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

12025  이전 다음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시간이 많이 흘렀다.

한 참을 놀다 다시 우리의 배를 탈 도동항으로

이제 여행이 서서히 끝나간다.

오던 길을 거슬러 간다.

해안은 거의 절벽이고 비가 와

간간히 절벽에서 물이 떨어져 폭포를 형성하기도 하고.

동해의 맑은 물, 높은 절벽, 그리고 폭포 등이 어우러진 섬

그리고 맑은 날씨



이 모든 것이 우리를 위하여 있는 듯

참 아름다운 섬이다.

3일 동안 있는 동안 잔뜩 찌푸렸지만 지금은 언제 그랬냐는 듯

활짝 웃으며 우리를 보내 준다.

구비구비 절벽을 돌아 도동항에 도착

울릉도의 명물 명의나물을 한 통 사고

숙소의 짐을 빼고

우리는 우리가 타고 갈 배를 기다린다.

그 동안 아껴 쓴 탓에 카메라 건전지가 조금 남아서

아직 빨간 불이 안 들어 온다.

건전지를 남기고 가면 건전지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잠시 이번에는 도동항의 오름 쪽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언제 어디서 보아도 해안은 멋있다.



해안 나지막한 전망대에 올라 항구의 모습을 찍으니

건전지에 빨간 불이 들어온다.

이제 여기서 정지.

빨간 불이 들어와도 몇 장은 더 찍을 수 있으니

일단 아껴 두자. 마지막 사진을 위하여

배를 타려고 기다리는 승객들이 술렁거린다

배가 들어온다. 한겨레 호가 들어온다

아 우리는 씨플라워 호인데.

우리 배는 언제 오나.

안내소에 물어보니 다음에 바로 들어온다고 한다.

조금 기다리니 배가 한 척 더 들어온다.

한겨레 뒤에 정박하고 사람들이 내린다.

한겨레 보다 더최근에 만들어진 배다.



승선 방송이 나온다.

드디어 승선 우리는 묵호로 간다.

배가 움직인다. 우리가 탄 배가 묵호를 향해 출항한다.



울릉도 구름에 가린 신비로운 모습이 우리를 배웅한다.

자리에 앉아 눈을 감으니 잠이 온다.

그 동안 피곤했었나?

잠을 청하려고 하고 있는데 친구가 잠을 깨운다.

창 밖을 봐

해가 동해 바다로 넘어가고 있다.

서해로 넘어가는 해가 아닌 동해로 넘어가는 해

동해에서 보는 석양



구름과 어울려 아름답다.

배가 해를 향해 가고 있어 사진을 찍기가 쉽지 않다.

친구 자리에서 가까스로 몇 컷 건진다.

작품이다.



해는 동해로 넘어가고

다시 자리로 잠을 청한다.

출렁 출렁 밤배는 잘도 간다.

안내 방송이 나온다.

잠시 후에 묵호항에 도착한다고

무호항이다.

9 세시간 걸렸다.

이제 서울로 가는 것만 남았다.

올 때 타고 왔던 승용차를 타고 그 동안 즐거웠던 여행을 되새기며

고속도로를 달린다.

중간 휴게소에 들려 라면에 울릉도에서 싸온 밥을 말아 먹고

또 고속도로를 달린다.

한 시가 넘어 집에 도착 씻고 잠을 청한다.

이렇게 23일에서 34일로 늘어난 울릉도 여행이 끝이 난다.



카메라 수고가 많았다.

- 끝 -

내일은 아침가리다.

Posted by 날으는종이배
|



이런 넉넉한 시간들이 좋다.

각박한 서울 생활에서 잠시 서울의 바쁜 짐을 내려 놓고 즐기는 여유 여행이란 이런 맛이 있어야 한다.

바쁘지 않은 느림의 여행

어차피 여행의 시간은 가는 것 그 여행을 느리게 가게 만드는 것

그것은 느리게 여행하는 것이다.

하나를 더 보고 덜 보고의 문제가 아니다.

더 보면 어떻고 덜 보면 어떠리

그냥 우리에게 주어진 여행 그 자체를 즐기면 된다.

다시 내려간다. 등대 길은 못 찾고

첫날에 갔던 그 길 울릉도의 아름다운 길이 나온다.

처음과 끝은 일치 한다. 여행의 처음과 끝이 일치한다.

산책로를 걸어 시작되었던 우리의 여행의 산책로를 걸으면 끝이 난다.

한자 숙어로 누군가

시종일관 , "유종의미"

뜻이 맞지는 않지만 그래도 마냥 즐겁다.

하루가 더 있다는 것이 이렇게 여유롭게 즐거운 건 지



한참을 즐겁게 사진도 찍고 즐기며 가다 보니

저동항

친구가 방파제로 올라간다.



우리모두 방파제로 올라간다.

거의 끝까지 가니 배가 지나가야 하기 때문에 방파제라 끊겨있다.

다시 오던 길을 돌아 저동항으로

오징어 어선들이 많이 보인다.

간간이 동남아 일꾼들이 보인다.

이 곳까지 동남아에서 온 사람들이 있다.

친구부부는 김치를 사러 가고

우리는 횟집에 잡혀 온 바닷고기를 본다.

오징어, 쥐취 등 역시 바닷가라 싱싱한 횟감이 있다.

친구부부가 김치가 없다고 오이 김치를 사 오고

다시 길을 간다.

위로는 전망대 직진은 몽돌해수욕장

전망대 바다는 많이 보아온 터라

그냥 해수욕장으로 가자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해수욕장으로 간다.



여기는 화산섬이라 모래 해수욕장이 없다.

몽돌해수용장이다.

가건물 밑에 그늘이 있다.

그늘 밑에 자리를 펴고 숙소에서 싸온 점심을 먹는다.

아 맛있다.

한 여름

술도 한 잔씩 하고

마지막 날의 여유를 즐긴다.

친구들은 물속으로 풍덩

바다의 재미를 즐긴다.



우리 말고 아무도 없다.

아무도 없는 해수욕장의 한적함.

시간이 느리게 흐른다.

튜브를 빌려주는 할아버지 할머니 부부

무료하게 앉아 계신다.

오늘은 장사가 잘 안 되는 듯

우리 말고 아무도 이 해수욕장에 없으니

- 11편에 계속 -

Posted by 날으는종이배
|



8 13

아침

날씨가 갠다.

친구가 푸른 하늘을 찍었다고 좋아한다.

오늘은 배가 뜬다.

아침에 터미널에 가서 표를 끊어 온다.

어제 손님은 오늘 가고 오늘 손님은 내일 간야 한다고 한다.

좋은 반가운소식

날씨도 좋고 배도 뜨고

이제 서울에 갈 수 있다.

울릉도 울릉신이 우리를 하루 더 울릉도에 잡아 놓았다가 이제 풀어 주신다.

그래서 하루를 덤으로 받았다.

원래 3일을 예정했었는데 하루를 덤으로 받아 4일이 되었다.

인생도 이렇게 덤이 있으면 얼마 좋을까?

나중에 인생을 다 살고 죽으려고 할 때 하느님이 그 동안 열심히 살았으니 며칠 더 있다 오거라라고

오늘은 넉넉하다.

어제까지 성인봉 등반이 끝나고

그러면 오늘은 무엇을 할까?

저동까지 다시 가보자.

가능하면 첫날 운무로 못 올라갔던 내수 전망대도 올라가고

첫날 회를 먹었던 그 곳으로

이번에는 산길을 따라 간다.

산을 하나 넘어 간다.

산 위에 등대가 있는 데 그 곳으로

산길을 따라 오른다. 울릉도는 화산지역이라 쉬운 길이 거의 없다.

무척 가파르다.

가파른 숲 속에 난 길을 따라 올라간다.



갑자기 눈 앞이 시원하다.

아래 바닷가가 다 보인다.

도동항도 보이고

아주 전망 좋은 곳

잠시 머무르며 사진도 찍고

배가 뜨니 내일 아침가리 트래킹은 강행한다.

좀 일정이 바쁘다.

일단 내일 이침가리계곡 트래킹 강행은 문자로 날리고

비가 많이 왔어도 한 번 가보는 거야

- 10편에 계속 -

Posted by 날으는종이배
|



등산객이 우리 말고 또 한 명이 보인다.

혼자 온 듯. 사진을 부탁하고 좀 머물고 다시 내려간다

맛있는 주먹밥을 먹는다.

이제 하산이다.

오던 길로 다시 하산을 한다.

운무는 계속이다.

앞에 일행은 가고

뒤에 남아 운무를 즐기며 내려간다.

비가 멎었다.

우의를 벗어 우의집에 넣고 배낭에 넣으려다

땅에 떨어진다.

구른다. 서겠지. 안 선다.

계속 내려간다.

빨리 잡아야지. 배낭을 벗어 놓고 내려간다.

아무리 찾아도 없다.

얼마나 내려 갔는지 알 수가 없다.



우의를 잃어버리다.

모든 것을 다 갖고 갈 수는 없지.

사람이 살다 보면 놓고 가는 것도 있다.

아쉽고 아깝지만 그래도 나의 곁을 떠난 다의 소중한 물건을

놓고 갈 때가 있다.

그냥 보내 주자. 아니 찾을 수가 없다.

이 여름이 끝나고 겨울이 와 나무들이 옷을 벗으면 보일 테고 아마도 그때까지 무사히 있으면 누군가 가져가겠지.

나는 나의 우의를 성인봉에 놓고 길을 재촉한다.



전망대에서 잠시 쉬고

다시 하산

이번에는 KBS방향으로

KBS방향

내려간다.

숙소에 도착 씻고 옷 갈아 입고 휴식을 취한다.

밖에는 비가 많이 온다.

우리가 산에 올라 갔다 올 때는 이렇게 많은 비가 내리지는 않았는데 내려와 숙소에 들어오니 비가 온다.

성인봉의 신에게 감사하고

휴식을 취한다.

전을 부쳐 막걸리와 안주로 먹고

아 이 모든 것들이 행복하다.

- 9편에 계속 -

Posted by 날으는종이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