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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대체 리본이 어디 있는 거야 ?



리본이 안 보인다.

이거 길을 잘 못 들었나?

등산로가 이렇지는 않을 텐데.

다시 내려가기에는 너무 많이 올라왔고

오른 쪽으로 올라 가보자.

산 비탈을 따라 올라 가보니

여기도 길이 없다.

이제는 할 수 없다.

그냥 올라가야지

올라가면 능선이 있겠지.

다행히 잡초가 무성하지는 않다.

그래도 등산길이 아니라 낙엽을 밟고 없는 길은 만들어 가며 가야 한다.

반바지 차림으로 다리는 나무 가지들에게 긁히고 상처가 난다.

그래도 긴장한 탓인 지 아픈 것도 모르겠다.

뱀이라고 나오면 어떡하지.

이 낙엽 속에 무엇이 있는 지도 모르겠고

그리고 왜 이리 가파른지.

쉴 곳도 없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피곤하다.

얼마나 남았나?

머리 속에는 오로지 등산로를 찾는 것뿐

머리를 들어 보니 산이 끝나는 것 같다.

거의 다 왔다. 조금만 더 올라 가자.

헉헉 거리며 마지막 피치를 내어 올라가니 차 다니는 길이다.

아니 이게 뭐야?

간월재는 어디지?

간월재를 찾아야 하는데

오른쪽 왼쪽

지도를 보니 오른쪽이 맞는 것 같다.

너른 길이니 걷기에 일단은 좋다.

가다 보면 뭔가가 나오겠지.

우측 좌측을 보며 가니 올라오는 길도 올라가는 길도 없다.

고개 위다.

다시 내려가야 한다.

가만 생가해보자

재라면 고개를 뜻하는 것이지.

그렇다면 간월재란 그 고갯길을 말하는 것일 것이다.

그러면 나는 지금 간월재에 있다는 것 아닌가?

반대방향은 간월산으로 가는 길이고

맞겠지. 맞을 꺼야.

이제 내리막 길이다.

아까 힘들었던 기억들을 뒤로 하고

아래로 내려간다.

길옆에는 통나무들이 쌓여 있다.

- 19편에 계속 -

Posted by 날으는종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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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구름 속으로 가야 하나.-



그나저나 산 위에는 구름으로 뒤 덮여 있다.

오늘 비 온다고 하더니

큰일이다.

조금씩 빗방울이 떨어진다.

찻길은 따라 조금 들어가니

다리가 나오고 큰길은 계속되고

어디로 가야 할지 난감하다.

일단 여기서 확인하고 가야 되겠다.

이른 아침인지 사람도 보이지 않는다.

마침 동네 할아버지가 보인다.

물어봐야지 하는 순간

화장실로 들어가신다.

아 나오실 때까지 기다려야지.

빗방울이 오락가락한다.

왔다 갔다.

배낭에서 배낭 커버와 우비를 확인하고 있으려니

할아버지가 나오신다.

말씀 좀 묻겠는데요. 신불산 가는 길이 어디에요

저 큰길로 죽 올라가면 돼.

그런데 비가 많이 올 것 같은데

산에 올라가도 구름 때문에 볼 것이 없을 꺼야

예 감사합니다



산 위에는 먹구름이 드리워져 있다.

아 마지막 날 이 굳은 날씨에 산에 꼭 올라가야 하나?

그냥 서울로 돌아 갈까.

빗방울이 제법 세어 지려고 한다.

일단 다리 밑으로 피신

좀 있으니 그냥 갈 만 하겠다.

기왕 여기까지 온 것

그리고 어제 얼마나 고생하며

생사의 고비를 넘으며

여기에 왔는데

여기서 돌아갈 수는 없다.

일단 올라가 보자

파래소 폭포까지 일차 목표.

평일이라 사람도 없고

조용하다.

그래도 사람이 조금은 있는 것이 좋은데.

터벅 터벅 올라가니



인공동굴이 있다.

옛날 아연광이었다고

들어가지 말고 물을 먹지 말라는 표지.

밖에서 들여다 보고

다시 나와 바로 옆에 있는 파래소 폭포로

높이 15m라고 떨어지는 폭포물줄기가 시원하다.



조금 쉬었다.

다시 출발

일단 리본을 확인하고

계곡을 따라 올라간다.



돌로만 되어 있는 작은 계곡

- 제 18편에 계속 -

Posted by 날으는종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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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 날이 밝았다 -



3일차

어제 저녁 일찍 10시에 잠을 잔 탓인지

아침 일찍 일어나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인지

평소보다 눈이 일찍 떠진다.

눈 비비고 시계를 보니 새벽 2시

아직 일어날 시간이 멀었는데.

밖에 가로등의 불빛만이 방안을 가득 비춘다.

밖에 흐르는 시냇물 소리가 희미하게 들리고

마지막으로 산길을 가야 하니

더 잠을 자 두자.

잠은 깊게 들지 않는다.

한 시간 간격으로 시계를 보고

엎치락뒤치락 하다 보니 새벽 5시가 넘는다.

이제 슬슬 일어나 봐야지

5:30분 조용히 일어나 버너 코펠을 가지고

밖으로 나가

아침 먹을 준비를 한다.

오늘이 마지막 이니 부피 나가는 것 먼저

일단 짐은 줄이고

아침을 간단히 해결하고

짐을 정리하고 보니

아침 6시가 넘는다.

첫 차가 6시 반에 있다고 했으니

나가봐야지

물통에 물을 준비하고

이제 물은 넉넉히 준비한다.

첫날의 악몽 때문에

물은 배낭에 넣고 보니 시간이 얼마 안 남았다.

큰 길에 가서 앉아 버스를 기다리니

바로 온다. 승객이 아무도 없다.

손을 들어 타고

차를 타고 물어보니

신불산은 가깝고 영축산은 멀단다.

인터넷에서는 영축산으로 신불산으로 간월산

이렇게 가라고 되어 있었는데.

지도에도 그렇게 표시되어 있었고

여하튼

오늘은 무리하지 말아야지

빨리 하산하여 서울에 가야 하니까.

기사 아저씨가 차를 세우더니 내리라고 한다.

내려서 저 길로 죽 올라가시면 됩니다.

아 감사합니다

- 17편에 계속 -

Posted by 날으는종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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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약봉이다. 아무도 오지 않은 것 같은 -



억새밭을 건너니 조그만 길이 보이는 것 같다.

다시 밀림을 헤치며 전진

한참을 가니 정상인지 좀 평평한 곳이 나온다.

가만히 보니

리본에 재약봉 정산(954m)이라고 써있다.

이 곳이 재약봉 정상

다시는 여기 안 온다.

아무것도 몰랐으니 이 길을 택했지

조금만 알았어도 이 길로 들어서지 않았으리라.

그러나 여기까지 온 것 어떡하랴.

18:05 출발

20분쯤 걸으니 내려가는 길이 나온다

18:25

직진은 이제 죽어도 못 간다.

무조건 하산이다.

그런데 어디로 내려가야 하지

오른쪽 또는 왼쪽

여기도 이정표가 없다.

막막하다.

지도를 펴 놓고 생각하나

왼쪽이 맞는 것 같다.

내려가자

좀 있으면 해가 넘어간다.

아직은 훤하다.

산을 내려간다.

왜 이리도 하산 길은 멀까.?

한 참을 내려 왔나

해는 서산에 저물고

이제 이 산도 잠잘 준비를 하는 듯 하다.

사방이 고요하다.

부엉이 소리도 들리고.

앞에서 인기척이 난다.

깜짝 놀랜다.

이 밤에 어디가세요

아 산에 올라가요

무척 험하던데요

험하지 않아요

재약봉 가는 길은 잡목이 무성하던데요

아 그 길은 마을에서 등산길 정리를 안 해요.

아마 다니는 등산객이 없을 거예요.

그렇지만 고개까지 등산길은 마을에서 정리를 해서

길이 좋습니다

그러네요. 그런데 이쪽으로 내려가면 어디로 가요

원동면이예요

그러면 배내골은 어디인가요

여기가 배내골이예요

제대로 왔구나

곧 어두워 질 거예요. 후레쉬 준비 하셔야 할 텐데요

예 배낭 안에 있습니다

날씨가 어둑어둑 해진다

길 옆에는 반딧불이가 보인다.

참 오랜만에 보는 반딧불이다.

- 마을이다. 휴 살았다. -

거의 다 온 듯하다.

마을이다.

역시 시골 마을답게 조용하다.

큰 내가 있다.

어디로 가야 하나.

초 저녁인데도 지나가는 사람이 없다.

차도 다니지 않고

서울에 있다 이런 시골에 내려오면

마음이 평안해 진다.

비록 지금은 서울에서 살고 있지만

우리들의 고향은 시골 마을이다.

여름이면 냇가에서 멱 감고

겨울이면 썰매 타고 하던 그 시절

개울 건너 민박집이 있는 듯하다.

더 헤매지 말고

가장 가까운 곳으로

음식점 같은데 민박까지 같이 하는 것 같다.

마당으로 가서

민박해요?

예 들어 오세요

거실 옆 방이다.

일단 피곤하니 짐을 풀고

밖에 나가 야외 침상에서 간단히 저녁을 해 먹고 있으려니

옆에서 매운탕에 소주한 잔 하며 식사를 하고 있던

아저씨가 나를 부른다.

같이 식사하자고

먹던 햇반을 가지고 가서

나 : 어디서 오셨어요?

아저씨: “부산에서요

나 : “무슨 일하고 계세요

아저씨: “도로 공사 하고 있어요

나 : “아 그러세요. 여기 물 좋고 좋지요

아저씨: “예 추워서 여기서는 문닫고 자야 해요

같이 이런 저런 얘기 하면서

소주 한 잔하고

식사를 한다.

식사 마치고

인사하고

정리하고 다시 방으로

오늘 일 정리하고

오늘이 마지막 밤이다.

내일은 무리하지 말고

빨리 부산으로 내려가

서울로

내일 일정은 신불사와 영축산

두 산을 마지막으로 정복하는 것으로 계획을 세우고

일단 취침.

- 16편에 계속 -



사자평으로 코끼리봉으로 재약봉으로 조금 더 가서

원동면으로 하산했습니다.

Posted by 날으는종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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