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1일
어제는 푹 잤다.
오늘은 성인봉 등반 하는 날
아침을 먹고 주먹밥을 싸고 숙소를 나선다.
하늘은 잔뜩 흐려있다.
비가 오락가락한다.
대원사 갈림길 도착
성인봉으로 오른다.
운무로 길이 잘 안 보인다.
배낭에서 우의를 꺼내 입는다.
비가 조금 오다 그친다.
다시 벗어 배낭에 걸치고
엄청난 경사다.
그도 그럴 것이 거의 해발 0 에서부터 시작하여 해발 984m 까지 올라야 한다.
엄청난 높이를 올라야 한다.
기래도 날씨가 흐리고 간간히 비가 뿌려 힘이 덜 든다.
구름다리다.
다리가 흔들린다.
아래로 무척 깊을 것 같은데 운무로 잘 안 보인다.
깊은 운무
저 문을 지나면 무엇이 나올까
어차피 인생은 앞을 알지 못하며 나아가고 있는 것
운무 속의 등산길은 인생과도 같다.
알 것도 같고 모를 것도 같고
그러나 앞길을 누가 알겠는가
오늘 배가 뜨지 않는 다는 것은 누가 알았을 까
아마 알았으면 오지 않을 사람들이 많았을 것 같다.
우리도 모르고 왔으니
울릉도 올 때는 시간의 여유를 가지고 와야 한다.
최소한 하루의 여유는 있어야 편하게 즐길 수가 있다.
내일 중요한 약속이라도 있으면 큰일이라 제대로 여행도 못하고
걱정만 하겠지
저 앞이 보이지 않는 운무 속을 뚫고 나아가야 한다.
비록 운무속에서 아무것 도 보지 못할 지라도
저 문을 통과하면 천국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천국으로 가는 문 (?)
구름다리를 건너 몽환적인 문을 통과하여 산길을 오른다.
성인봉가는 길 산과 운무와 그리고 나 이렇게 산에 오른다.
비가 온다.
판초우의를 입는다.
이내 비가 그친다. 우의를 입어 덥다. 다시 판초우의를 벗는다.
계곡에서 바람이 분다.
시원하다.
다른 계곡에서 부는 바람소리는 꼭 겨울바람소리다.
쉼터 앞으로 성인봉까지 2.6 Km
잠시 땀을 식히고 다시 산을 오른다.
갈림길이 나온다.
KBS 가는 갈림길 이 길로 내려가면 KBS가 나온다.
그런데 이정표에 앞으로 2.9Km
아니 이것이 어찌된 일이지?
아까는 2.6 Km 이었고 한 참을 올라왔는데 높이가 줄어들다니
이정표 좀 다시 정리 좀 했으면
전망대 아무것도 안 보인다.
그냥 전망대 나무로 만들어져 있으나 빗물에 젖어 있다.
다시 등산길을 따라 운무와 같이 산을 오른다.
드디어 성인봉이 아래다.
쉼터가 있고 탁자도 있다.
빨리 성인봉을 올라 갔다 와 아침에 싸온 주먹밥을 먹자.
성인봉 정상
온통 운무다.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본다.
아무것도 없는 것을 본다.
구름이 지나간다. 흘러가는 구름을 따라 가고 싶다.
- 8편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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