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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월의 태백

여명이 동쪽 하늘에 밝아오고 있다.

갑자기 흐르는 적막

모든 것이멈춘다. 시간 마저도.

이유는 무언지 모르지만

멈춰진 시간에 모두가 갖혀있다.

멈춰진 시간이 내 낡은카메라 안으로 들어온다.

멈춰진 시간은 내 카메라 안에서 영원히 머문다.

나도 꺼내 시간을 돌릴 수 없다.

아무도 그 사간을 흐르게 할 수 없다.

그냥 시간은 그렇게 멈춰있다.

지금 서울의 시간은 흐르지만

나의 태백산 시간은 멈춰있다.

영원히

Posted by 날으는종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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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호회에서 준비해 온 김밥하나 먹고
아이젠하고
헤드랜턴을 하고
등산화 신발끈 고쳐 메고
산으로 난 길을 따라 오른다.
해도 뜨지 않은 새벽 5시
무려 40명이 넘는 동호회 회원들이
우리가 가는 길은 누군가
두 명의 발자욱이 있다.
우리 앞에 올라 간 등산객이 두명 뿐이라는
사실을 우리에게 이야기한다.
거의 인간의 발자취가 없는 그 길을 따라간다.



어느산이든 처음이 참 힘든다.
헉헉 앞에 가는 등산동호회원을 따라 간다.
계속되는 오르막길
이 곳이 태백이라 그런가?

얼마를 올라갔을까
등산객들의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많은 등산객들이 올라가려고 모여있다.

이제는 다른 등산객들과 어우러져 올라가야 한다.
여기사 부터 정상까지는 약 40분 소요된다고

먼동이 터 온다.
이제 거의 다 온 듯하다.
기기묘묘한 주목들이 아침 여명에 우리를 반긴다.
하이얀 눈을 이고 있는 주목의 풍경
이 곳은 우리가 사는 이승의 모습이 아니다.




아무리 춥다고 해도 카메라를 안 꺼낼 수가 없다.
배낭을 열고 카메라를 꺼내
셔터를 눌러댄다.

그리고는 또 발걸음을 재촉한다.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해가 뜬다.

사진을 찍으려고 앞으로 가니 구름이 휙하니 지나가며
해를 가린다.
우리는 지금 구름속에 있다.
구름이 지나간다.
다시 구름이 지나가고 잠시 해가 구름 밖으로 나온다.
오 나의 찬란한 태양이여.






잠시 나왔던 태양이 다시 구름속으로 숨는다.
큰 산의 큰 해
우리에게 작은 선물을 잠시 나마 선사한다.

아침의 여명 그 빛이 나의 맘을 사로 잡는다.
해가 구름밖으로 나오던
구름안으로 숨던 그것은 상관없다.
그냥 내가 이 산 위에 있는 그 자체가 즐겁다.


열심히 사진을 찍는 사람들
또다른 풍경이다.



- 3편에 계속 -

Posted by 날으는종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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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등산동호회에서 태백산을 간다고
태백산이라
그 겨울에 눈이 많다고 하는 그 태백산
한 번 가보려고 했는데 시간이 갈 기회가 없어 미루던 그 산
그럼 한 번 가보자.
일단 등산 신청

그 동안 가물어 눈도 별로 안왔다.
이거 눈 안오면 어떡하지?
겨울 태백은 눈 때문에 가는 산인데
그래도 일단 신청해 놓았으니
뭐 좋은 일이 생기겠지.

금요일을 기다린다.
목요일 일기예보에서 눈이 온다고 한다.
그럼 눈구경을 할 수 있을까?
목요일은 누이 오지 않았다.
금요일 다시 눈이 온다고 1 Cm

금요일 오전 눈이 펑펑 내린다.
무려 5 Cm
그럼 태백산에도 눈이 왔겠지.

금요일 회사일을 마치고
집으로 와 등산배낭을 꾸린다.
만약의 추위에 대비하여 오리털 파카도 넣고
아이젠도 준비하고

저녁을 먹고
남는 시간을 보내고 10시가 넘어
버스를 타러 집을 떠난다.
마침 버스가 바로 온다.
버스타는 곳으로
이미 버스는 와 기다리고 있다.

늦은 밤 등산 버스는 태백으로 향한다.
밤을 꼬박 버스에서 새고
새벽에 올라간다.

중간에 휴게소에 선다고 했는데
자느라고 섰느지는 잘 모르겠고
버스가 서 눈을 떠보니
버스는 눈내린 어느 주유소에 서있다.
여기가 등산 시작하는 곳인가 보다.

- 2편에 계속 -

Posted by 날으는종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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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털 잠바 벗어 배낭에 묶고 등산화 끈 단단히 묶고

이제 드디어 오봉산 정상을 향해 출발

아 힘든다.

역시 등산 처음 한 시간 힘든다.

헉헉 등산용 잠바도 벗고 산을 오른다. 날씨는 춥다.

귀가 시려온다.

얼마를 올라갔을까. 소양호가 눈에 들어온다.



날씨가 흐리다. 겨울에는 보통 시계가 좋은데 오늘은 별로 안 좋다.

기기묘묘한 소나무들이 나의 눈을 끈다.

죽은 소나무의 형상이 독특하다.

사진을 찍으며 천천히 산을 오른다.

등산객이 별로 없다. 겨울 등산은 이래서 좋다.

조용한 산 산이 산답다는 표현이 맞을까?

발 아래로 흐리게 소양호가 보이고 날씨는 차갑고

나는 그 산 한 가운데 있을 뿐이고



거의 다 왔나? 다른 등산객들의 소리가 들린다. 단체로 온 듯

가파른 바위

로프를 메어 놓았다.

바위가 많다.

5봉인가 보다. 산 정상을 표시하는 비석이 없다.

그냥 감으로 알아야 하나 보다.

5봉을 지나 4봉으로 향한다.

내려간다.

4봉으로 올라간다.

홈통바위를 지나 올라간다.

시계는 한 시를 훨씬 지난 시간 배가 고프다.

컵라면을 하나 먹고

하산



다시 홈통바위를 지나 청평사로

적멸보궁이 나온다.

적멸보궁

석가모니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봉안한 전각을 적멸보궁이라 한다

문틈으로 안을 보니 부처님이 안 계신다.

적멸보궁은 사리를 모시는 곳이라 불상을 안치하지 않는다고 한다.

적멸보궁을 지나 청평사로

청평사

고려시대에 만들어졌다는 절이다. 고려 광종 24년 (973년)에 창건되었다고

청평사를 사진에 담고

시간을 보니 4시가 다 되어 간다.

나룻터로 가자.

조금 내려가지 폭포가 하나 보인다.

구성폭포



겨울이라 폭포수가 얼어 장관을 보여준다.

물이 떨어지는 곳은 녹아있다.

얼어있는 폭포수에 최대한 근접하여 촬영

이 곳이 성동계곡이라고 한다.

여름에는 숲으로 뒤덮여 하늘이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비가 온 후 여름에 한 번 와 보고 싶다.

4시반 마지막 배를 타러 간다. 선착장에는 재를 타려는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마지막 배는 물살을 가르며 들어온다.

16:40

마지막 배를 타고 다시 소양강 댐으로.

소양강 댐

수자원공사에서 만든 전시장에 들어가니 관람시간이 종료되었다고 한다.

다시 나와 버스를 기다린다.

시간이 많이 남았다.

여기 저기 소양강을 기웃기웃 나는 춥지만 그래도 카메라는 즐겁다.

서편하늘에 석양이 지고 있다.



17:15 12-1번 버스 탑승

18:00

다시 남 춘천역

다음 열차시간은 18:40분 청량리 20:34분 도착예정

지금 시간이

18:00

40분 남는다.

간단히 막걸리나 한 잔 하고 가자.

아침에 국수 먹은 그 식당에서 막걸리 한 잔하고

열차를 타고 등을 등받이에 대고 기대니 얼었던 몸이 녹으며 잠이 스르르 온다.

달리는 열차 안에서 단잠을 자고 일어나니 다시 청량리

꿈속 같은 등산을 다녀온 기분이다.

-끝-





Posted by 날으는종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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