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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이슬님의 부상 아 안타깝다. -





희운각 대피소다.
아침을 일찍 먹었으니
점심이나 먹고 가자.



앞에서 누가 아는 척한다.
가만히 보니
우리가 타고 왔던 산악회 대장이다.

"우리가 중간이예요? 끝이예요?"
"끝이예요"
"다리가 아파서 빨리 못 가겠어요. 이 속도라면 시간안에 도착할 까요?"
"아마 도착을 할 수 있을 거예요"
"4시까지 조착 못하면 어떻게 되죠?"
"다른 차에 이야기 해 놓고 가께요"


일단 산악회 버스는 4시에 출발한다는'
내용과
우리가 4시 이전에 도착하지 못하면
다른 차를 타고 갈 서 있게 이야기를 해 준다는 것.





헬기가 보인다.

아 저 헬기를 타고 갔으면.

나는 같이 타고

항공촬영을 할 수 있을텐데

참이슬님의 유머

한 바퀴 돌더니 이내 돌아간다.

아쉽다.

앞으로 이 긴 하산길을

가야한다.


일단 가는 데 까지 가 보자.
나야 빨리 가야 의무는 없고
늦으면 늦는 대로 가면 되니까
별 무리는 없지만
우리 참이슬님은 얼마나 고통스러울까?

천불동 계곡이다.
우리나라 3대 계곡이라는
지리산 칠선계곡
한라 탐라계곡
그리고 이 설악산 천불동 계곡




명성 그대로다.
예전에 아주 오래 오래 전에
왔었는데

그 때 생각이 조금씩 난다.
어찌되었든
아름답다.
바위가 있고
계곡에 물이 흐르고
아 이 곳에서 발 담그고 한없이 있을 수 있다면





우리는 천천히 내려간다.
천천히 내려가지만
참이슬님은
죽을 힘을 다해
스틱과 손과 어깨를 아용하여
그 힘든 천불동 계곡을
내려간다.
흑흑흑





빨리 가는 사람들에게 길을 비켜주고
천천히 천천히

천불동을 내려오니
바위에서 크고 있는 나무들의 단풍이 보인다.

비선대다.
이제 거의 다 왔다.
4시가 넘는다.

- 12편에 계속 -

Posted by 날으는종이배
|

- 그 많다던 단풍은 다 어디 갔을까 ? -



아래에서 공사하는 소리기 난다.
지난 여름 수해로 파괴된 계단 작업을 하고 있다.
용접을 하고
계단을 놓고
분주하다.




등산객들이 한 마디씩한다.
"평일날 작업하지 왜 휴일날 작업하느냐?"
"공사하다 사고나면 당신 잘못이다"
"언제 작업이 끝나느냐?"
"돈은 얼마나 받느냐?"
시시콜콜한 질문들
다 받아들인다.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질문들을 쏟아낸다.
작업 반장도 무척 피곤 하겠다.


그 많은 사람들의 질문을 다 받아 주어야 하니.
짜쯩 섞인 질문도 있고
수고한다는 이야기 하는 사람도 있지만.

옆에 조그만 등산로를
임시로 만들어 놓았는데
그 길이 좁아 줄을 서 기다린다.

가까스로 병목에서 밖으로 탈출
내려간다.





조금 내려가니
올라 오는 살이 있다.
아까 계단 공사현장에서
작업반장에게 뭐라 한사람이
이 번에는 산을 올라가는 사람에게
말한다.




"오늘 내로 어케 올라간다냐
조금 올라가면 전쟁터여 전쟁터
불꽃이 튀고
굉장해 부려"

기를 팍팍 죽인다.

단풍은 이미 다 지고
말라 비틀어진 잎들만 몇 개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다.





발아래로는
기기묘묘한 바위들만 보인다.





한참을 내려오니
단풍이 보이기 시작한다.

대청에서 단풍을 못보고
온 탓에
조그만 단풍에도 감격해 한다.
중간 중간 단풍나무에는 등산객들이
여지없이 모여 있다.

설악의 단풍을 보려고
여기까지 온사람들
단풍나무 하나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다.
설악산 단풍 구경을 갔다 왔다는
증명을 하여야 하기에.
중간 중간 계속 정체가 된다.

정체되면
두리번 두리번
뭐 좋은 경치 없나하고

- 제 11편에 계속 -

Posted by 날으는종이배
|

하산 : 서울만 막히는 곳이 아니라 이 곳도 길이 막힌다.



다시 중청 대피소로
중청도 역시 바람이 세게 분다.
사람들은 바람을 피해
옹기 종기 앉아 아침을 해결하고 있다.


우리도 앉을 자리를 찾으나
좋은 자리 바람을 막아주는
자리는 없다.





할 수 없지
바람은 있어도
햇볕이 있는 곳으로
정하고
자리 피고 앉아
준비해 온 아침 식사시작
아 춥다.

가져온 담요로 몸을 두르고
담요 참 잘 가져왔다.
딱 한 번 사용하기 위하여
그러나 그 역할을 톡톡히 한
나의 따뜻한 온기를 지켜준 담요

배가 부르다.
다시 일어나
가자.

왼 편에 울산바위가 보인다.




이제부터는 하산길이다.

천천히 내려가면 된다.
그런데
같이 간 일행인 참이슬님의
무릎이 안 좋단다.


큰일이다.
무릎이 안좋으면
내리막길이 너무 힘들을 텐데.

천천히 내려가자.
소청가는 길로 해서
하산
등산객들이 무척 많다.





북한산을 옮겨 놓은 듯
사람들이 서있다.
병목현상이다.

병들이 서운해 하겠다.
안 좋은 현상에 자기 이름을 붙이니.
커피병 같은
목이 넓은 병들은 억울해 할 꺼고.

사람들이 병속에서
병 밖으로 나오려고
서서 기다리고 있다.

병을 깨고 나오지 못한다.
병목으로 나와야 한다.
우리의 갇혀진 병을 깨고
새로운 세상으로 나와야 하는데
사람들은 쉽사리 자기의 병을 깨지 못한다.


그리고 좁은 병목으로 나오지도 못한다.
그냥 병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 제 10 편에 계속 -

Posted by 날으는종이배
|

- 보라 저 떠 오르는 태양을 -



힘들면 쉬다 가다 올라가니
막 해가 뜨려는 찰나
정확히 시간을 맞추었다.

배낭을 내려 풀고
배낭안에 있는 카메라를 꺼내
떠오르는 태양을 담는다.

=============
보라 동해에 떠오르는 태양
누구의 머리 위에 이글거리나?
=============


참 오래간 만에 보는 일출이다.
일출은 언제 보아도
장엄하다.

예전 군생활 할 때는
동해안에서 생활을 하여
거의 매일 보아온 일출

다시 보는 일출

해가 뜬다.
동해의 저멀리로 부터

해가 뜨는 시간은 금방이다.
어느새 태양은
공중으로 나와
대지를 비춘다.




그 오래동안 매일 같이 뜨는 태양
변함없이
가끔 구름의 방해를 받지만
저 떠오르는 태양은
낡지 않는다.


세월이 가도
그대로다.
오늘 뜬 태양은 내일도
똑 같이 뜨겠지.




태양은 낡지도
색이 바래지도
않는다.

이글이글 타지만
재로 변하지도 않는다.

그런데 그 태양의 빛을 받고 사는
모든 살아 있는 것들은
다 세월이 가며 왜 변해가는 것일까.
태양은 그대로인데.

영원히 살고픈 인간의 욕망
부질없다.


아 해가 떠오르다 떨어진다.


카메라의 빛의 굴절에 의한 현상이라고.

신기한 사진이다.


대청봉 오른 쪽 저멀리 산에는
운해가 보인다.





좀더 가까이 있었으면
너무 많은 욕심인가?

멀리 있어도 좋다.

대청봉 반대 방향에는
구름이 산에 걸쳐 있다.



아 무척 춥다.
바람막이 점퍼를
꺼내 입었으나
그래도 추위를 막기에는 역부족
추워서 내려가야 겠다.

- 9 편에 계속 -

Posted by 날으는종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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