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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편 가지산 가는 길 물 좀 주소-



13:10

하룻재 출발

목은 계속 말라오고

물 좀 주소

목도 마르고 물의 고마움

진이 빠지는 듯하다.

무더운 날씨 땀은 계속 흐르고

조금 쉬웠다 가자.

바위에 걸터앉아 배낭에 등을 기대고 반쯤 누워

앞을 보니 우뚝 선 바위가 나를 반긴다.



잠시 쉬었다 가세요. 제가 지켜 주께요. 조금 쉬면 힘이 나실 거예요라고

나에게 용기를 북돋워 준다.

물 한 모금 마시고

물이 조금씩 줄어든다.

목 만 축이자.

올라가는 길이 무척 가파르다.

아 힘든다.

목도 마르고

물의 고마움.

내려가면 시원한 물 원 없이 벌컥벌컥 마셔야지.

허덕허덕 올라 가다보니

산 능선이다..



이제부터 그래도 조금 살겠다.

가파른 오르막 길은 없겠지.

산새가 생각대로 웅장하다.

능선을 타는 매력.

약간의 높낮이 그리고 평탄.

1,000m 이상에서 걷는 기분 상쾌하다.

조망이 탁월하다.

중간에 아저씨에게

얼마나 남았어요

아직 많이 남았어요

조망이 탁 트인다.

한 참을 걷다보니

다시 억새밭으로 들어간다.

억새밭을 지나 가다 보니

앞에 가지산 정상이 보인다.



손에 잡힐 듯 하다.

잠깐만 기다려라 내가 간다.

- 제 7편에 계속 -

Posted by 날으는종이배
|

- 5편 운문산 가는길내 배낭 어디 있더라?

[사진 이정표]

좌측이 운문산 1.2 Km

오른쪽이 가지산 3.87 Km

아래 남명초등 3.91 Km

우선 운문산에 다녀 와야지.

반대 방향에서 올라 와야 하는데

길을 몰라 하룻재 방향으로 올라 왔다.

운문산 까지 갔다가 다시 와야 한다.

키 높이의 억새 숲을 헤치고 나아가니 등산로가 보인다.

그 무거운 배낭을 지고 가려니 꾀가 난다.

대충 여기에다 숨겨 놓고 올라 갔다 와야겠다.

숲에다 숨겨 놓고 올라 간다.

내려 올 때 못 찾으면 어떡하지?

배낭이 등에 없으니 발걸음이 한 결 가볍다.

한참을 올라 갔다고 생각했는데

아직 정상이 안 나온다.

마침 내려오는 사람이 있어

정상까지 얼마나 남았어요?

물어보니

조금만 가면 됩니다

얼마 안 남았는가 보다.

11:50

운문산 정상

아까 처음 올라 올 때는 사람들이 얼마 없었는데

등산객들이 제법 된다.

운문산에서 조금 쉬다 다시 하산

12:00




아까 같이 출발한 할아버지가 올라 오신다.

가볍게 인사하고

다시 하산

올라오며 배낭을 숨겨놓은 곳이 이 곳 같은데

없다.

두리번 거리는데 이번에는 아까 그 할머니가

거기 길 있수

아니예요 없어요

그런데 배낭은 어쨋수

아 어디에 숨겨 놓았는데 지금 찾고 있어요

할머니의 눈썰미가 대단하시다.

아까 할아버지께서는 그런 말씀 없으셨는데.

조금 더 내려와 가까스로 배낭을 찾아 다시 메고

하룻재로

12:45



하룻재에서 점심을 대충 때워야지

자리를 피고 앉아 아침에 산 찹쌀떡과 사과 그리고

간식들을 먹고 있으려니

앞에서 식사를 하고 있던 등산객이 말을 건다.

자기는 가지산에서 쌀바위로 넘어 갈거라고

그 등산객은 먼저 떠나고

생수병을 보니 벌써 물을 반이나 먹었다.

큰일이다.

벌써 반이나 없어졌으니

중간에 식수를 보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500cc 짜리 식수 한 페트병만 사가지고 왔는데

앞으로 가지산까지 갈 일이 깜깜하다.

가지산을 가지 말아야 하나?



옛날에 찻집이었다고 한다.

지금은 문을 닫은 상태이다.

-6편에 계속 -

Posted by 날으는종이배
|

- 4편 : 목백일홍이 나를 반긴다.


내려 상점에 들어가니 김밥은 없고 찹쌀떡이 있다.

찹쌀떡을 사서 주머니에 넣고

마침 등산을 오신 노부부가 있어 같이 등산 시작

멀리 운문산이 보니다.

내가 오늘 올라가야 할 산이다.

공기가 시원하다.

서울에서 느낄 수 없는 공기다.

시원한 공기가 옷 속을 파고 드니

기분이 상쾌하다.



할머니께서 이것이 백일홍이란다.

백일홍 그 꽃 나무에서 피는 꽃이 아닌 것 같은데.

동네 사람에게 물어보니 맞는다고

집에 와 조사해 보니

백일홍은 백일홍인데

목백일홍이라고 한다.

목백일홍.

나무 이름은 배롱나무

도종환의 시 중에 목백일홍

목백일홍

도종환

피어서 열흘 아름다운 꽃이 없고
살면서 끝없이 사랑 받는 사람 없다고
사람들은 그렇게 말을 하는데

한여름부터 초가을까지
석달 열흘을 피어 있는 꽃도 있고
살면서 늘 사랑스러운

사람도 없는게 아니어

함께 있다 돌아서면
돌아서며 다시 그리워지는

꽃 같은 사람 없는 게 아니어

가만히 들여다보니
한 꽃이 백일을 아름답게 피어 있는 게 아니다

수없는 꽃이 지면서 다시 피고
떨어지면 또 새 꽃봉오릴 피워 올려
목백일홍 나무는 환한 것이다


꽃은 져도

나무는 여전히 꽃으로 아름다운 것이다
제 안에 소리없이 꽃잎 시들어가는 걸 알면서
온몸 다해 다시 꽃을 피워내며
아무도 모르게 거듭나고 거듭나는 것이다

마을로 해서 올라 가다 보니.

마을 아주머니가 사과를 담아 가지고 내려온다.

사과 빛이 너무 예쁘다.

할머니가

사과 빛깔이 너무 예쁘네요

예 하나 드셔 보이소

아뇨. 파는 건데 그냥 받을 수 는 없지요. 그냥 사과 값이라고 알고 받아 주이소

아 오늘 마수니까 받지요

엉겁결에 나도 1,000을 내고 사과 하나를 든다.

탐스런 사과를 배낭에 넣고 등산 시작.



등산 입구에 119구급대가 와 있다.

왠 구급대

누가 부상 당했나?

누가 조난을 당했나?

궁금해 진다.

조심해서 올라 가자.

갑자기 등이 무거워져서 인지

오르기가 힘 든다.

10Kg이 넘는 배낭을 지니

땀이 비 오듯이 한다.

헉헉

가면서 물을 먹고

할아버지가 먼저 가라고 한다.

천천히 가도 되는데.

일단 앞질러 간다.

가다 보니 119 구급대가

내려온다,

들것을 갖고

들것에 있는 사람은 다리에 부목을 하고 있다.

다리에 이상이 생겼나 보다.

119 구급대에게 길을 피해 주고

헉헉거리며 올라가니 하룻재

10:45

- 5 편에 계속 -

그리고

이 꽃 아시는 분

꽃 이름 좀 알려 주세요



Posted by 날으는종이배
|

- 3편



밀양시외버스 터미널

일단 낯선 곳에 왔으니 현지 적응 훈련

두리번 두리번

차 시간표도 보고

밖에 나가 김밥이라도 있으면 사가지고 갈까 해서

분식점에 가서 물어보니 11시는 되어야 된단다.

아니면 택시 타고 시내 나가야 한다고.

일단 김밥은 포기.

목적지로 가자.

창구에 가서 물어보니

나이 드신 아주머니께서 표를 팔고 계신다.

운문산에 간다고 하니

운문사가 아님을 재차 확인하고

표를 끊어 주신다.

무척 친절하다.

단순한 기계적인 상업적인 친절이 아닌

마음에서 우러나는 친절

연륜이 있는 친절

밀양을 처음 찾는 사람에게 편안하게

하나라도 더 알려 주려고 하는 친절

도시의 첫 대면인 터미널에서의 이러한 친절은

첫 방문하는 도시의 이미지를 좋게 하고

이방인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 준다.

08:30

남명가는 버스를 탄다.

버스 스피커에서 한대수의 바람과 나 라는 노래가 나온다

시끄러운 버스 소리와 같이 어우러지는 노래 소리가 좋다

끝 끝없는 바람 저 험한 산 위로 나뭇잎 사이 불어가는
아 자유의 바람 저 언덕 위로 물결같이 춤추는 님
무명 무실 무감한 님! 나도 님과 같은 인생을
지녀볼래 지녀볼래

2절

끝 끝없는 바람 저 험한 산 위로 나뭇잎 사이 불어가는
아 자유의 바람 저 언덕 위로 물결같이 춤추는 님
무명 무실 무감한 님! 나도 님과 같은 인생을
지녀볼래 지녀볼래

버스는 남명에 도착

- 제 4편에 계속 -

Posted by 날으는종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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