작은 것 500cc로 시키고 보니 남들은 1000cc를 먹는다. 소시지를 물어보니 소시지 있는 메뉴를 펼쳐 보여준다. 안주 싼 것을 주문하니 그 안주는 안 좋단다. 그럼 추천을 하라고 하니 5.8유로 가격의 소시지를 추천한다. 추천하는 것으로 주문한다. 저녁도 안 먹었으니 저녁도 같이 할 겸해서, 맥주를 갖고 온다. 긴 잔이다, 우리나라 일반적인 500cc 맥주 잔이 아니다. 조금 맛을 봤다. 맛 있었다. 그런데 혼자 먹고 있자니 좀 그렇다. 술은 같이 먹어야 하는 건데.


내 옆의 자리에는 독일 청년들 7명이 들어온다. 스킨헤드도 둘이나 있다. 탁자 두 개를 합친다. 그리고 내 자리에서 의자를 하나 갖고 가겠단다. 갖고 가라고 했다. 저희들끼리 재미있게 먹고 마시고 떠든다. 그들이 먹고 마시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한국에서 온 학생이 주위를 한 바퀴 돌아보고 간다. 혼자 왔으면 같이 합석 하자고 할 걸. 생각하고 돌아보니 벌써 없어졌다. 안주가 나왔다. 소시지 하나에 감자 으깬 것 이게 다다. 한 반정도 맥주를 혼자 홀짝이며 마시고 있는데 다시 그 학생이 나타난다. 얼른 가서 혼자이면 같이 앉아 마시자고 했다. 흔쾌히 같이 앉는다. 사람이 앞에 하나 더 있으니, 그리고 같은 말을 쓰는 사람이 있으니 분위기가 확 바뀐다. 혹시 그 학생은 불편하지 않았을까. 여행 중이란다. 호텔 팩으로 유럽여행 중이란다. 여행한지는 얼마 되지 않았고 설날 전에 들어갈 예정이란다. 이 맥주 집에 한국 사람도 많다. 내가 앉아 있는 복도 반대편 테이블에 여자 2명 그 옆에 남자 둘 도 한국 애들이다. 8시 반이 넘으니 이 홀도 가득 찬다.

사람이 갑자기 많아지니 종업원이 주문을 받으러 올 생각도 않는다. 물어보면 잠깐 기다리란다. 한 20분 상을 기다리니 그제서야 주문을 받으러 아까 그 아저씨가 온다. 추가 주문을 하고 기다린다. 술이 먼저 나온다. 소시지가 또 한참 있다 나온다. 주문한 것이 아니다. 내가 주문 했던 것과 다른 것을 주문했는데 내가 주문 했던 것과 똑 같은 것을 가져다 준다. 종업원을 다시 물러 확인하니 잘 못 갖고 왔단다. 새로 주문 한 소시지를 다시 갖다 준다. 둘이 여행담을 이야기 하며 술을 먹고 보니 밤 10시가 다 되었다. 이 홀은 9시가 넘어 빠지기 시작하여 이제 거의 손님이 없다. 계산을 하겠다고 하니 소위 말하는 더치페이 알아서 다 계산해 준다. 아까 독일 애들 계산 하는 것 봐 놓았었다. 7명을 종업원이 혼자 다 계산해 주는 것을 보니 참 신기하다. 자기들이 돈을 모아 한꺼번에 내는 것이 아니고 종업원이 와서 일일이 다 계산해주고 개인적으로 돈도 받는다. 우리 테이블도 오더니 당연히 따로따로 계산한다. 내가 먹은 것은 10 유로가 조금 안 된다. 10유로를 주니 몇 센트를 거슬러 준다. 그리고 내 앞 학생 계산. 정확하다. 계산하고 중앙 홀로 나오니 이곳은 아까와 똑같다. 자리가 꽉 차 있고 왁자지껄하다. 중앙에 있는 밴드는 오 쏠레미오를 연주한다.


지하철을 타고 중앙역에 내린다. 그 청년은 4YOU 에 머문단다. 어제 갈까 하고 망설였던 곳이다. 역에서 가깝단다. 나는 반대편이다. 여행 잘 다니라고 인사를 하고 내 숙소로 돌아온다. 숙소가 어제는 202호 이었는데 방이 예약되어 없다고 해서 오늘 아침에 다시 얘기해서 208호로 바꾼 방이다. 208호 방 키를 물어보니 이미 갖고 갔단다. 짐 넣어 놓는 사무실에서 배낭을 찾아 방으로 갔다. 어제 같은 방을 사용 했던 그 남아공 백인 애가 있다. 반가워 오늘 잘 갔다 왔느냐고 물으니 잘 갔다 왔단다. 3인 실에 3인이 꽉 찼다. 또 한 명은 일본 애 같다. 방에 들어 오더니 남아프리카 애에게 뭐라고 하더니 자기 침대에 들어가 바로 눕는다. 방은 완전히 개판이다. 코펠에 옷에 아무렇게나 널려 있다. 자기 혼자 쓰는 방인 것처럼. 얼마나 이 곳에 머물렀는지 가관이다. 여기가 자기 안방인가? 아니면 자기 자취방 인가? 이런 놈은 안 내보내나.

그건 그렇고 나도 내일 일찍 출발해야 하니까 지금 짐을 다 싸 놓아야 한다. 아까 사온 배낭에다 짐을 옮겨 담았다.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그 동양인이 돌아 눕는다.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나지만 그래도 할 수 없다. 11시도 안되었고 나도 준비를 해야 하니까. 짐을 대충 정리하고 Reception(접수창구)에 가서 내일 아침 공항 가는 교통편을 문의 한다. 여기서 얼마나 걸리고 무슨 차를 타야 하는지. 갑자기 컴퓨터 있는 곳에 가서 컴퓨터 앞에 앉는다. 몇 시까지 가야 하냐고 물어본다. 아침 8시 반 전 까지는 가야하고 8시 전에는 여기서 출발하고 싶다고. 한 참을 컴퓨터를 두드리더니 종이 한 장을 프린트해서 뽑아온다. 출발시간과 도착시간이 자세히 적혀있다. 07:43, 07:44, 08:03분 이렇게 3개의 지하철 시간표다. 참 시스템이 잘되어 있다. 고맙다고 하고 다시 방으로 돌아온다. 지하철은 S Bahn으로 유레일 패스가 있으면 무료다. 공항 가는 다른 방법은 공항버스다. 공항버스는 9유로다. 내일 일은 내일 결정하자. 잠을 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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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차 : 1/21(금요일) 몸 풀리니 떠나야 하네 (다시 한국으로)

한 참을 잤고 나니 잠이 깬다. 좀 춥다. 이 곳은 춥게 하고 생활을 한다. 우리네 아파트는 너무 덥다. 석유도 안 나면서. 근검 절약이 몸에 밴 것일까. 옷값도 우리하고 비교해서 그리 비싸지 않다. 오히려 일부 제품들은 우리보다도 싸다. 물가가 그리 비싸지 않은 편이다. 잠이 깼다. 갑자기 천둥치고 번개가 친다. 이 겨울에 무슨 번개람. 내일 교통상황이 안 좋으면 어떻게 하나. 걱정이 앞선다. 기우일 따름인데. 침대에서 엎치락 뒤치락 하다 잠이 스르르 든다. 간간히 천둥소리에 깨곤 하며. 시계를 보니 아침 여섯 시다. 한참을 누워 이 생각 저 생각하다 시계를 보니 7시가 가까이 온다. 일어나 샤워실 에 들어가 머리 감고 세수를 한다. 샤워를 마치고 나오며 쓰레기통 옆에 내 면도기와 같은 면도기가 버려져 있다. 누가 버렸을까? 짐을 챙겨 식당으로 나온다. 7시 10분 아직 식당 준비 중 이다. 빵, 커피, 티, 오렌지주스 등 7시 30분에 문을 연다. 일등으로 들어가 자리를 잡고 앉는다. 내 식탁에 일본인으로 보이는 할아버지도 같이 앉는다. 나는 빨리 빵에 버터를 바르고 햄과 치즈를 가운데 넣고 먹는다. 아침 7시 40분 지하철 역에 가서 공항 가는 지하철을 물어 본다. 전광판에 다음에 올 열차가 10개는 순서대로 보여준다. 어제 컴퓨터로 받았던 것 처람 공항 가는 지하철은 7시 40분이 넘으면 8시 3분 지하철이다. 한 10분 이상을 기다리니 지하철이 온다. 지하철을 타고 공항을 간다. 공항이 종점이다. 공항에 거의 다 와 장래 방송을 한다. 다 내리란다. 내려서 에어프랑스를 찾아 간다. 공항 직원에게 물어보니 D란다. 처음에는 D가 지시 대명사 인줄 알았는데 가다 보디 D구역인 것을 알겠다. D 구역에 가니 에어프랑스가 있다. 표를 끊겠다고 하니 9시 25분 비행기가 있단다. 내 예약은10시 15분인데 50분 일찍 출발하는 비행기다. 빠르면 좋다 그만큼 파리 공항에서 여유가 있으니 전번에 고생을 한 경험이 있어 빨리 가겠다고 하고 9시 25분 비행기로 파리로 간다.


파리 게이트는 C82이다, 한참을 걸어 가니 C82 게이트가 보인다. 앞으로 한 시간 이상 남았다. Duty Free Shop을 기웃거리며 우리 애들 먹을 사탕을 사고 왔다 가다 하다 보니 한국어 장내 방송이 나온다. 빨리 탑승하란다. 아직 20분이나 남았는데 방송에서 하라는 대로 비행기에 탑승한다.



이제 모든 일정은 끝이 났다. 서울에 돌아가 일상으로 다시 복귀하는 것만 남았다. 시간이 왜 이리 빠른지 모르겠다. 처음에는 어떻게 2주를 보낼까 걱정했는데 벌써 2주가 지났다. 그것도 너무 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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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다녀와서

여행을 갔다 온 후에 정리하는 시간이 더 많이 걸리는 것 같다. 더 힘 든다. 옛날에 해외 1주일 출장 다녀오면 2주 동안 출장 정리하여 리포트를 쓰던 하던 생각이 난다. 다니며 틈틈이 메모해 놓고 정리 하였지만 그래도 다시 옮기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다. 주로 기차를 타고 정리를 하였다. 정리하기 가장 좋은 시간이고 차창 가를 보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일단 차를 타면 같은 자리에 2-3시간을 무조건 있어야 하니. 참 좋은 억압이다. 차창 가에 스쳐지나 가는 경치만큼 나의 머리 속에도 지나온 과거들이 같은 속도로 스쳐지나 간다. 그래서 그런지 나는 여행 할 때 차 타고 가는 시간이 매우 좋다. 어떤 때는 헝클어 져있는 생각들도 정리가 되고. 그런데 승용차를 운전해 가면 그런 맛이 없어 싫다. 그런 면에서 유럽여행은 기차를 많이 탈 수 있어 참 좋은 것 같다.

여행이란 참 좋은 것이다. 여행의 목적이란 무엇인가. 보고 싶은 것들을 보는 것 예를 들어 콜로세움을 보고 싶었는데 실제 보는 것. 나는 그 것보다 여행의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사진으로 보면 얼마든지 더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러나 그 여행의 과정들은 어느 곳에서도 보거나 어느 누구도 나에게 줄 수는 없다. 나는 그 여행의 과정들은 즐긴다. 비록 보려고 했던 것을 못 보면 어떠한가. 다음에 다시 가서 보면 되지. 다시 못 가변 안 보면 되고. 그리고 나는 여행을 가기 전보다 갔다 와서 더 많은 공부를 하게 된다. 그리고 최근에 문명의 이기인 디지털 카메라의 발달로 너무나 많은 사진들을 담아 올 수 있다. 이 번에도 총 2600장 정도의 사진을 찍었다. 필름 카메라이면 상상도 못할 량이다. 30장짜리 필름 약 90통에 해당되는 량이다. 물론 잘 안 나온 사진도 많지만. 사진을 보면서 그 때 다닌 곳을 생각해 보는 것도 재미있다. 그냥 머리로 생각하는 것보다 더 선명하게 기억을 되 살릴 수 있다.

떠나기 전에 겨울 여행에 대하여 많이 불안했었다. 그런데 겨울여행의 좋은 점이 무척 많다.

첫째 : 숙소 예약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전화하고 확인하고 했으나 여행 중반으로 오면서는 확인도 하지 않았다. 그냥 가면 방이 있으니까. 비수기 여행의 이점이다. 그 것은 여행 스케줄을 자유롭게 만든다. 일정을 마음대로 변형 시켜도 된다. 가고 싶으면 가고 싫으면 가지 말고. 그러나 성수기 때 숙소가 다 예약되어 있으면 일정의 변형은 불가능하다. 숙소와 숙소 사이에서만 가능하고 모든 일정이 예약에 따라 움직이게 된다.

둘째 : 겨울에는 땀이 나지 않는다. 춥기 때문에 걸으면 운동이 되어 춥지도 않고 몸에 딱 맞는다. 옷을 갈아 입을 필요도 없고 티 하나면 대충 버틸 수 있다.

셋째 : 낮이 짧아 무리하지 않게 된다. 이 것은 단점이 될 수 도 있지만 긴 여행에 젊음이 따라 주지 않는다면 여행시간을 짧게 할 필요가 있다. 겨울은 그 것을 자연스럽게 해 준다. 여행을 무리하지 않게 조절이 된다. 그리고 야경을 좀더 일찍 불 수 있다. 해가 빨리 떨어지니.

넷째 : 이름있는 곳에 들어 갈 때 줄을 적게 서도 된다. 비수기 이기 때문에 관광객이 적어 많은 줄을 서지 않아 시간이 무척 절약된다.

겨울 여행의 나쁜 점

첫째: 아름다운 꽃과 푸르른 나무를 볼 수 없다. 항상 앙상한 나무 가지, 단풍이 이미 떨어진. 추워서 입은 짙은 색 계열의 옷들

둘째: 장점이면서 단점인 저녁시간이 너무 짧다는 것. 하루를 좀 길게 쓰려고 하여도 불가능하다. 해가 일찍 넘어가 하루의 일정이 짧아지니.

셋째: 추운 북쪽 지방의 여행이 어렵다. 영하 10도 아래로 내려가면 솔직히 밖에 나가 걸어 다니기가 싫다. 즐거운 여행에서 싫어하는 것을 하게 되기 때문에.

혼자 하는 여행이 좋은 점.

첫째: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둘이 하게 되면 둘이 이야기를 하기 때문에 혼자 생각을 많이 못한다.

둘째: 일정을 자유롭게 변경 가능하다. 가고 싶으면 가고, 쉬고 싶으면 쉬고, 자고 싶으면 자고 말 그대로 자유롭다. 내가 가기 싫어 안 간다는 데 누가 뭐라 할 것인가.

셋째: 처음 보는 사람과 빨리 친해 진다. 혼자 처음 오는 사람도 마음이 열린 사태 이기 때문에 빨리 친해진다.

혼자 하는 여행이 나쁜 점.

첫째: 심심하다. 때로는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말 할 사람이 없다. 재수 좋아 새로운 사람을 만난다면 몰라도.

둘째: 짐이 있을 때 짐을 봐 줄 사람이 없다. 그렇다고 그냥 아무데나 놔두고 다닐 수도 없고 아무리 힘들어도 갖고 다녀야 한다.

셋째: 아프거나 불의의 사고를 당하였을 때 사고 처리가 힘들어진다. 누군가 옆에 있으면 그 누군가가 보험이 되는데. 혼자 하는 여행은 절대로 아프거나 사고가 생기면 안 된다. 그런데 그 것을 누가 알겠는가.

이제 여행을 갖다 온지도 한 달 이상이 지나간다. 아직도 그때의 일들이 머리 속에 생생히 남아 있다. 그리고 시간 날 때 마다 틈틈이 내가 다녔던 곳을 공부한다. 그 공부가 재미있다. 많이 몰랐던 것들을 비로소 알게 된다.

지금부터 또 다른 여행을 준비한다. 다음에는 가족을 데리고 보다 넓은 세상을 아이들에게 보여 주어야지.
Posted by 날으는종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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