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많이 흘렀다.
한 참을 놀다 다시 우리의 배를 탈 도동항으로
이제 여행이 서서히 끝나간다.
오던 길을 거슬러 간다.
해안은 거의 절벽이고 비가 와
간간히 절벽에서 물이 떨어져 폭포를 형성하기도 하고.
동해의 맑은 물, 높은 절벽, 그리고 폭포 등이 어우러진 섬
그리고 맑은 날씨
이 모든 것이 우리를 위하여 있는 듯
참 아름다운 섬이다.
3일 동안 있는 동안 잔뜩 찌푸렸지만 지금은 언제 그랬냐는 듯
활짝 웃으며 우리를 보내 준다.
구비구비 절벽을 돌아 도동항에 도착
울릉도의 명물 명의나물을 한 통 사고
숙소의 짐을 빼고
우리는 우리가 타고 갈 배를 기다린다.
그 동안 아껴 쓴 탓에 카메라 건전지가 조금 남아서
아직 빨간 불이 안 들어 온다.
건전지를 남기고 가면 건전지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잠시 이번에는 도동항의 오름 쪽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언제 어디서 보아도 해안은 멋있다.
해안 나지막한 전망대에 올라 항구의 모습을 찍으니
건전지에 빨간 불이 들어온다.
이제 여기서 정지.
빨간 불이 들어와도 몇 장은 더 찍을 수 있으니
일단 아껴 두자. 마지막 사진을 위하여
배를 타려고 기다리는 승객들이 술렁거린다
배가 들어온다. 한겨레 호가 들어온다
아 우리는 씨플라워 호인데.
우리 배는 언제 오나.
안내소에 물어보니 다음에 바로 들어온다고 한다.
조금 기다리니 배가 한 척 더 들어온다.
한겨레 뒤에 정박하고 사람들이 내린다.
한겨레 보다 더최근에 만들어진 배다.
승선 방송이 나온다.
드디어 승선 우리는 묵호로 간다.
배가 움직인다. 우리가 탄 배가 묵호를 향해 출항한다.
자리에 앉아 눈을 감으니 잠이 온다.
그 동안 피곤했었나?
잠을 청하려고 하고 있는데 친구가 잠을 깨운다.
“창 밖을 봐”
해가 동해 바다로 넘어가고 있다.
서해로 넘어가는 해가 아닌 동해로 넘어가는 해
동해에서 보는 석양
구름과 어울려 아름답다.
배가 해를 향해 가고 있어 사진을 찍기가 쉽지 않다.
친구 자리에서 가까스로 몇 컷 건진다.
작품이다.
해는 동해로 넘어가고
다시 자리로 잠을 청한다.
출렁 출렁 밤배는 잘도 간다.
안내 방송이 나온다.
잠시 후에 묵호항에 도착한다고
무호항이다.
이제 서울로 가는 것만 남았다.
올 때 타고 왔던 승용차를 타고 그 동안 즐거웠던 여행을 되새기며
고속도로를 달린다.
중간 휴게소에 들려 라면에 울릉도에서 싸온 밥을 말아 먹고
또 고속도로를 달린다.
한 시가 넘어 집에 도착 씻고 잠을 청한다.
이렇게 2박3일에서 3박4일로 늘어난 울릉도 여행이 끝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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