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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편 -




09:00
천왕봉 해발 1,915 m

같은 회사 직원이 보인다.
등산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동호회에서 같이 왔다고
45명이 왔다고 한다.
와 무척 많다.





온통 산만 보인다.
나는 이래서 지리산이 좋다.
내가 산이고 산이 나인 것 같은 느낌
오로지 산 그 외는 없다.
나 자신이 산 속에 완전히 묻혀 있다.

당초 계획인 유평리에서 계획을 수정하여
중산리 방면으로 내려가기로 한다.
중산리 하산길 경사가 엄청나다.
굉장한 경사
이 코스로 올라오는 등산객들이 무척 힘들어 한다.





09:37
천왕샘
남강의 발원지라고
물에 철분이 들어 있다.
맛있다.

올라오며 한 등산객이 하는 말
"지금 내려오는 사람들은 참 좋겠다.
그렇지만 나는 저 등산객이 부럽지 않다"

참 좋은 표현이다.
아름다운 희망을 찾아 떠나는 사람과
그 희망을 보고 이제는 집에 가는 일만 남은 사람
지금은 힘들어도 이 힘든 고통을 조금만 참으면
천왕봉 정상의 감격을 누릴 수 있으니
그 힘든 과정이 다 보상되고 더 큰 기쁨을 느낄 수 있는
고지가 저긴데.






"아빠 나는 산이 싫어"
"왜 산이 싫어?"
"힘드니까"

10시 50분
법계사 해발 1,450 m
신라 진흥와 5년에 만들어 졌다고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절이라고 한다.

절이다.
법계사
진흥와 5년 544년에 설립한 절이라고 한다.
약 천오백년 전에 설립된 절
그 오래 전에 어떻게 여기에 절을 지었을까?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절이라고 한다.



3층 석탑이 있다.
보물 473호
3.6 m의 자연암반을 기단으로 사용하였다.
그리고 그 위에 3층 석탑을 얹었다.
자연암반을 기단석으로 이용한 예는
신라이래로 유행하였다고 한다.
이 상층석탑은 고려 초기 작품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붉은 안내판에 적멸보궁이라고 써있다.
적멸보궁 ?
부처님을 모시지 않은 절이라고
부처님 사리를 보고 불공을 드린다.

다시 하산

11시38분
망바위
해발 1068 m
서울 근교에서 1,000m 산이 별로 없는데









천왕봉에서 4.1Km 지점
지리산에 와서 처음 만나는
계곡이다.
참 오랜 만에 보는 계곡이다.
물에 발 담그고 가자.





12:52
칼바위

13:16
중산리 야영장
중산리 시설이 잘 되어 있다.

버스 타는 곳 까지
앞으로도 1.7 Km을 더 내려가야 한다.
아쿠 힘든다.





14:05분 버스를 타야 한다.
포장도로를 따라 정류장으로
빠른 걸음으로 내려간다.
정류장

원지에서 서울가는 버스가 있다고 한다.
잘되었다.
바로 원지가서 버스 타고 가자
버스를 타고 원지로





내 앞쪽에 앉은 사람
성삼재 에서 중산리 까지
6시간에 달려왔다고

중간에 쵸코파이 먹고
대단한 사람이다.
그런데 왜 그리 힘들게 뛰지?

하기야 우리도

원지 저녁식사하고
서울가는 버스 타고 서울로

1박 3일의 생각들
힘들고 어려웠던
그러나 재미있었고
그 험한 산을 무사히 종주를 하였다는
그 뿌듯함





그 수많은 기억들은

산사의 풍경소리 같이

아스라이 기억의 저편으로
스쳐지나간다.








-끝 -

Posted by 날으는종이배
|

7편




새벽 4시


일어나라고 발을 친다.
벌써 일어나 배낭을 짊어 지고 있다.
잠도 덜 깼는데
새벽의 어둠을 뚫고
천왕봉을 항해 간다.




아름다운 길


16:15
장터목 산장
바람이 거세다. 춥다.




예전에 여기서 장이 열렸다고 해서
장터목이라고
그냥 걸어 올아오기도 힘든데
그 많은 팔 물건을 짊어 지고 와서
물건을 팔았다니

장터목에서 세석가는 길
고사목으로 그 운치를 더해 준다.
해가 구름사이로 드나든다.
나무를 이용해 해를 찍어야지




나무가 해를 가르다.

열차에서 보았던 친구를 다시 보다
천왕봉 다녀와 백무동으로 내려 간다고
잘가라고 인사하고





천왕봉 거의 다 왔다.
통천문 해발 1814 m
많이도 올라왔다.

하늘로 통하는 문




아니 얼음이 아직
5월인데
이번 산행에서 우리는
봄과 여름과 겨울을 모두 보는
행운을 만나다.

오래간만에 와 보는 천왕봉
사람들이 무척 많다.
천왕봉 표지석은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 정상석이 잘 보이지도 않다.






한 팀이 사진찍고 나오면 다음 팀이 다시 자리를 바꾸고
줄을 서서 기념사진을 남긴다.

예전에 TV에서 에베레스트 등산을 보았는데

요즈음은 무척많은 사람들이 에베레스트를 올라간 다고 한다.

그래서인 지

정상에서 사진을 찍으려고 줄을 서서 기다리는 모습을 보았다.

뒤에서는 산소가 부족하다고 빨리 내려오라고 하고

그 올라가기 어렵다는 에베레스트 등산객들로 줄을 서야 하다니

며칠전 올림픽 성화도 올라갔다 오는 상황이니

이제 에베레스트도 옛날 에베레스트가 아니다.


- 8 편에 계속 -

Posted by 날으는종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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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편 -






15:52




벽소령이다.
벽소령 옆으로 그늘을 찾아
배낭 내려 놓고 잠시 쉬자.

벽소령
경남 하동의 화개에서 함양으로 소금을 팔 때 다녔던 소금 길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도 소금길이 있다.
한국판 차마고도라고나 할까.
산을 넘어 그 험한 지리산을 넘어 지리산 너머의 마을에
소금을 팔러 간다.
그 소금은 생명의 소금이다.





아 좋다.
시원한 바람
한숨 자고 갔으면 딱 좋겠다.

쉬고 있는데

후진 도착

벽소령에 식수가 없는 줄 알았는데
벽소령 아래에 물이 있다.
식수를 보충하고
시워한 그늘에서 쉬니
다시 에너지 보충

이제 마지막 코스 세석으로

벽소령에서 세석가는 코스는
처음에는 거의 평지이다.
지금까지 어렵고 힘든 것을 잊은 채
빠르게 걷는다.

1Km를 거의 10분에 돌파

이제 자신있다.
열심히 가자.





칠선봉 1,558 m
우리의 목표인 세석 산장
앞으로 2.1 Km

저기가 반야봉 저기가 노고단
뒤 돌아온 산을 보며 우리의 인생을 이야기 한다.

자나온 우리의 발자취를 따라 산을 되돌아 보듯이
우리의 과거도 돌아본다.
나의 과거는 힘이 들었지만

나의 미래는 ...



벽소령까지의 힘든 길을 걸어선 인지
세석까지는 그리 힘들지 않다.

저녁으로 가까와 오고
해가 힘을 잃으니
우리의 일행은 힘을 얻는다.

한 발 한 발 앞으로 앞으로

세석 거의 다 왔다.
먼저간 친구가 미리 와 방을 배정 받고
배웅을 나와 반갑게 반긴다.
이 산중에 우리를 반기는 맞아 주는 사람이 있다.


바람이 분다.
그러나 차지 않다.
부드럽게 우리의 옷깃을 파고 들어온다.





19:00
세석이다.

아 배고프다
저녁시간이다.
친구가 고기를 준비해 왔다.
이 산 중에서 고기를 먹어보기는 처음이다.

혼자 다닐 때는 간단히 햇반 하나와
김치, 김등으로 간단히 때우고
고기를 먹는 다른 등산객이 부러웠었는데
오늘은 부러울 것이 없다.
푸짐하다.

세석에서 고기를 먹다.

비박하는 사람들
밖에서 자는 사람들도 있다.
침낭에 비닐을 덮고 잔다.
바람이 많이 분다.
점점 더 날씨는 추워 진다.
춥겠다.

산장안 옆사람이 코를 많이 곤다,
또 그 코고는 등산객 친구가 와서는 서로 떠든다.
친구가 "좀 조용히 하라"하니 다시 조용

약 15시간의 강행군
더운 날씨와의 싸움

침상에 누우니
이렇게 편할 수가
밤이 이렇게 좋다는 것을
휴식이 이렇게 좋다는 것을
나는 새삼 느낀다.

이 높고 높은 산에서 휴식
이 깊고 깊은 밤의 휴식
하루의 피로가 눈 녹듯이 녹는다.

많이 피곤했나 보다.
머리가 몽롱해 진다.
기억의 저편으로
몸이 점점 빨려 들어간다.
이내 나는 잠 속으로 떨어진다.

오늘의 산행정리
기승전결로 풀어 보자.


기 : 성삼재에서 노고단까지 시작이다.


승 : 노고단에서 연하천까지 본격적으로 산을 오르기 사작이다.


전 : 클라이막스 연하천에서 벽소령
가장 힘든 코스 가도 가도 끝이 없고 힘은 들고 지치고


결 : 그동안 힘든 피로를 달래 주며 마무리를 하는
벽소령에서 세석까지의 코스
처음은 쉬우며 적당히 재미를 주며 세석까지 끌어주며
깔끔하게 마무리

- 7 편에 계속 -

Posted by 날으는종이배
|

5편



12시 00분
연하천 대피소 도착
성삼재 기준 15.2 km
햇볕은 쨍쨍
등산객이 무척 많다.




점심을 먹자
사람이 너무 많고 햇볕이 너무 강해
앉을 자리가 만만치 않다.

여기저기 기웃기웃
다행히 길옆에 자리를 잡고 앉아
우리의 맛있는 점심을 해결하다.

햇반에 라면
햇반은 음식문화의 혁명이다.
산에서 밥하기가 얼마나 어려운데
이렇게 간단히 밥을 해서 먹을 수 있다니
이건 혁명이다 혁명

시간이 많이 흐른다.
자 이제 출발하자.
친구가
5시까지 세석산장에 가야 한단다
시간을 계산해 보니 우리의 지금 속도로는
불가능하다.
계산을 해 보니 저녁 7시나 되어 도착 할 것 같다.
세석에 전화를 해 보니
벽소령에 와서 다시 전화 해 보라고 한다.

벽소령이고 뭐고 안되겠다.
그럼 방법은
또 다른 친구가 먼저 가서 우리 잠자리를확보하는 벙법밖에는 없다.

친구의 마라톤으로 갈고 닦은 다리의 도움을 받자.
발 빠른 친구 먼저 출발
우리는 다시 길을 재촉한다.





앞에 큰 산이 보인다.
저 산을 넘으면 벽소령이 나오겠지.

산을 넘어도 앞에 또 산이 나온다.

또 산을 넘고
햇볕은 따갑고

악전고투
힘들게
산을 넘고 넘는다.

아 계단이 나온다.
계단이 싫다.





14:35


형제봉 1,452m
앞으로 벽소령 1.5 km
이제 거의 다 왔다.
힘을 내자.

얼마를 걸었을까
산장이 하나 나타난다.



- 6편에 계속 -

Posted by 날으는종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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