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 일
새벽 4시
새벽같이 일어나
아니 한 밤에 일어나 오뎅국으로 아침을 대충 해결하고
길을 떠난다.
아직 밤이라 모두 잠들어 있다.
아직 나의 몸도 잠들어 있다.
잠든 나의 몸을 이끌고 나는 발걸음을 옮긴다.
장터목으로
어둠을 뚫고 얼마를 걸었을까
선비샘이 나온다.
이 전에 본 기억이 가물가물
아마 장터목에서 세석까지 가는 길에 피곤하고 바쁘고 해서
그냥 지나쳤든 지 아니면 힘들어 그냥 물만 마시고
지나쳤겠지.
하여간 이번에는 선비샘에서 잠시 쉰다.
전설에 따르면 못 생기고 가난한 마을 이씨 노인이 죽으며
아들에게 자기의 묘를 이 선비샘 위에 써달라고 했고
사람들은 샘에서 물을 떠 마실 때 고개를 숙여 공경하는 자세이므로
죽어서 나마 대접을 받았다는 전설이다.
선비샘을 지나 달빛에 길을 물어가며 간다,
저 멀리 먼동이 터 온다.
이제 아침이다.
천완봉이 오렌지색으로 붉게 물든다.
해 뜨기 전의 저 색감이 무척 좋다.
천왕봉 오른 쪽 능선으로 해가 떠오른다.
둥근 해가 떠오른다.
날씨가 너무 좋다.
구름 한 점이 없다.
바로 태양이 떠오른다.
구름이 있으면 구름에 햇볕이 약간 가리워지며 색이 더 은은한데
그름 한 점 없이 바로 뜨니
뜨자 마자 해를 볼 수가 없다.
해고 뜨고 이제는 우리의 갈 길만 남았다.
세석을 향해 간다.
세석까지 하루에 종주 할 때는 이 길이 지치고 힘든 코스인데
오늘은 그래도 새벽에 출발하는 관계로
밥에 자면서 에너지를 충만시키고
몸이 피로를 풀어서인 지
예전보다는 그래도 나아 보인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걷다 보니
세석이 보인다.
여전히 세석답게 아침을 해 먹는 사람들이 많다.
우리도 취사장으로 들어가 한쪽에 자리를 펴고 산위에 앉는다.
여기서 잔 사람들은 이미 다 식사를 마치고 출발한 상태라
취사장은 한가하다.
점심 한 끼만 남기고 나머지 식량을 모두 해 먹는다.
한껏 먹고 나니 이제 배도 부르고
다시 힘이 난다.
장터목을 향하여 다시 걸음을 옮긴다.
오르막길
산 위에 오르니 장터목 산장이 보인다.
무척 가까운 거리다.
그런데 길은 멀다.
꼬불 꼬물 한참을 돌아 간다.
드디어 장터목 산장
일행 한 명이 장터목 산장에서 짐을 지키고
우리의 베이스 캠프
우리는 천왕봉을 향하여 고고씽
배낭을 벗고 가니 몸이 한결 홀가분하다.
장터목에서 제석봉으로 처음 오르막길이 무척 가파르다.
힘든다.
통청문을 통하여 천왕봉으로
천왕봉이 눈앞에 보인다.
드디어 천왕봉이다.
저 멀리 노고단이 보인다.
반야봉도 보이고
지금가 우리가 온 길이 인생의 축소판 같다.
오르막이 있는 가 하면
내리막도 있고
그런가 하면 평지도 있고
우리가 지금까지 시련고 krhsks을 겪으면서 왔던
저 길을 되돌아 보니
감회가 새롭다.
아 지리산
그래서 지리산이 좋은 가 보다.
이제 하산이다.
지금까지의 힘들었던 일을 다 뒤로 하고
이제 높은 곳을 내려가야 한다.
오래 있고 싶어도 오래 있을 수 없는 곳
정상에 오른 것 그 그 자체가 좋은 것이 아니라
그 곳에 오기까지의 그 과정이 더 중요한 것이 아닐까?
이제 내려가면 이번 지리산 종주는 끝이 난다.
그러나 끝은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듯
나는 또 다른 꿈을 꾸고 있겠지
하산
빠른 속도로 하산한다.
거의 뛰다 싶이
한시간 반 만에
장터목에서 천왕봉을 왕복하다.
장터목 산장
점심 식사를 하고
먹을 식량은 거의 없어졌다.
5끼의 식량이 소비된 것이다.
점심식사를 하고 이제 하산이다.
백무동으로
장터모에서 백무동도 결코 짧은 거리가 아니다.
하산 도중에 물소리가 들린다.
계곡에 내려가 잠깐 계곡에 발을 담근다.
신발을 벗고 물에 들어가는 순간
물이 너무 차가워서 시원하다 못해
발에 통증이 느껴진다.
오래 들어가 서있을 수가 없다,
다시 등산화 신고 하산한다.
버스는 여섯시 버스
식당에 들어가 저녁을 먹고
여섯 시 서울행 버스를 타고
서울로
이것으로 2010년 5월의
대장정 지리산 종주가 끝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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