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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차 1/11일 폼페이의 만찬

오늘은 나폴리에 가다.

율리시즈가 트로이 전쟁에서 이기고 돌아가는 길에 포세이돈의 노여움을 사 파도에 휩쓰려 표류하는 과정에서 파르테노테는 율리시즈를 노래로 유혹하려 하였으나 율리시즈는 그 노래를 듣고 싶어 자신의 몸을 돛대에 묶고 선원들의 귀는 밀납으로 막아 그 유혹에서 벗어 났다고 한다. 그 노래가 얼마나 아름다웠을까? 율리시즈를 유혹하지 못한 파르테노페는 자신의 아름다운 노래가 율리시즈를 유혹하지 못하여 자살하였고. 그파르테노페가 묻힌 곳이 바로 이 나폴리다. 과연 어떠한 노래를 불렀을까? 그 후세들이 부르는 아름다운 노래들이 오 솔레미오나, 산타루치아 같은 아름다운 노래일 것이다. 이러한 노래들이 파르테노페가 부른 노래의 영향을 받아 아름다운 노래로 탄생하지 않았나. 그 파르테노테의 영어발음이 사이렌이라 한다. 사이렌은 조녀라고 하는 데 하반신은 새고 상반신은 사람이라 한다. 사이렌 하면 민방위 훈련시 나는 소리가 아닌가. 사이렌 소리는 우리에게는 전혀 아름답지 못하고 긴장감을 준다. 이는 그 사이렌의 노래가 아니고 사이렌이 나타나니 경고하라는 의미라고 한다. 하여튼 기원전 7세기에 그리스 사람들이 파르테노테가 묻힌 해변가에 도시를 세웠고 그 옆에 새로운 도시를 세웠는데 그 도시가 바로 현재의 나폴리고 그 나폴리를 이 곳 이태리 사람들은 아직도 파르테노테의 도시라고 한다고 한다.

민박집 아줌마가 다음은 어디 가느냐고 묻는다. 나폴리 간다고 하니 민박을 소개시켜 주겠단다. 실은 민박을 안하고 유스에서 자려고 했는데 유스는 좀 멀다. 소개 시켜 준다니 좋다고 하고 전화번호를 적어준다. 전화번호를 갖고 아침을 먹고 같이 있던 룸메이트 보다 일찍 역에 나갔다. 유레일 패스 4개국 6일사용 분이기 때문에 로마-나폴리 구간은 유레일 패스를 안 사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유레일 1일에 40유로 정도 로마-나폴리 구간은 그것에 반밖에 안된다. 당연히 2등석 끊어서 가야지. 2등석을 끊고 슈퍼에 가서 물 한 병 사고 슈퍼가 무척 싸다. 기차에 올라 탔다. 잠시 후 같은 민박에 같이 묵었던 행자들이 보인다.

이 기차 타셨어요

같이 앉아 가자


좌석이 마침 6개 자리이고 방금 탄 일행은 5명이다. 내가 한자리 차지하고 있으니 남은자리가 5개 딱 맞다. 우리는 이래서 같은 일행이 되어 하루의 재미있는 여행을 시작한다. 한 분은 초등학교 선생님, 다른 두 명은 장차 좋은 교사가 될 여학생, 또 다른 두 명은 남자 대학생 2월에 한 명이 군에 간다나 그리고 그들이 아저씨라고 부르는 나 이렇게 혼성 6인조 여행단이다. 우리는 지금부터 우리는이라는 단어가 맞는다. 갑자기 검표원이 와서 표를 보잔다. 나머지는 다 유레일패스이고 나만 그냥 차표이다. 내 표를 보더니 뭐라 뭐라 한다. 옆에 있는 학생들이 기차탈 때 개찰구에서 안 찍고 탔으니 20유로를 벌금으로 내라는 이야기란다. 아참 내가 기차 탈 때 처음 타는 거라 그 방법을 몰랐다. 우리나라 같이 그냥 타면 입구에서 개찰하는 아저씨가 다해주는 줄 알았다. 20유로 벌금 돈도 얼마 없는데 벌금이라니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유레일 패스 쓰는 건데 일단 검표원에게 사정을 했다.

저는 여기 처음이고요, 기차를 처음 타서 몰랐어요. 미안합니다.

또 이태리어로 뭐라뭐라한다.

미안합니다. 처음이라 몰라서

알았다고 하고 그냥 간다. 나도 고맙다고 인사한다.

우리는 서로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해가며 나폴리역에 도착한다. 나폴리역에 내려서 일행들이 나에게 민박집에 전화해 보라고 성화다. 나는 로마에서 산 공중전화 카드로 민박집에 전화를 한다. 받지를 안는다. 계속 신호음만 간다.

안 받는데 어디 갈꺼야

폼페이 갈려고요

잠깐 짐 좀 맡기고 같이 가지

역 직원에게 코인라커가 어디예요

못 알아 듣는다. 할 수 없다. 바디 랭귀지로 해야지. 배낭을 가리키며 짐 보관함에 넣고 키로 잠그는 시늉을 하니 그제서야 알겠단다. 왼쪽으로 해서 쪽 가라고 손짓으로 가리킨다. 고맙다고 그라체 하고 가리 킨 곳으로 가보니 무인 코인라커가 아니고 유인 짐 보관소이다. 아 그래서 못 알아 들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짐을 맡기고 와보니 로마에 올라갈 시간표를 확인하고 있다. 우리는 폼페이로 가는 전철표를 하나씩 끊어 전철에 오른다. 이 노선은 사철이라 유레일 패스가 안 된단다. 폼페이역에 도착하여 다 같이 내린다. 역에서 간단한 지도를 구하고 나오니 바로 옆에 우측으로 폼페이가 보인다.

왼쪽에는 캠핑카 세워 놓는 곳이다. 캠핑카 타고 여행하면 좋을 텐데. 표를 끊는다. 표를 끊으니 폼페이 영어 안내 책자를 하나씩 준다. 이 곳 폼페이도 가이드와 같이 여행하여야 하는 대표적이 곳이다. 우리는 안내 책자와 우리가 갖고 있는 여행 책자를 총동원하여 해석하고 정보 교환하며 이 곳 저곳을 보며 간다. 영어 해석 오래간 만에 해보는 거라 머리에 쥐가 난다. 이 정보 저 정보 조합하니 그래도 어느 정도 유적지를 따라 간다. 안내 책자를 우리나라 말로 번역하여 인터넷에 올려 놓으면 참 보기 좋을 텐데. 우리나라 여행객의 폼페이 이해를 위하여. 대극장을 거쳐 소극장에 다다른다. 무척 좋은 날씨다. 아침에는 구름이 끼고 날씨가 우중충해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하늘이 깨끗이 갰다. 한참을 돌아다니고 안 돌아가는 머리 굴리며 번역을 했더니 배가 출출하다. 마침 여 선생님이 빵을 가져와서 그 빵을 소극장 매 위 자리에서 먹으니 맛이 무척 좋다. 이 것이 폼페이 최후의 만찬이다. 원형 소극장은 그 모습이 잘 보전되어 있으며 생각보다 상당히 크다. 야외 소극장이며 음악이나 연극 공연을 한번 보고 싶다.


우리는 기차시간 관계로 폼페이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서둘러 폼페이를 빠져 나온다. 아쉬움이 남는 폼페이 다음에 오게 되면 더 공부를 하고 와야지. 폼페이 나오는 분은 뒷문이다. 사람들이 죽 나간다. 같이 따라 나오니 폼페이 밖이다. 날씨가 따뜻해서인지 열대수들이 보인다.

우리는 열차역에 가서 기차를 기다리고 있으려니 반대편에 있던 폼페이 애들 둘이 자기를 찍으라고 포즈를 취한다. 한 장을 찍으니 좋단다. 자기들 줄 것도 아닌데.


기차를 타고 다시 나폴리로 돌아온다.

나폴리에 와서 나는 다시 민박집에 전화를 한다. 전화를 이제 받는다. 방이 있느냐니까 방이 있단다. 잠시 후 다시 전화를 하기로 하고 우리들은 나폴리 시내로 그유명하다는 핃\자를 먹으러 간다. 유럽 안내 책자를 현지인에게 보여주며 장소를 물으니 아주 친절하게 안내를 한다. 그 책에 나와 있는 곳은 오늘은 영업을 안하고 그 보다 맛있는 집으로 안내하는 듯하다. 우리는 혹시 잘못 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노파심에서 그 아저씨를 따라간다. 골목을 지나 작은 피자집 한집을 안내하고 사라지고 우리는 그 피자집에 들어갔다. 사람도 많고 벽에 있는 그림 분위기가 오래된 피자집은 맞다. 그런데 피자 먹는 사람들이 이상하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피자 한 판씩을 먹고 있는 것이 아닌가? 어떻게 피다 한 판을 혼자 다 먹을 수가 있을까 하는 의구심. 우리는 제일 큰 Large로 세 개의 피자를 시켰다. 조금 있으니 우리가 있던 옆 홀에서 메인 홀로 자리를 옮겨준다. 피자를 굽는 화로가 보이는 피자 굽는 아저씨가 직접 화로에 피자를 넣었다 꺼낸다. 잠시 후 우리에게 맛있어 보이는 피자 세 판이 나왔다. 피자를 보니 피자가 무척 얇다. 종이 같다. 아까의 피자 먹는 광경들이 이제야 이해가 갔다. 이러니까 혼자 그 큰 피자를 다 먹지, 우리나라 같았으면 두 쪽만 먹어도 배가 불러 못 먹는데. 맛이 특이 하지만 맛있었다. 처음 먹어 보는 정통 나폴리 피자.


이렇게 해서 나폴리에서의 하루가 지나간다. 우리는 나폴리를 작게 한 바퀴 돌아 다시 역으로 돌아온다. 일행이 나보고 먼저 가라고 한다. 나는 내가 떠나는 모습을 보여주기 싫으니 로마로 떠나는 것을 것을 것을 보고 가겠다고 일행이 로마로 떠날때까지 같이 대합실에서 같이 있다가 일행이 떠나는 모습을 보고 표 파는 곳으로 와서 내일 베네치아행 쿠셋을 예약을 하고 역에서 민박집에 전화를 한다. 약국 앞에 있으란다. 픽업하러 온단다. 약국 앞에 기다리고 있으니 이 곳에 있는 이태리 사람들이 다 불량해 보인다. 내가 색안경을 끼고 보고 있나. 한참을 기다리니 어떤 아저씨가 온다. 대충 보면 아는 가 보다. 나에게로 와서 말을 건다. 맞는다고 하고 따라간다. 나폴리 역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이다. 집에 들어가니 손님도 없다. 우리 방에는 학생 하나, 그리고 다른 방에는 여선생님 한 분이 있단다. 아직 안 들어와 나와 학생 단 둘이다. 학생이 컴퓨터를 열심히 하고 있다. 민박집 인터넷 사이트를 정리 하고 있다. 민박집 부탁으로. 그런데 그 학생이 오늘 사기를 당했단다. 나폴리에서. 민박집에 오는 길에 길에서 핸드폰,디카,캠코더 이렇게 세가지 물건을 파는 아저씨가 있어 처음에 300유로 달라는 것을 100 유로까지 깎고 돈을 주고 나니 직접 배낭에 넣어 주겠다고 해서 배낭에 넣는 것을 직접 눈으로 확인 하고 집에 와서 배낭을 풀어 보니 돌 맹이 세가 들어 있단다. 기가 찰 노릇이다. 직접 보았는데. 민박집 아저씨가 옛날에 경험담을 들려 준다. 담배를 샀는데 가져와서 풀어보니 못 박힌 스티로폼이 들어 있었다고 무게를 맞추기 위하여 못을 박아 놓은 스티로폼을 넣은 것이었다. 나는 스팅의 한 장면이 생각이 났다. 처음 도입부에 로버트 레드포드가 지나가는 사람의 돈을 사기치는 장면. 귀신 같은 솜씨다. 그 학생은 이곳이 마지막이라 이제 집으로 돌아가니 그래도 좀 났단다. 처음 같았으면 기분이 상당히 상해서 여행할 맘이 안 났을 텐데. 그 학생은 저녁에 출발하고 나는 민박집 아저씨에게 나폴리 여행정보를 물어보니 카프리보다는 쏘렌토 아말피가 났단다. 추천은 따르는 것이 좋다. 현지인의 추첨은 더욱이나 이틀을 있으면 두 곳을 다 가보겠는데 하루 박에 없으니 하나를 포기 할 수 밖에. 카프리를 포기하고 돌아오라 쏘렌토, 아말피를 선택하고 가는 방법을 자세히 설명을 듣는다. 아주 여행객을 위하여 복사를 해 놓았다. 그 복사물을 챙기고 아저씨의 살아온 이야기를 듣는다. 조선족이란다. 한 때 사업상 한국에 들어와 불법체류하며 공사판에서 일도 했단다. 공사판에서 먹고 자고 저녁에 정리 하고 아침에 공사 시작을 위하여 일찍 일어나 깨끗이 작업준비 해 놓고 아마 공사현장에서 좋아했던 것 같다. 미리미리 해 놓는데 안 좋아 할 사람이 있겠나. 그 당시 돈을 많이 벌었단다. 한 달에 백만 원 이상씩 벌었다고 하니 그 당시 중국으로 생각하면 무척 큰돈이었단다. 그리고 이태리 와서는 고생을 무척 많이 했단다. 중국인 가죽 공장에서 일하는데 하루에 20시간을 했다고 한다. 중국 놈들은 무식하다. 한 달을 하고 나니 세수하는데 코피가 죽 흘렀다고. 지금도 이 곳 나폴리에 돈 많은 갑부 중에 중국인 많다고 한다. 이곳 나폴리 사람들은 게으르다고 한다. 따뜻한 지역 사람이니 그런가 보다. 한참을 같이 이야기 하다 나는 내일을 위하여 방에 들어가 잔다. 내일은 아말피다
Posted by 날으는종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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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차 1/12일 쏠렌토의 할머님들

이제 다리도 많이 나아졌다. 오늘따라 일찍 깬다. 시계를 보니 06:00이다.

07:40 아침 먹고

08:11 분 전철을 타고 쏘렌토로 출발한다.

09:10 쏘렌토에 도착 쏘렌토를 간단히 한 바퀴 돌아 구경하니 상당히 깨끗하다. 더운 지중해 기후로 열대 식물들이 심어져 있고 날씨도 상당히 따뜻하다.


멀리 떠난 벗이여, 나는 홀로 사모하여 잊지 못할 이곳에서 기다리고 있노라. <돌아오라, 소렌토로>는 이탈리아 작곡가인 E.데쿠르티스의 작품

돌아오라 소렌토로

아름다운 저 바다와 그리운 그 빛난 햇빛

내 맘속에 잠시라도 떠날 때가 없도다

향기로운 꽃 만발한 아름다운 동산에서

내게 준 그 귀한 언약 어이하여 잊을까

멀리 떠나간 그대를 나는 홀로 사모하여

잊지못할 이곳에서 기다리고 있노라

-아오라 이곳을 잊지말고

돌아오라 소렌토로 돌아오라

한 바퀴 구경하고 오니 포시타노가는 버스가 출발하고 없다. 아말피 가려면 포시타노까지 가서 갈아타고 가야 한단다. 그 곳에 서 있는 운전기사에게 문의하니 뒤 차란다. 뒤 차에 가서 물어보니 자기 차가 아니란다. 이렇게 황당할 수가 있을까? 여기 저기 물어보아도 아무도 답을 못한다. 현지 할머니들 다섯 분이 운전사에게 이태리어로 뭐라 한다. 뒤에 포시타노라는 단어가 들리는 것으로 봐서 포시타노 가는 버스를 기다리는 것 같다. 현지 할머니들도 버스를 못 찾고 왔다 갔다 한다. 내가 포시타노 가는 것을 눈치 챘는지 나에게 와서 뭐라 한다. 나는 알아 들을 수가 없으나 대충 뜻은 알겠다. 포시타노 가는 냐고 하는 것 같다. 대충 나도 포시타노 간다고 하고 그 할머니들만 따라 다닌다. 할머니들만 따라다니면 나도 포시타노 갈 수 있겠지 여기에 사시는 분들도 이렇게 버스를 못 찾는데 어떻게 내가 찾을 수가 있을까? 할머니들이 서로 이야기하며 웃고 떠든다. 재미있는가 보다. 무려 1시간을 기다린 끝에 10:10분 할머님들이 차에 올라타며 나에게도 빨리 타라고 한다. 할머니들은 어디 할머니나 다 똑같은가 보다 푸근함이 느껴진다. 인생을 그만큼 많이 살아 인생에 대한 달관이라고 할까. 그 동안 살아온 역경. 할머님들 덕분에 무사히 버스에 탈 수 있었다. 버스에는 몇 명 없다. 아마 평일이라 그런 것 같다. 나와 할머니 5분, 외국인 2명 운전기사 포함 모두 9명이다. 운전기사와 할머니와 뭐가 그리 즐거운지 큰소리로 이야기 하고 웃곤 한다. 무슨 이야기인지는 모르지만 보고만 있어도 재미있다. 아말피로 가는 길은 무척 꼬불꼬불하다. 마치 우리나라 강원도 고개를 넘는 것 같다. 운전기사는 연신 크락숀을 빵빵하고 눌러댄다. 앞에서 오는 차에게 하는 신호이다. 차가 가니 비켜달라는 주의하라는 신호이다. 지중해 바다가의 깎아지른 절벽이다. 그 절벽에 집을 짓고 산다. 그것도 아주 예쁜 집들을 짓고 산다. 절벽을 깎아 밭도 만들었다. 포시타노에 도착한다. 여기서 차를 갈아 타야 한다. 포시타노에 왔으니 포시타노를 함 보고 가야지. 저 아래 한 참 아래 지중해 해변이 보인다. 터벅 터벅 걸어 내려간다. 아 제법 멀다. InterPositano 버스가 지나간다. 아 저 차를 탔어야 하는 건데. 얼마 안 되는 것 같아 걸었더니 무척 멀다. 동네는 한가롭다. 사람도 거의 보이지 않는다. 이 동네 사람들은 무엇을 해서 먹고 살까? 거의 한 시간은 걸어 내려온 것 같다. 길 가에 있는 가끔씩 있는 상점들을 구경하며 아래로 아래로 계속 내려간다. 내려가도 내려가도 끝이 없다. 크고 유명한 관광지 보다는 이렇게 조그만 마을의 사는 모습을 보는 것이 훨씬 아기자기 하고 재미있다. 한 참을 내려가니 포시타노 동네 버스 종점이 보인다. 버스 타는 곳을 확인하고 마을 아래로 내려가 지중해 푸른 물에 손을 담과 본다. 깎아 지른듯한 절벽 그 절벽에 집을 짓고 사는 사람들. 자연의 위대함과 인간의 위대함이 같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푸르디 푸른 지중해. 여름을 이런 곳에서 보내면 얼마나 좋을까? 돈만 많다면. 다시 버스 정류장에 올라와 버스를 기다린다. InterPositano 버스 아침에 산 버스표가 180분 유효한 버스표다.

기사 아저씨 이 버스표 돼요?

그 버스표 안돼요

그럼 버스표 어디서 사요

나한테 사면 돼요

하나 주세요

버스에 타니 운전기사 아저씨가 직접 판다. 12:00 버스표를 사서 버스를 탄다. 좁디 좁은 골목길 차가 다닌 다는 것이 신기하다. 두 대가 간신히 비켜갈 수 있는 길 뱅글 뱅글 돌아 아까 차에서 내렸던 곳에 도착한다. 약 10분이 걸린다. 12:10분 도착. 다시 아말피로 가는 버스를 타고 여행이 계속된다. 이 곳은 일반 버스를 타고 절벽을 보는 것 자체가 바로 관광이다. 지중해와 어우러져 있는 절벽들 그리고 지중해 구름이 끼어 있고 그 구름 사이로 햇볕이 비추이고 왜 똑같은 바다인데 느끼는 감정이 이렇게 다를까?


옛날 캘리포니아 에서도 차 끌고 나가 보던 태평양도 우리나라 동해에서 보는 것과 그 느낌이 달랐었다. 똑 같은 태평양 바닷물인데. 바다는 그 보는 위치에 따라서도 다르다. 언덕 위에서 보는 바닷가에서 보는 바다. 내가 가장 아름답게 본 바다는 군대에서 저녁 해가 지고 보름달이 바다에서 떠오를 때이었다. 언덕에 앉아 본 바다 큰 바다가 호수같이 작게 느껴지며 바다가 금빛으로 물들며 보름달이 바닷물 위에 있을 때 그 보름달과 바다의 조화는 신비롭기만 했다. 여기서 이렇게 절벽에서 버스를 타고 가며 바다를 보는 것과 이 곳에서 며칠을 기거하며 체험하며 보는 바다는 다를 것이다. 밤에 보는 아말피의 언덕은 어떨까? 이 곳에서 며칠 머물다 갈 수 있었으면.

절벽에 지어 놓은 집들을 다 어떻게 지었을까 하는 생각. 절벽에 자재를 운반하는 길도 신통치 않은 것 같은데. 하여튼 내가 보기에는 이상한 애들이다. 절벽에 집을 짓고 사는 모습을 보니. 아말피에 도착한다. 그리 크지 않은 아담한 동네이다. 인포메이션에 들어가 무료지도가 있는가 물러보았다. 무료는 없고 2.5유로 짜리 유료가 있단다. 너무 비싸 안 산다. 마을을 조금 올라가니 학생들이 학교 끝나고 나온다. 방학일 텐데 학교에 갔다 오나 날씨가 따뜻하니 다른 특별 활동이 있을 줄도 모르지. 마을은 깨끗하다.

나폴리와는 정반대다. 나폴리는 상당히 지저분했는데. 이 곳 아말피는 깨끗하다. 정류장에서 해변의 방파제 쪽으로 조금 가다 보니 해안에서 과일을 판다. 과일 도매상인가 보다. 과일을 실은 트럭도 몇 대가 있다. 외국인 나의 눈에 외국인으로 보이는 사람이 그 곳에서 바나나를 하나 산다. 나도 그 사람이 가고 난 후 바나나를 하나 달랬더니 이태리어로 뭐라 한다. 도저히 못 알아 듣겠다. 동전을 꺼내 보여주니 알아서 가져가고 바나나를 준다. 그렇게 바나나를 하나 사서 방파제에서 바다를 보며 앉아 바나나를 까 먹고 있으니 바나나가 맛있다. 한가롭게 바닷가 벤치에 앉아 바다를 보고 있다. 지나가는 사람도 별로 없고 여유롭다. 모처럼 가져보는 여유다. 해변에는 사람들이 간간이 보이고 바닷가에는 모래사장도 있어 모래사장도 걸어보고 겨울이라 바닷가의 배들은 묶여있다. 여름이면 모두 여행객들을 태우고 바다로 나가 여름을 만끽하고 있겠지. 우리나라 해변에는 고기 잡는 그물들이 있는데 이 곳에는 그물을 볼 수가 없다. 순수 관광용 인가? 이 여유로움을 조금 더 누려보자. 방파제로 올라가니 방파제 옆에는 마차에서 물건을 파는 난전이 있다. 사람들이 물건을 팔고 있다. 그런데 짐을 싸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시계를 보니 오후 2시다. 아니 두 시에 영업을 마치다니 그러고도 먹고 사는데 지장이 없나. 아니면 집에 갔다 저녁에 다시 올까? 이태리 남부 사람들은 참 게으른 것 같다.


이렇게 아말피에서 시간을 보내고 다시 나폴리로 오는 버스를 탄다. 전철로 갈아 타지 않고 직접 나폴리까지 오는 버스를 탄다. 고속도로로 해서 한 참을 달리고 있다. 달리는 버스에서 잠시 눈을 붙인다. 일어나보니 나폴리로 들어간다. 나폴리 역이 종점인지 알았는데 그렇지 않은가 보다. 나폴리 가리발디역을 지나쳐 한참을 가는 것 같아 물어 보니 벌써 지나쳤단다. 아이구 하고 내려보니 나폴리 항구다. 그 유명하다는 나폴리 항구 미항하면 나오는 나폴리 항구. 저녁 어스름이라 잘 보이지 않는다. 아주 밤이면 야경이라도 멋있는데. 이 때가 가장 어정쩡하다. 기왕 항구까지 온 것 항구 구경이나 하고 가자. 한국인 가족이 보인다. 배낭을 앞으로 맸다. 소매치기 조심하기 위하여 그렇게 매고 다닌다. 항구에 들어가니 배는 모두 떠나고 쓸쓸하기만 하다. 쓸쓸한 항구에서 여기 저기 기웃거린다. 사람도 없다. 다시 버스를 타고 나폴리역으로 돌아가자. 역에서 내려 숙소로 와서 저녁을 먹고 저녁 밤차 시간을 기다린다. 민박집에 새로 새 식구가 6명이 들어온다. 어제는 2명이 잤는데. 오늘 온 여행객은 경찰공무원이란다. 휴직을 하고 학생들 5명과 같이 유럽여행 중이란다. 왜 휴직을 했고 학생들은 또 누구인지 시간이 없어 물어보지 못했다.

어제 밤 같이 얘기를 했던 주인 아저씨가 PC에서 고스톱을 하고 있다. 고스톱이 한국 사람정서에 맞는 지 재미있는가 보다. 한국에서는 공사현장에서 잠깐 살아본 경험 밖에 없지만. 두 민박집을 보았다. 모두 조선족이다. 나폴리 아저씨가 어릴 때 같이 학교 다녔단다. 그런데 두 집 다 여자가 생활력이 더 강하다. 원래 유목민이 여자가 더 활동적이라고 한다. 우리 민족은 옛날에 몽고 지방 유목민의 후예들이니까. 그러니 그 피가 섞여 있을 수 밖에.아저씨가 고스톱이 안 된다고 하니 주인집 아줌마는 그 딴 것 한다고 핀잔을 준다. 저녁식사를 하고 나서 벽을 보니 식사를 한 끼 더하면 식사 값을 내야 한다고 적혀 있어 주인 아저씨에게 돈을 주려고 물어 보니 그냥 가란다.

밤 차 시간이 되어 역으로 나간다. 처음 타는 쿠셋이다. 침대를 설치해 놓은 열차다 처음 타보는 것이라 궁금하기도 하다. 시간이 되어 기차에 오른다. 정식 침대 칸은 아니고 6인용 1 등석 좌석에 2층 침대 2개를 설치하여 타고 가는 것이다 물론 안에서 문도 잠글 수 있게 해 놓았다. 내 방을 찾아 가보니 이태리 노부부가 벌써 와서 자리를 잡고 있다. 내 자리는 2층이란다. 2층으로 짐을 갖고 올라 가자. 1층에 노부부가 탑승하고 그리고 나 또 반대편에 나이 먹은 아저씨 이렇게 4명이 다 찼다. 이태리 할머니를 할머니라고 하기에는 젊고 아줌마라고 하기는 늙었고 하여튼 동양인 나와 같은 칸에 탄 것이 상당히 재미 있나 보다. 나에게 뭐라고 말을 건다. 도통 이태리어는 알아 들을 수가 없어 대답을 못하나 그래도 그 할머니는 즐거운가 보다. 상당히 우호적이고 매우 즐거워하는 모습이다. 기차는 출발하고 얼마 있다가 승무원이 와서 물, 티슈, 슬리퍼 등 한 보따리 주고는 내 열차표를 회수해 간다. 분실 및 도난 우려가 있어 쿠셋은 열차표를 회수해 가서 내리기 30분전에 다시 갔다 준다고 책에 있었던 것 같다.

내가 침대에 올라가 짐을 정리하고 있으려니 나에게 이태리 과자를 하나 먹으라고 권한다. 세계 어느 곳에서나 먹는 것을 권하는 인심은 동일 한가 보다. 즐거운 마음으로 받아서 먹어보니 매우 짜다. 왜 이리 짜게 먹는지 모르겠다. 승무원이 나눠준 물과 같이 먹으니 먹을 만 하다. 어디를 가는 지는 모르지만 참 즐거워한다. 부부가 한 참을 웃고 떠든다. 무슨 말은 모르지만 그 들을 보고 있는 나도 즐겁다. 이 사람들과 같이 오늘 밤을 보내야 한다. 3명의 이태리 사람들 그리고 동양인 나 그렇게 4명. 할아버지 할머니 들과 같이 이 밤을 보내야 한다. 즐거워하는 그들을 보고 즐겁게 잠을 청한다. 이태리 사람들 하고 같이 있는데 아무 일도 없겠지 하는 안심이 든다. 이제 피곤하다 잠이나 자자. 나를 실은 열차는 베네치아를 향해 힘차게 달린다. 밖은 어둡다.

Posted by 날으는종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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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차 1/13일 베네치아 밀라노를 거쳐 피렌체로

04:30분 아침 일찍 이태리 노부부가 일어나 내리려고 짐을 정리한다. 어수선하여 잠을 깼다. 담요를 제공하지 않아 그냥 옷을 덮고 잤다. 물어 볼 걸 아래층 할아버지도 그냥 자서 나도 따라서 그냥 옷을 덮고 잤다.

나의 도착 예정시간은 05:18분 아직 약 50분 남았다. 아직 내릴 시간이 많이 남았는데 나도 눈이 떠지니 할 수 없다. 다음 역 Padova에서 이태리 노부부와 그 위층 할아버지도 같이 내리며 나보고 계속 가란다. 우리 칸에는 나 혼자만 있다. 아래 침대에 내려갔다. 위 침대에 올라갔다 한다. 한참 가다 보니 베네치아에 내릴 시간이 가까워 진다. 어제 열차를 타고 얼마 안 있어 내일 아침에 준다고 열차표를 회수해 갔었다. 해서 기다리는데 5시가 다되었는데도 차표를 가져 올 생각을 안 한다. 갑자기 초조해 진다. 기우. 기차가 다음 정거장에 서려 한다. 지도로는 마지막 역이다. 옆 칸 사람에게 물어 보니 아직 베네치아가 아니란다. 한 정거장 더 가야 한단다. 이 때 승무원이 미는 것을 밀고 온다. 내 유레일 패스를 꺼내 준다. 벌써 시간은 6시 가까이 된다. 베네치아에는 두 역이 있다. 하나는 Mestre 역이고 다른 하나는 산타루치아 역이다. 우리가 원하는 곳으로 가려면 산타루치아 역에서 내려야 한다.

드디어 베네치아 도착. 서울을 떠날 때 막내가 지도를 가리키며 아빠 물의 도시 베네치아 물의도시 베네치아 하던 생각이 난다. 막내가 보고 싶다. 다음에는 막내 아들이랑 가족도 데리고 와야지.

물의 도시 베네치아. 영어로 베니스. 셰익스피어 가 쓴 베니스의 상인 그 베니스다. 열차에서 내리니 한국인이 보인다. 이제는 어디 가나 한국인을 볼 수 있다. 역 밖으로 나가니 바로 물이다. 그리고 안개가 자옥하다. 진한 새벽안개다. 일단 밤을 자고 일어난 부스스한 얼굴이니 세수나 하고 좀 멀쩡하게 만들어야지. 세수하려고 화장실을 찾으니 저 멀리 건물 중앙쯤 옆에 화장실이 보인다. 얼른 가서 들어가려고 하니 동전을 넣고 들어가게 되어 있다. 이놈의 동네는 역에 있는 화장실이 모두 돈을 받는다. 그것도 적은 돈이 아닌 많은 돈을. 그런데 왼쪽에 자판기 같은 것이 있는데 복잡하다. 온통 이태리어로 쓰여있다. 영어는 하나도 없다. 한참을 뭐 하는 물건인지 생각해 보아도 잘 모르겠다. 입장료 티켓인가? 한 번 뭔지 1유로 넣고 눌러 보자. 1유로를 넣고 누르니 20센트, 10센트가 죽 나온다. 아 잔돈 교환기구나. 왜 이리도 복잡하게 적어 놓았노. 화장실 입구에 보니 동전 넣는 곳이 있다. 자세히 보니 0.7 유로라고 쓰여있다. 20센트 3개 그리고 10 센트 1개를 넣으니 문이 그제서야 열린다. 용변을 보고 나서 세수를 하려 하니 출입구에서 계속 삐 소리가 난다. 나가보니 어떤 할아버지가 못 들어오고 있다. 내가 들어오는 법 70센트 넣는 법을 가르쳐준다. 내가 이 곳 사람을 도와주다니. 초라한 모습을 보이기 싫어 세면대에서 면도하고 세수하고 머리는 감을 수가 없어 머리에 무스를 바른다. 나이를 한 살이라도 적게 보이게 해야지. 세수하고 역으로 나오니 상쾌하다. 역에서 빵 하나와 카푸치노 커피를 사서 먹는다. 이 곳 애들은 식당에서 우아하게 먹는 애들 빼고는 다 그렇게 서서 먹는다. 특히 아침에는 간단히 해결한다. 저녁은 거하게 먹지만. 역에 두리번 두리번 거리니 짐을 맡기는 표지판이 보인다. 유인 보관소이다. 배낭을 자물쇠로 잠그고 짐을 맡긴다. 5시간에 3.50 유로다. 로마 첫 날 짐 갖고 돌아 다닌 생각하니 끔찍하다. 앞으로 그런 곰 같은 짓은 하지 말아야지. 짐을 맞기고 나니 어깨가 가뿐하다.

어디로 가야 하지. 책을 꺼내 다시 보자. 시험에서 Open Book으로 시험 보는 것 같다. 인생이 Open Book이 아닌가? 살아가다 모르는 것이 있으면 책 찾아보고 도움 받고 그대로 하고, 또 모르면 아는 사람에게 물어 보고 그 모든 것을 종합하여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고. 인생이란 그러한 이벤트들의 연속이 아니던가? 그리고 그 이벤트 마다 점수가 나온다. 돈을 많이 번 사람은 그 돈 점수가 좋은 것 이고, 건강한 사람은 건강 점수가 좋은 것이고. 인생은 끊임없는 공부의 연속이다. 사회가 모두 다 시험장이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책에 다 있는데도 그대로 안 한다는 것이다. 본 대로 가르쳐 준 대로 안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잘 못되면 남 탓을 한다.

다시 역으로 들어와 책을 펴고 나폴레옹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응접실이라고 격찬한 성마르코 광장과 베니치아의 상징 리알토 다리로 가는 방법을 공부해 보니 간단 하다. 그냥 골목마다 붙어 있는 노란 화살표만 따라 가면 된단다. 아침 7시가 아직 안되었다. 뿌연 안개 속을 걸어간다. 골목이 상당히 좁다. 영화 속에서나 나올 법한 그런 골목이다. 뿌연 안개 속에 가로등이 골목 끝에 켜져 있다. 안개 속이라 희미하게 가로등 불빛이 발한다. 새벽 7시 전 아무도 없다. 한 참 걷다 보니 상대편에서 모자를 꾹 눌러쓴 중년 신사가 지나간다. 무엇을 하는 사람일까? 그 사람이 지나간 후 사람의 기척이 거의 없다. 조금 가다 보니 하이힐 소리가 희미하게 들린다. 이국의 어여쁜 아가씨가 지나간다. 그리곤 이내 사방이 조용해 진다. 나의 발자국 소리만 내 귓가에 들린다. 이국 땅 안개 낀 좁은 골목길 가로등 불 빛만이 안개에 명멸하고 있는 좁은 골목길을 걸러가는 이 기분 영락없는 영화의 한 장면이다. 스토리가 멋있지 않아 그렇지 분위기는 영화에서 보는 것 이상이다. 물의 도시 베네치아답게 새벽 공기가 차다. 그렇다고 영하는 아니고. 모자 달린 옷이라 모자를 쓴다. 좁은 골목 길에서 만났던 사람들 그들은 나를 보고 어떻게 생각했을까? 왠 동양인이야 이른 새벽에 아니면 저 동양인은 뭐 하러 왔을까? 아니면 무념무상. 그래 아무 생각 한 했겠지. 그냥 한 인간이 지나가는 정도로. 뭐 중요한 것 아니니까. 동양인이 가든 말든 그네들의 일상이니까. 나야 일상에서 탈출하여 새로운 경험을 하고 있는 것이지만. 나는 나라는 유일한 존재이고 이 곳에 처음 왔으니 모든 것이 신기할 따름이지. 물속에 있는 도시가 신기하고, 안개 낀 좁은 골목이 신기하고 나와 정반대로 걸어오는 사람들이 신기함을 넘어 신비롭기까지 하니까. 그들은 나를 위한 훌륭한 조연들. 나는 주인공.

아 노란 화살표가 안 보인다. 그 화살표를 놓치면 안 되는데.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 가 보니 벽에 붙어 있는 화살표가 보인다. 다시 화살표를 따라 가자. 이정표가 없으면 한 번 들어가면 도저히 혼자의 힘으로는 나올 수 없을 것 같은 미로.

아침 7시를 교회 종소리가 알려준다. 우리나라 같으면 아침 7시면 많은 사람들이 거리에 나와 하루 일과를 시작하려고 분주한데 이 동네는 너무 조용하다. 도대체 몇 시에 일어나는 거야. 한 참 동안을 골목을 이정표를 따라가다 보니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린다. 환한 불 빛도 보인다. 괜히 반가와 진다. 뭔가 허고 가보니 도매 시장인 것 같다. 생선을 진열하고기 위하여 얼음을 생선 진열대에 채우고 있다. 수산시장이다. 수산시장 옆에 청과물 시장도 있다. 싱싱한 과일들이 진열되어 있다. 조용한 도시 한 복판에 환한 불 빛 그리고 도시의 아침을 위하여 준비하는 사람들 이 도시의 살아 숨쉬는 심장 같다.


자옥한 안개 속 리알토 다리에 무사히 도착. 다리 밑으로 물은 흐르고 다리에는 세계 각종 언어들로 낙서가 되어 있고 한글도 쉽게 찾을 수 있고 누구누구 왔다 감 리알토 다리를 건너 조금 가니 S Marco 성당이 보인다. 성당 입구에 무척 많은 비둘기들이 앉아 있다. 내가 성당으로 들어가도 날아 갈 줄을 모른다. 내가 비켜서 상당 출입 문 쪽으로 들어간다. 아직 이른 아침이라 성당 문은 굳게 닫혀있다. 다시 나와서 비둘기가 앉아있는 입구를 쳐다보고 있으니 성당 안에서 나이 가 많은 할머니가 한 분 나오 신다. 비둘기들이 할머니 주위에 모여든다. 참 신기하다. 잠시 후 할머니께서 비둘기 모이를 준다. 그 시간에 그 할머니는 매일 같이 비둘기 들에게 모이를 주시었고 오늘도 비둘기들은 그 할머니가 주는 모이를 먹기 위하여 그 성당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었다. 비둘기 할머니 돌아가셔도 천당에 가시겠지. 모르긴 몰라도 무슨 일 이 있어도 비둘기들이 꼭 모시고 갈 꺼야.


그 큰 성 마르코 광장에 아무도 없다 안개만이 자옥하고 광장의 불 및 만이 안개에 희미하게 빛난다. 나도 모르게 밀려오는 적막감, 그 적막감을 이기지 못하고 이리저리 광장을 헤멘다. 베네치아의 운송수단은 모두 배다 길에는 차가 다닐 수 없는 조그만 골목이라 배로 모든 것은 운송한다. 심지어 택시도 배다. 물의 도시 베네치아 베네치아의 물로 가까이 가서 물이나 한 번 보자. 생각보다 깨끗하다.

베네치아를 보며 폼페이가 생각났다. 영화 같은 것에서 보면 중세의 성안에는 큰 공터가 있고 그 공터에서 물건을 팔고 사는 행위 각 종 퍼포먼스들이 일어나고 그런데 베네치아는 그러한 공간들이 주택가에는 거의 없다. 좀은 골목 옆으로는 모두 건물이다. 폼페이도 길 옆으로는 모두 건물이다. 휴식을 취하거나 사람들이 집합 할 수 있는 그러한 공터들이 없다. 그러한 공터들 조차 벽으로 분리되어 있는 것인가? 폼페이도 장이 서는 장소가 집과 집 사이의 네모진 공간에서 이루어 졌었다고 한다. 건물과 좁은 길 이것이 전부이다. 가다 보면 귀퉁이에 좁은 공터가 있고 수돗물이 설치 되어 있긴 하지만 이것은 협소해서 진정한 공터라고 말하기는 어렵고 이 곳은 건물과 골목들 뿐이다. 아침 8시 사람들이 배에서 내린다. 통근 버스가 아니고 통근 배이겠지. 사람들이 무리를 지어 건물 안으로 들어간다. 아마 출근하는 가 보다. 8시까지 출근인가?


안개가 심하다. 안개가 걷히길 기대하며 주변에 볼 만한 것들은 걸어 다니면 본다. 도저히 안개가 걷힐 것 같지가 않다. 빨리 안가 걷히는 것을 포기하고 돌아가는 것이 현명한 판단일 것이다. 8시가 넘어 다시 산타루치아 역으로 돌아온다. 약 3시간 동안의 베네치아 여행. 지구상에 이렇게 사는 동네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어제 아말피에서는 절벽에 집을 짓고 사는 사람들 오늘 베네치아에서는 물 위에 집을 짓고 사는 사람들. 참 이상한 사람들이다.

안개가 걷히려면 오후에나 가능 할 것 같아 안개 걷힌 베네치아는 포기하고 역에서 밀라노 행 열차를 확인해 보니 09:14문 밀라노행 열차가 있다. 밀라노 12:55분 도착. 3유로(예매를 안하고 그냥 타도 된다.)주고 예매하고 유인 보관소에 맡겨 놓은 짐을 찾고 생수를 1.3 유로 주고 한 통 사고 가치에 오르려다 보니 열차표 개찰을 안 했다. 나폴리 갈 때 생각이 나서 다시 열차 앞까지 뛰어 가서 개찰을 한 후 IC806 열차에 올라 탄다. 베네치아여 안녕 나는 이제 밀라노로 간다.

기차는 Padova를 지나 Vicenza 현재시간은 10:20 아직도 안개가 안 걷혔다. 베네치아 떠난지도 한 시간이나 지났는데. 차창 밖으로 고속도로가 보인다. 차들이 전조등을 켜고 다닌다. 다니는 차가 많지는 않다. 주중이라 그렇겠지. 차창에 기대어 밖을 보고 있으니 갑자기 하얀 세상이 나타난다. 집들도 하얗고 나무도 하얗고 온 세상이 하얗다. 눈이 온 것이다. 이탈리아 북쪽은 남쪽하고 기후 면에서도 많이 틀리다. 아말피에서는 바다에서 수영하는 아줌마도 있었는데 이 곳 북쪽은 눈이 있다. 아침을 일찍 먹어서 인지 배가 고프다. 어제 2유로를 주고 산 빵을 꺼내 먹는다. 말라서 인지 맛이 별로 없다. 바삭바삭하기도 하고 크로와상 2개로 간식 해결.

12:30분 열차는 아직도 열심히 달린다. 밀라노로 가고 있다. 차창 밖은 아직도 안개가 걷히지 않았다. 밀라노의 여정이 걱정이 된다.

밀라노 거의 다 온 것 같다. 중간 역에 섰다. 중년 부인이 내 앞자리에 앉는다. 그냥 보기에도 옷이 비싸 보인다. 이것이 밀라노 패션인가? 드디어 밀라노에 도착. 역 밖으로 나가 역을 보니 역이 무척 크고 웅장하다. 책을 찾아보니 두우모 성당까지는 지하철을 타고 가야 한단다. 지하철역으로 내려가 지하철을 탔다. 나폴리와는 도시가 정반대다. 도시도 깨끗하고 사람들의 옷차림도 깨끗하고 선진 도시이다. 아코디언 소리가 들려온다. 우리나라에도 있는 지하철에서 구걸하는 사람이다. 아코디언을 키며 차량 사이를 오고 가며 구걸을 한다. 두우모 광장에 도착했다. 세계에서 4번째로 크다는 두우모 성당 고딕 양식. 외부 지붕에 장식한 뾰족한 탑은 수도 없이 많다. 두우모 광장에 스케이트장을 만들어 놓았다. 스케이트를 타는 사람들이 많지는 않다. 주말이면 사람들이 많겠지. 두우모 성당 주변도 화려하다. 비둘기와 사진 찍는 사람도 있고 젊은이들이 모여있는 광장 사람들이 무척 많다. 두우모 성당에 들어 가려 하니 짐 수색을 한다. 열어 보란다. 열어 보여주니 들어 가란다. 들어 가서 한 바퀴 돌고 바로 나와 근처에 있는 화장실에 가보니 화장실에 양변기가 없다. 쪼그려 앉는 화장실이다. 베네치아에서도 그랬듯이 남자 화장실에 소변기도 없다. 이 곳은 소변기 없는 남자 화장실도 많다. 처음 들어 오면 좀 당황하게. 밀라노 여행을 마치고 이제 피렌체로 가야 한다. 오늘 일정은 빠듯하다. 도시에 잠시 내려 조금 보고 다시 열차 타고 다음 도시로 가고 힘든 일정이다. 좀 더 시간을 갖고 이탈리아 북부도 보아야 하는데 일단 이탈리아 북부는 주마간산 격이다.


15:00에 출발하는 피렌체행 유로스타가 있다. 도착시간이 조금 빠르다. 창구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여직원이 조그만 탁자를 놓고 서서 기차시간을 안내를 한다. 피렌체를 간다고 하니 기차시간을 찾아 설명을 해 준다. 유레일 패스가 있어도 ES(유로스타)를 타려면 12 유로를 더 내야 한단다. 뭐 급한 것도 없고 다음 열차는 IC(InterCity) 유레일패스로 그냥 타도 된단다. 도착시간이 차이가 난다. 10분 있다가 IC를 타자.

15:10발 나폴리행 IC595 열차 나폴리 가는 중간에 피렌체에서 내려야 한다. 피렌체 도착 예정시각 18:26 1등석에 올라 탄다. 우리 칸 1등석으로 내자리 쪽3개 내 앞에 3개 합이 6개 내 앞에 이태리 아저씨가 앉아 있고 대각선 문 쪽에 동양계 청년이 앉아 있다. 조금은 불량스러워 보인다. 봉지에서 바나나를 꺼내 더니 바나나를 먹는다. 식사를 못한 것 같다. 화장실에 가야 하는데 짐 때문에 갈 수가 없다. 짐을 다 갖고 가기도 그렇고 짐을 놓고 가자니 불안하고 짐을 잃어버리면 끝장이니까. 승무원이 검표하러 와서 표를 보여 달란다. 그 청년이 표를 보여주자 이 표는 2등석 표라 2등석 칸으로 가란다. 나보고 중국어로 뭐라고 한다. 그 청년은 내가 중국인인 줄 알았나 보다. 그래서 나는 당신 말을 알아 들을 수 가 없고 당신은 2등석 표이니 2등석으로 가야 한다고 손 짓으로 가리켜 주고 승무원이 내 표를 확인하고는 그 청년을 다른 칸으로 데리고 간다 그 중국 청년이 떠나고 나니 마름이 놓인다.

앞자리에 앉은 아저씨는 직장인 같다. 경계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내 앞자리에 있는 아저씨가 눈을 뜨고 있다. 빨리 화장실에 갔다 와야지. 이탈리아 북부 평야가 무척 넓다. 산이 거의 보이지가 않는다. 비옥한 농토 부지런하고 돈 많은 밀라노 같은 도시는 남부의 게으르고 가난한 사람들과 비교가 된다. 내가 창가에 앉아있고 내 앞에는 이태리 아저씨 그리고 조금 가다 보니 이태리 중년 부인이 개 집에 애완견을 갖고 우리 칸으로 들어온다. 그리고 개 집을 내려 놓더니 문을 열어 놓는다. 애완견 이름은 뭔지 잘 모르겠고 내가 애완견에 대해서는 문외한이라. 개가 개 집에서 조용히 나온다. 주인이 머리를 쓰다듬어 주니 가만히 있는다. 조금 있다가 다시 제 집으로 들어간다. 참 순하다. 개 집안에서 답답하면 잠시 나와서 바람 쏘이고 다시 들어가 조용히 있고 그 주인은 책을 보고 있고. 개까지 문 앞에서 지키고 있고 1등석이고 이제는 도둑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마음 푹 놓고 있으려니 잠이 든다. 16:25분 Parma 역에 기차가 정차한다. 기나긴 평야를 지나 나타난 조그만 소도시 아파트도 보이고, 시내버스도 보이고, 시가지도 보인다. 겉에서 보기에 조그만 아기자기한 소도시다. 깨끗한 도시 전원 도시일까? 제법 사람들이 많이 탄다. 여기저기 자리를 찾아 두리번거린다. 6명 정원에 우리 칸에 3명 아직은 여유롭다.

갑자기 소란스러워 진다. 수녀님들 2명과 할머니 한 분이 우리 칸으로 들어왔다. 한 명의 수년님은 목에 보호대를 하고 있고 우리 칸이 예약한 좌석번호 인가보다. 그 순한 개는 주인 따라 다른 칸으로 가고 우리 칸은 수녀님들로 일행이 바뀌었다. 갑자기 우리 칸이 시끄러워진다. 할 말이 뭐가 그리 많은지 조용히 가면 심심 하겠지. 현재 시간 17:10분 약 1시간 정도 남았다. 열차는 피렌체를 향해 열심히 달리고 있다. 수녀님들이 쵸코렛을 먹으면서 나에게도 한 조각 먹어보라고 권한다. 먹는 것에 대한 인심이란 동양이나 서양이나 같은 것 같다. 어제 저녁 이탈리아 할머니 생각이 나서 그라체라고 하고 한 조각 집어 든다. 내 앞에 있던 사람은 노 그라체 라고 하고 사양한다. 저녁 6시 반 피렌체 역에 도착한다. 다행히 피사가는 열차가 바로 있다. 바로 갈아 타고 피사로 간다.

피사에는 피사의 사탑이 없다.

20:00 피사 도착 피렌체에서 피사까지 약 1시간 반 정도 걸린다. 피렌체에서 스위스 인터라켄으로 가야 한다. 피렌체에서 23:10분 발 그러니까 적어도 저녁 9시 기차는 타야한다. 그래야 10시 반에 피렌체에 도착하고 쿠셋 열차표 사고 타야 하니까 시간이 필요하다. 바로 역 앞인지 알고 나가보니 안 보인다. 어두워 다시 역으로 돌아와 책을 펴보니 3번 이나 A반을 타고 마리꼴리 역에서 내리란다. 3번을 타고 가다 보니 꺼꾸로 가고 있다. 공항이다. 다 왔으니 내리란다. 일단 내려 B 반 버스를 보니 B반에도 마리꼬리라고 적혀있다. 다음 차를 타고 가니 다시 역을 지나친다. 얼마 안 머니 빨리 갔다 오면 되겠지. 묻지도 않고 창 밖을 보고 있으려니 차가 시내를 벗어난다. 이거 큰일났다. 이렇게 멀지가 않을 텐데. 조금 있으면 나타나겠지. 안 보인다. 순간 이거 잘못 되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너무 멀리 왔다. 2Km라고 책에 나와 있었는데 피사의 사탑은 포기하고 일단 내려 반대편에서 오는 버스를 타고 다시 역으로 돌아가야지 잘하면 열차 시간은 맞출 수 있을 것 같다. 반대편 내가 버스에서 내린 쪽에서 사람이 나에게 손짓을 한다. 차가 없다는 신호 같다. 설마 정류장 표시가 되어 있는데 차가 오겠지. 조그만 시골 마을이다. 지나가는 할머니에게 물어보니 영어를 못한다. 대충 몸짓 발짓으로 표시하니 알아듣는 것 같은 데 잘 모른 단다. 그러다가 정류장에 있는 버스 시간표를 보니 밤 8시에 차가 막차이다. 현재시간 8시 40분 이크 막차가 가고 이제 차가 없다. 큰일이다. 앞이 깜깜하다. 역까지 어떻게 가야 하나. 그리고 여기는 또 도대체 어디인가. 택시를 타야지 비싸도 상관없다. 이마당에. 그런데 아무리 기다려도 택시가 보이지 않는다. 주택가이어서 택시가 들어오지 않는다. 그리고 모두 자가용이 있으니 택시 탈 이유도 없고. 교통수단이 모두 단절되었다. 별 생각이 다 든다. 이제 나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 여행자 보험이라도 들고 오는 건데. 우리집 식구들은 어떡하지. 성당을 기웃거려 봐도 답이 없다. 지나가는 차에게 손을 들어 본다. 서주지 않는다. 앞이 막막하다. 그냥 걸어서라도 가야지 별 수가 없다. 얼마나 걸릴지도 모르겠고. 버스가 오던길을 반대로 터벅터벅 걷는다. 삼거리가 나타난다. 이정표를 보니 피사가는 길이 표시되어 있다. 좋다. 피사로 걸어가자. 한참을 어두운 길을 걸어 가다 보니 무섭기도 하다. 여기까지 와서 봉변을 당하는 것은 아닌지. 집에 까지는 돌아 갈 수 있을 지, 뒷 골목으로 한 참을 걷다 보니 공장이 나온다. 공장 정문에 불이 켜져 잇고 가까이 가니 공장 근무하는 아저씨가 있다, 버스에서 만난 할머니 이 후로 처음 보는 사람이다. 책에서 이태리어로 역은 기억하고 있다. 스타찌오네, 나는 그아저씨에게 스타찌오네 라고 하니 그 아저씨가 가르켜 준다. 오른 쪽 길로 가서 가서 신호등에서 다시 오른 쪽으로 가란다. 신호등에서 오른 쪽 길이 애매하다. 신호등에 승용차가 신호에 대기하고 서있어 다시 물어보니 이 길이 맞는단다. 한 참을 도 걸으니 기차길이 보인다. 왜 그리 반가운 지 조금만 더 가면 된다. 기차 길을 따라 가다보니 역이 나타난다. 휴 살았다. 피렌체가는 열차 시간을 보니 막차가 10시 30분에 있다. 지금 시간 9시 50분 한 시간 10분을 역을 찾아 헤 메이면서 걸은 셈이다.

첫 번째 문제점은 사람들에게 물어 보아야 하는데 유럽에 좀 익숙해 졌다고 물어 보지 않은

것이 사고의 발단이다

두 번째 문제점은 너무 일정을 무리하게 잡은 것이다. 하루에 3개 도시를 보겠다는 욕심이

화를 자초한 것이다. 무리하게 잡지 말고 밀라노에서 더 있다가

밀라노에서 인터라켄으로 바로 출발 하였으면 무리하지 않고 편했을 텐데.

교훈 1) 아는 길도 물어가라.

2) 여행은 여유를 갖고 하자

두 가지의 값진 교훈을 얻고 10:30분 발 피렌체행 열차를 탄다. 다시 피렌체로 돌아 와보니 어느새 밤 12가 가까워 진다. 피렌체의 자정 밤 풍경 술먹고 사람들이 싸운다. 가다보니 역 바닥에는 병이 깨져있다. 역 앞 잔디밭에서는 젊은이들이 삼삼오오 앉아서 술을 먹고 있다. 밤도 늦고 마땅히 갈 데도 없고 마침 수첩에 적혀 있는 피렌체 민박집에 전화를 한다.

여보세요 여행객인데요 혹시 방있어요 ?

지금은 방이 없고 다른 집을 소개 해 주께요

잠깐만요. 좀 적을 준비 좀 하고요

전화번호가 ###-#### 에 전화 해 보세요

감사합니다.

다시 전화 건다.

거기 민박집이지요

혹시 방 있어요. 오늘 하루 잘 건데

예 있어요 어디세요?

역에예요

##번 플랫폼 앞에 계세요

예 알았어요 기다릴게요

한참을 기다리니 어느 아주머니가 오셨다. 따라가니 민박집이 나온다. 출입문 옆에 컴퓨터가 있고 그 옆에 침대가 하나 있다. 그 곳에서 자란다. 컴퓨터로 내일 기차 시간표를 확인하니 피렌체에서 07:08분 기차를 타고 밀라노에서 10:25분 Spiez행 기차를 타면 된다. 내일은 일찍 스위스 인터라켄으로 출발하여야 한다. 하루를 단축하려고 했는데 단축이 안되었다. 대충 씻고 깊은 잠에 골아 떨어진다.

Posted by 날으는종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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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차(1/14) : 스위스로 (왠 사무실 분위기야)

아침 일찍 6시에 나폴리에서 산 알람 시계가 나의 잠을 깨운다.. 어제 늦게 도착하여 방에는 누가 있는지도 모르겠고 모두 잠에 떨어져있다. 조용히 일어나 화장실에 가서 간단히 세수를 하고 나오니 밥하는 아주머니가 일어나 아침을 준비하려고 하신다. 이 집 주인이 아니란다. 이집 주인은 따로 있고 이 분은 이 민박 집에서 밥을 해 주는 사람이란다. 피렌체는 안보고 가느냐고 묻는다. 어제 봤다고 대충 둘러대고 오늘 가야 한다고 대답하고 아침 일찍 집을 나서려니 과일을 챙겨 주신다. 사과 한 개와 귤 3개. 나는 배낭에 넣고 고맙다는 인사 말과 함께 성급히 역으로 향한다..

피렌체 역 6시 30분 도착. 열차 표를 사야 한다. ES(유로스타) 라서 돈을 더 주어야 한다 12유로를 더 주고 열차표를 사고 밖으로 나오려니 조그만 실내 분수가 있다. 그 실내 분수에는 과자 부스러기와 옷가지 등이 들어가 있다. 청소하는 청소부가 잠자리채 같은 것으로 그 오물들을 걷어내고 있다. 그리고 밖으로 나왔다. 역 앞 잔디 밭에는 밤새 발생한 쓰레기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다. 밤새 무슨 일들이 벌어졌는지 맥주병, 컵 등 쓰레기가 가득하다. 청소부 아저씨가 청소부차를 옆에 대 놓고 열심히 치우고 있다.

7시 8분 밀라노 행 새벽 열차를 탄다.

밀라노 10시 도착예정 유로스타라 3시간이 안 걸린다. 열차 안이다. 내 앞 우측 사람은 잠을 잔다. 피곤하겠지. 신문을 보고 있는 사람도 있다. 내 왼쪽 옆에 앉아 있는 사람은 컴퓨터를 하고 있다. 소니 노트북이다. 파워 포인트다. 오늘 프리젠테이션이 있는가 보다. 맨 뒷 장은 일정 같고 그 전장은 그래프가 있는 것을 보니 기대효과쯤 되는 것 같다. 저 앞에 보이는 동양인이 있었는데 승무원이 데리고 갔다. 칸을 잘못 탄 나 보다. 어떤 사람은 엑셀로 작업을 하고 있고. 꼭 사무실에 온 기분이다. 내가 출장 와 있는 착각이 든다. 오늘 방문할 회사는 어디지? 아니야 나는 지금 휴가 중이야. 조금 있으니 비행기 기내식 같은 서비스다. 신문과 음료를 제공한다. 아침 신문이다. 나는 까막눈이 읽을 줄도 모르는 신문 사양한다. 오렌지 주스를 시켰다. 오렌지 주스가 없다는 것 아무거나 달라니 망고 주스를 준다. 땅콩하고 그리고 물수건도 준다. 안내방송이 나온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잠시 후 영어 방송이 나온다. 다음 도착 역 과 내리 실 때는 앞에 있는 봉투에 넣어 밖의 쓰레기통에 버려달라는 멘트 그래도 조금은 아는 말이 나오니 반갑다. 유로스타 1등석은 우리나라 우등 고속버스와 같은 좌석구조이다. 틀린 점은 서로 보고 앉아 가는 것이다. 등을 젖히려고 손잡이에 있는 단추를 누르니 등받이가 제쳐지는 것이 아니고 의자가 앞으로 나온다. 의에 등받이가 고정되어 있는 상황에서 가능한 시스템이다. 우리나라 KTX와 같은 시스템이다. 열차 서비스가 한 참 잇더니 한 번 더 온다. 이번에는 물과 쿠키를 시켜서 먹고 있으니 옛날 울산 출장 다닐 때 생각이 난다. 아침 7시 울산행 비행기를 타면 음료수와 조그만 빵을 주었는데 피곤해서 그 것도 먹어 본 것이 몇 번 안 된다. 여행하는 것도 피곤한가 보다 오른쪽 윗입술이 터졌다. 어제 야간 열차를 타지 않은 것이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든다. 원래는 쿠셋을 타고 인터라켄으로 가기로 했었는데. 밀라노에 거의 다 와간다. 어제와 같이 안개가 많다. 아침 9시다. 내 대각선 앞에 있는 사람이 전하를 건다. 중간 중간 들리는 단어로 보아 회사 사람과 통화하고 있다. 회사 일을 보고 있는 것이다. 전화로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그리고 노트 북은 기본으로 갖고 탄다. 4명이 들어가는 밀폐된 방도 있다. 비밀 업무회의도 충분하겠다. 나만 빼고는 모두 넥타이를 맨 직장인들. 나만 혼자 캐주얼이다.

유로스타 1등석 피렌체에서 밀라노 구간의 아침 모습 갑자기 회사를 생각하게 한다.

10시가 조금 넘어 밀라노 역에 도착했다. 1등석은 왜 맨 뒤에 배치해 놓았을까? 한참을 걷는다. 왜 그리 먼지 뛰다 걷다 해도 끝이 없다. 갈아 타는 기차 시간이 10:25분이다. 빨리 타야 한다. 어제 유로스타 생각하고 돈을 더 내야 할지도 모르기 때문에 창구에 문의하기로 하고 매표소로 가니 마침 사람이 적은 줄이 있다. 그 줄에 서서 물어보니 옆 창구로 가란다. 바로 옆 줄에 줄을 서서 기다리다 내 차례가 와서 물어보니 여기는 국내선이니 옆 구역에 있는 국제선 창구로 가란다. 나와서 옆을 보니 국제선 창구가 보인다. 국제선 창구에 가서 보니 7분 남았다. 앞 사람에게 양해를 구하고 도착지 메모와 유레일 패스 그리고 신용카드를 주었다. 그냥 타면 된단다. 5분 남았다. 2층까지 가야 한다. 2층 기차 타는 곳으로 뛰어 가보니 2번 플랫폼이 안 보였다. 전호가 적은 쪽으로 가보니 2 번이 보인다. Basel 10:25분 다른 가차 서 있는 것보다 한참 멀리 떨어져 서있다. 뛰다가 걷다가 가까스로 올라 탔다. 타고 자리 잡으니 기차가 출발 20분 남겨 놓고 매표소 4번 헤매고 뛰고 뛰어 기차에 탑승 다행이다. 이 기라 놓쳤으면 한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데. 옆에 11:25분 기차가 서있다.

기차는 스위스를 향해서 달린다.

이탈리아여 안녕 나는 스위스로 간다.

11:20 멀리 눈 덮인 산이 보인다. 저곳이 알프스인가

11:40분 Stresa도착

12:00 꽤 북쪽으로 왔나 보다. 땅에 눈이 쌓여 있다. 마을에 가끔씩 마을묘지가 보인다. 조그맣고 주택가에 붙어 있다.

12:05 Domodossola도착

12:30 제복입은 사람들이 온다. 어디서 왔느냐고 물어본다. Korea에서 왔다고 하니 여권을 보여 달란다. 입국 심사인가보다. 처음으로 국가간 이동이다. 이탈리아에서 스위스로, 여권을 보여 주니 여권을 받아보더니 고맙다는 인사말과 함께 다른 방으로 간다. 이것으로 입국 심사 끝. 미국 같이 도장이나 찍어주지 그런 것도 없다. 또 조금 있으니 승무원이 와서 표를 보여 달란다. 표를 주니 날짜에 스탬프를 찍고 준다. 오늘 사용한 유레일 패스 날자 칸을 다시 사용 하지 못하게 하기 위하여 스탬프를 찍는 것 같다. 처음에는 연필로 쓰고 지우고 하면서 다닌 사람도 있다고 한다. 불법이지만. 얼마 안 있어 굴을 통과하니 온통 눈이다. 스위스로 들어온 것이다. 굴을 통과하자 바로 Brig역에 정차한다. 스위스는 4개 국어를 사용하는데 75% 이상이 독일어를 사용한다,


아 기차는 인터라켄으로 바로 가는 것이 아니고 Spiez에서 인터라켄으로 가는 기차로 갈아타야 한다. Spiez에 13:50분경 도착 내려서 14:17분 인터라켄가는 기차로 갈아 타아 한다. 20분 조금 더 남았다. 내려 기차를 갈아타고 15시 가까이 되어 인터라켄에 도착한다. 숙소를 결정하여야 한다. 숙소는 아이거 북벽이 바로 보인다는 그린델발트 유스호스텔이 좋겠다. 유스에 전화를 거니 도미토리가 있단다. 그리로 정하고 인터라켄에 내리어 카페에 들어가 저녁을 해결하고 앞에 있는 슈퍼 구경을 한 다음 그린델발트로 가는 가차에 올라 1등석으로 가서 앉는다. 유레일패스가 있으니 하고. 그런데 승무원이 와서 표를 보자고 한다. 유레일패스를 보여주니 여기는 유레일 패스 구간이 아니란다. 그리고는 자기에게 표를 사면 된단다. 물어보니 8 Sfr 그냥 산다. 8,000원이 조금 안 되는 돈 다른 곳에 가지 말고 이 곳에만 있으란다. 알고 보니 여기가 1등석이라 1등석 요금을 받았고 다른 칸은 2등석이라 1등석이 있으라는 이야기인 것이다. 지나친 배려. 사람이 나 혼자 밖에 없다. 심심하다. 본의 아니게 1등석을 타고 그린델발트까지 간다. 목을 보니 목도리가 없다 어디선가 흘린 것 같다. 이제 추울 텐데 어쩌지. 할 수 없다 그냥 버텨야지.

그린덴발트에서 내려 작은 수첩에서 그린덴발트를 찾아본다. 집에서 출발 할 때 그린델발트 유스호스텔 약도를 그려왔다. 고개가 있는데 산으로 올라가는 길이 있다. 산으로 올라가다가 보니 길이 아니다. 왼쪽 길로 가다가 이상해서 지나가는 아가씨에게 약도를 보여 주고 물으니 잘 모르는데 일단 따라와 보란다. 율플라우요흐는 언제 올라 가느냐고 묻는다. 내일 올라 간다고 하니 좋겠단다. 약도에 있는 그린덴발트 역으로 다시 내려왔다.

다시 내려 역으로 돌아와 역 매표소에서 물으니 앞에 가면 이정표가 있단다. 역 앞에 나가보니 좌측으로 가라고 표시가 되어 있었다. 그 표지판을 보고 좌측으로 걸아 가다가 이 동네 사는 사람 같은 사람에게 물어 보니 영어를 못하신다. 메모해 온 Gaggi Siige를 물으니 아는 것 같다. 죽 가서 오른 쪽으로 올라가란다. 독일어로 하는데도 다 이해가 간다. 바디 랭귀지로만으로. 가리켜 준 대로 언덕을 한 참 올라가니 현대식 건물이 나타난다. 이 건물 빼고는 거의 다 전통양식이다.

예약을 안 했는데요. 도미토리 있습니까?

didnt 입니까 did 입니까?

제대로 발음이 안된 것 같다. 대충 듣지. 다시 하게 만들어

didnt 예요. didnt

아까 전화 한 사람이예요

예 맞아요

맞는다고 하고 방을 배정 받는다.

올라오는 길이 무척 힘드네요

운동 되고 좋지요

운동하는 것 같이 팔을 앞뒤로 흔든다.

Dinner를 하겠습니까

밖에 나가기도 그렇고 해서 그냥 하겠다고 하자.

예 저녁까지 해 주세요

신용카드도 됩니까?

예 되어요

신용카드로 계산을 한다. 계산을 하고 보니 Dinner가 10 Sfr이다. 저녁은 잘 나오겠지 하고 그린델발트 시내를 내려간다. 눈앞에 아이거 북벽이 들어 온다. 숨이탁 멈춘다.


저녁시간이 돌아와 식사를 하러 내려가니 숙소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내려와 즐겁게 식사를 하고 있다. 배식대에 섰다. 스프를 준다. 나는 메인도 같이 주는 줄 알고 서있으니 갖고 가서 먹고 다시 오란다. 메인 음식은 스프를 다 먹은 후에 준단다. 스프를 갖고 자리에 앉으려니 자리에 이름이 써 있는 카드가 놓여있다. 예약된 것이겠지. 자리에 앉아야 하는데 자리가 없다. 주방에서 나오더니 내 자리를 찾아준다. 내 앞에 외국인이 앉아있다. 방마다 한 테이블씩 배정이 되었나 보다. 옆에 테이블은 방에 묵는 사람 전체가 다 식사를 하는 모양이다. 무척 재미있게 떠들며 유쾌하게 식사를 하고 있다. 우리 방은 나와 내 앞에 있는 사람 둘인가 보다. 나머지는 모두 먹으로 나가고 없고 처음이라 어떻게 하는 지 방법을 모르겠다. 앞에 앉은 Roommate에게 처음이라고 말을 하고 스프를 다 먹고 다시 배식대 앞으로 갔다. 메인 음식을 준다. 메인 음식을 한 접시 가져와 내 자리에 조심스레 앉아 먹기 시작한다. 먹고 싶은 대로 먹는 가보다 연신 새로 가져와 맛있게 먹는다. 나는 별로 맛이 없다. 내 앞에 앉은 사람도 더 갖다 먹는다. 별로 맛은 없으나 그런대로 먹을 만 하다. 한 접시를 먹고 있으려니 앞에 앉은 사람이 다 먹고 잔밥 처리하는 곳에 있는 행주를 갖다 식탁을 깨끗하게 닦고 간다. 유심히 봐 놓아야지. 똑같이 해야 하니까.

Room에는 가족끼리 온 팀도 많다. 할아버지 할머니부터 애들까지 3대가 왔나 보다. 어릴 때부터 이런 곳에서 자연스럽게 공동체 생활을 배우는 그들. 우리 테이블 옆에는 완전 파티 분위기다. 젊은 애들이라 먹기도 잘도 먹는다. 음식을 계속 갔다 먹는다. 내 옆에 앞에 테이블도 마찬가지다. 서로 경쟁이나 하는 듯이 즐겁게 식사를 즐긴다. 문화의 이질감일까 그네들의 문화를 옆에서 한 이방인이 보는 것 같다.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Eyes Wide Shut에서 탐 크루즈가 가면 파티에 가서 이문화를 처음 접하고 받는 충격 같은 거 뭐 그보다는 못하지만 직접 옆에서 보는 유럽인들의 젊은 문화 어려서부터 자연스럽게 습득하는 공동체 생활, 우리도 지금은 무슨 무슨 캠프다 해서 많이 도입이 되어 있다. 약간은 그 성격이 틀리지만. 하여간 저녁을 많이 먹고 그린델발트에 밤거리나 구경하러 내려 가자.

언덕이 가팔라서 올라올 때가 겁난다. 상점은 모두 문을 닫고 불을 꺼 놓았다. 6:30분이면 문을 닫는다고 유리에 씌어져 있다. 이렇게 빨리 문을 닫고 집에 가서 가족이랑 저녁을 같이 먹고 시간을 보낸다. 적당히 일하고 돈은 많이 벌고 선진국답다. 문을 열어 놓은 곳은 음식점과 술집뿐이다. 길을 따라 집들은 계속된다. 한 참을 걸으며 구경하다 다시 숙소로 돌아온다. 앞에 아이거 북벽이 보이고 산 밑 마을에는 평화로이 불빛이 아름답게 빛난다. 아이거 북벽 중간쯤에도 불빛이 반짝이는데 저기에도 사람이 사나 아니면 산을 정복하러 등산을 하고 있는 중인가 궁금하다. 설마 저 산 중간에는 사람이 살지 않겠지. 유스호스텔의 시설은 좋다. 샤워를 하고 자리에 눕는다. 8명 도미토리 인데 내 옆 한 자리 비고 다 찼다. 나와 저녁 먹은 룸메이트는 내 위층이다. 중앙에 있는 침대에는 애인 사이인지 젊은 남녀가 즐겁게 이야기 하더니 같이 잔다. 나도 어색 했던 저녁 식사를 생각하며 잠자리에 눕는다.

Posted by 날으는종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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